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능력은우리모두에게있다
뇌과학자장동선은잘알려지지않은공감의뇌과학적원리를쉽고명쾌하게설명한다.과학적으로공감은뇌의진화과정속에서생존을위한도구로서발달해온능력이다.자연의적대적인환경에대처하기위해,옛날부터인간은다른개체를잘살피는능력을길러왔다.특히사회를이루면서부터는단순히타인을살피는것이상으로타인의생각과감정까지가늠할수있게되었는데,이것이바로지금의공감이다.뇌과학적으로타인에공감하는활동을가능케하는건거울신경세포로,이세포는타인의감정과행동을‘시뮬레이션’하는기능을갖추고있다.예를들어,농구선수들은농구공이슛하는사람의손을떠나는순간을딱0.5초정도만끊어보고서도슛의성공여부를가늠할수있다.몸에새겨진경험으로미루어타인의슛동작을자기도시뮬레이션해볼수있기때문이다.
심리학자조지선은거울신경세포외에도‘마음이론’‘디폴트모드네트워크’라는공감을위한사전장치를소개한다.마음이론은다른사람의상태를추론하고행동을예측하는인지적능력을이르는말이다.우리는타인의숨겨져있는마음을이해하기위해저마다마음의작동원리에관한‘이론’을품고사는것이다.그런가하면디폴트모드네트워크는우리가쉴때도사람생각을하게끔만든다.인간이타인에관심을가질수밖에없는,뼛속까지사회적인존재임을드러내는요소다.조지선교수는공감이인간에게이롭기때문에뇌가이렇게설계되어왔다는점,공감은선택이아닌필수사항이라는점을강조한다.실제로공감을더잘할수록집단에서인정받고발전할여지가많아진다.물론타고나는것이상으로공감능력을계발할수도있는데,조지선교수는‘유재석따라하기’‘협상전문가따라하기’등독자가따라하기쉽고내용도간단한공감능력계발법을소개한다.
자기를이해하기,타인에게로나아가기
잘알려지지않은의외의사실은,공감이자기중심적인행위이기도하다는것이다.사회신경과학자김학진은최신뇌과학을통해공감에대한새로운관점을제시한다.인간이타인의감정을시뮬레이션해볼수있다해도,결국자신의상태가기준이될수밖에없다.예를들어,어떤연구에따르면운동을한직후갈증을느끼는사람은타인도갈증을느낄거라고더쉽게판단하는경향이있다.이렇듯자기경험과상태에따라공감방식은달라지며,이는폐쇄적이고배타적인집단이생겨나는원인이된다.공감의자기중심적한계를벗어나기위해서는무엇보다자기감정을잘인식해야한다.자기감정을인식함으로써‘감정목록’이정교하고풍부해진사람들은공감을위해사용할재료도더많아진다.타인과깊이공감하기위해서는결국자신에게로관심을돌릴필요가있다.
공감교육자박보혜도비슷한발상의전환을보여준다.타인에게공감하려면‘자기와공감’할수있어야한다는것이다.그러려면먼저‘느낌’과‘생각’을구분해야한다.‘느낌’은내욕구가총족되었는지아닌지를알리는신호다.이는그저중립적인메시지일뿐,판단이한차례들어간‘생각’과는다르다.이차이를파악하고느낌을섬세하게바라보아야만자기‘욕구’를이해할수있다.그렇게스스로와가까워지고나면타인의내면도좀더잘이해할수있으며,여기서공감의가능성이생긴다.그리고공감은내면에서외부로,자기에서타인에게로끊임없이확장된다.박보혜가인용한마셜로젠버그의말처럼,“내면의평화를만드는일이세계평화에기여하는일”인것이다.
공감은더나은미래를함께상상하는일
다섯저자중전국립기상과학원장조천호교수의글은단연눈에띈다.공감과기후위기가대체무슨관련이있는걸까?하지만그의이야기를듣다보면공감이야말로기후위기시대에모두에게필요한자질임을알게된다.텀블러나에코백을쓰고일회용품은줄이는등‘개인의선한감수성’을발휘하는것은분명가치있는일이다.하지만기후위기가실제로닥쳐온지금,그것만으로는상황을개선시키기어렵다.무엇보다변화를실현해낼정치체를구성해야하고,그러기위해서는서로연대하고집단을꾸려야한다.바로여기서공감이중요한역할을한다.기후위기에취약한지구반대편사람들,실제로기후위기의피해를입기시작할다음세대,기후위기에관련된수많은사람사이에서제대로된공감이이루어져야만구심력있는‘정의로운전환’이가능해지는것이다.
이렇듯이책에서공감은개인의자질이나능력에국한되지않는다.다섯저자는저마다조금씩은다른방법으로공감을이야기하지만,하나같이우리모두가행복해지려면바로공감이관건이라는결론에다다른다.공감은사적인것이아닌,공적인것이다.한사람의행위가아닌,사람들사이에서발생하는관계다.결국좀더행복한사회와지금보다더나은미래를위해함께상상하는것이공감이다.이책을통해독자들은그간너무도쉽게소비되어왔던공감이라는중요한가치를다시금제대로들여다봄으로써과거와는다른세계로나아갈동력을얻을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