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중화요리의 탄생 : 음식에 담긴 화교의 삶과 역사 - 역사의 길 10

한국 중화요리의 탄생 : 음식에 담긴 화교의 삶과 역사 - 역사의 길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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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주희풍

저자:주희풍

재한화교3세대로인천화교학교(仁川華僑學校)를졸업하고대학원에서중국학및중어중문학을전공했다.인하대학교,서울대학교,가천대학교등에서강의와연구를해오면서인천화교에관한<개항이후인천의외국인들>,<중화루의얼굴간판>,<인천의근대각석>등의조사에참여했다.한국중화요리연구와집필에힘쓰고있으며현재인천화교협회및인천화교학교이사회에서외무부회장과행정부이사장을겸직하고있다.

목차


프롤로그·5

1장고급중화요리점이야기.19
인천화교사회의형성.21
인천의고급중화요리점흥행.27
한국화교의연회요리쓰얼바.33
한국화교의결혼식참석하기.42
한국중화요리속의쓰촨요리.50
한국화교사회에서‘중국집’접시닦이부터주방장까지.56

2장면류이야기.63
월병이야기속의호떡그리고송편.65
인천삼불관짐꾼노동자들의끼니호떡강터우.77
뉴스기사속뜻밖의중국음식왕만두.82
한국의중화요리우동다루ㅤㅁㅖㄴ.86
한국의훈툰,‘훈탕’과‘완탕’.91
짜장면의중국재상륙.94
짬뽕의승승장구.102

3장요리류이야기.109
중화루의대표요리‘용호투’.111
100년전한중퓨전요리양장피.115
청관의프라이드치킨짜바께.121
자오둥반도지역의설음식전가복.126
라조기재료에담긴한국화교이야기.134
텍사스가광동요릿집의생성의광동식탕수육‘구루러우’.138
만한전석의난자완스.143
싸리재평화각의‘덴뿌라’.148
짜춘권,봄을깨물다!.152
한국에만있는중화요리유산슬.158
화농과화상의요리‘부추잡채’.163
해삼쥬스.168
1920~1930년대의중화요리소개.174

에필로그.193
미주.202

출판사 서평

부두노동자의끼니는‘호떡’

먼저중국인부두노동자의끼니는무엇이었을까?저자는“베어물기힘들정도로딱딱하게구운호떡”의일종인‘강터우’라고주장한다.강터우(?頭)는‘짐꾼의우두머리’라는뜻인데‘강’은지렛대를뜻하는한자어‘공(?)’의중국발음이고,‘터우’는우두머리‘두(頭)’의중국발음이다.긴지렛대양쪽에바구니를달아짐을나르던중국인노동자(짐꾼)들이즐겨먹던음식에서유래했다.“(부두에서)선적과하적에관한한·중·일간의이권다툼은물론짐꾼들끼리의다툼또한대단했다고한다.이런다툼속에서등장하는것이강터우다.‘강터우몇개?’가바로하루임금이자선택의기준”(82쪽)이었다.

강터우는1980년대까지만해도인천화교학교의점심단골메뉴이기도했다.다만,고기나야채,설탕이들어간호떡에비해“제일인기없는”호떡이었지만말이다.

그렇다면저자가주장하는짜장면의기원은무엇일까?‘중국산동출신노동자들이먹던값싼음식,인천차이나타운의공화춘에서시작’이라는‘설’과거리를둔다.저자는짜장면의기원을베이징의한다관(茶館)에서시작된것으로본다.“짜장면은중국에서는민국(民國,1912년)이후베이징의한다관에서처음만들어졌다는기록이있다.짜장면의베이징탄생설은중국에서는기정사실이다.작가이자중국인민대회당수석요리사였던우정거(吳正格)는《중국경동요리계통(中國京東菜系)》에서“짜장면을먹고자하거든짜오원(?溫)으로가라(要吃炸醬?,得到?溫去)”고했다.짜오원은민국초에개업한식당(다관)이고,다관손님들에게자주짜장면을내놓았다고한다.현재중국에서는이곳에서짜장면을제일먼저만들어판것으로보고있다.”(7쪽)

이밖에도중국의문인루쉰(魯迅,1881~1936)의소설,중국의극작가라오서(老舍,1899~1966)의연극,북한의고고학자도유호(都宥浩,1905~1982)의기록을통해짜장면의베이징기원을뒷받침한다.그래서저자는“짜장면은중국산둥지역의가정식이아닌베이징다관에서팔던고급국수요리이고,짜장면이생겨난시기는1912년전후다.게다가당시국수는지금처럼흔히먹을수있는음식이아니라잔치때나먹을수있는음식이었다.특히한국에서는더욱그러했다.이것을한국에진출한중국인부두노동자가값도싸고간편하게먹었다고하니,‘지금의잣대로과거를잰’격”(10쪽)이라고분석한다.

짜장면보다울면

개항기인천은영국의이화양행(怡和洋行),독일의세창양행(世昌洋行),미국의타운센드상회(Townsend商會),일본의서양식호텔인대불호텔(大佛Hotel),중국의스튜어드호텔그리고외국자본에맞선단체인인천항상협회(仁川港商協會)등이국제적도시의외관을이루고있었다.이시기중국에는세계에서가장큰규모의영국식품가공회사화기양행(和記洋行)이있었다.중국전역에지사를둔화기양행은옌타이(煙台,연태)와칭다오(靑島,청도)를비롯한중국교동지역에투자를확대했다.이런배경속에서게살통조림,일년감즙(토마토케첩),과일통조림,죽순통조림등의가공식품과일본인,서양인들이즐겨먹던양파,피망,양배추,당근등한국중화요리의식재료가이미인천을통해널리퍼지기시작했다.당연히이식재료덕분에인천차이나타운에는고급중화요리점이번성했다.

이때의메뉴중하나가짜장면이었으나‘다루몐(打??)’이라불렸던당시중국식우동이훨씬인기가많았다.걸쭉한국물의다루몐이바로화교사회에서‘원루몐(溫??)’이라고부르는울면이다.중국인이원루몐을좋아했던반면,한국인은맑은국물을더선호해서중화요리점의대표음식이되지못했다는분석은사뭇흥미롭다.

이밖에도짬뽕의유래와더불어지금‘짬뽕의전성시대’가어떠한과정을거쳐중화요리점의흥망성쇠를좌우하는메뉴가되었는지,반면에다양한메뉴에존재하던중화면류들은왜사라졌는지도살펴본다.탕수육,양장피,라조기,유산슬,부추잡채등과같이지금도대중적인중화요리는물론,중국식닭튀김인‘짜바께’부터용호투,덴뿌라,짜춘권,해삼쥬스등고급중화요리점과화교의잔치음식에서생겨나우리곁에왔다가지금은거의찾아보기힘든중화요리의탄생과소멸을쫓다보면어느새허기가질정도이다.

한국중화요리의뿌리,인천의화교들

저자는또한한국중화요리의근간을이루는화교의삶을‘중국음식’과버무려낸다.개화기,식민지조선을거쳐한국으로중국식자재를들여온화상(華商),낯선땅에서중국식자재를심고키워낸화농(華農)이화교로서정착하는과정도세밀하게그려낸다.그들의중심에는음식,중화요리가늘함께했다.질시와멸시,녹녹치않았을화교의삶과역사또한저자는덤덤하게기록한다.

음식인문학을연구하고집필하는한국학중앙연구원한국학대학원의주영하교수는“당사자인화교3세가쓴이책은내부자의시선이듬뿍담겨있어새롭다.특히한국인이가장좋아하는짜장면과짬뽕의역사에관한저자의시선은기존한국학계의논의와다르면서도근거로삼은사료는오히려명확하다.그래서이책은한국중화요리의역사를새롭게바라보도록도와준다.…나는한국화교를만나음식이야기를나눈적이제법있지만,매번인터뷰도구를챙기고돌아설때면그들이무언가다털어놓지않고있음을직감하곤했다.나는그이유가150년가까이된한국화교의역사가품고있는한국인의오해와질시,그리고그들이체감한경계심때문이라고생각한다.이책을읽으면서한국화교가나에게털어놓지않았던한국중화요리이야기를속시원하게들은기분이다.”라며이책을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