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옮기다 (어느 영문학 번역 워크숍의 기록)

처음, 옮기다 (어느 영문학 번역 워크숍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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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처음, 옮기다- 어느 영문학 번역 워크숍의 기록』은 출판문화공간 엑스플렉스에서 2기에 걸쳐 진행된 영문학 번역 워크숍을 통해 ‘번역을 하고, 번역을 놓고 말하고, 번역을 생각하며’ 서로 부딪혔던 기록을 엮은 책이다.
아서 코넌 도일, 버지니아 울프, 에드거 앨런 포, 너새니얼 호손 등 영문학을 대표하는 거장의 작품과 함께 옮긴이 후기와 좌담회를 통해 초보 번역가 9인이 처음 번역에 도전하며 느낀 기쁨과 고뇌, 이야기와 언어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다.
저자

아서코난도일

저자아서코넌도일(ArthurConanDoyle)은1859년스코틀랜드에서태어났다.애든버러대학에서의학을공부한후환자를진료하면서글을쓰기도했지만작가로서자리를잡지는못했다.1887년,비로소명탐정셜록홈스가등장하는첫작품『주홍색연구』를발표했고,1890년두번째장편『네사람의서명』,1892년단편집『셜록홈스의모험』으로인기작가의반열에올랐다.이후‘셜록홈스’시리즈만으로두편의장편과네권의단편집을발표하며미스터리소설역사에한획을긋게된다.도일은40년의세월동안꾸준히홈스시리즈를발표하며미스터리의보급에기여했다.이후애거서크리스티,도러시세이어스,앤서니버클리,S.S.밴다인등의작가들이등장하는데발판이되어주었다.

목차

책머리에:처음,옮기다ㆍ5
김선형

분해되었습니다ㆍ11
아서코넌도일지음,이윤지옮김

어떤학회ㆍ39
버지니아울프지음,이민정옮김

괴이의천사-우연,그남용에대하여ㆍ69
에드거앨런포지음,정호수옮김

쓰지않은소설ㆍ91
버지니아울프지음,노현정옮김

드라큘라의손님ㆍ121
브램스토커지음,김부민옮김

마술가게ㆍ147
H.G.웰스지음,최지원옮김

아무도죽지않는다ㆍ171
어니스트헤밍웨이지음,송혜민옮김

원고안의악마ㆍ203
너새니얼호손지음,김충호옮김

싸늘한겨울공작ㆍ221
D.H.로렌스지음,조현옮김

좌담회:옮기고나서보이는것들ㆍ255

출판사 서평

번역을통해우리는지금껏결코
이해한적없는누군가를이해하게된다

공유는새로운커런시,
번역의시작은좋은걸나누고싶은마음


좋은걸나누는일은인간의자연스러운본능이고그일은인간을행복하게한다.“내가재밌었던걸번역해나누고,그걸누군가보고즐거워하면귓등이뜨거워질정도로기쁘다”라는역자이윤지의말.과장을조금보태말하자면이속에어쩌면‘번역’의모든것이있다.‘내가재미있고’‘남과나눈다’‘남이즐기는일은나를기쁘게한다’―번역의처음과끝이여기에있는데,누가시키지않아도재미있고감동적인정보를공유하고퍼나르는일은구술로전해지던옛이야기에서부터현대SNS까지형태를달리하며계속되어온인간의본능인것이다.『처음,옮기다』는그렇게좋은것을나누고싶고,나의감동을남에게전달하고싶은사람들의번역의기록이다.출판문화공간엑스플렉스에서김선형문학번역가와함께한8주간의영문학번역워크숍,그리고10개월간의번역과퇴고작업을통해번역워크숍수강생들의번역‘과제’가번역‘작품’이되었다.코넌도일,D.H.로렌스,버지니아울프,브램스토커등의국내미번역작품들을포함해컬러풀한고전읽기리스트가꾸려졌고,이번역원고를읽은출판사는“이렇게좋은걸독자와나눠야하지않겠는가”하는마음으로출간을결정했다.번역도,출간도좋은걸나누고싶은마음은동일하다.

“제가고등학생일때취미가번역이었어요.해외연예인을좋아했는데아무도번역을안해줘서자급자족을하느라번역을했는데요.읽고싶은칼럼이번역이안되어있으면영어로는잘안읽히니까차라리한국어로번역을해서다른사람들도읽었으면좋겠다는마음에서시작했는데,그걸아는친구들이번역워크숍을소개해줬어요.”-이민정,좌담회중에서

“다른사람들도읽었으면좋겠다는마음”,번역을시작한사람들의마음은모두이러했다.“이부분은이게재밌었어요!를전달할수있는가,이게웃기는포인트였는데!이걸살리는걸고민하는게힘들었다”는역자이윤지의말처럼,내가재밌었던것,내가웃었던것,내가슬펐던것,내가놀랐던것,내가신났던것…그것을전달하는것이모든작가,모든번역하는이의공통된마음일것이다.

번역에대한환상
번역이주는환상적인세계


그러나번역은아무나할수있는일이아니다.2010년유영번역문학상을수상한대한민국대표영문학번역가김선형이하는말이다.“번역은좋아서하는막노동”이라고.
“조용한카페에앉아좋아하는음악을들으며노트북을앞에두고번역작업을하는그림같은장면”(198쪽)을꿈꾸곤했다는역자송혜민,그녀의직업은약사다.약국에서매일만나는아픈사람들에지쳤을때그녀가떠올린건자유로운프리랜서의삶의장면.많은사람들이번역가와프리랜서라는것에매력을느끼는이유가바로이런자유로운삶의방식에대한환상때문일것이다.실제로는어떨까.번역가들은어떤때는하루종일단어하나와싸우고문장두어줄과싸운다.몇시간이고앉아서텍스트와씨름하고,모르는게있을때결코그냥넘어가지못한다.이해가안되는부분은넘기고건너뛰던독자의특권을반납하는것이번역가가된다는것이고,긴긴시간남이대신해줄수없는일을혼자서해낸다는것이번역가가된다는것이다.막연히번역에대한낭만적인환상을가지고할수있는일도아닐뿐더러설령하더라도지속할수없다.김선형번역가가하는말은그래서결국은‘작품’‘작가’‘텍스트’로돌아온다.―“번역가가되고싶은사람들에게해주고싶은말은,그일이즐겁지않으면결코할수없다는거예요.”
혼자견뎌야하는시간은생각보다고통스럽다.그러니좋아서하지않으면과정자체가지난하고괴로운노동이된다.하지만,“좋고몰입하게되면그과정은그어떤일보다쉬운일이된다”는것은번역으로먹고사는사람이하는말이니믿어도좋겠다.

“확실히예전에비해어떤텍스트든더깊게읽을수있는힘이생긴것같아요.”(이민정)
“번역을직접경험하기전에는아무런의심없이한글문장을받아들였다면,번역을하게되면서번역된결과물이외에또얼마나많은다른의미가있을지생각해보게됐어요.”(최지원)
“저는번역을하려고오긴왔는데문학텍스트를읽는방법에대해더많이배운것같아요.”(송혜민)
“이전엔사람들한테아무관심이없었는데번역후에는갑자기모든사람들이궁금해졌어요.일상이좀더재미있어졌달까?평소에다른사람들에게관심이없어서몰랐던부분을,소설을번역하면서많이알게된측면이있겠다싶었어요.”(조현)

저마다번역을하면서만나게되는‘다른세계’가있다.수십시간엉덩이를붙이고앉아텍스트와의씨름을해본자들만이느낄수있는희열이있고,아마그세계는가본사람만아는환상적인곳일게다.

읽기의기적,일상의기적

딸에게예쁜동화를직접번역해주고싶어서,엉망인번역을보다가내가더잘할것같아서,반복되는일상이지겨워서…저마다의이유로문학번역을하게된사람들.도무지끝날것같지않던번역원고가끝이나고그원고가책으로나온다.그리고사람들은말했다.읽는게달라지고듣는게달라졌다고.친구들의말도더열심히듣고타인을이해하게되었다고.재미있는게더많아지고하고싶은게더많아졌다고.아니,번역과일상이무슨상관이기에?
결국번역이란읽어내고해석하고글로써내는일들을종합하는일이다.원작에맞는화자의목소리와톤을찾아야하고인물의말과표정과행동을옮겨야한다.내가고르는말에따라전혀다른인물로재창조된다.

같은문장을두고도“그는그러거나말거나하등상관없다는태도로”로옮길수도있고,“그는아랑곳않고”로옮길수도있다.이건전적으로내가선택할수있는부분이다.내가어떤사람의성격을만드는중대한결정을내릴수있는기회가얼마나있을까?소소하지만한편으로는몹시중요한,이런재미가있으니까작품을끝까지옮겨낼수있었던것같다.-조현,「옮기고나서」중에서

번역가가되고싶어서가아니더라도이렇게어떤책을낱낱이읽어보는경험은중요하다.단어를뒤집어보고들어도보고내려도놨다가다시제자리에돌려두는그경험.이인물은,이상황은어떤모습일까머릿속에생생하게그려내보는경험.이는우리를다른사람으로만든다.지금까지결코이해한적없는누군가를이해하게되고지금까지결코해본적없는일을시도하게한다.번역은단순히책상물림의것이아니다.우리의읽기와일상에가히혁명을가져오는일인것이다.
지금껏아무리“책을읽으세요,글을쓰세요”라고해도움직이지않던사람들이번역을하면서문학계간지를구독하고화자의보이스를찾기위해책을찾아읽게되었다.글을쓰고고치고문법과표현을고르게되었다.일상을즐기고삶을향유하게되었다.―이보다더큰기적이있을까?우리삶에이보다더필요한게있을까?

『처음,옮기다-어느영문학번역워크숍의기록』작품소개
작품집의첫문을여는?분해되었습니다?는아서코넌도일의챌린저교수시리즈에해당하는SF단편으로,셜록홈스시리즈에비해우리나라에서는잘알려지지않았지만홈스&왓슨콤비만큼매력적인챌린저&말론콤비를만날수있다.
버지니아울프의두작품?어떤학회?와?쓰지않은소설?은거의100년전에쓰인소설이지만현재를살아가는여성들에게도강한울림을준다.에드거앨런포의?괴이의천사?는포특유의기괴하고음침한분위기에블랙유머가돋보이는독특한단편이다.
드라큘라시리즈의시작을알리는브램스토커의?드라큘라의손님?,SF의거장H.G.웰스의아기자기한판타지?마술가게?,비장하고남성적인헤밍웨이의특유의감성을느낄수있는?아무도죽지않는다?,강렬한묘사로작가의고뇌를그린너새니얼호손의?원고안의악마?,등장인물들의미묘한심리묘사가돋보이는D.H.로렌스의?싸늘한겨울공작?등,영문학거장들의작품세계를엿볼수있는다채로운소설이수록되어있어영문학을사랑하는독자들에게도기분좋은선물이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