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아홉 단계 (나이 듦과 삶의 완성)

인생의 아홉 단계 (나이 듦과 삶의 완성)

$12.00
Description
삶의 속도는 느려져도 변화와 성장은 멈추지 않는다
인간 심리를 바라보는 관점을 프로이트의 ‘성’ 중심에서
사회?역사로 확장한 정신분석 혁명가
에릭 에릭슨이 평생 천착한 생애 발달 이론의 완결판
노인들을 향한 혐오의 언어가 넘쳐난다. 노인들은 과학 기술에서 소외되고 쏟아지는 정보를 따라가지 못해 뒤처진다. 친구들은 떠나가고, 가족들은 외면한다. 장수가 축복이던 시절은 지나갔고, 남아 있는 긴 미래는 버겁다. 열심히 살아 온 인생의 마지막 단계, 남은 것은 혼란과 외로움이다. 노인들은 사회에서 밀려나 마땅한 존재인가? 노인들이 존경받는 ‘어르신’이 아닌 배척과 혐오의 대상이 된 지금, 우리는 노년이라는 모두에게 주어진 미래를 어떻게 상상하고 계획할 수 있을까?

에릭 에릭슨은 인간 심리를 바라보는 관점을 프로이트의 ‘성’ 중심에서 사회?역사로 확장한 정신분석의 혁명가이자, 인간이 사회적 위기와 갈등을 통해 성장한다는 심리사회적 발달 이론을 정립한 발달심리학의 대가이다. 에릭슨은 《인생의 아홉 단계》에서 80~90대 초고령 노인들이 인지적, 신체적 능력의 쇠퇴로 인해 겪는 정체성의 위기를 밝히고 발달 과업을 제시한다. 기존의 에릭슨의 8단계 발달 이론은 60대를 전후로 시작되는 노년기가 다소 길다는 비판을 받았다. 에릭슨 자신이 80대가 된 후 아홉 단계로 수정했고 에릭슨 사망 후 아내 조앤 에릭슨이 유고를 정리하면서 9단계를 추가해 증보개정판을 출간했다. 에릭슨 이론의 완결판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인간이 생애 전체에 걸쳐 발달한다는 사실을 강조함으로써 삶 전체가 자기 성숙의 과정임을 밝힌다. 특히 노년기가 다음 세대를 위한 지혜의 문을 여는 시기임을 설명하고, ‘받는 존재’로 태어나 다음 세대를 위해 ‘주는 존재’로 떠나는 선물로서의 죽음의 의미를 새롭게 일깨운다.

“사실 우리는 더 인간다워져야 한다. 우리는 세상이 우리에게 부과하는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자유를 발견하면서 성취를 추구해야 한다. 생애 초기에 우리는 받는 존재다. 중년에 이르러 자립하는 법을 배울 때 우리는 자기 삶을 완성하려면 다른 이들에게 주어야 하며, 이 세상을 떠날 즈음에는 주는 존재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배운다. 이러한 관점에서 죽음은 우리에게 마지막 선물이 될 수 있다. 우리 자신의 삶을 살아감으로써 우리가 나온 상점을 채울 만한 것들을 만들어내며 사는 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믿는다. 우리의 의무는 자신의 의식을 더욱 훌륭하게 만들기 위해 스스로 누구인지 분명히 밝히고 그것을 확장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의 근원으로 짐을 가득 싣고 돌아가려면 평생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 197쪽

저자

에릭에릭슨,조앤에릭슨

저자:에릭에릭슨(ErikH.Erikson,1902~1994)
독일출신미국심리학자,정신분석가.인간발달이론과정체성위기개념을정립했다.생부가누구인지모른채덴마크출신유대인어머니와독일출신유대인새아버지밑에서자랐다.그러나유대인과다른외모때문에어린시절부터자신의정체성을두고깊이고민했다.김나지움을졸업하고예술가를꿈꾸며유럽각지를떠돌다1927년부터6년간빈의정신분석연구소에서안나프로이트에게정신분석훈련을받았다.나치의억압을피해1933년미국으로건너간에릭슨은학위도없고정식의학공부도한적이없었으나하버드의과대학에서미국최초의아동정신분석가로활동을시작했다.이후캘리포니아대학(UC버클리),예일대학을거쳐1960년부터하버드대학에서교수로재직했다.에릭슨의심리이론은20세기정신분석을넘어역사학,정치학,종교학,인류학,사회학등여러분야에광범위한영향을끼쳤다.생애주기이론을적용해간디의삶을추적한책《간디의진리》로퓰리처상과전미도서상을받았다.저서로《유년기와사회》,《청년루터》,《정체성:청년과위기》등이있다.

역자:조앤에릭슨(JoanM.Erikson,1903~1997)
캐나다에서태어났다.에릭에릭슨과1930년에결혼했으며,에릭슨이인간발달이론을정립하는데큰도움을주었다.컬럼비아대학에서교육학학사,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사회학석사학위를받았다.교사이자작가로활동했으며민족지학자로춤을연구하기도했다.

역자:송제훈
서울에서태어나한양대학교영어교육학과를졸업하고,현재서울불암고등학교에서학생들을가르치고있다.한개인의삶과정신의성장이기록된책을관심있게읽고옮기고있으며,인간의심리적발달에대한주제로그관심을넓히고있다.《간디의진리》,《유년기와사회》,《아버지의손》,《러셀베이커자서전:성장》,《만만한노엄촘스키》,《만만한하워드진》등을번역했다.

목차

개정증보판서문
초판서문

1장정신분석과‘외부세계’
2장심리성적발달과세대의주기발달의후성적원리와전성기기
기관양태와몸의자세와사회적양상
3장심리사회적발달의주요단계심리사회적발달이론의도표와용어
발달의마지막단계-노년기
세대간의연결고리?성인기
정체성형성?청소년기와학령기
의지와통제력발달?취학전시기
4장자아발달과에토스자아방어와사회적적응
‘나’와‘우리’
현실의세가지요소
에토스와윤리
정신분석과상대성원리
5장발달의아홉번째단계
6장노인과공동체
7장나이듦에대하여

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절망에서희망으로,정체에서도약으로,혼란에서완성으로
몸의성장은멈춰도정신은계속성장한다

에릭에릭슨은인간이생물학적성장과환경의변화에따라평생동안발달한다고본최초의이론가다.그에따르면정체성은고정되거나변하지않는무언가가아니라“사회적실제안에서영원히수정될,자기에대한현실감각”이다.에릭슨은인간에게는스스로자신의심리적발달을이끌능력이있다고보았다.인간은성장과정에서맞닥뜨리는문제에유연하게대응하고주변환경과상호작용하고경험을조직하며끊임없이발전한다.

인간은평생동안성장한다?에릭슨의인간발달이론
에릭슨은애초에인간의생애를유아기에서노년기까지여덟단계로구분했는데,이책에서는초고령노년기에경험하는정체성위기를포함해발달의아홉단계를제시한다.개인은발달단계마다사회적위기를겪는데,각단계에서겪는갈등을잘통합해위기를극복하며성장한다.이전단계의위기를잘극복하면다음단계의위기를넘어설수있는힘을얻게되며,앞에서실패했더라도다음단계의과업을수행해나가면서이전의갈등을극복해현재의단계와다시통합할수도있다.
첫번째단계인‘유아기’의위기는‘기본적신뢰대기본적불신’으로,아기는모성적인물과유대감을쌓으며긍정적인자기감을발달시키고삶에대한희망을얻는다.
‘유년기초기’에는‘자율성대수치심과의심’의위기를겪는데,항문사용과관련해자기통제를배우며의지라는덕목을갖춘다.
‘놀이기’에는‘주도성과죄책감’의위기를겪는다.아이는목적의식을발휘해주도적으로상황을이끌수있지만넘어서는안될금기가있다는사실을깨닫고자신을억제하기도한다.
네번째단계인‘학령기’의위기는‘근면성대열등감’이다.이시기에는집중력과끈기를발휘해역량을갖추지만실패하면열등감을느끼고무기력해지기도한다.
‘청소년기’에는‘정체성대정체성혼란’의위기를겪는데,사회의요구가커지고신체적성숙이완성되는이시기에심리적유예기간을보내며다양한맥락에서자신을탐색해본다.
‘친밀대고립’의위기를겪는‘청년기’의개인은점차자기몰두에서벗어나자신이품은가치를함께실현해나갈동반자를찾는다.
‘성인기’에는‘생산력대침체’의위기를겪는다.가정과자녀를돌보고,다음세대에중요한가치를전달하는것이이단계에부여된과업이다.
여덟번째단계인‘노년기’의위기는‘자아완성대절망’이다.개인들은신체적,정신적퇴보로인해삶에회의를느끼지만지혜라는덕목을발휘해자기삶의필연성을인정하고혐오를극복한다면진정한자아완성을이룰수있다.
아홉번째단계인‘초고령기’에노인들은앞선여덟단계의위기를모두겪지만,이전단계에서획득한지혜와완성의덕목으로현실을인식하고삶에대한신뢰를회복한다.다양한타자와연결되어있음을느끼고죽음을삶의이치로받아들이는노년초월(Gerotranscendence)로나아간다.
자신을완성하고,지혜를전달하고,세대를연결하는자유롭고유쾌하고품위있는노년에대하여

초고령노인들은심각한정체성혼란을겪는다.가치있는것들을생산해내지못한다는침체감,자율성과통제력을잃어간다는상실감,신체적으로다른이들의도움을받지않을수없다는무력감,사랑하는이들과의이별로인한우울감을동시에느낀다.내삶을지금까지잘살아온것인지의문이들고,죽음을기다리는것만이전부인지혼란스럽다.의학기술의발전으로수명은길어졌지만그만큼길어진은퇴후노년의삶에대한고찰은턱없이부족하다.
에릭슨은노년기의정체성을두고다음과같이말한다.“나에게서살아남은것이나다(Iamwhatsurvivesofme,살아서여기까지온내가바로나다).”노년기의삶의태도를압축하는이말에는비통함이나후회없이자기자신과삶을수용하고,인생의불가역성을인정하는지혜가담겨있다.노년기의핵심덕목인‘지혜’는삶이아직은가치있음을믿는동시에젊음에대한갈망을내려놓고내몸의한계를인정하며가치있는것들을다음세대에전하는노년기의역할을인식하는것이다.

“우리가갖춰야할것은……살아가는데필요한생기와깨어있음이다.우리는적응의과정에참여해야한다.기지와지혜를모두동원해서정신적,신체적능력저하를가볍고유쾌하게받아들여야한다.우리모두는젊은날의능력을당연한것으로받아들였고그것을충분히누렸다.이제는기지와진정한이해로젊은날의자신에게박수를보내자.청각과시각이라는특권을가지고이제는계속해서바라보고들어야한다.”-21쪽

발달의아홉번째단계-초고령노년기의정체성위기와발달과업
아홉번째단계에있는초고령노인은신체능력과인지능력이퇴보하며자율성과통제력을상실해감에따라이제까지겪어온발달단계를전부새롭게경험한다.자기자신에대한불신이커지면서가치관이전반적으로흔들리게되며,부정적요소가지배적으로나타나는사회적위기에직면한다.예를들어이전에는각단계에서경험하는사회적위기가‘기본적신뢰대기본적불신’,‘주도성대죄책감’,‘자아완성대절망’등으로제시되었지만아홉번째단계에있는개인은‘기본적불신대기본적신뢰’,‘죄책감대주도성’,‘절망대자아완성’처럼부정적인상황을더강하게경험한다.그러나아홉번째단계에서이전여덟단계의사회적위기를순조롭게극복한개인은완성과지혜라는덕목을갖추고‘노년초월’로나아간다.

기본적불신대기본적신뢰
기본적신뢰는모든시련과고난에맞서는버팀목이되어준다.유아시절,양육자의적절한관심과반응에서비롯되는기본적신뢰는세상이내게적절하게반응하리라는믿음으로이어진다.이것은자신에대한긍정적인감각을키워주며,어려움에잘대처할수있다는자신감의바탕이된다.반면아홉번째단계에있는개인은빠르게쇠약해지는몸과흐려지는판단력때문에점차자신의능력을불신하게된다.실수가잦아지고간단한일도해내지못한다는생각에희망은절망으로바뀐다.그러나끈질긴희망으로자신을믿고삶을긍정한다면노년기에도삶의가치를재발견할수있다.

“노인들은자신의능력을불신하게된다.시간은건강과강한근력을유지해온사람들에게도타격을가하고,신체는어쩔수없이약해진다.반복되고가속화되는붕괴와,일상적이거나갑작스러운모욕감앞에서희망은쉽게절망으로바뀐다.……그렇지만노인들은저녁에해가지는것을담담하게받아들이고아침에해가뜨는장면을기쁜마음으로바라본다.빛이있는곳에는희망이있다.어느아침밝은빛과새로운경험이무엇을가져다줄지는아무도모른다.”-168쪽

침체대생산력
에릭슨은성인기를‘세대간의연결고리’로설명했다.성인기의위기는‘생산력대침체’로나타난다.개인은자기자신을계속해서발달시켜야할책임뿐아니라다음세대를위해새로운가치를생산하고전수할책임을진다.배려라는덕목을갖추고,일에전념하고가정을꾸리고양육을하고공동체에참여하며다음세대에긍정적인가치들을전하는데에너지를쏟는다.반대로초고령기노인은다른이들을배려하고돌볼책임이면제된다는사실로인해스스로쓸모있는존재인지되물으며침체감에빠지기도한다.

“80대나90대가되면개인은기력을잃기시작하고분주하게움직이는주위사람들에게서전해지는돌연한변화에빠르게적응할능력도줄어든다.활동적인개인들의주요한참여로이루어지는생산력이노인에게는더는기대되지않는다.이는노인들에게배려라는과제를면제해준다.하지만아무런요구를받지않는다는것은쓸모가없어졌다는의미로받아들여질수도있다.할일이주어지지않을때침체감은커진다.”-175쪽

절망대자아완성
아홉번째단계에있는초고령노인들은일상생활을꾸려가는데만도주의력을전부쏟아야하는상황에서여덟번째단계인노년기에서보다한층더깊은절망을느낀다.여기서에릭슨은우리가유아기에쌓았던기본적신뢰와희망을일깨운다.기본적신뢰는우리자신을저버리지않으며우리에게살아갈이유를부여한다고그는말한다.부정적요소가삶을강하게압박하는마지막단계를잘극복해야전생애에걸친진정한자기통합을이룰수있다.

“우리는생애초기부터기본적신뢰라는축복을누린다.기본적신뢰가없는삶은불가능하며,우리는그것을품고긴인생을버텨낸다.영속적인강점으로서기본적신뢰는희망을뒷받침해준다.기본적신뢰의원천이구체적으로무엇이든,그리고희망이그어떤가혹한도전을받든간에,기본적신뢰는결코우리를완전히저버리지않는다.……이후의덕목과지혜의씨앗이될수있는존재의강인함과희망을온전히품고있다면,우리에겐여전히살아야할이유가있는것이다.”-177쪽

근원적질문에답하며삶의완성에몰두하는지혜의시간
일반적으로사회는노인들에게‘내려놓기’를권할뿐새로운삶과역할,새로운자기추구를권하지않는다.단순히나이보다젊어보이는것을미덕으로여길뿐성숙에서죽음에이르는정상적인심리발달을고찰하는이들은없다.에릭슨은초고령노인들에게‘노년초월’의태도를제시한다.노년초월은물질적이고세속적인관점에서한걸음물러나자기내면에더집중하며,이전세대와미래세대와의연결을느끼는상태이다.초월한개인은나이듦과죽음을삶의한부분으로받아들이고시간과공간을좀더넓은의미에서고찰한다.자기완성을위해서는늙어가는자기와직면할용기,창의적인활동과상상력이필요하다고에릭슨은말한다.

“많은노인들에게는꺾이지않는그무엇이있다.에릭은그것을‘변치않는핵심’,즉과거,현재,미래가통합된‘실존적정체성(essentialidentity)’이라고불렀다.이정체성은자기(self)를초월하며세대간의연결을강조한다.……우리는스스로아는것이얼마나적은지깨달아야한다.어쩌면우리는기꺼이열린마음으로살고사랑하며배우는‘어린아이가되는’길을선택해야할지도모른다.이말에담긴의미는무엇일까?그동안의삶은풍요로웠다.의심이없는아이처럼이사실을더욱굳건히믿어야한다는뜻이다.편안한마음으로남의눈을의식하지말고쾌활해져라.친구들을만나면마음껏즐기고웃어라!”-22쪽

노년기와공동체?지혜를전하고받는사회
개인의생애주기는개인이살아가는사회적환경과분리해서이해할수없다.개인과사회는복잡하게얽혀있으며계속되는변화속에서역동적으로상호관계를맺는다.에릭슨은“문화적으로지속가능한노년기의이상적모델이결핍되어있을때삶의총체성이라는개념이우리문명에뿌리를내릴수없다.”(178쪽)라고말한다.노인들이소외되고배제될수록우리사회는주요한양식,관습,사회의필수적인기능에노인들을통합하는방법을알수없게된다.노인들은지혜를지닌사람들이아닌불명예를대표하는존재가되고,젊은세대는누구도피할수없는노년기를계획하고상상해낼모델을찾을수없게된다.에릭슨은노인들을포용하고그들에게서지혜를전수하기위해세대간의‘접촉’이필요하다고말한다.

“뭔가끔찍하게잘못되었다.신체적인보호와안락함속에서살게해준다는이유로노인들을‘이세상에서’멀리떨어진시설로보내는것이왜필수적인일이되었는가?모든인간은저마다희로애락속에서늙어간다.그런데만일우리의역할모델들이우리와함께살아가지않는다면,인생의종말―우리모두가홀로직면해야하는―을준비하는방법을노인들에게서어떻게배울수있겠는가?”-18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