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낮은 곳의 삶과 시대의 상처를 끌어안은,
80년대 어느 젊은이의 뜨거운 시
80년대 어느 젊은이의 뜨거운 시
한그루시선 58번째 시집은 2020년 세상을 떠난 강남훈 시인의 유고시집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제주에서 문학과 문화운동에 참여하며 써온 작품들을 모았다. 동인지 《초승》과 제주청년문학회 작품집, 제대신문과 여러 문학지에 발표한 작품, 남아 있던 대학 노트와 초고 등을 찾아 한 권으로 엮었다. 시인이 세상을 떠난 뒤 벗들과 동료, 가족이 흩어진 작품을 모으기 시작했고, 6년의 시간을 거쳐 유고시집으로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강남훈의 시가 뿌리내린 자리는 1980년대의 뜨거운 현실이다. 5공 정권 아래 민주화를 열망하던 대학가와 6월항쟁, 제주개발특별법 반대운동을 비롯한 시대의 현장을 지나며 시인은 가난한 사람과 노동자, 시장 사람들, 일용직 노동자처럼 ‘낮은 곳’의 삶에 눈길을 두었다. 개인의 고통을 개인에게만 돌리지 않고 그 뒤에 놓인 사회 구조의 모순을 바라보았으며, 독재와 자본에 맞서는 문학, 삶과 역사를 외면하지 않는 민중의 문학을 꿈꿨다.
그의 시에서 또 하나의 굵은 줄기를 이루는 것은 제주4·3이다. 「사월 삼일」, 「사월제」, 「한라산」, ‘물장오리’ 연작 등에서 4·3의 죽음과 상처, 살아남은 이들의 기억을 거침없이 불러낸다. 특히 4·3 당시 사라진 중산간 마을과 피란민들의 모습을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의 강으로 형상화하고, 무장대와 토벌대가 교전했던 물장오리 현장을 직접 찾아 시로 남겼다. 시인의 가족사 또한 4·3과 맞닿아 있었다. 하귀중학원을 세우고 초대 교장을 지낸 외할아버지 고창옥은 1947년 3·1절 집회와 관련해 벌금형을 받았으며, 2022년 특별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이 시집을 움직이는 힘은 분노와 저항만이 아니다. 시인이 ‘혁명’과 함께 끊임없이 불러내는 것은 사람에 대한 ‘사랑’이다. 친구와 동지, 일찍 세상을 떠난 벗들, 서문시장에서 삶을 꾸려온 어머니,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향한 마음은 시대를 향한 발언과 포개진다. 그에게 사랑은 현실에서 눈을 돌리는 일이 아니라 더 낮은 곳으로 가는 일이었고, 시를 쓴다는 것은 삶의 고통과 시대의 모순 속으로 직접 뛰어드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는 삶과 동떨어진 시 대신 “작가의 생활이 숨쉬고” 민중의 역사를 담는 문학을 꿈꾸었다.
『불온한 시』라는 제목은 그런 시인의 문학관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노동자와 농민의 근심을 말하고, 빈민촌과 노동판을 노래하며, 권력과 자본에 맞서는 시를 세상이 ‘불온하다’ 부른다면 그는 기꺼이 그런 시를 쓰겠다고 선언한다. 한 시대를 치열하게 통과했던 젊은 시인의 언어는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무엇을 기억하고 누구의 삶을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다시 묻는다. 이 책은 80년대를 건너온 한 시인의 기록인 동시에 제주와 4·3, 가난과 노동, 사랑과 혁명을 한데 끌어안은 뜨거운 삶의 기록이다.
강남훈의 시가 뿌리내린 자리는 1980년대의 뜨거운 현실이다. 5공 정권 아래 민주화를 열망하던 대학가와 6월항쟁, 제주개발특별법 반대운동을 비롯한 시대의 현장을 지나며 시인은 가난한 사람과 노동자, 시장 사람들, 일용직 노동자처럼 ‘낮은 곳’의 삶에 눈길을 두었다. 개인의 고통을 개인에게만 돌리지 않고 그 뒤에 놓인 사회 구조의 모순을 바라보았으며, 독재와 자본에 맞서는 문학, 삶과 역사를 외면하지 않는 민중의 문학을 꿈꿨다.
그의 시에서 또 하나의 굵은 줄기를 이루는 것은 제주4·3이다. 「사월 삼일」, 「사월제」, 「한라산」, ‘물장오리’ 연작 등에서 4·3의 죽음과 상처, 살아남은 이들의 기억을 거침없이 불러낸다. 특히 4·3 당시 사라진 중산간 마을과 피란민들의 모습을 바람에 일렁이는 억새의 강으로 형상화하고, 무장대와 토벌대가 교전했던 물장오리 현장을 직접 찾아 시로 남겼다. 시인의 가족사 또한 4·3과 맞닿아 있었다. 하귀중학원을 세우고 초대 교장을 지낸 외할아버지 고창옥은 1947년 3·1절 집회와 관련해 벌금형을 받았으며, 2022년 특별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러나 이 시집을 움직이는 힘은 분노와 저항만이 아니다. 시인이 ‘혁명’과 함께 끊임없이 불러내는 것은 사람에 대한 ‘사랑’이다. 친구와 동지, 일찍 세상을 떠난 벗들, 서문시장에서 삶을 꾸려온 어머니,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향한 마음은 시대를 향한 발언과 포개진다. 그에게 사랑은 현실에서 눈을 돌리는 일이 아니라 더 낮은 곳으로 가는 일이었고, 시를 쓴다는 것은 삶의 고통과 시대의 모순 속으로 직접 뛰어드는 일이었다. 그래서 그는 삶과 동떨어진 시 대신 “작가의 생활이 숨쉬고” 민중의 역사를 담는 문학을 꿈꾸었다.
『불온한 시』라는 제목은 그런 시인의 문학관을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노동자와 농민의 근심을 말하고, 빈민촌과 노동판을 노래하며, 권력과 자본에 맞서는 시를 세상이 ‘불온하다’ 부른다면 그는 기꺼이 그런 시를 쓰겠다고 선언한다. 한 시대를 치열하게 통과했던 젊은 시인의 언어는 수십 년이 지난 지금, 우리가 무엇을 기억하고 누구의 삶을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다시 묻는다. 이 책은 80년대를 건너온 한 시인의 기록인 동시에 제주와 4·3, 가난과 노동, 사랑과 혁명을 한데 끌어안은 뜨거운 삶의 기록이다.
불온한 시 (강남훈 유고시집)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