“일제시대,식민지조선을사랑한일본시인우에무라타이
그가노래한저항과투쟁,그리고자유와평등의시(詩)”
암울했던일제시대,식민지였던우리나라를오직지배하려는마음으로본일본인만있었던것은아니다.우리나라의독립운동가를응원하고지지하며,식민지조선을사랑했던일본인도있었다.그중한사람이바로일본의아나키스트시인우에무라타이다.우에무라타이시는만연체가그특징인데,그래서일본문학박사이자한국아나키즘학회에서활동중인역자의오랜인고끝에나왔다.
우에무라타이는일본의패망후신일본문학회와일본미래파에서시작활동을전개중1959년세상을떠나기까지일본을대표하는아나키스트시인의한사람으로서아나키즘운동의중심적인역할을했던인물이다.약일년동안의식민지조선에서의체험은,우에무라를일반적인휴머니스트에서투철한아나키스트시인으로변모하게하였으며,그의시가‘투쟁’과‘저항’을특징으로하는중요한요소가되었다.이는그가서정적표현과함께방랑의정서를드러낸시를쓰다가조선에서일본의만행을보고점차저항정신을드러내는시를쓴것으로잘확인된다.
우에무라가시에서호소하고자했던저항과투쟁대상은민중을억압하고침략전쟁을벌이는국가권력이었고,이러한부당한권력에침묵하거나심지어는추종하는무지한민중들이었다.동시에,애국심이라는미몽에사로잡혀저질러지는침략전쟁이었으며,인간의자유로운사고를통제하는모든이념과제도에대한부정이었다.이시집을통해저항과투쟁의시인우에무라타이를깊이알아보는계기가되길바란다.
책속에서
호숫가초여름밤이다
버들가지가희미하게흔들린다
하늘이아주맑게개고
달이나와
시커먼호수위에그달이떠있다.
(중략)
밝은하늘아래에서이상한거리의소음이
가슴을따라들려온다.
아침부터일자리를찾아온종일헤매다
이런곳에서쓰라린추억을씹고있는것은나였던가
아!여기는일본의수도도쿄라한다
나의모국이라한다
그러나내게는
아득한,아득한이방에왔다는생각만솟구친다.
_「이방인」
삼년동안폐를앓던친구가빈사의몸을비틀거리며,먹을것을찾아거리를걷고있다.친구는오늘집주인에게집을뺏기고,작은보따리안고차가운비를맞으며방랑길을나섰다.그런수백만의모습이서로겹쳐져내마음을압도한다.아무것도해줄수없는무력.작은애정과감상이이럴때무슨소용인가.나는조용히불을지피고,물을끓여,차가운밥을먹으며신문을읽는다.내년도예산21억.그반에가까운군사비,나는그무서운그들의힘에압도되지않는다.21억을대의명분으로떠드는무수한그녀석들의말.나는그속에서그녀석들의공포의모습과우리들의힘을느끼면서밥을잘씹어위에보낸다.
_「1933년12월」
같은길을
같은목표를응시하며
싸워온,오랜
중압과한랭의시간―
때로는높은이상을치켜들고
젊은정열에몸을불사르고
함께몸을적에게내던지며
때로는무참한패배속에서
깨지고,상처받고,괴로워몸부림치며……
그리고갑자기찾아온푸른하늘아래
너는색깔선명한붉은깃발의물결속으로휩쓸려갔다
너는말하겠지
사상의자유를―
너의빛나는눈동자의밑바닥에불타는
탐욕스런
진실탐구의열정
그것이
동지와,우애와
모든과거의세속의사랑을짓밟고
군중의행진에몸을내던졌다
(중략)
아아,색깔선명한붉은깃발의물결이여
우리들이치켜든검은누더기깃발이여
_「누더기깃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