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의 유혹 (사진 들린 영화)

식물성의 유혹 (사진 들린 영화)

$18.00
Description
사진이 영화에 전해준 것은 무엇인가?
사진과 영화의 관계를 다룬 비평적 에세이
사진과 영화의 관계를 다룬 글과 책들은 적지 않지만, 대개는 매체에 대한 고고학적 접근을 통해 사진에서 영화로 이어지는 기술적 계보를 그리는 데 그치곤 한다. 하지만 물질적·기술적 기반에 대한 고찰만으로는 사진과 영화의 관계를 다룬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아날로그 시절의 관념으로 영화가 초당 24장의 사진으로 구성된다고 간주하든, 디지털 기술 도래 이후 사진과 영화가 모두 픽셀과 비트의 조합물이라 간주하든, 이는 우리가 사진과 영화를 실제로 지각하는 경험적 차원과는 상관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우리가 경험하는 사진 매체 특유의 “존재론적 양극성(ontological polarity)” 개념을 정의하고 이러한 특성이 영화에 어떻게 수용되었는지를 다양한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들을 통해 비평적으로 답사해 보려는 에세이다.
저자

유운성

영화평론가.서울대학교물리교육과를졸업하고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영화사및영화이론을공부했다.2001년《씨네21》영화평론상최우수상을수상한후여러매체에글을기고해왔다.2004년부터2012년까지전주국제영화제프로그래머,2012년부터2014년까지‘문지문화원사이’기획부장으로일했다.2016년비정기영상전문지《오큘로》를창간,현재까지공동발행인을맡고있다.저서로《유령과파수꾼들》(2018),《어쨌거나밤은무척짧을것이다》(2021),《식물성의유혹》(2023)이있고,조너선크레리의《지각의정지》(2023)를번역했다.

목차

서문
1.얼굴없는표면
2.얼굴들의연대기
3.사진적인물과영화적인물
4.식물성의유혹
5.사진없는유토피아
6.영화없는유토피아
나가며,들어가며

출판사 서평

귀신들리듯사진들린영화를
찾아다니는산책자의움직임

사진이란과거의어느순간카메라앞에있었던무언가의흔적인‘동시에’그것의생김새를닮은형상이고,증거인‘동시에’유사-현존이며,물질인‘동시에’이미지라는것을,종종우리는아무렇지도않게무반성적으로받아들이곤한다.비유하자면,주형과모형이한데붙은것이사진이라고보는셈이다.그런데디지털이미지의시대가도래하기이미한참전부터모형없는주형,혹은모형에서떨어져나온재료일부만달라붙어있는주형으로서의사진은항상존재해왔고,따라서‘동시에’가함의하는결합은줄곧의문에부쳐져왔다.그런데도정작이러한사진의의미에대해진지하게숙고하는이가거의없었다는점은기이하게느껴진다.우리는형상없는흔적,유사-현존이수반되지않은증거,미처이미지화되지못한물질로서의사진에대한적절한이론을갖고있지않다.이책은이에대해숙고해보는것으로시작한다.

또한,사진으로포착된인간의형상은종종존재론적양극성을띠는경향이있다.반면에영화적이미지는인물과관련해서허구와사실의동시적ㆍ모순적공존을배제하곤한다.우리는영화를볼때극영화의경우허구적으로,다큐멘터리의경우사실적으로인물을받아들이는데익숙하다.그런데영화의스틸사진은영화적이미지에서억압되어있던존재론적극을다시활성화하는경향이있다.특히,원본영화에대한지식이나아무런정보가없는관람자에게스틸사진속의인물은철저하게존재론적양극성을띤대상으로비칠것이다.사진작가인로버트프랭크와영화작가인압바스키아로스타미는사진과영화작업을넘나들면서이러한양극성을활성화하는일에골몰하곤했다.책에서는이들이외에도장외스타슈,크리스마커,레이몽드파르동등여러작가들의작업을통해사진적인것이영화로이식되는다양한양상들을검토한다.

이책이사진과영화의관계를탐색하는방식은두매체각각의존재론으로부터출발해둘사이의연관성을따지기보다는마치귀신들리듯‘사진들린영화’들을찾아다니는산책에가깝다.여기서저자가염두에두고있는것은이러한산책자의움직임을가리키는에세이,즉분석적접근을허용하지않는대상에접근하기위한방법으로서의에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