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함을 만드는 일: 룰은 없지만 패턴은 있다

특별함을 만드는 일: 룰은 없지만 패턴은 있다

$23.00
저자

조엘 킴벡

저자 : 조엘 킴벡 (Joel Kimbeck )
뉴욕을 기반으로 세계 여러 도시를 오가며 패션·뷰티 브랜드의 탄생과 성장을 만들어온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2010년 뉴욕에 패션·뷰티·라이프스타일 전문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STUDIO HANDSOME을 공동 설립했다.
지난 20여 년 동안 질 샌더, 보스, 모스키노, 메종 마르지엘라, 베라 왕, 라프 시몬스, 로베르토 카발리, 메종 키츠네, 리모와, 라펠라, 캘빈 클라인, 비비안 웨스트우드를 비롯해 시세이도 그룹의 끌레드뽀, 퓨처 솔루션, 아넷사, 마끼아쥬와 로레알 그룹의 슈에무라, 비쉬, 케라스타즈 등 글로벌 브랜드의 전략 수립부터 비주얼 작업과 광고 캠페인까지 브랜딩 전반을 맡아왔다.
국내에서도 아모레퍼시픽 그룹의 설화수, 라네즈, 오설록과 신세계인터내셔날의 뽀아레, 비디비치, 삼성물산의 빈폴을 비롯해 스타일난다 3CE, 토니모리, CJ E&M 등 다양한 브랜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보그〉, 〈보그 재팬〉, 〈보그 차이나〉, 〈W 코리아〉, 〈WWD JAPAN〉, 〈10 Magazine> 등 글로벌 패션 매거진의 커버와 화보를 제작하며 수많은 크리에이터와도 협업해왔다. 한국의 〈월간 디자인〉을 시작으로〈DBR〉을 비롯한 〈동아일보〉계열의 다양한 매체에서 칼럼을 연재해왔고, 일본에서도 〈슈에이샤集英社〉계열의 매체에 현재 연재중이다. 저서로는《패션뮤즈》와 《프레시니스 코드》가 있다.
그가 오랫동안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것은 ‘특별한 브랜드가 만들어지는 순간’이다. 뉴욕과 파리, 밀라노, 도쿄, 서울의 현장에서 수많은 브랜드를 만나면서 어떤 브랜드는 시대를 넘어 살아남고, 어떤 브랜드는 막대한 자본과 뛰어난 제품을 가지고도 사람들의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 차이를 만드는 것은 단순히 좋은 제품이나 멋진 광고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특별함을 만드는 일》은 그가 20여 년 동안 브랜드를 알리고, 성장시키고, 가까이에서 관찰하며 쌓아온 경험을 처음으로 한 권에 정리한 책이다. 검색으로는 찾기 어려운 브랜드의 탄생과 생존에 관한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 그리고 오래 살아남는 브랜드가 자기만의 특별한 지위(status)를 만들어가는 방식을 담았다.

목차

Part 1. 특별함을 만들다 : 처음부터 특별한 브랜드는 없었다
Chapter 1. 어떻게 가든 로마로 가면 된다_아크네 스튜디오
Chapter 2. 누군가 먼저 간 길을 따라가다_아우구스티누스 바더
Chapter 3. 스스로 위엄을 부여하다_자크뮈스
Chapter 4. 태생부터 럭셔리 브랜드_톰 포드
Chapter 5. 룰은 없지만 패턴은 있다_토템

Part 2. 특별함을 확장하다 : 브랜드가 하나의 세계가 되는 순간
Chapter 6. ‘디렉터’라는 이름의 네비게이터_루이비통
Chapter 7. 향수가 아니다, 새로운 가치다_바이레도
Chapter 8. 웰니스가 럭셔리다_알로
Chapter 9. 대안(對案)과 대안(代案) 사이_세포라라 쓰고, K-뷰티라 읽는다

Part 3 특별함을 지속하다 : 오래 남은 브랜드와 사라진 브랜드
Chapter 10. 유니콘의 흥망성쇠_글로시에
Chapter 11. 1등은 쉬지 않는다_에르메스
Chapter 12. 하드 럭셔리의 시대_티파니앤코
Chapter 13. 일본은 있다_ 일본 브랜드에는 있고, 한국 브랜드에는 없다_이세이 미야케, 꼼데가르송, 시세이도, 산토리, 닷사이, 호시노 리조트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남들의 방식에서 자기만의 방식으로
잘하는 것에 잘 아는 것을 더하면, 전에 없던 방식이 된다

세계적인 브랜드의 성공담을 보고 있으면 처음부터 모든 것이 완벽하게 설계되어 있었던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그렇지 않다. 자크뮈스는 정식으로 패션 디자인 교육을 받지 않았고, 좋은 소재와 부자재를 마음껏 쓸 만큼 자금도 충분하지 않았다. 옷의 디자인이 심플해진 것도 그 때문이다. 대신 색감을 과감하게 활용하고 실루엣을 감각적으로 풀어내는 데 집중했다. 제약을 결점으로 여기지 않고 장점으로 바꾼 덕에 자신만의 미학을 완성할 수 있었다.

아크네 스튜디오는 더 뜻밖이다. 1996년 스톡홀름에서 시작한 이 브랜드는 원래 패션 브랜드가 아니라 광고기획사였다. 패션을 전공하지 않았지만 비주얼을 만들고 콘텐츠를 기획하던 자신들의 강점을 그대로 패션에 끌어왔고, 남들의 인정을 기다리기보다 스스로 권위를 만들어냈다.

저자는 이러한 장면들에서 하나의 패턴을 읽는다. 특별함은 세상에 없던 무언가를 발명하는 데서 시작되지 않는다. 이미 가진 강점과 경험을 새로운 영역에 연결하고, 남들이 정해놓은 문법 대신 자신의 기준으로 선택할 때 전에 없던 방식이 만들어진다. 결국 중요한 것은 무엇을 새로 가지고 시작했느냐가 아니라, 이미 가진 것을 어떻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조합했느냐다. 이 관점에서 보면 서로 전혀 달라 보이는 브랜드들의 성장 과정에서도 공통된 패턴이 보이기 시작한다.

이 책은 브랜드가 되는 법을 정리한 매뉴얼이 아니다. 뉴욕이라는 가장 치열한 시장에서 20년 가까이 수많은 브랜드와 함께 일해온 저자가, 살아남은 브랜드와 사라진 브랜드를 가까이에서 지켜본 기록이다. 자크뮈스는 스스로에게 위엄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토템은 독보적인 비주얼 랭귀지를 구축하는 방식으로, 태생부터 여러 명품 그룹을 등에 업고 시작한 톰 포드는 완벽하게 계산된 디테일로 자기만의 자리를 만들었다.

자기만의 자리, 즉 특별함을 만들어냈다면 다음에는 그것을 어디까지, 어떤 방식으로 넓혀갈 것인가라는 문제가 남는다. 오늘날 소비자는 제품 하나만으로 브랜드를 기억하지 않는다. 브랜드가 제안하는 이미지와 공간, 문화와 라이프스타일까지 함께 경험한다. 자기만의 지위(Status)를 가진 브랜드는 어느 순간 자신이 출발한 카테고리의 경계를 넘어선다. 루이비통은 여행용 트렁크에서 패션으로, 다시 뷰티로 세계를 넓혔고, 바이레도는 향수에서 출발했지만 제품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파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알로는 요가복이나 애슐레저 의류를 넘어 웰니스와 럭셔리라는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한다.

이들에게 카테고리 확장은 단순히 상품군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무엇을 잘하는지 알고 그것을 새로운 영역에서 다시 구현하는 일이다. 처음부터 완성된 브랜드는 없다. 성공 역시 그대로 옮겨올 수 있는 공식이 아니라, 저마다의 기준으로 오래 반복해온 선택의 결과다.

화제를 만드는 브랜드와, 대체되지 않는 브랜드의 차이는 무엇일까?

지난 10여 년간 K-뷰티는 미국 시장에서 놀라운 성장을 이루었다. 세포라와 울타 뷰티에 별도의 K-뷰티 섹션이 생기고, 한국 브랜드들이 대형 유통망에 빠르게 진입하고 있다. 라네즈를 비롯해 히어로 패치, 하나큐어, 조선미녀까지 K-뷰티라는 카테고리를 넘어 개별 브랜드로 인지되기 시작한 사례도 눈에 띈다. 무엇보다 히어로 제품의 폭발적인 인기는 전 세계 뷰티 브랜드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미국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를 쌓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러나 ‘K-뷰티’라는 카테고리의 성장과 개별 브랜드의 성장은 별개의 문제다. 아직 K-뷰티는 미국 시장의 완전한 주류라기보다 ‘새로운 흐름’에 가깝고, ‘가격 대비 좋은 품질’이라는 이미지 역시 넘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하지만 저자는 성공한 해외 브랜드를 부러워하거나 그들의 방식을 따라 하자고 말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반대다. 남들이 잘되는 방식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오래갈 수 없으며, 카테고리의 이름을 넘어 하나의 브랜드로 기억되는 일이야말로 다음 과제라고 말한다.

나아가 저자는 특별함을 만드는 일과 그것을 지키는 일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한다. 유니콘으로 떠오른 뒤 빠르게 저물어간 글로시에와, 오랜 시간 정상의 자리를 지키면서도 스스로 노력을 멈추지 않았던 에르메스의 이야기를 나란히 놓고 보면 그 차이는 더욱 선명해진다. 화제성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것, 즉 시간이 지나도 대체되지 않기 위해 브랜드가 무엇을 쌓아야 하는지를 이 책은 여러 브랜드의 부침을 통해 보여준다. 잠깐 이목을 끄는 일과 사람들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 일은 처음부터 다른 싸움이다.

그래서 이 책은 성공한 브랜드의 공식을 알려주기보다 특별함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확장되고, 지속되는지를 보여준다. 1부에서는 자크뮈스와 아크네 스튜디오, 토템 등을 통해 특별함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2부에서는 루이비통과 바이레도, 알로, K-뷰티를 통해 하나의 브랜드가 자신의 세계를 확장하는 과정을, 3부에서는 글로시에와 에르메스, 티파니앤코 등을 통해 만들어낸 특별함을 오래 지키는 문제를 다룬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브랜드나 사업을 키워가는 사람,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 글로벌 진출을 고민하는 마케터와 기획자, 그리고 언젠가 자기 일에 관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사람에게 저자는 하나의 질문을 남긴다.

‘우리는 사람들에게 무엇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에르메스가 될 필요도, 샤넬이 될 필요도 없다. 카테고리의 이름 뒤에 숨지 않고 하나의 브랜드로 기억되는 것. 잘하는 것에 잘 아는 것을 더해 자기만의 특별함을 만드는 것. 그것이 남들의 방식에서 벗어나 자기만의 방식을 만드는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