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스승 한태동 선생님을 그리며

영원한 스승 한태동 선생님을 그리며

$22.00
Description
故 심재(心齋) 한태동 교수의 삶과 학문 세계를 되새기다
영원한 스승 한태동 선생님을 그리며』는 동서양의 철학과 신학, 나아가 자연과학까지 두루 섭렵하며 한평생 통합적 학문의 길을 개척한 故 심재(心齋) 한태동 교수를 추모하는 문집으로, 고인의 삶과 학문적 유산을 한데 갈무리했다.
故 한태동 교수는 중국 상해에서 의학을 전공한 뒤 미국 프린스턴 신학대학원에서 한국인 최초로 신학박사 학위를 받고, 서양 사상 중심의 전통적 신학 특을 넘어 동서양 융합 연구를 지속해 왔다. 교회사와 종교사상뿐만 아니라, 수학과 천문학, 세종 시대 음성학 및 갑골문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영역을 통섭하는 지적 통찰을 보여주었다. 또한, 그는 1957년부터 1988년까지, 30년 넘게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 신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 책에는 고인의 학문 세계를 다각도로 조명한 학술적 분석과 더불어, 제자들과 동료들이 함께 나눈 추모의 글을 담고 있다. 학문적 엄정함 뒤에 숨겨진 소탈한 면모와 후학들을 향했던 따뜻한 배려, 그리고 사재를 희사(喜捨)하여 연구 환경(심재홀)을 조성해 준 기부 정신 등 고인이 남긴 삶의 궤적이 생생하게 수록되어 있다.
‘마음을 비운다’는 뜻의 호 ‘심재(心齋)’처럼 진리 앞에 한없이 겸손하고자 했던 한 인간의 고결한 태도는, 오늘날 학문과 삶의 참된 의미를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따라서 이번 추모 문집이 한 학자가 일궈낸 지적 유산을 공유하는 동시에, 동서양을 잇는 학문적 정신을 지속해서 계승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저자

한태동 외 여러 제자

심재 한태동 (心齋 韓泰東, 1924~2025)

연세대학교 명예교수. St. John’s University에서 건축학과 의학(B.S., M.S.)을 전공했고, Westminster Theological Seminary(B.D.)와 Princeton Theological Seminary(Th.M., Ph.D.)에서 신학을 전공하였으며, 역사학 방법론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교회사, 종교사상, 과학사, 문화사, 세종 시대의 음성학, 갑골문과 모계사회가 연구 분야이며, 외솔상(2002), 대한간호협회 공로상(2003), 용재학술상(2008) 등을 수상하였다. 1957년부터 연세대학교에서 신과대학 교수, 학장, 중앙도서관장, 대학원장 등을 역임하였고, Princeton Theological Seminary, University of Hawaii, Basel Universititat에서 교환교수를 역임하였다.
저서로는 심재 한태동 전집으로 『성서로 본 신학』, 『기독교문화사』, 『사유의 흐름』(도서출판 동연)과 Methodology of History(Princeton Theological Seminary) 및 『세종대의 음성학』, Essay on Cognition Structure를 비롯한 “한태동 선집 세트”(전 6권, 연세대학교출판부)가 있다. 공저로는 『종교와 기독교』, 『성서와 기독교』(연세대학교출판부) 등이 있다.

목차

책을 펴내며 _ 김현숙
심재(心齊) 한태동 교수 생애

제1부╻한국 사상사의 숨은 거인, 한태동 박사
Taidong Han _ Some Flaws in the Cognitive System of Architecture
한태동 _ 한태동 교수님 마지막 영문 강연 요약
이양호 _ 한태동 박사의 Methodology of History 해설
김상일 _ 판비량론과 음양률쌍곡선 사이에서 - 한태동 박사님의 학문을 기리며
김현섭 _ 한태동 교수의 생애와 사상에 대하여

제2부╻모두 한 마음으로 추모합니다
이계준 _ 섬기는 자유
박정세 _ 소망, 새롭게 - Hope, Making All Things New, 계 21:1-2, 5
김장환 _ 추모의 글
유영권 _ 한태동 교수님 추모사
김응교 _ 역사학+신학+문학+음성학… ‘거대한 도서관’ 자체였죠 - 한태동 연세대 명예교수를 기리며
박준서 _ 한태동 교수님을 기리며
서중석 _ 인류의 자산, 한태동 스승님을 추모하며
이명호 _ 영원한 스승 한태동 교수님을 기리며
유완 _ 한태동 박사님, 우리는 世交입니다
김천욱 _ 한태동 박사님을 추모합니다
정종훈 _ 이제 누구에게서 ‘야’, ‘너’의 호칭을 들을 수 있을까요
김상준 _ 한태동 선생님을 추모하며 - 가르침이 있었고, 배움이 있었다
김현철 _ 시공의 장벽을 허문 입체적 사고
권수영 _ 선생님의 장난기 넘치는 메타 커뮤니케이션이 그립습니다
현우식 _ 한태동 선생님이 참 그립습니다
박인환 _ 한태동 박사님을 기리며
김영호 _ 한태동의 제자로서 삶 읽기, 글 읽어내기

제3부╻사진으로 만나는 한태동 교수님
심재(心齋) 한태동

출판사 서평

책 속에서

한태동 교수님을 이해할 때 그분의 호 심재(心齋)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심재는 마음을 비운다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이 이름은 그의 취향을 나타내는 장식이 아니라 삶 전체를 관통하는 태도를 드러냅니다. 그분은 진리가 인간의 소유물이 될 수 없다고 믿었습니다. 사람은 무언가를 많이 알게 될수록 오히려 자기 생각에 갇히기 쉽습니다. 지식은 겸손의 통로가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교만의 성벽이 되기도 합니다. 한태동 교수님은 바로 그 위험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p.100 「1부| 김현섭 _ “한태동 교수의 생애와 사상에 대하여”」 중에서

“기깟 썩은 생각은 버리라”라며 분필을 칠판에 던져 박살 낼 때, 우리는 머리에서 딱딱한 이분법이 호두처럼 깨지는 혁명을 체험했다. 『금강경』으로 시작해 노자·공자·묵자의 중국, 단테의 『신곡』과 보카치오의 『데카메론』의 서양, 퇴계·율곡·세종대왕의 훈민정음 등 그 어려운 사상을 삼각형 원뿔 마름모 등을 그려가면서, 그는 대부분 수학 공식으로 신기할 정도로 쉽게 설명했다. 그가 아우구스티누스의 역사철학을 요약한 물고기 도형은 지금 보아도 경이롭다.
---p.127 「2부| 김응교 _ “역사학+신학+문학+음성학… ‘거대한 도서관’ 자체였죠”」 중에서

스승님은 문제를 갖고 찾아온 제자들을 마다하지 않으시고 그 문제를 해결이 아니라 ‘해소’해 주셨습니다. 문제 자체가 문제가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었습니다. 강의 시간에는 동서양 모든 사상의 흐름을 파악하려면 굵은 가지 중심으로 백 여권, 좀 더 줄이면 오십 여권 정도만 섭렵하면 충분하다 하셨습니다. 실제로 스승님은 인류 세계사의 그 방대한 사상을 『사유의 흐름』이라는 저서 한 권을 통해 축약해 놓으셨습니다. 모든 강의는 지적 자극으로 시작하여 경탄으로 끝났습니다. 스승님은 우리의 정신을 맑게 하는 크나큰 선물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학문의 편린들을 하나의 거대한 직물로 엮어내신 스승님, 이제 돌이켜 보니 그분은 인류의 자산이었습니다.
---p.136 「2부| 서중석 _ “인류의 자산, 한태동 스승님을 추모하며”」 중에서

오후 시간이어서 그런지 몇몇 학생들이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었습니다. 교수님은 제게 보고 느낀 점이 없냐고 물으셨습니다. 저는 어안이 벙벙해서 다시 교수님을 쳐다보았습니다.

“쟤들이 왜 저렇게 자는 건지 진짜 모르간?”

제가 점심 식사 후 식곤증인 것 같다고 대답했더니, 대번에 아니라고 펄쩍 뛰시더군요. 지하 2층에 공기가 워낙 탁하여 저렇게 졸린 게 정상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고는 제게 미션을 주셨습니다. 공기가 잘 통하는 지상층에 박사과정 학생들을 위한 스터디룸을 만들라는 것이었죠. … 제가 공간과 예산이 문제라고 말씀드리고, 그래도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말씀드렸더니, 교수님은 두 눈을 부릅뜨면서 제게 말씀하셨습니다.

“무조건 하라우! 내가 예산은 다 지원해 줄 테니!”
---pp.177-178 「2부| 권수영 _ “선생님의 장난기 넘치는 메타 커뮤니케이션이 그립습니다”」 중에서


X2. 선생님은 “중세 암흑기”라는 말에 대해 100번도 넘게 성토하시며 암흑이 아닌 그 나름의 체계라고 하셨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르네상스나 종교개혁을 마치 새 차원의 문명인양 생각하는 것에도 반대하셨죠. 그럼에도 무엇이 변했는지 잘 알아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시기적으로는 르네상스-종교개혁-데카르트의 순서이지만 주어진 존재에 대해 생각하는 소위 존재론 시기에서, 생각하는 주체가 대상을 만든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인식론의 세계, 철학사를 넘어 인류문화사의 코페르니쿠스적인 혁명이라 할 인식론을 한 글자, X2으로 정리하셨습니다. …
X2, 데카르트의 인식론과 종교개혁 그리고 르네상스를 연결하는 것은 제 오랜 시간 동안의 숙제였습니다.
---pp.196-197 「2부| 김영호 _ “한태동의 제자로서 삶 읽기, 글 읽어내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