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너무 낯선 나 : 정신건강의학이 포착하지 못한 복잡한 인간성에 대하여

내게 너무 낯선 나 : 정신건강의학이 포착하지 못한 복잡한 인간성에 대하여

$22.00
Description
“나는 나 자신을 완벽히 이해하지만
나 자신에게조차 완벽한 타인이다”
우리 이론이 포착하지 못한 마음과 그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

《뉴요커》 전속 기자이자 의료윤리, 정신의학, 사법 및 교육 등을 주제로 다양한 글을 기고하고 있는 레이첼 아비브의 데뷔작.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재능 있는 신인을 발굴하는 화이팅어워드 논픽션 그랜트상을 수상했다. 거식증, 우울증에서부터 조현병, 경계선 인격 장애까지… 자기 자신을 이해하는 정신의학적 해석 방식의 한계에 부딪힌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현대 정신의학이 정신질환의 증상을 구분하는 방식과 평범한 공동체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이 그 증상을 경험하는 방식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존재한다. 한 중년 남성이 경험한 만성적 외로움은 ‘우울증’이라는 이름을 갖게 되기도, 가정불화로 압박감을 느끼는 소녀의 식사 거부는 ‘거식증’으로 명명되기도 한다. 그런데 외로움과 우울증, 식사 거부와 거식증이 과연 우리의 생각만큼 직선적으로 연결될 수 있는 개념일까?
『내게 너무 낯선 나』는 이처럼 인간의 고유한 경험과 의학적 진단 사이에서 납작해지다 못 해 ‘지워진’ 이야기들을 추적해 그 이야기들이 가능했던 본래의 모습들을 펼쳐 놓는다. 레이첼 아비브가 복원한 이야기들은 평범하디평범한 우리, 그리고 우리의 삶 속 장면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저자

레이첼아비브

저자;레이첼아비브RachelAviv
미시간주에서나고자랐다.2004년브라운대학교를졸업한뒤,2013년부터《뉴요커》의전속기자로활동하고있다.주로의료윤리,정신의학,사법및교육을포함한다양한주제와관련해글을기고하고있다.‘나는누구인가?무엇이될수있는가?’에대한정신의학적설명의한계에부딪친사람들의이야기를담은『내게너무낯선나』.데뷔작인이책은《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뿐아니라《워싱턴포스트》《뉴요커》《커커스》《북포럼》《NPR》등유수의매체에서올해의책으로선정되었다.또한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비평부문)최종후보에올랐으며화이팅어워드논픽션그랜트상을수상했다.이책이낯선사람으로환영받기를바라는모든이에게열려있는문처럼상상되길희망한다.

역자;김유경
연세대학교영어영문학과를졸업했다.
옮긴책으로는『나의사랑스러운방해자』(공역),『멘탈트래블러』,『보르헤스와나:짧은만남에관한이야기』,『별에서온아이』,『그림은무엇을원하는가』,『그렌델』,『성정치학』등이있다.

목차


이책을향한찬사

[프롤로그]레이첼의이야기:“나는나보다더나은사람이되고싶다.”
[제1장]레이의이야기:“과연그것이나인가?내가아닌가?나는대체무엇인가?”
[제2장]바푸의이야기:“내게닥친고난은나를완전히버리라는신의계시인가?”
[제3장]나오미의이야기:“내말을좀들어주세요.”
[제4장]로라의이야기:“의사는내마음을읽었다.나는아무것도설명할필요가없었다.”
[에필로그]하바의이야기:“나는나자신에게조차완벽한타인이다.”

감사의말


출판사 서평

왜어떤사람은정신질환을앓고도회복되는데반해
어떤사람은이를마치자신의‘커리어’인양
지니고살아가는가?

외롭고무관심하고쓸쓸한이세계를살아가다보면때때로자기자신과평화롭게살수없는시기가찾아오곤한다.마흔한살의백인남성레이도그러했다.신장학전문의이자잘나가는투석회사의CEO였던그는자신의경영과실로회사가위기에빠지자우울과강박에사로잡힌다.
부모님이이혼한지1년정도가지난여섯살짜리소녀는3일간식음을전폐한끝에의사로부터식이장애를진단받고병원에입원하게된다.다름아닌저자본인의어린시절이야기로,여섯살의레이첼은음식과몸에대한허무맹랑한생각들을키우며거식증에‘채용’된듯보인다.
루스벨트가의후손이자하버드대학에입학한수재,그리고사교계의유명인사로라는자신이“낯선사람의삶에갇혀있었던것”만같았고사람들의기대에미치지못할까늘전전긍긍했다.양극성장애(조울증)을진단받은데이어경계선인격장애를추가로진단받은뒤로로라는14년간19종의약물을복용하기에이른다.
이들은모두삶의어느순간에정신질환에채용된인물들이다.개중에는정신질환으로부터완전히회복된이가있는가하면,이를자신의일부로받아들이고살아가는사람도있다.또자신의불행을설명해줄단하나의이론을끝끝내찾지못한사람도있다.대체무엇이이들을이토록다른결말로이끌었을까?이에대해레이첼은‘정신의학적모델’과정신적위기를겪은각개인이이세계에서자아를이해하기위해찾아헤맨적절한설명방식,다시말해그들이의미를부여하는‘이야기’사이간극에주목할필요가있노라말한다.

모든아픔에는이야기가있다
누군가의병명이아닌내마음이경험하는아픔에관하여

정신질환은인간의두개골안에서발생하는현상만을의미하지않는다.병리적현상은분명개인의내면으로부터생겨나지만또한우리가주변사람들과맺는관계,우리를둘러싼공동체에의해만들어지고지속되기때문이다.
이제막14개월이된쌍둥이아들들과함께다리밑으로투신한싱글맘나오미(결국쌍둥이아들중한아이는사망했다).젊은흑인여성이자정부의지원을받아생활을꾸려나가고있는그녀는자신이자라온환경의또다른희생자가되지않으려자기안에있는모든것과싸웠다.그러나세상에대해,자신의뿌리에대해알면알수록깊은무기력과우울의늪에빠졌다.‘내아이들이라고과연다를까?’인종차별주의적이고폭력적인세계는,수세대에걸쳐자유나평등같은사회질서에배제당한현실은,나오미의진짜‘역사’는그자체로트라우마가됐다.
그뿐만이아니다.미국사회에만연한‘흑인은미치지않는다’라는뿌리깊은믿음은흑인환자의우울증을제대로진단하거나치료하는것을막았다.나오미는쌍둥이를출산한뒤명백히산후정신병의증세를보여주고있었음에도“상세불명의정신병”이라는진단을받았다.2급살인으로기소된나오미는법정에서당시정신이상으로인해이성적판단이불가능한상태였음을항변했지만,담당의사들은그녀의병리적증상을두고“사회에대한예리한관찰에서비롯된망상”이라결론내렸고,그결과나오미는14년을수감된채가족과떨어져있어야했다.
흑인,저소득층,한부모자녀이자동시에싱글맘인나오미.조울증,산후우울증이라는병명은나오미를둘러싼위와같은복잡한배경을충분히설명하기엔너무나얄팍해보인다.환자의마음상태를만든사회구조를파악하려노력하고이를인정했다면,그리하여치료의과정에적극적으로활용했다면,나오미는다른인생을살수도있지않았을까?

“회복이아닌변신이우리의길이된다”
불안정한마음들의입체적연대기

최근신경다양성에대한크고작은이야기들이대중화됨에따라관련정보및실제사례에접근하기가훨씬수월해졌다.물론그반대급부로인간의다양성영역에서고려되어야하는증상과아픔들이‘개성’이나‘정체성’의문제로이해되고있는상황은짚고넘어갈필요가있다.이전에는충분히삶의일부로관리되어온문제들,회복가능한가벼운증상들이정신질환으로진단되고있는지금,스스로를환자라의심하면서환상에가까운정상성의기준을충족시키기위해약물을처방받거나상담치료를받는사람이늘어나고있으니말이다.
정상(성)이란개념은‘정상으로부터멀어진자,어떻게든다시이곳으로복귀할것’을전제한다.하지만이책은본디복귀,다시말해회복에관한책이아니다.“우리를뒤흔드는동시에실로눈이부신보고문학”이라극찬한퓰리처상파이널리스트캐시박홍의말처럼,이책이그토록특별한이유는회복이아닌변신에주목하고있기때문이다.
에필로그에나오는하바는청소년기와성인기내내거식증에시달리면서도‘회복’이라는단어를쓰지않았다.그저어제보다더행복해지기위해고군분투하며“(오늘은)내가있었던곳중가장좋은장소에있는것같아”라고만말할뿐이었다.종교적열정으로인해조현병진단을받은바푸역시마찬가지다.그녀는수많은시행착오끝에가족으로부터스스로를고립시키지않고자신의영적정체성을유지할수있는길을찾아냈다.
저자는심리학자팻디건의말을빌려이렇게주장한다.회복이란‘최종산물’이나‘완치되었음’을의미하는것이아니라고.외려“자신의한계를뼛속깊이받아들이는것”에다름아니라고.우리안의어둠이여전히그자리에있음을받아들이되그것이다만우리존재의총체성으로부터나온곁가지일뿐임을받아들이자고.고통그리고이고통에대해사람들이뭐라말하든그것이우리를옭아매지못하게하자고.그리하여그로부터회복되는게아닌‘변신’하기위한길을모색할것을이책은눈부시게보여주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