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쪽을가도좋아,
네마음이편해진다면그건너만의해피엔딩이니까.
십일년간타국에서이방인으로살면서두아이를키우는문지영작가의첫에세이.
이방인으로사는것도적응하지못했는데,아이엄마가됐다.이제겨우아이에대해서파악했다싶으면아이의자아가하루가다르게성장해도통알수없다.거기다둘째아이까지태어났다.사는게계획대로되는게없다.환경과상황이바뀐탓에마음속불안이점점몸집을불려갔다.마음이불안정하게흔들릴때면어김없이공책을펼치고연필을들었다.사각사각소리와함께마음의근육을차곡차곡쌓았다.
작가가외롭고불안한시간을통과한후독자들에게전하고싶은말이있다.아무래도괜찮다.당신은아직끝에있는게아니라끝을향해천천히걷는중이다.사방이막힌곳에홀로있다고느낄때당신에게절실히필요한것이무엇일까?바로주변에서건네는응원이다.당신주변의사람들은따스한말로,성실하게하루를살아가는모습으로당신을응원한다.
버티기도힘든당신이지만,응원이주는힘으로다시한발한발걸어나가면당신은당신만의여정을계속나아갈수있다.당신이다다를곳이어떤곳인지는아무도모른다.화려하지않더라도,모두가인정하는모습이아니어도당신이가장편하다고느끼는곳.그곳이바로당신을반겨줄당신만의해피엔딩이다.
우리의이야기는시작과
동시에끝을향해간다.
작가는정신과상담을받던중글과그림을이용해이야기한편을만들어오라는숙제를받았다.주제도,형식도모두자유지만한가지조건이있었다.이야기에반드시결말이있어야했다.작가는그숙제를하면서자신이달라졌음을느꼈다.‘글을쓰고싶다.글을써야겠다.’꾸준히글쓰는방법을찾다가독립서점부비프에서진행한목요글방에참여했다.작가는매주한편의글을써서참여하는글방에삼년간글을쓰고글방에모인사람들과함께읽었다.작문은인생과비슷하다.첫단어를골라글을쓰기시작해마지막문장으로글을마무리지어야한다.일필휘지로글이써진적은단한번도없었다고작가는말한다.글이써지지않더라도긴시간이걸릴뿐,글을완성했다고한다.
힘들면쉬어도좋다.
가던방향을틀어도길이된다.
인생을살아가는것역시그렇다.물흐르듯잘흘러가다급류에휩쓸리기도하고,암벽에부딪힐수도있다.한가지잊지말아야할점은그래도살아야한다는것.숨을고르기위해,마음을가다듬기위해잠시멈춰도좋다.다만그쉼이끝이돼서는안된다.작가는그쉼을혼자서견디는것보다주변을둘러보라고한다.작가는책에목청껏외쳐주는응원,작게속삭이는응원,그저어깨를툭툭쳐주는손길같은응원,따스한눈빛으로바라봐주는응원의다양한모습을그려냈다.응원받고용기를얻은사람은새로운시선으로삶을바라보기도한다.어쩌면자신이가던방향과전혀다른방향으로새로운여정을시작할수도있다.
이책은총3부로구성되어있다.1부에서는두아이를키우는엄마로사는작가의이야기가실려있다.작가는어른이되면결혼하고결혼하면아이를낳고키우는삶이당연하다고생각했다.한번도의심을가지지않았던엄마로사는삶은지금껏살아온삶과는완전히다른삶이었다.좌절과자책,혼란과깨달음,환희와뿌듯함.엄마가아이를키우지만,아이는엄마에게새로운시선으로세상을보는법을알려준다.작가는1부에서아이들과함께나눈시선을독자들과공유한다.
2부에서작가는엄마의시간에서벗어나글쓰는사람으로사는이야기를적었다.아이들키우기바빴던작가가우연히글을쓰면서치유한다.작가는치유를넘어서앞으로도글을쓰고살겠다는꿈을품는모습을독자들에게선보인다.특히2부에서는9편의독특한인터뷰가실려있다.보편적인질문부터허를찌르는독창적인질문까지있어질문과답변을읽는재미가있다.작가는자신이만약작가가돼서독특한질문을하는기자를만나서하는인터뷰를상상하며인터뷰시리즈를만들었다고한다.
3부에서는엄마도작가도아닌이웃의시선으로바라본세상이야기를담았다.작가는한국과미국을오가며만난따스한이웃에서부터처음만난낯선사람들,항상같은자리를묵묵히지키는사람과의이야기를풀어냈다.그들이보여주는다양한삶의태도는작가에게많은깨달음을주었다.그들이성실히하루를채워가는모습은지친작가의마음을쓰다듬어주는응원이었다.
이책은작가와타인의삶을진지한시선으로관찰하고기록한책이다.작가만의렌즈로바라보고풀어낸글은독자들에게건네는작은응원이다.40여편의작은응원이모인이책은긴겨울끝에불어오는봄바람처럼지친독자의마음에온기를불어넣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