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보 서한집  - 상응 3

랭보 서한집 - 상응 3

$16.00
Description
“나라는 것은 하나의 타자입니다.”

“모든 감각의 착란을 통해 미지에 도달해야 합니다. 고통은 어마어마하지만 강해져야 하고 시인으로 태어나야 합니다. 그리고 저는 스스로를 시인으로 인식했습니다. 그건 제 잘못이 아니예요.” 좌절과 실패의 과정 자체가 시의 주제가 되는 “때묻지 않은 야생 상태의 신비주의자” 프랑스 상징주의 시인 아르튀르 랭보의 서한집 출간!
저자

아르튀르랭보

저자:장니콜라아르튀르랭보
1854년10월20일프랑스시골소도시샤를빌에서태어나강퍅한홀어머니밑에서유년기를보냈다.라틴어작문대회에서수차례입상한우등생이었으나,열다섯살무렵부터본격적으로문학에몰두하며부르주아사회의불의와종교의위선을규탄하는시를썼다.가출을되풀이하다중학교를마치기전학교를그만두고파리코뮌에열광하며삶의변혁을이끌언어를모색한다.자신의작품을여러시인에게보내던중1871년베를렌의도움을받아상경,파리시인들의모임에서일약주목을받는다.그러나무분별한도발로이내문단에서멀어지고1872년베를렌과파리를떠나브뤼셀,런던을전전하며함께생활하지만둘의관계도한해만에파국으로끝난다.1873년《지옥에서보낸한철》을완성했으나인쇄대금을치르지못해책이유통되지않았고,이듬해엮은산문시집《일뤼미나시옹》의원고역시미간상태로남는다.1875년무렵돌연글쓰기를그만두고세계각지를방랑하다아프리카에자리잡는다.베를렌등의노력으로1880년대부터그의시가알려지기시작하면서대담한형식,강렬한이미지로젊은시인들사이에서반향을일으키지만상인이된랭보와는무관한일이었다.1891년골수암에걸려프랑스로돌아와다리절단수술을받은뒤그해11월10일마르세유에서사망한다.

역자:위효정
고려대학교에서철학및불어불문학을전공한뒤같은학교대학원불어불만학과에서석사학위를취득했다.현재파리낭테르대학에서랭보의시에대한박사논문을준비하고있으며《랭보사전》(ClassiquesGarnier,2021)집필에참여했다.

목차

창작시기1870~1875
1870년초,샤를빌,조르주이장바르에게남긴메모171870년5월24일,샤를빌,테오도르드방빌에게보낸편지18〈여름날아름다운저녁…〉,〈오필리아〉,〈나는한여신을믿습니다〉1870년8월25일,샤를빌,조르주이장바르에게보낸편지33〈니나를붙드는것〉
1870년9월5일,파리,조르주이장바르에게보낸편지44
1870년9월말,두에,폴드므니에게남긴메모46
1870년11월2일,샤를빌,조르주이장바르에게보낸편지47
1871년4월17일,샤를빌,폴드므니에게보낸편지51
1871년5월13일,샤를빌,조르주이장바르에게보낸편지55〈처형당한마음〉
1871년5월15일,샤를빌,폴드므니에게보낸편지63〈파리전가〉,〈나의작은애인들〉,〈웅크림들〉
1871년6월10일,샤를빌,폴드므니에게보낸편지83〈일곱살의시인들〉,〈교회의빈민들〉,〈어릿광대의마음〉
1871년6월20일,샤를빌,장에카르에게보낸편지93〈넋나간아이들〉
1871년7월12일,샤를빌.조르주이장바르에게보낸편지96
1871년8월15일,샤를빌.테오도르드방빌에게보낸편지99〈꽃에대해시인에게말해진것〉
1871년8월28일,샤를빌.폴드므니에게보낸편지110
1871년8월,샤를빌,폴베를렌에게보낸편지(부분)113
1872년4월,샤를빌,폴베를렌에게보낸편지(부분)114
1872년6월,파리,에르네스트들라에에게보낸편지115
1873년5월,로슈,에르네스트들라에에게보낸편지119
1873년7월4일,런던,폴베를렌에게보낸편지123
1873년7월5일,런던,폴베를렌에게보낸편지125
1873년7월7일,런던,폴베를렌에게보낸편지128
1874년4월16일,런던,쥘앙드리외에게보낸편지130
1875년3월5일,슈투트가르트,에르네스트들라에에게보낸편지135
1875년3월17일,슈투트가르트,가족에게보낸편지137
1875년10월14일,샤를빌,에르네스트들라에에게보낸편지139
절필이후1878~1891
1878년11월17일,제노바,가족에게보낸편지145
1884년5월29일,아덴,가족에게보낸편지151
1884년12월30일,아덴,가족에게보낸편지153
1885년1월15일,아덴,가족에게보낸편지157
1891년7월15일,마르세유,누이동생이자벨에게보낸편지161
1891년11월9일,마르세유,어느해운회사사장에게보내는편지166
편지해설169
옮긴이의말187
랭보연보195

출판사 서평

아르튀르랭보는《토탈이클립스》에서의반항적이면서도금세깨어질것만같은위태로운청춘의이미지로널리알려진시인이다.이서한집의‘창작시기1870-1875’에담긴편지와메모는랭보가‘삶의혁명’을부르짖던시기에쓰인것으로그의방황,조소와함께순수한열정을엿볼수있다.돌연절필하고아프리카로떠난후로가족과주고받은편지들에서는오직사업과일상의단편들만을비친다.이렇듯이서한집은랭보의시학뿐만아니라한인간의생명력과시의기운이움직이고소멸하는과정을찬찬히훑는다.서한집에는우리에게가장익숙한청년랭보의사진과함께베를렌과누이동생이자벨등이그린랭보,시인들의회합을그린팡탱라투르의<테이블구석>,아프리카체류시기의랭보의사진을통해그여정을좇아보고자했다.
‘투시자voyant의편지’또는‘견자見者의편지’로잘알려진폴드므니에게보낸1871년5월15일의편지를비롯해이서한집에실린12편의시중6편은정식으로발표되지않아편지가아니었다면우리에게전해질수없었을것이다.시를쓰기시작하면서거처를자주옮긴랭보에겐받은편지를모아둘형편이마땅치않았을테고,무명의문학청년의편지가모두남아있으리라는기대도하기어렵다.부록으로담긴편지해설에서는랭보가처한상황,그를둘러싼주변과사건들,문단경향을제시하고연보를통해당시의시대상을언급하여서한이갖는기록의성격을살리고자했다.또한서한집에담긴편지도판은원본이미지를통해랭보의서체와편지안에담긴시의표기법을대비해살펴보고위트있는데생으로서한집을읽는즐거움을더했다.
랭보가내뱉는뜨겁고거침없는낱말들가운데서시인의진지한열정과냉소,그를만든인간관계와외부의영감,삶의이상과현실의충돌에서오는분노,친우와스승,가족에대한사뭇정중한존경과서툴지만다정한마음을낱낱이읽을수있다.이편지들은내밀한감정의표현이면서시인으로서말을벼려내는연습을담고있기도하다.《랭보서한집》은‘상응’시리즈의앞선책들과마찬가지로한예술가의영혼을비출뿐아니라우리가사랑한작품들이태어나는과정을엿보게해준다.

“나는더이상이세계에있지않다.”
―아르튀르랭보,<지옥의밤>중에서
“제말은,투시자여야하며,투시자가되어야한다는겁니다.
시인은모든감각의길고,거대하고,조리있는착란을통해투시자가됩니다.“
―아르튀르랭보,‘투시자의편지’중에서

랭보의목표는착란을통해기존의형식과내용에서벗어나현실을새로운이미지로그려내는것이다.‘온갖형식의사랑과고통,광기’,자신을탐색하고자기안에서독을길어내는과정을통해,다시말해시적이미지의자율성과역동성을통해위대한환자,위대한범죄자,위대한저주받은자,지고의학자가된다고말한다.다시말해,지금까지와는전혀다른감각으로‘미지’에다다르기위한현실의재창조하는과정,그를표현하기위해새로운언어의가능성을타진하고‘괴물스러운영혼’을만들어모든대상을투시하고자했다.문학평론가황현산은“현실속에‘숨은신들’(다시말해타자들이)저마다제말로말할수있을때까지,고쳐말하고다시고쳐말하려는노력과그희망,그리하여늘다시말하는언어인시의언어는모든주체가타자가되고그모든타자가또다시주체가된다고믿는희망이시의언어의기획속에들어있다”고말한다.또한“한사람에게진정으로절실했던문제는길고짧은세월이흐른뒤다른형식으로만인에게도절실한문제”가되는문학의신비를곧랭보의시론에서찾아볼수있다.

“랭보는우리에게우리시대의시를,아직존재하지않은어떤시를상상할수있게했습니다.”
―미셸뷔토르<리르Lire>인터뷰중에서

프랑스작가미셸뷔토르는<리르Lire〉지와의인터뷰에서랭보의초기작품에서“독특한표현의힘,경제성,밀도,에너지”를볼수있으며“현실과마찬가지로상상적인것을아주힘차게보게하는어떤능력”이들어있다고말한다.랭보시론의정수를담고있는‘투시자편지’는편지와시가맺는불가분의관계를증언한다.이것이랭보의편지를읽는것이중요한까닭이다.역자의다음과같은회고는이를뒷받침해준다.

“편지는타인과의관계라는문제를전제하며,이점은랭보의편지에서항시적인자기비평의시선으로표현된다.그는내내자신의능력을증명해야했고,자신의진지함을강변해야했으며,자기말에귀기울이게만들어야했다.상대의반응을미리짐작하는계산이진담과너스레,타인에대한빈정거림과자기조롱을구분할수없는말투를만들어내기도한다.들뜬희망과기대는거의반사적으로이후의실망과환멸에대한예감,세상이부응해주지않으리라는조바심과울분을끌고들어온다.격렬하게,거침없이말하다가문득자기말과거리를취하는태도는랭보의시에서점점더두드러지는특색이기도하다.…자유와미지에의욕구가현실과타인을마주하며형상을취하는순간들이이편지들에담겨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