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압도적 우위에도 긴장의 끈을 놓지 않는 지극히 끈끈하고 섬세한 배구, V리그의 거의 모든 역사
2005시즌 프로리그 출범부터 20년이 넘어가는 V리그의 역사, 그리고 선수들의 활약을 망라했다. 우선 정규리그의 레이스 전개와 챔피언결정전의 결정적 장면, 해당 시즌 팀별 포지션 전력, FA와 트레이드 움직임 등을 빠짐없이 다뤘다. 또 무엇보다 선수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성장 과정과 계기, 우승을 향한 질주, 이적 배경 등 속 깊은 사연들을 담았다.
◎ 타점 높은 스파이크, 타이트한 경기, 높은 훈련 강도의 리그
조용한 승부사와 화끈한 끝내기, 톡톡 튀는 ‘해피 에너지’까지
모든 구단이 강팀의 면모를 갖추면서 이제 선두와 상위권 경쟁이 시즌 막판까지 치열하게 이어진다. 세밀한 조직력의 배구를 보려는 팬들로 관중 수가 늘어나고 시청률도 1퍼센트를 넘어섰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스타플레이어들의 생동감 넘치는 플레이와 슈퍼 루키의 탄생, 몸을 던지는 베테랑의 헌신, 봄 배구의 매력이 모두 맞물려 일어난 결과다.
◎ 1부, 시즌 스케치
리그가 출범한 첫해의 풍경은 지금과 사뭇 달랐다. 5개 팀이 겨우 1라운드와 2라운드를 치렀을 뿐이다. 흥국생명이 4시즌에 걸쳐 3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동안 김연경도 정규리그 MVP와 챔피언결정전 MVP를 각각 3차례 수상했다. FA 제도가 처음 시행된 2007/08시즌, 정대영과 이숙자를 FA로 영입한 GS칼텍스가 흥국생명을 꺾고 부활했다. 2009/10시즌 김연경이 해외 리그로 진출한 뒤 KT&G가 몬타뇨 등을 앞세워 우승했다. GS칼텍스의 대체선수 데스티니도 잊을 수 없다. ‘몰빵 배구’라는, 외국인 선수에게 공격력이 편중되는 숙제가 그 무렵 제기됐다. 현대건설도 서서히 진면목을 드러냈다. 2012/13시즌 막내 구단 IBK기업은행이 리그에 일대 혁신을 몰고 왔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돌풍이었다. 베띠가 컴백한 GS칼텍스가 중간에 한 번 우승을 가로챘을 뿐 IBK기업은행이 6시즌에 걸쳐 2년 주기로 3차례 우승을 달성했다. 이른바 징검다리 우승이었다. 그 무렵 어두운 터널을 벗어난 흥국생명이 이재영의 영입으로 깨어나 9시즌 만에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 진출과 흥국생명 상승세에 힘입어 여자배구의 인기가 끓어올랐다. 시청률이 오르고 관객 만원사례를 이루며 흥행가도를 달렸다. 경기 시작 시간도 ‘평일 오후 5시’라는 굴레를 벗고 남자배구처럼 오후 7시로 옮겼다. 2017/18시즌 꼼짝하지 않던 한국도로공사도 6개 팀 중 맨 마지막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IBK기업은행은 ‘6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이라는 역사를 쓴 뒤 내리막을 걸었다. 2018/19시즌 흥국생명이 10년 만에 우승컵을 되찾을 때 누구도 다시 추락을 떠올리지 않았다. 양효진은 11시즌 연속으로 블로킹 1위를 지켜냈다. 통산 득점 1위이기도 했다. 그 동안 코로나19라는 재난 변수로 시즌이 두 번(2019/20시즌, 2021/22시즌)이나 조기 종료됐다. 그때 포스트시즌이 진행되지 않아 우승팀이 나오지 않았다. 2020/21시즌에 GS칼텍스의 트레블, 2022/23시즌에 챔피언결정전 리버스 스윕(한국도로공사)이라는 진기록이 나왔다. 2021/22시즌 ‘제7 구단’ 페퍼저축은행이 리그에 합류하면서 정규리그의 경기 수도 팀당 36경기, 총 126경기로 늘어났다. 팀당 일주일에 2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일정이었다. 한마디로 상전벽해였다.
◎ 2부 열정의 역사
코트에 넘치는 강렬한 에너지와 웜업존의 긴장감, 함성과 열기. 작전타임에 감독의 지시가 끝나면 주장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해보자, 해보자, 후회 없이.” 평소엔 조용하고 차분하지만 경기에 돌입하면 몸을 사리지 않는 선수가 있다. 유망주처럼 준비된 선수도 있다. 공격력이 떨어져도 베테랑은 변함없이 코트와 웜업존에서 자신의 일을 한다. 현대건설이 실업배구의 강호이던 시절, 장소연과 이명희가 정대영에게 멘토가 돼주었듯이, 정관장 시절 한송이는 박은진과 정호영에게 멘토 노릇을 다시 하며(GS칼텍스에서 이소영에게 그랬듯이) 두 선수의 뒤를 든든히 받쳤다. 프로배구가 시작하기 전 은퇴한 장소연은 2009/10시즌 신인 드래프트를 거쳐 KT&G로 돌아왔다. 그해 몬타뇨가 팀의 공격을 주도할 때 장소연은 맏언니이자 신인으로 팀의 분위기를 다잡았다.
동료들에게 에너지를 건네주는 선수도 있다. 그는 팀의 주포가 공격에 집중할 수 있게 뒤에서 잘 받쳐주는 역할을 맡는다. 2017/18시즌 한국도로공사가 ‘3인 리시브’에서 박정아를 빼고 ‘2인 리시브’ 체제로 가동해 우승을 차지할 때 온몸을 던진 임명옥과 문정원의 공은 지대했다. 2012/13시즌 IBK기업은행이 창단한 지 2시즌 만에 우승할 때 이정철 감독은 우승 소감에서 ‘언니들’인 이효희와 윤혜숙, 남지연 셋의 이름을 먼저 불렀다. 특히 남지연은 수비를 단순히 뒤에서 선수들을 받치는 역할 정도가 아니라 상대 공격수에게 날리는 ‘심적인 펀치’로 생각했다. 상대의 공격을 무력화하는 것이 공격의 시작이라는 생각이었다. 2023/24시즌을 앞두고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무릎 부상으로 은퇴를 고려하는 김해란을 “1년만 더 버티면 안 되겠냐?”며 붙잡았다. 아본단자 감독은 그해 챔피언결정전에서 위기의 순간 김해란을 투입했다. 김해란의 말이다. “뛰다가 나온 적은 있어도 벤치에 있다가 들어간 적은 한 번도 없었거든요. 너무 떨렸어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긴장감이 드는데 한편으로는 너무 재밌더라고요.” 마지막 경기에서 그는 리시브효율 53.3퍼센트를 기록했다. 마무리까지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들의 모습, 책은 그 열정의 역사를 담았다.
◎ 타점 높은 스파이크, 타이트한 경기, 높은 훈련 강도의 리그
조용한 승부사와 화끈한 끝내기, 톡톡 튀는 ‘해피 에너지’까지
모든 구단이 강팀의 면모를 갖추면서 이제 선두와 상위권 경쟁이 시즌 막판까지 치열하게 이어진다. 세밀한 조직력의 배구를 보려는 팬들로 관중 수가 늘어나고 시청률도 1퍼센트를 넘어섰다.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스타플레이어들의 생동감 넘치는 플레이와 슈퍼 루키의 탄생, 몸을 던지는 베테랑의 헌신, 봄 배구의 매력이 모두 맞물려 일어난 결과다.
◎ 1부, 시즌 스케치
리그가 출범한 첫해의 풍경은 지금과 사뭇 달랐다. 5개 팀이 겨우 1라운드와 2라운드를 치렀을 뿐이다. 흥국생명이 4시즌에 걸쳐 3차례 우승컵을 들어 올리는 동안 김연경도 정규리그 MVP와 챔피언결정전 MVP를 각각 3차례 수상했다. FA 제도가 처음 시행된 2007/08시즌, 정대영과 이숙자를 FA로 영입한 GS칼텍스가 흥국생명을 꺾고 부활했다. 2009/10시즌 김연경이 해외 리그로 진출한 뒤 KT&G가 몬타뇨 등을 앞세워 우승했다. GS칼텍스의 대체선수 데스티니도 잊을 수 없다. ‘몰빵 배구’라는, 외국인 선수에게 공격력이 편중되는 숙제가 그 무렵 제기됐다. 현대건설도 서서히 진면목을 드러냈다. 2012/13시즌 막내 구단 IBK기업은행이 리그에 일대 혁신을 몰고 왔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돌풍이었다. 베띠가 컴백한 GS칼텍스가 중간에 한 번 우승을 가로챘을 뿐 IBK기업은행이 6시즌에 걸쳐 2년 주기로 3차례 우승을 달성했다. 이른바 징검다리 우승이었다. 그 무렵 어두운 터널을 벗어난 흥국생명이 이재영의 영입으로 깨어나 9시즌 만에 정규리그 1위를 차지했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 진출과 흥국생명 상승세에 힘입어 여자배구의 인기가 끓어올랐다. 시청률이 오르고 관객 만원사례를 이루며 흥행가도를 달렸다. 경기 시작 시간도 ‘평일 오후 5시’라는 굴레를 벗고 남자배구처럼 오후 7시로 옮겼다. 2017/18시즌 꼼짝하지 않던 한국도로공사도 6개 팀 중 맨 마지막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IBK기업은행은 ‘6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 진출’이라는 역사를 쓴 뒤 내리막을 걸었다. 2018/19시즌 흥국생명이 10년 만에 우승컵을 되찾을 때 누구도 다시 추락을 떠올리지 않았다. 양효진은 11시즌 연속으로 블로킹 1위를 지켜냈다. 통산 득점 1위이기도 했다. 그 동안 코로나19라는 재난 변수로 시즌이 두 번(2019/20시즌, 2021/22시즌)이나 조기 종료됐다. 그때 포스트시즌이 진행되지 않아 우승팀이 나오지 않았다. 2020/21시즌에 GS칼텍스의 트레블, 2022/23시즌에 챔피언결정전 리버스 스윕(한국도로공사)이라는 진기록이 나왔다. 2021/22시즌 ‘제7 구단’ 페퍼저축은행이 리그에 합류하면서 정규리그의 경기 수도 팀당 36경기, 총 126경기로 늘어났다. 팀당 일주일에 2경기를 소화해야 하는 일정이었다. 한마디로 상전벽해였다.
◎ 2부 열정의 역사
코트에 넘치는 강렬한 에너지와 웜업존의 긴장감, 함성과 열기. 작전타임에 감독의 지시가 끝나면 주장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해보자, 해보자, 후회 없이.” 평소엔 조용하고 차분하지만 경기에 돌입하면 몸을 사리지 않는 선수가 있다. 유망주처럼 준비된 선수도 있다. 공격력이 떨어져도 베테랑은 변함없이 코트와 웜업존에서 자신의 일을 한다. 현대건설이 실업배구의 강호이던 시절, 장소연과 이명희가 정대영에게 멘토가 돼주었듯이, 정관장 시절 한송이는 박은진과 정호영에게 멘토 노릇을 다시 하며(GS칼텍스에서 이소영에게 그랬듯이) 두 선수의 뒤를 든든히 받쳤다. 프로배구가 시작하기 전 은퇴한 장소연은 2009/10시즌 신인 드래프트를 거쳐 KT&G로 돌아왔다. 그해 몬타뇨가 팀의 공격을 주도할 때 장소연은 맏언니이자 신인으로 팀의 분위기를 다잡았다.
동료들에게 에너지를 건네주는 선수도 있다. 그는 팀의 주포가 공격에 집중할 수 있게 뒤에서 잘 받쳐주는 역할을 맡는다. 2017/18시즌 한국도로공사가 ‘3인 리시브’에서 박정아를 빼고 ‘2인 리시브’ 체제로 가동해 우승을 차지할 때 온몸을 던진 임명옥과 문정원의 공은 지대했다. 2012/13시즌 IBK기업은행이 창단한 지 2시즌 만에 우승할 때 이정철 감독은 우승 소감에서 ‘언니들’인 이효희와 윤혜숙, 남지연 셋의 이름을 먼저 불렀다. 특히 남지연은 수비를 단순히 뒤에서 선수들을 받치는 역할 정도가 아니라 상대 공격수에게 날리는 ‘심적인 펀치’로 생각했다. 상대의 공격을 무력화하는 것이 공격의 시작이라는 생각이었다. 2023/24시즌을 앞두고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무릎 부상으로 은퇴를 고려하는 김해란을 “1년만 더 버티면 안 되겠냐?”며 붙잡았다. 아본단자 감독은 그해 챔피언결정전에서 위기의 순간 김해란을 투입했다. 김해란의 말이다. “뛰다가 나온 적은 있어도 벤치에 있다가 들어간 적은 한 번도 없었거든요. 너무 떨렸어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긴장감이 드는데 한편으로는 너무 재밌더라고요.” 마지막 경기에서 그는 리시브효율 53.3퍼센트를 기록했다. 마무리까지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들의 모습, 책은 그 열정의 역사를 담았다.
V리그 연대기 : 식빵언니, 클러치박, 배천, 최리, 블로퀸, 쏘캡까지 - 루틴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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