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쓰메 소세키의 하이쿠 (이야기가 있는 하이쿠)

나쓰메 소세키의 하이쿠 (이야기가 있는 하이쿠)

$14.00
Description
나쓰메 소세키의 하이쿠와 해설을 담은 국내 첫 단행본
『나쓰메 소세키의 하이쿠』는 일본 근대문학의 거장 나쓰메 소세키의 하이쿠 작품을 집중 조명한 최초의 국내 출간물로서, 소세키 문학의 새로운 장을 여는 의미 있는 시작이다. 일본에서 발원한 하이쿠는 자연과 인간의 내면을 연결하는 열일곱 자의 짧은 시 형식으로, 지금은 세계 각국에서 사랑받는 세계적 문화유산이다. 이 책에서는 소세키가 창작한 하이쿠를 비롯해 그의 시적 세계를 깊이 탐구하고 해석한 내용을 담아,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은 소세키의 하이쿠 문학을 국내 독자에게 처음으로 선보인다. 특히 5-7-5 음절의 하이쿠 형식과 소세키만의 독특한 정서가 어우러진 작품들을 통해 일본 근대문학의 새로운 측면을 조망할 수 있다.

겹겹이 달린/ 덕은 외롭지 않은/ 귤나무로세
(累々と德孤ならず蜜柑哉)
덕(德)은 귤나무처럼 많은 열매를 맺는다는 것을 하이쿠 풍으로 살려, 『논어』의 한 구절인 “덕이 있으면 따르는 사람이 있으므로 외롭지 않다(덕불고필유린, 德不孤必有隣)”를 겹겹이 달린 귤나무에 비유했다. 그 기상천외한 발상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방적공장의/ 피리 소리 울리고/ 겨울비 오네
(紡績の笛が鳴るなり冬の雨)
새로운 소재인 ‘피리 소리’에 착안했다. 참신한 발상으로 작품을 만들어낸 것이다. 그것은 기존의 전통적인 하이쿠의 발상에서 벗어난 무척이나 자유로운 사고를 반영한다.

일본 근현대 시를 전공한 학자이며 한국 문학을 창작하는 시인인 저자 오석륜이 소세키의 주옥같은 하이쿠 133편을 엄선하여 인생과 계절과 우주의 질서를 다정다감한 목소리로 이야기처럼 들려준다. 이 친절한 설명은 오랫동안 여운으로 남을 것이다.

나쓰메 소세키, 그의 문학적 출발은 하이쿠 시인이었다!

일본의 대문호이며 세계적인 작가 나쓰메 소세키. 그는 소설가가 되기 전 하이쿠 시인이었다. 그것도 2600수에 달하는 하이쿠를 남긴 다작의 시인이었다. 소세키의 제자로, 하이쿠 시인·수필가·물리학자로 활약한 데라다 도라히코는 “소세키의 하이쿠를 알지 못하고 그의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했다.

두들겨 맞고/ 낮 모기 토해내는/ 목탁이로세
(叩かれて昼の蚊を吐く木魚哉)

목탁은 불공을 할 때나 사람들을 모이게 할 때 두드려 소리를 내는 기구지만, 한편으로는 세상 사람을 깨우쳐 바르게 인도할 때도 쓰는 상징성도 있다. 소세키는 스님이 목탁을 치면 목탁 속에 숨어 있던 모기가 도망갈 것을 상상했다. 그것은 곧 목탁을 통한 번뇌로부터의 탈출이 아닐까. 이 짧은 하이쿠에 목탁과 모기를 배치한 것은 소세키의 시인으로서의 재능이다.

또한 빼어난 유머 감각도 있다.

두견새여/ 나가기 어려웠네/ 똥 누느라고
(時鳥厠半ばに出かねたり)

당시 세간에서 화제가 된 작품이다. 무엇보다 재미있다. 두견새의 목소리를 들었으나, 똥 누느라고 그 목소리도 그 모습도 보러 갈 수 없어서 유감이라는 뜻이다. “똥 누느라고”는 ‘뒷간에서 볼일 본다’는 뜻이다. 변소, 화장실을 당시에는 뒷간이라고 불렀다. 원문에 나오는 한자 측(厠)은 뒷간 ‘측’. 두견새는 당시의 수상 사이온지 긴모치(西園寺公望, 1849-1940)를 가리킨다.

소세키의 하이쿠는 단순한 시 형식을 넘어 그의 인생과 당시 시대상을 함축적으로 담아낸다. 책에는 원문과 함께 충실한 해설이 덧붙여져 소세키의 문학 세계를 깊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지난 천 년 동안의 일본 문학 작가에 대한 독자 인기 투표’에서 1위를 차지할 만큼 위대한 작가로 평가받는 소세키. 그의 하이쿠가 어떤 매력을 품고 있는지 들여다보는 순간, 커다란 울림과 함께 행복이 찾아온다.
저자

오석륜

저자:오석륜
시인,번역가.동국대학교일어일문학과를졸업했고,같은대학대학원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현대인재개발원주임교수를거쳐인덕대학교비즈니스일본어과교수로재직하고있다.대통령소속국가도서관위원회위원을지냈으며,문화체육관광부·한국연구재단·국립중앙도서관등정부여러부처에서심사위원·추천위원으로다양하게활동하고있다.수많은저서와번역서를출간했고일본문학과관련한많은논문을썼다.
오석륜이펴낸주요시집과산문집에는『그리움은바람의성질을갖고있다』,『종달새대화듣기』,『사선은둥근생각을품고있다』,『파문의그늘』,『진심의꽃-돌아보니가난도아름다운동행이었네』가있고,주요연구서와번역서에는『한국인이꼭알아야할일본시인』,『일본시인,‘한국’을노래하다』,『미요시다쓰지三好達治시를읽는다』,『일본어번역실무연습』,『시사일본어』(공저),『미디어문화와상호이미지형성』(일본어판,공저),『일본하이쿠선집』,『풀베개』,『철늦은국화』,『한국사람다치하라세이슈』등이있다.

목차

나태주시인의추천사
책을펴내며

<1부>
두들겨맞고/맛있는감이여/그대돌아오지못했네/생각이나네/겹겹이달린/투덜투덜/편안하게/떨어져내려/제비꽃만큼/떨어질때/으스름달밤/활시위소리에/마른들판에/사람으로죽고/말의파리에/참새가와서/한산(寒山)인가/고린(光琳)이그린/방적공장의/화창한봄날/예나지금이나/가을바람이/명자나무꽃/근심이있냐고/저는/별하나보여/긴봄날이여/가게점원은/선생님이여/볕잘드는곳/남쪽창문에

<2부>
차가운바람/내리는눈아/나팔꽃이여/하늘이좁은/달마기(達磨忌)구나/사마귀여/둥근달에게/동풍이분다/울지도않고/추운봄날에/돌아가고싶다고/돌아가려해도/신록을헤쳐/굳세고고집스러운/죽음을숨기고/뜸직하게/기라(吉良)님은/더웠으리라/울고싶으면/유채꽃밭/여름옷갈아입고/구다부쓰(愚陀)는/사이교(西行)도/장작불이여/처음으로/봄바람부네/길기만할뿐/신관(神官)의아이/단아하게/가는해여

<3부>
가을의파리/흔들어움직이며/얼떨결에/둥근달떴네/그대는/일을하러온/일하러온하녀가/오늘부터는/매화핀숙소/꽃무릇보니/설날까마귀/무리짓다가/아픈사람이/병낫지않고/가을더위여/동서남북/동풍이부네/화학이란/소라이기카쿠(其角)/사랑을잊고/가을강에서/절에하숙하며/무성한초원/시원함이여/골깊은곳에/나는때때로/촛불을끄니/겨울나기에/둥근달떴네/짙은빛으로/아지랑이가

<4부>
두견새여/가을바람아/나팔꽃이여/있는대로/봄날의강을/바람에물어라/불을끄니/이별이구나/병도/무인도에서/입추로구나/죄도기뻐라/해골을/하쿠보탄주(白牡丹酒)/문득흔들리는/
가을바람이/안개가뿌연/가을강에/어깨에앉네/싸늘한맥을/목련꽃뿐인/꽃그림자/꽃그림자/봄밤의별이/무위무관(無位無冠)의/내그림자/나팔꽃/국화한송이/표주박바가지/하늘로사라지는/아침추위여/가을하늘은/쇠약해진몸/살아서우러러보는/양복이어라/혼자있구나/만두에/장엄하게/물통바닥을/여자아이가/봄날의밤에

부록
1.하이쿠란무엇인가그정의와역사
2.나쓰메소세키에대하여
3.나쓰메소세키의하이쿠를이해하는몇가지키워드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나쓰메소세키,그의문학적출발은하이쿠시인이었다!

일본의대문호이며세계적인작가나쓰메소세키.그는소설가가되기전하이쿠시인이었다.그것도2600수에달하는하이쿠를남긴다작의시인이었다.소세키의제자로,하이쿠시인·수필가·물리학자로활약한데라다도라히코는“소세키의하이쿠를알지못하고그의작품을제대로이해하는것은불가능하다”라고했다.

두들겨맞고/낮모기토해내는/목탁이로세
(叩かれての蚊を吐く木魚哉)

목탁은불공을할때나사람들을모이게할때두드려소리를내는기구지만,한편으로는세상사람을깨우쳐바르게인도할때도쓰는상징성도있다.소세키는스님이목탁을치면목탁속에숨어있던모기가도망갈것을상상했다.그것은곧목탁을통한번뇌로부터의탈출이아닐까.이짧은하이쿠에목탁과모기를배치한것은소세키의시인으로서의재능이다.

또한빼어난유머감각도있다.

두견새여/나가기어려웠네/똥누느라고
(時鳥厠半ばに出かねたり)

당시세간에서화제가된작품이다.무엇보다재미있다.두견새의목소리를들었으나,똥누느라고그목소리도그모습도보러갈수없어서유감이라는뜻이다.“똥누느라고”는‘뒷간에서볼일본다’는뜻이다.변소,화장실을당시에는뒷간이라고불렀다.원문에나오는한자측(厠)은뒷간‘측’.두견새는당시의수상사이온지긴모치(西園寺公望,1849-1940)를가리킨다.

소세키의하이쿠는단순한시형식을넘어그의인생과당시시대상을함축적으로담아낸다.책에는원문과함께충실한해설이덧붙여져소세키의문학세계를깊게이해할수있도록구성되었다.‘지난천년동안의일본문학작가에대한독자인기투표’에서1위를차지할만큼위대한작가로평가받는소세키.그의하이쿠가어떤매력을품고있는지들여다보는순간,커다란울림과함께행복이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