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면의 품격 (맛의 원리로 안내하는 동시대 평양냉면 가이드)

냉면의 품격 (맛의 원리로 안내하는 동시대 평양냉면 가이드)

$12.00
Description
말 많고, 이야깃거리가 풍부한 평양냉면의 본격 가이드북!
한식에서 평양냉면이 갖는 특이성과 비평적 가치를 인지하고 오랫동안 평양냉면을 다뤄온 음식 비평가 이용재가 미각의 원리로 그려내는 평양냉면 맛 지도 『냉면의 품격』. 지난 4월 개최된 남북정상회담 만찬 자리에 평양 옥류관의 냉면이 오르면서 평양냉면은 폭발적인 관심의 한가운데 선 평양냉면을 본격적으로 다룬 음식 비평서이다.

평양냉면의 인기가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평양냉면은 지난 몇 년 동안 꾸준한 인기를 누리며, 20~30대 젊은 층을 포함한 마니아층을 형성했고 미식의 지표로 자리매김했다. 일반 가정에서 요리해 먹을 수 없는 난이도 높은 음식이자 평균 한 그릇 가격이 1만 원이 넘는 고급 한식으로 자리 잡았고, 비교적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노포도 많은 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밍밍한 음식이라는 혹평이 존재할 정도로 호불호가 뚜렷이 갈리는 음식이기도 하다.

이 책은 평양냉면에 대한 정보의 단순 나열과 조합이 아닌, 서울·경기 지역의 본격적인 평양냉면 서른한 곳을 리뷰하며 면, 국물, 고명, 반찬 등 냉면 한 그릇을 구성하는 각각의 요소들을 세밀하게 분석하고 평가하고 있다. 메밀이 함유된 면에서 느껴지는 특유의 고소한 맛, 뜨거운 고기 국물처럼 진하게 끓일 수 없어 더 어려운 냉면 국물이 이루는 짠맛과 감칠맛의 균형, 고명으로 올라간 각종 채소와 고기의 질감, 그리고 식당의 접객 수준과 환경까지 꼼꼼히 음미하면서 제대로 알고 먹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실용적인 가이드의 역할까지 훌륭하게 해준다.
개별 평양냉면이 내는 맛에 집중하는 이 책은 기본적인 식당 정보뿐 아니라 면, 국물, 고명·반찬, 접객·환경, 총평이라는 다섯 개 항목으로 구성된 평가표를 담아 각 평양냉면의 장단점과 특징을 한눈에 파악하고, 서로 다른 냉면을 보다 용이하게 비교해볼 수 있도록 했다. 더불어 책에서 다룬 식당들의 위치를 정리한 ‘평양냉면 맛 지도’와 ‘리뷰 노트’를 수록해 직접 평양냉면 순례를 하고, 정교한 맛보기를 시도해볼 수 있도록 했다.
저자

이용재

저자이용재는음식평론가.한양대학교건축학과와미국조지아공과대학건축대학원을졸업했다.음식전문지《올리브매거진》에한국최초의레스토랑리뷰를연재했으며,《조선일보》,《경향신문》,《에스콰이어》,《GQ》등에기고했다.홈페이지(www.bluexmas.com)에음식문화관련글을꾸준히올린다.한국음식문화비평연작의일환으로『한식의품격』과『외식의품격』을썼으며,『실버스푼』,『철학이있는식탁』,『식탁의기쁨』,『뉴욕의맛모모푸쿠』,『뉴욕드로잉』,『그때그곳에서』,『창밖뉴욕』등을옮겼다.

목차

추천의말
들어가는말:‘평냉’의이데아

1.공인된노포:한국평양냉면의뿌리들
우래옥|의정부평양면옥|장충동평양면옥|을밀대

2.선발주자:평양냉면의가지들
을지면옥│필동면옥│논현동평양면옥│벽제갈비-봉피양│장수원│강서면옥│
평가옥│평래옥│대동관│부원면옥│남포면옥│수원평양면옥

3.후발주자:2000년대이후등장한시도들
정인면옥│능라도│배꼽집│로스옥│동무밥상│서경도락│진미평양냉면│
금왕평양면옥│삼도갈비│능라밥상│평양옥│평화옥

4.느슨하게평냉:평양냉면의문법을차용한메밀면요리
무삼면옥│광화문국밥│고기리장원막국수

맺는말:‘평냉’의미래

부록
평양냉면맛지도
평양냉면리뷰노트

출판사 서평

3대째이어온노포부터평양냉면을응용한메밀의신세계까지,
올여름,평양냉면탐방을위해필요한단한권의책!

“단골냉면집부터찾아봤다.총점별세개.나쁘지않군!유명세에비해실망스러웠던그곳은,별하나반.역시!익숙한상호를찾아정신없이넘기다가차츰표현하나하나를음미하듯읽게됐다.작품에대한길잡이를넘어그자체로감동적인평론이있다.음식과식당에대한정보를얻기위해펼쳤는데생생하고흥미진진한서른한편의이야기를만났다.”―조남주(소설가)

“누구나즐길수있고,누구나향유하고있는대중적인대상을비평한다는것은어려운일이다.그럼에도불구하고비평은가장대중적인어떤곳에서필요로하는‘문장’이라고나는믿는다.이번엔평양냉면이다.당신이평양냉면을사랑하든,혹은맹맹한국수따위절대안먹는다고주장하든이책은그사이를관통하며당신에게정교한맛보기의즐거움을선사해줄것이라고생각한다.”―변영주(영화감독)

지금가장핫한바로그음식,
‘평양냉면’을위한최초의본격가이드북
지난4월개최된남북정상회담만찬자리에평양옥류관의냉면이오르면서평양냉면은폭발적인관심의한가운데섰다.평양냉면의인기가어제오늘의일은아니다.‘평뽕(평양냉면의중독성을빗댄표현)’,‘평부심(평양냉면자부심)’등의각종신조어를낳을만큼평양냉면은지난몇년동안꾸준한인기를누리며,20~30대젊은층을포함한마니아층을형성했고미식의지표로자리매김했다.이뿐아니라‘진정한맛을느끼려면식초,겨자,다대기는넣지말아야한다’,‘면을가위로잘라서는안된다’등마치의식을치르듯‘평냉’을떠받드는태도를낳기까지했다.다른한편‘밍밍한음식’이라는혹평이존재할정도로평양냉면은호불호가뚜렷이갈리는음식이다.또한일반가정에서요리해먹을수없는난이도높은음식이자평균한그릇가격이1만원이넘는고급한식으로자리잡았고,비교적오랜역사를자랑하는‘노포’도많은편이다.한마디로말많고,이야깃거리가풍부한음식이바로평양냉면이다.
이책은이처럼높은관심과독특한위상을차지하고있는평양냉면을본격적으로다룬최초의음식비평서이다.사실간단한온라인검색으로도접할수있는평양냉면에대한정보는넘쳐난다.게다가거의모든음식점이‘맛집’이라광고되는맛집과잉시대가아닌가.하지만평양냉면만큼고유한완성도나나름의역사와스토리텔링을갖추고있는음식이라면정보의단순나열과조합이아닌,체계적인이해에바탕을둔분석과정리작업이필요하다.더불어(옥류관의냉면이재점화한바있는)‘진짜’평양냉면을둘러싼실체없는갑론을박에서벗어나,현재우리가즐겨소비하고있는동시대평양냉면의양태를살펴볼필요가있다.본격평양냉면가이드북이라할만한책을읽고,냉면을먹고,이야기나누기에더없이시기적절한때가또한바로지금이다.

제대로알고먹고싶은사람들을위한책
미각의원리로그려내는동시대평양냉면맛지도

2017년한매체에서‘올해의저자’로선정되기도한음식비평가이용재는한식에서평양냉면이갖는특이성과비평적가치를인지하고오랫동안평양냉면을다뤄왔다.홈페이지나잡지기고를통해꾸준히평양냉면전문점리뷰를써왔고,전작『한식의품격』에서는평양냉면을‘한식의거울’로규정해분석함으로써한식을위한맛의과학을논하기도했다.이번책은그러한작업의연장선상에서서울·경기지역의본격적인평양냉면서른한곳을리뷰하며,동시대평양냉면의맛지도를그려낸다.요컨대예외적인한식담론을펼쳐온저자가예외적인입지를점하고있는평양냉면을단독주제로삼은것이다.
이책은무엇보다개별평양냉면이내는‘맛’에집중한다.면,국물,고명,반찬등냉면한그릇을구성하는각각의요소들을세밀하게분석하고평가하고있다.예를들어메밀이함유된면에서느껴지는특유의고소한맛,뜨거운고기국물처럼진하게끓일수없어더어려운냉면국물이이루는짠맛과감칠맛의균형,고명으로올라간각종채소와고기의질감,그리고식당의접객수준과환경까지꼼꼼히음미한다.이과정에서저자는‘슴슴한국물’,‘툭툭끊어지는면발’과같이평양냉면에대해흔히유통되는표현으로맛을묘사하지않는다.나아가흔히슴슴하고밍밍하다고일컬어지는맛이어떻게만들어졌는지설명하고,평양냉면의정체성또는미덕이라고통용되는공식이나관념이맛의기준에서과연최선인지재고한다.이를테면특정계열의냉면에들어가는고춧가루가하나의전통이자감정적인요소이상으로맛에실질적인보탬이되는지,습관처럼올라가는삶은달걀이평양냉면의세심하고미묘한면과국물에어울리는고명인지질문을던진다.이는냉면의현대화와체계화를위한비판적문제의식으로서더없이값진작업이라할수있다.
“능수능란하게피어나는메밀면의까슬함”,“아슬아슬한감칠맛”,“공업의맛”,“최선을다한모사”처럼귀와입에착착감기는맛의언어를읽다보면(평가결과가비록부정적일때에도)시원한냉면한사발이간절해진다.그럴때를대비하여,다시말해평양냉면의세계를실제로깊이있게탐방해보고싶은독자들을위해이책은실용적인가이드의역할도훌륭하게해낸다.기본적인식당정보뿐아니라면,국물,고명·반찬,접객·환경,총평이라는다섯개항목으로구성된평가표를담아내각평양냉면의장단점과특징을한눈에파악하고,서로다른냉면을보다용이하게비교해볼수있다.사발개수로표현한별점역시빼놓을수없는흥미요소다.이와함께책에서다루고있는식당들의위치를정리한‘평양냉면맛지도’와‘리뷰노트’를수록해직접평양냉면순례를하고,정교한맛보기를시도해보도록북돋고있다.

■면:

우래옥의장점은무엇보다완성도의일관성이다.한여름점심시간,로비를가득메울정도로손님이잔뜩밀린상황에서도냉면의완성도가크게떨어지지않는다.냉면,즉차가운국수라는이름에걸맞게서늘함에서오는기분좋은긴장감이똬리를튼면에속속들이서려있다.이면을젓가락으로국물에풀어내는순간,청량감이국물로퍼지며한그릇의냉면이비로소완성된다.서늘하지만차갑지는않은온도위로능수능란하게피어나는메밀면의까슬함이돋보인다.(23쪽)

국물에비해면은미묘하도록나긋나긋해재미있는대조를이룬다.압출,즉틀에반죽을넣고뜨거운물위에짜내는방식으로순간을잘포착했다.가늘지만힘이아주없지는않아적어도한대접을다비울때까지는버텨주는데다가미세하게돋아있는꺼끌꺼끌함이지루함도막아준다.(60쪽)

■국물:

이론과논리로쌓은맛이있고세월과경험으로쌓은맛이있는데,이국물은후자의완성형같은느낌을준다.조금과장을보태흑마술이나연금술이개입한건아닐까하는생각이들지경이다.균형을거의완벽하게이룬가운데맑음과감칠맛의대비가극적으로두드러진다.대체로국물이맑다면감칠맛이강할수록조미료의거칠음roughness도드러나기마련인데,그런자취가전혀없다.서늘함과차가움사이에서아슬아슬한,다른평양냉면전문점보다약간차다싶은온도도깔끔함에한몫보탠다.이모두를감안하면뒷맛도깔끔하다.가쓰오부시가대표하는일본식의‘맑지만감칠맛의켜가뚜렷한국물’에대응하는한국대표로손색이없다.(27쪽)

국물은짠맛위주에감칠맛이아슬아슬하게두드러진다.다시말해먹고난뒤의꺼끌꺼끌한여운이좀오래가는편이지만간신히불쾌하지않은선에서멈춘다.한편면도살짝질척거린다는느낌을떨칠수없지만의정부계열처럼질기지않고,굵기도적당히유쾌하다.(50쪽)

묵직하다면묵직할고기국물의균형을동치미국물로절묘하게잡았다.두켜가각각따로흐르는것같다가도머금고또삼키다보면어느새하나가되어있다.무겁지도가볍지도않으면서표정이뚜렷하고중심이잘잡혀있으니,양념갈비등의직화구이나딸려나오는여러반찬,특히매운맛에도크게휩쓸리지않고끝까지자기목소리를낸다.면은가닥가닥의존재감이까슬하니뚜렷하면서도한데모여든든함을구축한다.다소아이러니하지만‘밥같은냉면’이라는표현이잘어울린다.(53쪽)

단순히고기국물의대체라고폄하하기에동치미국물은나름의확실한미덕을지니고있다.고기국물에딱히뒤지지않는자신만의확실한켜와두께를발효의감칠맛으로확보했을뿐아니라시원함마저갖추고있다.게다가그자체로완결된간을갖추고있으니흔히전해내려오는‘진짜’평양냉면의추억(‘긴겨울밤에야식으로차가운국물에말아뜨끈한아랫목에서먹었다.그차가움과뜨거움이공존하는경험때문에겨울냉면이참맛이다.’)은물론,메밀특유의고소함과더잘공명하는바탕일수있다.또한고기국물과‘블렌딩’할경우결이다른감칠맛을공유하는한편,켜와두께를상호보완하고시원함으로마무리해줌으로써큰시너지효과를낼수있다.(79쪽)

긍정적인의미에서‘솔직하다’는표현이어울릴정도로뒷맛도매우깔끔하다.마늘같은오신채부터과도한고춧가루나화학조미료탓에한식의뒷맛은대체로텁텁하거나불쾌하다.평양냉면도텁텁함에서자유롭지않은가운데,평양옥의냉면국물은드문예외이다.보란듯제분기를내놓고뽑는메밀100퍼센트의‘순면’도국물이깔아놓은솔직함의멍석위에서고소함과신선함을또렷하게발산한다.(126쪽)

■고명및반찬:

면의질감을감안하면좀더얇아도좋을쇠고기는큰의미가없고,짭짤하게절인오이가의외의‘깜짝스타’이다.면의선명함과딱딱함,퍼지는듯한국물의감칠맛사이에서아주강한짠맛과오돌오돌한질감으로균형을잡아주면서방점을찍는다.녹태가낀듯노른자의표면이변색되고흰자의살점이군데군데뜯어진삶은계란과,마늘맛으로되레냉면을방해하는두가지김치(무와열무)까지그럭저럭막아주니이절인오이가정인면옥냉면의숨은조연이라고할수있다.(90쪽)

능라도도그렇게삶은계란을올렸었다.변화가반갑다.계란을감안하더라도좋은냉면이었기에더더욱그렇다.짠맛을중심으로감칠맛이비교적산뜻한국물도좋지만,굵으면서도부드러운면발이능라도의냉면에서가장밝게빛나는별이다.다만그런면과비교하면얇게부쳐가늘게채친계란지단의존재감이특히질감측면에서밀리는경향이있다.썰어넣은파는어디에도어울리지않으니빠졌으면좋겠지만,이를제외한다면오이와무모두맛과질감양쪽에서정확하게만족스러운한그릇의경험을위해면과국물을보좌한다.(93쪽)

원래로스옥의고기는얇게저민냉동소등심이었다.모든식재료에걸쳐생‘’에지나치게집착하는경향이있지만사실고기는냉동으로인한품질의열화가적다.게다가한식직화구이처럼얇게저며불에올릴경우재료의낮은온도가일정수준과조리로부터스스로를방어하는효과도갖는다.마지막으로이런과정을거쳐얇고뜨겁게구운,불맛을품은고기가냉면의또다른고명으로기능할때온도의강한대조를앞세워강한상승작용을낳을수있다.평양냉면순수론자라면치를떨지도모르지만의외의재미를맛볼수있는로스옥의조합이었다.(100~101쪽)

■맛의현대화및체계화:

핵심은‘현대화’이다.냉면을시키면맛보기로내오는제육이실마리를준다.우리와달리서양에서는베이컨으로나소비되던삼겹살을주요리용부위로재발견시켜준저온조리를거쳤다.덕분에비계의켜가매끈하고부드러우면서도살코기가뻣뻣하거나부스러지지않는다.(53쪽)

현대화의손길은면에서가장돋보이는데,열쇠는소금이다.모든음식과맛의기본이자핵심인소금이신기하게도평양냉면의면에서는간과되는경향이있다.소면부터파스타에이르기까지,웬만한세계의면에는반죽에든삶는물에든소금이반드시개입한다는사실을감안하면신기할정도다.광화문국밥에서는면의반죽에소금을쓸뿐만아니라삶는물에도간을해면과물,두체계의염분에일정수준균형을잡아준다.그결과꼬들거리는동시에부드러운질감의형용모순적가치를구현한다.(139쪽)

‘논현동평양냉면과비교해보니열등하다’는평가로결론지으려는것이아니다.그보다어떤의사결정과정이정확히이런맛으로귀결되었는지궁금할뿐이다.처음문을열었을때이런인상을받고약2년만에다시찾았는데똑같은인상이었다.과연이것이최선이었을까?원래는정확한복제를목표로삼았지만기록된자료로전수되지않은요인이영향을미쳐이런맛이나온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