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학자 정기문의 식사食史 (생존에서 쾌락으로 이어진 음식의 연대기)

역사학자 정기문의 식사食史 (생존에서 쾌락으로 이어진 음식의 연대기)

$15.13
Description
‘살기 위한 식사’에서 ‘맛보기 위한 식사’로
먹고 마시는 일이 만들어온 문화와 역사의 대향연
우리는 살기 위해 먹지만, 맛을 즐기기 위해 먹기도 한다. 그런데 인간이 그 맛을 향유하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였을까? 어쩌면 인류의 진화와 사회·문화의 발전은 생각보다 훨씬 더 먹고 마시는 일에 밀접한 게 아닐까? 역사학자 정기문 교수는 음식으로 역사를 들여다보면 세계와 인간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얻어낼 수 있다는 확신으로 이 책을 썼다.
단순히 흥밋거리 위주가 아니라, 역사적으로 중요한 음식 7가지를 선정하여 그 기원에서부터 현대까지의 역사를 살펴본다. 풍성한 에피소드와 유용한 정보를 많이 담아 디테일한 재미가 있으면서도, 수천 년의 시간을 핵심 소재 하나로 끝까지 밀고 나가는 필력과 구성력으로 묵직한 앎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아래는 책에서 소개하는 음식 7가지와 그 주요 내용이다.

1. 육식 : 인류 진화의 열쇠, 불에 익힌 고기
2. 빵 : 누구나 부드럽고 하얀 빵을 먹게 되기까지의 역사
3. 포도주 : 물 환경이 좋지 않은 유럽의 오래된 생명수
4. 치즈 : 다채로운 치즈들의 유래
5. 홍차 : 티타임과 실론티의 낭만적이지 않은 이면
6. 커피 : 혁명에 기여한 ‘이성의 음료’
7. 초콜릿 : 이미지 메이킹의 최고 성공 사례
저자

정기문

저자정기문은서울대학교에서역사교육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서양사학과에서로마사연구로박사학위를받았다.지금은군산대학교사학과교수로학생들을가르친다.역사학자로서‘역사를이끈주요한요소들은무엇일까’라는문제의식을늘품고있다.
청년시절에는역사의진정한동력이농업생산이라고생각하여토지제도,세금징수방식,작물의종류와생산방식등농업에관한다양한책과논문을많이읽었다.그러나생산된작물을요리하여섭취하는것이세계사를어떻게좌우해왔는지에대한연구가많지않아서아쉬움을느꼈다.
박사과정때음식의의미를역사학적관점에서심도있게그려낸브로델의명저《물질문명과자본주의》를읽고,그와같이빵,밥,차,커피,포도주같은주요음식을통해서세계사를깊이있게설명해보고싶은열망이생겼다.
그때와달리,20세기말이후음식사는전문연구분야가되었고음식에대한연구가점차많아지고있다.이연구들을바탕으로음식으로세계사를들여다보면세계와인간에대한새로운이해를얻어낼수있다고확신한다.이책은그오랜열망의결과물이다.

지은책으로《역사보다재미있는것은없다》,《역사를알면세상이달라보인다》,《한국인을위한서양사》,《내딸들을위한여성사》,《역사란무엇인가?》,《로마는어떻게강대국이되었는가?》,《왜로마제국은기독교를박해했을까?》,《그리스도교의탄생》등이있고옮긴책으로《성인숭배》,《청소년의역사1》,《지식의재발견》,《고대로마인의생각과힘》,《인문정신의역사》,《아우구스티누스》등이있다.

목차

|서문|음식은역사와문화를규정하는제1요소다

1.육식이인류역사에끼친영향
인간,육식을통해진화하다|다시풀을먹는동물이되다|육식이늘어나며바뀐세상|서양을따라잡으려면고기를먹어라!|중요한건균형이다

2.서양의주식,빵의역사
밥과빵으로구분되는동서양|서양에는왜풍차가많았을까|최초의빵은호떡?|문명의상징|여성의땀과눈물이스민고대의빵|신분과색깔과부드러움의차이|근대에일어난빵의변화|빵은서양문명의발전에어떤영향을끼쳤나

|더들여다보기|유럽을둘로나눈음식문화
파리를경계로나뉜유럽의음식문화|아테나여신의선물|힘과빛을주는열매,올리브|신의신성함을세상에전하는매개체|버터를먹을권리

3.지중해문화권의상징,포도주
인류최초의술|술마시기를즐긴사람,예수|그리스·로마시대의포도주|중세유럽인들이포도주를즐겨마신이유|유리병이가져다준혁신

4.서양인의소울푸드,치즈
서양의전통이깃든치즈|가축사육이시작되다|양과돼지가인류를두무리로나누다|가난한사람들이키우던동물,돼지|유럽의양키우기|양젖과염소젖으로시작된치즈|로마시대,치즈가일상음식이되다|다양한치즈들의유래|우리가가게에서치즈를구할수있기까지의과정

|더들여다보기|서양중세의사유구조와음식문화
음식에서도‘하늘’을지향한서양중세사람들|기독교의교리,고기의선택을결정짓다|음식섭취에반영된신분위계

5.영국인을사로잡은홍차
인류가가장많이마시는음료|우아하게찻잔받침에따라마시기|유럽과영국의엇갈린행보|차는어떻게영국에서커피를제쳤나|왜녹차가아니라홍차였을까|‘티타임’이만들어진사연|중국의차독점시대가저물다|미국독립전쟁의계기|현대영국의홍차문화

6.혁명에기여한‘이성의음료’,커피
커피의기원을찾아서|욕망을줄여주는것|유럽최초의커피하우스|‘똑똑해지는음료’를먹고토론하다|유럽최대의커피공급국,네덜란드|북유럽의커피사랑|뒤늦게떠오른커피강국,프랑스

7.기호식품이된‘신들의음식’,초콜릿
아메리카원주민의화폐|에스파냐를홀린초콜릿음료|변화와마케팅으로최고의기호식품이되다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쿡방’은왜사그라들었나-음식의본질에서시작하는인문학
두어해전,‘쿡방’과‘먹방’바람이불었다.관련프로그램들이봇물터지듯생겨나고요리사들은스타가되었다.화려하면서도치열한요리장면이대중의눈길을사로잡았지만,이제그바람은다소잠잠해졌다.하지만그전에도지금도사람들은더정갈하고맛있게음식을만들기위해노력하고있고,여전히맛집을찾아다닌다.하얀라면열풍이불었다가곧빨간라면으로회귀한것처럼사람들은결국다시본질을찾게마련이다.음식의본질은무엇일까?물리적인생존을위한연료이자‘맛’일것이다.우리는살기위해먹으면서맛보기위해먹기도한다.그리고살기위한식사도웬만하면맛있게먹으려고한다.어쩌면요즘우리에게는‘살기위해먹는다’보다는‘먹기위해산다’는말이더어울릴지도모르겠다.
그런데인간이처음부터생존보다쾌락(맛)을위해먹었을까?그리고그‘맛’을누구나향유할수있게된것은언제부터였을까?어쩌면인류의진화와사회·문화의발전은생각보다훨씬더먹고마시는(飮食)일에밀접한게아닐까?역사학자정기문교수는서울대에서역사를공부하던시절부터이런의문을가졌고,음식으로역사를들여다보면세계와인간에대한새로운이해를얻어낼수있다고확신해왔다.그오랜열망의결과물이이책《역사학자정기문의식사食史》다.

‘읽는맛’이다르다-지적포만감을선사하는역사학자의통찰
음식을소재로한많은대중교양서의저자는주로칼럼니스트다.그도그럴것이,우리가먹는음식들각각에얽힌역사와문화속이야깃거리가너무나풍성하기때문에이를대중의눈높이와입맛에맞춰잘묶어쓰면되기때문이다.하지만이런책들을읽다보면다소허한느낌이들곤한다.재미있으면서도좀더깊이있게지적인갈증을풀수없을까?많은맛집소개TV프로그램들속에서〈수요미식회〉가독보적인입지를차지하는이유도이런맥락일것이다.
《역사학자정기문의식사食史》는정통역사학자가음식을통해역사와문화를들여다본책이다.단순히흥밋거리위주가아니라,역사적으로중요한음식7가지를선정하여그기원에서부터현대까지의역사를살펴본다.풍성한에피소드와유용한정보를많이담아디테일한재미가있으면서도,수천년의시간을핵심소재하나로끝까지밀고나가는필력과구성력으로묵직한앎의즐거움을선사한다.이는곧저자의내공에서우러나온것이다.지금까지펴낸저서의면면에서도드러나듯이대중과어떻게역사로소통할것인가를끊임없이고민해온정기문교수는,이번책에서교양과재미의균형을제대로잡아냈다.
음식문화라는프레임으로들여다보면,기존관점을넘어새로운차원에서세계사를이해할수있다.본문에서소개한사례를몇가지제시하면다음과같다.

-밀은쌀에비해비효율적인곡물이다.제분을해야만빵을만들수있기때문이다.나중에는이작업을제분기로대체하게되었는데,이것이바로풍차다.이때문에서양의근대풍경에는풍차가많이등장한다.(45~49쪽)
-음식가운데단연중요한것은물이다.유럽중심부는연강수량이우리나라의3분의2밖에되지않고석회질지형이많아서늘식수가부족했다.게다가우물을파기가어려워서강물을끼고평지에도시를건설해야했다.이런이유로유럽인은고대부터포도주와같은술을많이마셨고,근대에커피와차가들어오자열광했다.(127~128,229~240쪽)
-음식문화는유럽을나누는기준이될수있다.파리너머,즉오늘날의프랑스북부,벨기에,네덜란드,독일중부지역은지중해의음식문화를받아들이지않았다.그들은맥주를마시고버터와호밀빵을먹었다.지리적환경의차이가너무커서전통음식문화를포기할수없었던것이다.(94~107쪽)
-음식문화는남녀의성비도바꿨다.15세기이후여성의평균수명이남성보다길어지고,남성이더많던성비가역전되었다.그전에는여성의입에들어갈고기가없었으나,가축사육이늘면서농민들의단백질섭취가늘었다.그로인해여성의건강이개선되어수명이길어진것이다.(31~34쪽)

음식에도‘맥락’이있다-음식과문화와역사는어떻게서로영향을미치며발전해왔을까
책은7가지음식이테마인메인챕터와2개의‘더들여다보기’로구성되어있다.각챕터는서로크게연관되지않기때문에관심있는음식이야기부터읽어도무방하다.하지만그보다는목차순서대로읽기를권한다.목차의구성자체에문명·역사의발전과연관된흐름이있기때문이다.7가지음식이소개되는순서는이렇다.고기(육식),빵,포도주,치즈,홍차,커피,초콜릿.가만들여다보면,앞쪽이메인디쉬에올라오는것들이고뒤쪽이디저트나간식에해당한다.
수천년동안각각의음식이변화해온방향이‘살기위한식사’에서‘맛보기위한식사’로였다면,음식이새로이발굴되어널리전파되는것도같은흐름을타왔다.초기인류부터섭취해온고기를시작으로,농경사회가시작된이래서양인의오랜주식이었던빵,석회질이많고지저분한유럽의물환경에서식수로활용되었던포도주,가축의젖을오래보관해먹을수있는방편이었던치즈등은인류사에서빼놓을수없는생존요소였다.반면서양중세이후유럽에널리퍼지고세계사를바꾼홍차,커피,초콜릿등은삶에풍미를더하는요소였다.
한편,각음식의역사사이에공통점도있다.그음식을권력층만향유했거나,서민도먹었다해도그질의차이가현격했다는사실,그리고근현대로올수록누구나질좋은음식을먹을수있게되었다는사실이다.심지어커피(6장)는‘똑똑해지는음료’로서토론을통해시민의식을고양시키고,혁명에일조한음료가되었다.어쩌면문명과역사의발전이란‘입맛의취향’이존중되는과정이자,‘좋은음식을먹을권리’를쟁취해온과정이라고해도과언이아닐지모른다.
이처럼책은다채로우면서도서로유기적으로맥락을형성한다.역사학자가풍성하게차린이한끼의정찬,맛도좋고영양도만점이니독자들께서천천히음미하며즐기시길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