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다가온 수학의 시간들

내게 다가온 수학의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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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아름답고 고통스러웠던 어느 수학 교사의 자전적 이야기
《내게 다가온 수학의 시간들》은 대학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20여 년간 학교에서 수학을 가르쳐온 어느 수학 교사가 수학을 알고 배우고 가르치며 수학과 더불어 살아온 과정을 담은 에세이다. 수학과 논리의 세계를 만나 고통스러웠던 순간도 있었지만, 문제를 풀고 해결하고 증명하는 과정에서 느낀 행복과 성취감은 아름다웠다고 저자는 고백한다. 저자는 초등학교 2학년 때 옆 반 선생님께 우연히 들은 ‘구도’라는 낯선 단어를 통해 세상과 처음으로 연결된다. 그 이후, 임의의 수에 0을 곱하면 왜 0이 되는지 고민하고, 《수학의 정석》의 난해한 연습 문제에 적응하고, 대학 수학이라는 순수 논리의 세계에 발을 내디디고, 그러다가 논리의 불완전함을 알게 되고, 친근한 사람들과 낯선 모임을 오랜 시간 이어오기까지의 여정을 담담하게 풀어놓는다.

저자는 자신의 ‘논리적’ 삶이 욕망의 크기를 키우려는 무의식적 노력이었다고 말한다. 마지막 장에서는 깊은 무의식 속에 오랫동안 감춰두고 잊어버렸던 어린 시절의 기억을 끄집어내는데, 어린 나이에 가질 수 있는 욕망의 높이를 넘어서 더 넓고 커진 눈으로 과거를 바라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자는 그제야 진심으로 그 시절의 자신을 이해하고 용서를 빌 수 있었다. 이렇듯 수학과 함께한 40여 년의 여정은 때론 고통스럽고 좌절스러웠지만, 그만큼 아름다운 기억이었다.
저자

장우석

1970년부산에서태어나미스터리소설과역사책을좋아하던평범한소년시절을보냈다.스무살무렵의어느날,수학은신과대화하는학문이라는스승의말에영감을받아수학교육과에진학했다.서울대학교수학교육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박사과정수료했으며,현재는숙명여자고등학교에서수학을가르치면서인문,예술,과학등여러영역의고전들을학생들과함께읽고토론하는즐거움을누리고있다.수학적정직함이윤리적올바름과예술적아름다움의근본이며,평범한어른들의수학적사고수준이그사회의품격을결정한다는믿음을가지고오늘도열심히달리고있다.저서로는《수학멘토》와《수학,철학에미치다》,《수학의힘》이있다.

목차

헌사-006
01-011
02-017
03-025
04-039
05-045
06-058
07-063
08-073
09-084
10-093
11-101
12-106
13-117
14-130
15-137
16-143
17-149
18-160
에필로그-173

출판사 서평

수학과처음만난게언제였을까?

수학때문에힘들어했던기억의시작은언제쯤일까?구구단을지나분수라는개념을마주치며수학이어렵다고느꼈을사람도있을테고,중학교에올라가인수분해와근의공식을외우면서좌절한사람도있을테고,인문계생이라면머리를내저을미적분부터수학을포기한사람도있을것이다.
저자의기억은초등학교2학년어느날에서시작된다.46점짜리산수(지금은수학이다)시험지도기가막힌데,“기영이와영희가100미터달리기를했다.기영이는16초걸렸고영희는20초걸렸다.기영이는영희보다몇초더빨리들어왔을까?”라는기초적인문제를틀렸던것이다.저자의어머니는기대하던아들이이런쉬운문제를틀렸다는사실에충격을받았고,몰라서틀렸을리없다고생각해서답을채근했다.그러나저자는이문제를‘몰라서’틀렸다.어린시절,저자는‘크거나많은것이좋다’라고만생각했기에영희의20초가‘좋은’것이었다.그렇기에누가더빨리들어왔느냐는물음에대답할수없었다.
저자의설명처럼,아이들의사고력은결국어른들의세계,객관적인체계로나아가는중간단계를거치게되는데,저자에게그단계는남들보다좀길었던것같다.
그리고“어떤수에0을곱하면0이된다”는명제로저자의기억은이어진다.왜0이되는가?예를들어‘5?0’은5을‘0’번더했다는것인데,그게어떤의미일까?하지만반아이모두는“어떤수에0을곱하면0이된다”는것을의심없이받아들였고너무당연하듯이선언하는선생님의말씀은질문을필요치않는사실로받아들여야했다.이해할수없는절대당위에대한고통스러웠던기억은생각보다오랫동안저자의머릿속에서고민의흔적을남기게된다.

성찰을위한여정,수학으로길을놓다!

수학에대해어려움을느끼는첫번째장벽은x나y같은문자기호를사용하면서부터일것이다.x나y로만들어진수식은개별성을넘어서일반성을향한세계를담아낼수있어야하므로,매력적인만큼두렵고도낯설게다가온다.기호와수식으로담아낼수있는엄밀하고객관적인세계가있다면,일상은언제나고민하며애를쓰지만정답은없는혼란의연속이었다.정체모를삶의고민속에도한발나아갈수있는이유를찾을수는없을까?
대학에입학후첫시간,수학과만난저자의기억은‘등식을증명하라’는것이었다.
분모인n이커질수록은점점0으로다가간다.직관적으로도쉽게이해할수있는등식이었고,고등학교에서이미배운내용이었다.하지만대학미적분교과서에실린증명은암호와같았다.‘임의의양수가주어졌을때,이상의값을가지는모든에대하여을만족하는양의정수이항상존재한다.’(증명끝)
직관적으로도쉽게이해할수있는을굳이증명해야하는이유가무엇이며,대학교과서의증명은도대체무슨말을하는건지이해할수없었다.저자가이내용을온전히이해하게된것은그로부터몇년이더지나서였다.
저자의설명에따르면,무한이라는부정확한언어가가질수있는논리적모순(예를들어‘무한대+1=무한대’에서양변에서무한대를빼면1=0이되어모순)을피하기위해‘무한’이라는용어를아예사용하지않고등식과부등식만을써서극한을정의하려는노력에서등장한증명은미적분학이라는,‘무한’이곳곳에들어가있는거대한사유의틀이정당화되는과정에서생긴증명법이었다.
대학에서만난수학의세계를통해저자에게는다른차원의사유의세계가시작되었다.그리고삶의고민과함께‘무엇을’에서‘왜’로,더불어‘존재자체에대한탐색’으로나아가게했다.
저자가복학생이었던어느날서점에서만난특이한제목의책에서만난문장은‘수학은완전하지않다.수학에모순이없음은증명할수없다’는것이었다.그책은중남부유럽출신의어느수학자가수학이라는추상세계를반석위에올려놓으려는야심찬의도에서증명에착수한결과,정반대의결론을도출한아이러니한이야기로시작했다.‘수학은완전하지않다(incomplete).즉,증명이가능한지불가능한지영원히알수없는명제가수학에존재할수밖에없다.’
세상의어떤학문이자신이완전하지않음을스스로증명할까?모순없음을증명할수없다니,수학이모순투성이라는말인가?병원균을품에안고살아갈수밖에없는,그래야생명이유지되는인간이라는존재처럼,수학은불완전하다는말인가?어쩌면지금까지의근본적인고민역시완전하게는해결할수없는,영원히열려있는세계가아닐까?수학의불완전성은오히려그것이닫혀있는죽은세계가아니라,나처럼세속적이고편협한생명체같이경계밖과소통하면서끊임없이확장되어가는자유로운세계라는메시지가아닐까?저자의생각은다시열려있는삶으로끝을맺는다.

“삶은언제나완전했다.다만완전함의규모가그때그때달랐을뿐이다.내가내삶을이해하고받아들이니,다른존재들을편안하게바라볼수있었다.어쩌면초등학교2학년어느가을날,쓸쓸하고어두운운동장끄트머리에서‘구도’라는언어를나에게선물해준진선생님의축복이아닐까하는생각이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