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우리는 말이 넘쳐나는 시대를 살고 있다. 뉴스와 광고, 정치적 구호와 인터넷의 댓글이 쉴 새 없이 쏟아진다. 말의 양은 늘어났지만 그 안에 담긴 진실과 감정은 오히려 줄어들었다. 상투화된 언어는 세상을 선악의 구도로 단순화하고, 때로 혐오와 폭력을 부추기는 도구가 된다. 황정산의 평론집 『별이 사라진 시대의 서정시』는 이러한 현실에서 서정시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얘기한다. 이 책이 붙들고 있는 핵심 개념은 ‘언어의 두께’이다.
저자에게 시는 납작해진 말을 다시 부풀리는 작업이다. 사물과 사물의 관계를 이어주고, 말과 존재에 깃든 기억과 정서의 심연을 탐색하며, 일상의 언어가 지워버린 삶의 진실을 되살리는 일이 시 쓰기의 본질이다. 시인은 익숙한 질서 앞에서 “왜?”라고 질문하는 사람이며, 두꺼워진 언어를 통해 세상의 두려움과 억압에 저항하는 존재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오늘의 서정시를 읽고 그 안에 축적된 감성과 사유의 깊이를 헤아린다.
제1부 「서정시의 힘」은 이 책 전체의 비평적 토대를 보여준다. 저자는 서정시를 자아와 세계의 행복한 합일이라는 전통적인 규정에서 해방한다. 근대 이후의 서정은 주체와 세계의 거리, 나와 타자의 긴장, 자연과 인간 사이의 균열 속에서 형성된다. 그 긴장을 견디며 언어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아이러니가 현대 서정시의 중요한 원리가 된다. 개인의 기억이 공동체의 경험과 만나는 순간 서정시는 역사의식을 획득하며, 타인의 상처를 자신의 고통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치유의 가능성을 연다. 또한, 저자는 시어의 함축성과 침묵의 힘을 강조한다. 적은 말로 존재를 더 넓은 시간과 공간에 연결하는 데 시의 경이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제2부 「별이 사라진 시대의 서정시」는 이러한 논의를 구체적인 작품 속에서 확인한다. 이 시대의 별은 모든 사람의 길을 밝혀주는 절대적인 가치로 머리 위에 떠 있지 않다. 별은 꽃과 이슬방울, 돌과 바람, 타인의 손길과 마음의 그리움 속에 잠시 나타난다. 시인은 사라진 별을 슬퍼하면서 자기 몸 안에 새로운 별을 키운다. 해야, 남택성, 김백겸, 김영미를 비롯한 여러 시인의 작품을 읽어가는 과정은 우리 시대 서정시가 순수와 부재, 슬픔과 불안, 자유와 탈주를 어떻게 새로운 언어로 바꾸는지를 보여준다.
제3부에서는 시의 시선이 삶의 구체적인 현장으로 더욱 깊이 들어간다. 죽음과 질병, 가난과 노동, 상실과 그리움, 자연과 생명의 문제가 다양한 작품을 통해 탐색된다. 평론가의 시선은 아픈 존재들이 서로의 등과 어깨와 체온을 빌려 살아가는 장면에 오래 머문다. 서정시가 즐겨 다루는 그리움은 충족되지 못한 욕망에서 생겨난 슬픔을 삶의 깊이로 바꾸는 정신적 힘이라고 저자는 생각한다.
제4부 「서정으로의 초대」에 실린 서평들은 사라지는 것, 아픈 몸, 자발적 외로움, 자연, 진정성의 언어를 폭넓게 다룬다. 짧은 글 안에서도 작품의 핵심 이미지와 시인의 정신적 지향을 정확히 포착한다. 인용한 작품들의 한 단어, 한 장면을 꼼꼼하게 분석하여 시집 전체의 세계로 나아가는 세밀한 읽기는 이 평론집의 중요한 장점이다. 이론은 작품을 재단하는 기준으로 군림하지 않고 작품 속에서 발견한 의미를 더욱 선명하게 밝히는 도구가 된다.
『별이 사라진 시대의 서정시』는 우리 시대 서정시의 다양한 지형을 보여주는 동시에 서정시가 여전히 필요한 이유를 설득력 있게 증명한다. 서정은 사라진 관계를 되살리고, 타인의 고통을 기억하며, 상투적인 삶과 언어에 균열을 내는 힘이다. 별이 사라진 시대에도 시인은 별을 찾아 나선다. 때로는 꽃잎에서, 때로는 아픈 몸과 외로운 마음에서, 때로는 사라지는 존재의 마지막 흔적에서 희미한 빛을 발견한다. 이 평론집은 그 빛을 따라 우리 시대의 시와 삶을 읽어가는 냉철하지만 따뜻한 안내서이다.
저자에게 시는 납작해진 말을 다시 부풀리는 작업이다. 사물과 사물의 관계를 이어주고, 말과 존재에 깃든 기억과 정서의 심연을 탐색하며, 일상의 언어가 지워버린 삶의 진실을 되살리는 일이 시 쓰기의 본질이다. 시인은 익숙한 질서 앞에서 “왜?”라고 질문하는 사람이며, 두꺼워진 언어를 통해 세상의 두려움과 억압에 저항하는 존재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관점에서 오늘의 서정시를 읽고 그 안에 축적된 감성과 사유의 깊이를 헤아린다.
제1부 「서정시의 힘」은 이 책 전체의 비평적 토대를 보여준다. 저자는 서정시를 자아와 세계의 행복한 합일이라는 전통적인 규정에서 해방한다. 근대 이후의 서정은 주체와 세계의 거리, 나와 타자의 긴장, 자연과 인간 사이의 균열 속에서 형성된다. 그 긴장을 견디며 언어의 객관성을 확보하는 아이러니가 현대 서정시의 중요한 원리가 된다. 개인의 기억이 공동체의 경험과 만나는 순간 서정시는 역사의식을 획득하며, 타인의 상처를 자신의 고통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치유의 가능성을 연다. 또한, 저자는 시어의 함축성과 침묵의 힘을 강조한다. 적은 말로 존재를 더 넓은 시간과 공간에 연결하는 데 시의 경이로움이 있기 때문이다.
제2부 「별이 사라진 시대의 서정시」는 이러한 논의를 구체적인 작품 속에서 확인한다. 이 시대의 별은 모든 사람의 길을 밝혀주는 절대적인 가치로 머리 위에 떠 있지 않다. 별은 꽃과 이슬방울, 돌과 바람, 타인의 손길과 마음의 그리움 속에 잠시 나타난다. 시인은 사라진 별을 슬퍼하면서 자기 몸 안에 새로운 별을 키운다. 해야, 남택성, 김백겸, 김영미를 비롯한 여러 시인의 작품을 읽어가는 과정은 우리 시대 서정시가 순수와 부재, 슬픔과 불안, 자유와 탈주를 어떻게 새로운 언어로 바꾸는지를 보여준다.
제3부에서는 시의 시선이 삶의 구체적인 현장으로 더욱 깊이 들어간다. 죽음과 질병, 가난과 노동, 상실과 그리움, 자연과 생명의 문제가 다양한 작품을 통해 탐색된다. 평론가의 시선은 아픈 존재들이 서로의 등과 어깨와 체온을 빌려 살아가는 장면에 오래 머문다. 서정시가 즐겨 다루는 그리움은 충족되지 못한 욕망에서 생겨난 슬픔을 삶의 깊이로 바꾸는 정신적 힘이라고 저자는 생각한다.
제4부 「서정으로의 초대」에 실린 서평들은 사라지는 것, 아픈 몸, 자발적 외로움, 자연, 진정성의 언어를 폭넓게 다룬다. 짧은 글 안에서도 작품의 핵심 이미지와 시인의 정신적 지향을 정확히 포착한다. 인용한 작품들의 한 단어, 한 장면을 꼼꼼하게 분석하여 시집 전체의 세계로 나아가는 세밀한 읽기는 이 평론집의 중요한 장점이다. 이론은 작품을 재단하는 기준으로 군림하지 않고 작품 속에서 발견한 의미를 더욱 선명하게 밝히는 도구가 된다.
『별이 사라진 시대의 서정시』는 우리 시대 서정시의 다양한 지형을 보여주는 동시에 서정시가 여전히 필요한 이유를 설득력 있게 증명한다. 서정은 사라진 관계를 되살리고, 타인의 고통을 기억하며, 상투적인 삶과 언어에 균열을 내는 힘이다. 별이 사라진 시대에도 시인은 별을 찾아 나선다. 때로는 꽃잎에서, 때로는 아픈 몸과 외로운 마음에서, 때로는 사라지는 존재의 마지막 흔적에서 희미한 빛을 발견한다. 이 평론집은 그 빛을 따라 우리 시대의 시와 삶을 읽어가는 냉철하지만 따뜻한 안내서이다.
별이 사라진 시대의 서정시 (우리 시대의 서정 시집들황정산 평론집)
$2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