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간 수학자 - 미술관에 간 지식인 4

미술관에 간 수학자 - 미술관에 간 지식인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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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광연

성균관대학교수학과를졸업한뒤동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미국와이오밍주립대학교에서박사후과정을마치고아이오와대학교에서방문교수를지냈다.지금은한서대학교수학과교수로있으며,2007,2009,2015개정교육과정중·고등학교수학교과서집필에참여했다.수학이성적과진학을위한수단이자학교문턱만나서면더이상몰라도되는과목이라는인식을바꾸기위해동분서주중이다.그일환으...

목차

머리말:화가들은어떻게수학에눈을떴을까?

chapter1.그림의구도를바꾼수학원리들
그림속저먼세상을그리다_원근법의발견
당신의시선을의심하라!_착시와황금삼각형
방정식을그린화가들_등식의성질과비례관계
미궁에빠지는즐거움_미궁과미로그리고위상수학
예술과수학은단순할수록위대하다!_황금직사각형의원리
수학자의황금비율감상법_인체비례론

chapter2.그림에새겨진수학의역사
한점의그림으로고대수학자들과조우하다_아테네학당의수학자들
보이지않는수의존재를증명하는힘_시간과수의기원
디도여왕과생명의꽃_케플러의추측,등주문제,매듭이론
수의개념에관한역사_일방향함수와일대일대응원리
수학자의초상_뉴턴과컴퍼스
‘원’을생각하며_바퀴,태양,0그리고비눗방울
프로메테우스의반지_환이론의재발견

chapter3.수학적생각이깊었던화가들
유클리드기하학의틀을깬한점의명화_왜상과사영기하학
수학의불완전성을일깨운고양이_양자역학과7의누승
수학자를위로하는신비로운상자_마방진
그림으로함수의함의를풀다_연속과불연속
수학자가본노아의방주_단위와강수량이야기
새콤달콤사과의인문학_베시카피시스,‘불화의사과’그리고사이클로이드
수학을그린화가‘에셔’_무한과순환의원리

chapter4.미술관옆카페에서나누는수학한담
파에톤의찬란한추락_달력의탄생
내속엔내가얼마나있을까?_프랙털과차원의문제
작은점,가는선하나에서피어난생각들_디지털세상에서이진법을추억하며
헤라클레스의칼보다도무서운공식_거듭제곱의위력
거미,혐오의껍질을벗기다_거미줄에얽힌신화와과학그리고수학
사랑과생일그리고도박에얽힌수학문제_재미있는확률의응용
미술관옆카페에서커피한잔_세이렌과소리의수학

작품찾아보기/인명찾아보기/참고문헌

출판사 서평

◎“산술과기하를모르면그림을제대로그릴수없다”_팜필루스

미술과수학의밀월은역사적으로꽤오래전부터주장돼왔다.르네상스시대미술이론가이자수학자였던레온바티스타알베르티는,1435년에발표한책[회화론]에서고대마케도니아화가팜필루스의말을인용하여다음과같이썼다(5쪽).
“화가는모든분야에조예가깊어야하는데,그중에서도기하학에정통해야한다.나는고대의뛰어난화가팜필루스의말에전적으로동의하는데,그는산술과기하를모르면그림을제대로그릴수없다고했다.”
당시수많은화가들은알베르티의견해에공감했다.화가들은오랜세월수학자들이밝혀낸수학원리를점과선,면과색,원근과대칭등미술의언어로응용해그들의작품에투영시켰다.감성의꽃이라불리는미술이차가운이성과논리적사고로무장한수학을만나진화를거듭해온것이다.

◎“평행선은서로만나지않는다는유클리드기하학은옳지않을수도있다”_르네마그리트

미술에수학이투영된가장커다란사건은원근법의발견이다.이탈리아화가마사초가그린[성삼위일체]는르네상스회화중에서원근법을가장먼저선보인작품이다.그당시멀리떨어질수록작게보인다는것은누구나아는사실이었지만,이것을수학적으로계산하여미술작품에적용하는데는발상의전환이필요했다.평면인도판에멀고가까운효과를내어입체적으로표현한다는것은,회화의2차원성을뛰어넘어3차원의세계로이끄는혁신적인기법이었다(18쪽).
15세기화가이자수학자이기도했던피에로델라프란체스카는원근법을통해‘소실점(小失點)’의존재를밝혔다.소실점에서‘소실’은사라져없어진다는뜻이다.평행인두직선을원근법에서는평행하지않게그릴때두직선이멀리한점에서만나원근감을갖게되는데,이때두직선이만나는점이바로소실점이다(22쪽).
초현실주의현대화가마그리트는[유클리드의산책]이란작품을통해“평행선은아무리연장해도절대만날수없는직선”이라는고대그리스수학자유클리드의정의를반박했는데,그이면에도원근법을이용한착시원리가담겨있다(32쪽).
이처럼수학의소산인원근법은르네상스시대를거치며회화의기본요소로자리잡으면서근대를지나현대에이르기까지미술에엄청난영향을끼쳤다.

◎“나는수(數)를가지고남자와여자를그렸다”_알브레히트뒤러

원근법못지않게미술계전반을뒤흔든수학원리는‘황금비’이다.원근법이미술의진화를가능하게했다면,황금비는미술을예술적으로완성했다고해도지나치지않다.수많은예술가들이평생을받쳐궁구(窮究)해온것은이상적인아름다움을화폭에담기위한최적의비율이었는데,공교롭게도그비율은수학자들이제시해온황금비와거의일치했다.
독일르네상스의거장뒤러는,“나는수(數)를가지고남자와여자를그렸다”고말했을정도로인체의완벽한미를완성하는황금비값을구하는데온힘을쏟았다(74쪽).세상에서가장유명한걸작[모나리자]의자태와얼굴을자세히살펴보면놀랄만큼황금비에가깝다는사실을알수있고(69쪽),브뢰헬이그린[바벨탑]의밑각은황금삼각형과일치한다(35쪽).점과선,면에천착해사물의본질을그렸던현대화가몬드리안의작품에사람들이시선을멈출수밖에없는이유는황금직사각형의비율때문이다(66쪽).

◎수학교과서의어렵고복잡한수식은가라!

명화를감상하며수학을공부하는즐거움
이처럼저자는,수학이어떻게그림의구도를바꾸는결정적인계기가되었는지를신화와역사를곁들여시종일관흥미진진하게이야기한다.아울러수학의역사가새겨진중요한사료로서의가치를지닌미술작품들을발굴해그속에감춰진뒷이야기까지낱낱이파헤친다.
무엇보다이책이특별한이유는,중·고등학교수학시간에배웠던어려운수학원리와공식들을미술작품들을통해쉽고재밌게풀어낸다는점이다.저자는,피타고라스의정리에서부터공리(公理)와방정식,등식과비례,거듭제곱,함수,연속과불연속등다양한수학원리를복잡한수식없이수학과전혀무관할것같은명화들과엮어설명한다.
이를테면폴세잔의정물화[사과와오렌지]를소개하면서,사과를비롯한거의모든과일은왜둥근모양인지그리스신화에등장하는‘디도의문제’를수학의‘등주문제’와연결해설명한다(120쪽).
조르주쇠라의[그랑자트섬에서의일요일]에서는,화가들이회화를이루는기초단위가‘점’이라는사실을깨닫게되는과정을되짚어보면서,회화의‘점묘법’과비디오아트의‘화소(픽셀)’의관계를통해어떻게이진법에서디지털이비롯했는지살핀다(294쪽).
브뢰헬의걸작[바벨탑]을감상하면서바벨탑이무너질수밖에없는이유가탑의밑각이72도인황금삼각형모양때문이라는접근도신선하다.바벨탑을세울때‘알갱이역학’중‘멈춤각의원리’를알고있었다면바벨탑이무너지지않았을수도있다는것이다(37쪽).
이밖에도고대로마시대의것으로추정되는미궁도모자이크에서미로의원리에감춰진위상수학을설명하고(48쪽),윌리엄블레이크가그린뉴턴의초상화및종교화에등장하는컴퍼스를통해신이수학으로세상을창조했다는동서양의창조신화와성경이야기를풀어놓는다(146쪽).
이책을다읽고나면,“인류역사상가장아름다운수학자는화가”라는저자의말에고개가끄덕여진다.화가들은오랜세월수학자들이밝혀낸수학원리를점과선,면과색,원근과대칭등미술의언어로응용해예술을진화시키고미(美)를완성한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