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단고기에서 희망의 빛을 보다 : 단군, 환단고기, 그리고 주체사관

환단고기에서 희망의 빛을 보다 : 단군, 환단고기, 그리고 주체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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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1911년 독립운동가 계연수가 펴낸 『환단고기』를 강단사학계는 ‘위서’라 규정하고 사료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 이와 달리 민족(재야)사학계는 소중화주의에 젖은 김부식 부류의 사대주의 사관과는 다른 민족 주체사관을 지닌 사서라 주장한다.
이 책에서는 안창호, 정인보 조소앙 등의 독립운동가들이 단군에 대해 어떤 관점을 취했는지, 조선 시대에 권력층이 단군 관련 사료를 왜 금서로 지정했는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그리고 남과 북의 교과서가 단군을 어떻게 묘사하는지를 비교 분석하고, 평양의 단군릉과 기자릉 파묘 현장 답사기도 실었다. 이와 함께 『환단고기』를 현대에 전수한 이유립이 강조한 ‘민족의 주체사관’에 관해서도 살펴봤다. 진보적 민족주의자이고 통일운동가인 고 박순경 교수, 강희남 목사의 글도 실려있는데, 이들은 말년에 ‘환단고기’에서 민족의 시원, 민족의 정통성을 찾았다. 북의 학자가 『환단고기』를 주제로 최근에 쓴 글도 실었는데, 이는 북이 단군 관련 비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알 수 있는 소중한 자료이다.
저자

강희남,김명옥,김종성,박순경,이덕일,이매림,최재영,최진섭

전라북도김제생.한국신학대학대학원졸업.목사.조국통일범민족연합남측본부초대의장,1989년남한(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고문,1980~1984년한국기독교농민회이사장.저서로『우리민족정리된상고사』(2008),『새번역환단고기』(2008),『동북3성을가다』(2003),『민중주의』(2001),『력사속의실존』(1989)이있다.

목차

여는글“사대유교인김부식해독은이완용보다심해”4
1장환단고기에담긴주체적역사관과독립운동가_이덕일9
2장기자조선정통성주장한조선왕실의단군사료파기_김종성41
3장대일항쟁기독립운동가,한국사국통을바로세우다_이매림63
4장남북한중·고등역사교과서의단군및고조선서술사연구_김명옥105
5장평양단군릉과기자릉파묘현장답사기_최재영151
6장환단고기전수자이유립과민족의주체사관_최진섭189
인터뷰『한암당이유립사학총서』_편집자전형배228
7장환단고기와구약성서창세기로읽는우주론_박순경241
8장환단고기에서희망의빛을보다_강희남279
9장나에게는피신할‘고구려’땅도없다_강희남313
10장단군관계비사환단고기에반영된력사관_림광철333
후기박순경,강희남,이유립과의인연과환단고기341

출판사 서평

-환단고기평가와위서론

『환단고기』는그범례에따르면평안북도선천출신의독립운동가운초계연수가1911년에『삼성기』,『단군세기』,『북부여기』,『태백일사』등서로다른4권의책을하나로묶은다음스승인해학이기(李沂)의감수를받아제작했다고한다.
계연수는1920년일제에의해살해됐고,현재『환단고기』의원본은전해지지않고있다.이런이유로1979년남한에서필사본으로『환단고기』가발간된뒤이책을둘러싼위서논쟁은끊이지않고벌어지고있다.강단사학계에서는대체로위서론을주장하고있다.
박순경교수는역사학계의이러한『환단고기』‘위서론’에관해“기존학자들은자기이론에갇혀서다른학설이나오면배제해.그사람들은그게무슨역사냐그러는데,일제식민사관에젖어서,타성에빠져서그런거야.시대,인물,상황이구체적으로나오는걸보면『환단고기』는결코위서가아녜요.무슨재주를부려서역사적상상력으로꾸며낸책이아니다.”라며비판했다.
이책에‘환단고기에담긴주체적역사관과독립운동가’를쓴이덕일(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소장)은위서론자들이작성시기,용어등을지적하며위서라고비판하는것에대해다음과같이반박했다.
“『환단고기』의내용보다는후대에공개되었다는공개시기에대한공격에치중하는것도역사학적방법론과상치된다.이런비본질적인문제로전체를부정한다면진서(眞書)는존재할수없을것이다.사기,한서(漢書),후한서,삼국지등도모두첫작성당시의원고는존재하지않고,여러필사본이현전하고있다.대부분의필사본은필사과정에서조금씩달라진다는것은일종의상식이다.한사서의진·위서여부를결정하려면공개시기나용어같은부분적문제를전체적문제로확대하는방식보다는치밀한사료검증이란역사학적방법론으로진행되어야할것이다.”
이덕일은위서론을비판하면서『환단고기』에나오는일부내용은조선의선비홍만종과이종휘의사례에서보듯이조선중·후기에이미사료로전해지고있었다는점을강조했다.이런사례를통해주자학에반대하는양명학자를비롯한조선의선비들사이에“주자학적역사관,즉사대주의적인역사관을비판하면서단군을시조로보는주체적역사관의흐름”이전승되고있음을확인할수있다는것이다.

-이책의주요내용

이책에글을쓴다른필자들이주장하는요지를살펴보면아래와같다.

역사저술가김종성은‘기자조선정통성주장한조선왕실의단군사료파기’에서조선왕실이불교보다신선교를더억압했다고썼다.세조는분서갱유를연상시키는왕명을발포했는데,왕명에담긴금서목록속에서,고조선및신선교와관련된『고조선비사』,『삼성기』가눈에띈다.세조의아들인예종도금서수거령을내렸는데‘고발한자에게는상을주고,숨긴자는참형에처한다.’라고했다.김종성은고조선과신선교에관한서적들이조선시대에탄압을받고자취를감췄다는사실은우리가가진한국상고사지식의정당성에의문을제기해야한다는점을지적했다.이와함께단군이나오는『삼국유사』와같은사료들이금서에서제외된이유는“고조선역사의진상을알려주기에불충분했거나고조선역사의진상과배치되는것이었기때문”이라는주장을펴며,이런사서는오히려비판적으로인식해야할필요성이있음을제기했다.

이매림(이완영)은‘대일항쟁기독립운동가,한국사국통을바로세우다’에서한국사가식민사관이아닌독립운동가의사관,임시정부의사관으로다시바로잡혀야함을역설했다.그는독립운동가홍범도,오동진,안창호,신채호,정인보,김교헌,조소앙등의예를들면서이들이단군,배달의역사를중시했으며,시민역사학자를중심으로이를계승해하루속히조선총독부사관의올무를벗어던지고,독립운동가의가슴과피와정신에녹아있었던‘단군’을다시한국사의중심에바로세워야한다고썼다.

최재영(NKvision2020설립자,대북사역자)은2014년10월개천절행사참석을위해평양단군릉을찾았는데,‘평양단군릉과기자릉파묘현장답사기’에서북이단군을어떻게바라보는지에관해적었다.그리고2015년방북했을때평양모란봉기자묘지위에세운송가정을참관했는데,이때동행한북한민족학연구소소장에게들은기자묘파묘배경도상세히적었다.김부식은“기자로인하여우리역사가시작됐다.”라고했는데,최재영은“이는김부식의생각만이아닌그시대지배층들의보편적인식을반영한것”이라썼다.
고려,조선의중화주의적유학자들에의해떠받들어진기자의실제무덤은평양이아닌중국하남성의옥수수밭한가운데있다고한다.

김명옥은‘남북한중·고등역사교과서의단군및고조선서술사연구’에서해방이후최근까지남과북의교과서가단군과고조선을어떻게쓰고있는지비교분석했다.1993년단군릉발굴이전과그후의북한역사교과서에는많은차이가있다.평양은단군과고조선의중심지가되었고,단군을왕칭에서실존한역사인물이자조선민족의원시조로확정했다.건국시기도서기전3000년경으로끌어올렸다.단군은하나의이념이되었으며‘조선민족제일주의’의토대가되었다.
남한교과서는일제식민사학자들의단군부정론을여전히계승하고있다고평가했다.단군은역사속실존인물이아닌신화로서술된다.역사학자들이말하는‘단군신화의역사성’이란말은단군을역사로인정하는듯한뉘앙스지만실제로는단군의실재성을인정하는것이아니다.단군은고려때민족의위기를극복하기위해서만들어졌고,만들어진단군이민족의위기때마다가령조선과구한말에다시호명되어서민중을하나로묶어주는역할을한것,이것을‘단군신화의역사성’이라고하는것이다.교과서에서는‘민족문화전통의정신적지주’라는식으로표현된다.

최진섭은‘환단고기전수자이유립과민족의주체사관’에서『한암당이유립사학총서』,『이유립평전-백년의여정』(양종현),『환단고기』(안경전역주)의해제를참조하여이유립의삶과역사관을정리했다.평북삭주출신인이유립은부친이관집이독립운동을했기때문에어릴때부터오동진,이상룡등과같은독립운동가를보고자랐으며,부친과함께광개토비를답사하기도했던『환단고기』를편찬자운초계연수를자주접하며학문적영향도받았다.이유립은유학자들의중화사대주의노예사관을비판했으며,이에맞서민족의주체사관을바로세우려했다.그는김부식의신라중심주의사관을부정하고,고구려중심주의사관을제시했다.역사는아와비아의투쟁이라는신채호의역사관을계승한이유립은이병도의실증사관을숭명사대주의잔존사관,식민사관을계승한양두(羊頭)사관이라비판했다.굴종적사대주의를배격한이유립은해방이후에는민족의주체성과함께평화적자주통일을역설했다.

-통일이념과진보적민족주의

이책에는통일운동진영의원로였던강희남,박순경의유고도실려있다.이두분의공통점은신학교수,목사이면서통일운동가의삶을살다가셨으며,말년에『환단고기』를깊이있게연구했다는점이다.
박순경은생전에“통일신학에주력하기로마음먹은1970년대부터한국역사책을찾아봤는데민족문제를제대로밝힌역사학자를찾지못했어.”라며아쉬움을털어놨다.『환단고기』를접한뒤에야민족문제의실마리를풀단서를찾은셈이었다.강희남은『새번역환단고기』서문에서“내가무엇한가지쓸만한것을찾아볼수가없는세월을살다가어두운밤길에작은반디불을맞난(만난)것처럼한가닥희망의빛을본것이있으니곧『환단고기』라는책이다.”라며『환단고기』를접했을때의심정을밝혔다.그는『환단고기』에서“뚜렷한주체사관을발견하고‘여기에우리민족의갈길이있구나’하고홀로기쁨에잠겼다.”라고썼다.

통일운동가이며진보적민족주의자라할수있는박순경,강희남두분이『환단고기』에보인반응은시사하는바가크다하겠다.
이분들이『환단고기』를연구한이유는민족의시원을찾으려는것과함께남북분단이반세기넘도록지속되는상황에서통일이념,통일의구심점을찾기위한작업의일환이라여겨진다.박순경교수는“한국사학자들도민족시원을잘몰라.진보진영이걱정할것은제대로된민족주의가없다는것이야.민족의과잉이아니라민족의결핍이지.”라는말을했다.민족의시원,근원,뿌리가제대로밝혀지지않으면,민족통합의명분을찾는데어려움이따를수있다.실제로일부지식인들은고구려,백제,신라에민족동질감이없었을텐데,굳이남북이하나로합쳐야할이유가무엇이냐라는도발적물음을던지기도한다.이런분열적사고는남북분단이기정사실화된젊은세대에게적지않은영향을미치고있다.분단이후발생한다양한남북의이질감을좁히려는노력과함께남북의동질감,민족의공통점을찾기위한노력은통일운동의과정에서빼놓을수없는일이라하겠다.

이런관점에서여러필자가단군을통해민족의동질감을회복해야함을강조했다.
“단군과고조선의인식에대한성찰은가까운미래를위한것이기도하다.남과북의체제와단절된시간간극을우리의공동역사가메울수있을것이다.그역사의첫머리에는단군과고조선이놓여있다.”(김명옥)
“단군과고조선은남과북이서로서로공유할수있는역사바로세우기가치의영역이다.이런분야에서의공동연구와협력이늘어날수록통일의그날은더욱앞당겨질것으로확신한다.”(최재영)
“지금은국민이역사를공부하는시민역사학시대이다.또한남북통일을대비한통일사관을준비해야할시대이다.역사는사학자의전유물이결코아니다.”(이완영),
“쇼비니즘(국수주의)을경계하면서도식민사관을극복하고민족의원형을회복하기위해서,그리고21세기의통일이념을준비하기위해서는지식인들이우리민족의‘오래된미래’인단군을되살리는작업에착수해야할것이다.”(최진섭)

단군과고조선에관한올바른역사인식이남북교류,통일의주요한연결고리가될수있다는관점에서볼때이책에실린북한학자림광철의‘단군관계비사환단고기에반영된력사관’(력사과학,2021년4호)은매우중요한텍스트이기도하다.림광철은이글에서“이처럼『환단고기』는내용서술에서비록주관적이고과장확대해놓은부분그리고근대에만들어낸부분도있지만한편으로는일정한력사사료에근거하여우리민족사관을옳게정립전개하려고한긍정적인측면도찾아볼수있는것이다.”라고밝혔다.그는이에덧붙여“앞으로이문제에관한연구를더욱심화시켜단군및고조선력사와고구려력사를사료적으로풍부히하는데이바지해나가야할것이다.”라고썼는데,이런연구는남북의역사학자들이함께머리를맞댄다면기대이상의성과를끌어낼수도있을것이다.

-이책의발간이갖는특별한의미세가지

『환단고기에서희망의빛을보다』에는이전의환단고기류의책과다른세가지특이점이있다.
첫째,『환단고기』를현대에전수한이유립의사관,가치관을재조명했다.이유립의글은생전에국수주의적이고,보수적민족주의성향이강한매체에주로실렸고,이러한이유로진보적성향의민족주의자들에겐친숙하지않은인물이었다.그런데이번에『한암당이유립사학총서』(1983)에실린글을통해그가강조하는‘민족의주체사관’이사대주의를반대하는진보적민족주의자의지향과거의일치함을확인할수있었다.이는『한암당이유립사학총서』를편집한전형배와의인터뷰를통해서도확인할수있었다.이유립은국수주의자라기보다는자주적평화통일을강조하는진보적민족주의자였다.
둘째,홍범도,오동진,안창호,신채호,정인보,김교헌,조소앙등독립운동가들이단군을중시했고,환단고기의역사적인식과맥을같이했다는점을밝혔다.이와함께평생통일운동에앞장섰던강희남,박순경같은진보적민족주의자자들이『환단고기』에관해쓴글을실었는데,이들의관점이독립운동가들의단군관과맥을같이한다는사실을잘보여주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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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최근(2021년)에북의학자가『환단고기』에관해언급한글을함께게재했다.그동안북의사학자들이『규원사화』(북애노인,1675년)를언급하기는했지만,환단고기를인용하는사례는찾기어려웠으며,이책에소개한림광철의‘단군관계비사환단고기에반영된력사관’처럼『환단고기』를주제로한논문은매우귀한글이라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