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크린 나에게 식물이 말을 걸었다 (나무처럼 단단히 초록처럼 고요히, 뜻밖의 존재들의 다정한 위로)

웅크린 나에게 식물이 말을 걸었다 (나무처럼 단단히 초록처럼 고요히, 뜻밖의 존재들의 다정한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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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식물을 가꾸듯 나를 가꾸는 사람이 된다는 것

“우리는 혼자 견디고 있는 듯하지만, 혼자이기만 한 순간은 없는지도 모릅니다.
아무 상관없고 아무것도 아닌 존재들에조차 위로를 받으며 힘든 날들을 지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지친 마음을 기댈 곳을 찾는 우리에게 분명 식물이 말을 건네는 순간은 찾아올 것입니다.”
여기, 한때는 내 손길만 닿으면 식물이 죽어버려 스스로를 ‘식물 킬러’라 자조했던 사람이 있습니다. 많은, 다른 사람들처럼요. 그녀는 십수 년 전, 집 안에 걸 그림을 사듯 식물을 들여 과습으로 죽이고, 추운 날 환기를 한다며 문을 열어두어 냉해로 죽이기도 했지요. 식물을 들이는 게 겁나기까지 했던 지난한 과정을 지나, 잠깐의 해도 쉽게 흘려보내지 않는 사람이 된 뒤에야, 식물을 통해 나와 일상을 진심으로 살피고 돌볼 줄 알게 된 뒤에야, 그녀는 하나둘 늘어가는 잎의 수를 세며 행복해하는 식물 반려인이 되었습니다.
여전히 쉽게 꽃을 보여주지 않는 나무를 가꾸며 조바심을 내기도 하고, 사람들이 알려준 정보와 다르게 커가는 초록을 보며 흔들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녀는 말합니다. 봄이면 수줍게 흰 꽃을 피우고 여름이면 발간 열매를 맺는 앵두나무, 겨울에도 잎을 달고 있는 남천 나무, 마치 인생 그래프와도 같은 무늬를 가진 무늬아이비 등을 가꾸며 식물과 진정한 친구가 되어보니, 보잘것없어 보였던 자신의 일상을 가꾸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오늘 새로 핀 풀꽃을 알아차리는 행복이 얼마나 큰지 알게 되었다고.
더불어, 초록과 나무를 보며 환한 미소를 짓고 위로를 받던 어떤 날들을 하루쯤의 위안으로 넘기지 말고 꼭 붙잡기를 바란다고 조언합니다. 삶에 식물을 깊숙이 들이면, 웅크린 겨울이, 실감되지 않던 봄이, 지치는 여름이, 쓸쓸하던 가을이 더욱 깊어지고 이해되어 삶이 따뜻해질 테니까요. 그런 날들도 사랑하게 될 테니까요.
저자

정재은

어릴적,글쓰는사람이되고싶었다.맨처음가졌던꿈이다.대학졸업후죽남의글을다듬거나나와상관없는글을쓰며짝사랑을이어오다가,운명처럼만난작은집덕분에『집을고치며마음도고칩니다』를썼다.마흔이넘어꿈을이루게된것이다.여전히흔들리지만,단정하고평온하게살아가려노력한다.흔들릴때마다나를깨우쳐주는존재들덕분에또한권의책을쓰게되었다.평범한날들에서반짝이는순간을잡아나의언어로풀어가는일을꾸준히하고싶다.

목차

프롤로그날마다두계절을오가며

1장.변함없는×깊어지는,겨울
“불안하고흔들리는순간에도곁을지키는변함없는것들에게”

잠깐의해를흘려보내지않는까닭
그럼에도변함없는것들
뿌리처럼단단히,초록처럼고요히
사랑하는마음을잃고싶지않아서
다행이야,너무늦은때란없으니까
다음걸음을내딛기까지
빈화분에서자라나는새시작들
좋아하는마음은이렇게시작되었다
그런봄이라면,그런시작이라면!


2장.나아가는×피어나는,봄
“나는나로서,너는너로서우리는이미아름답다”

봄날,초록들의자리찾기
무엇이되지않아도,무엇을해내지않아도
봄은이렇게온다
오늘핀풀꽃을가장먼저알아보는사람
식물을가꾸듯나를가꾸는하루
수국으로살아온불두화를위해
살아남는일에지치지않도록
웃는사람,웃음을나누는사람


3장.더해가는×짙어지는,여름
“저마다다른제목으로기록될모든날들을위해”

짙은,초록의이야기가완성되려면
나를좋아하게된기억
시작점은나이지만,도착점은누군가의마음이기를
매일새롭게정의되는행복
감정가지치기
어떠한순간에도잎들은자라난다
눈으로가꾸는일
오늘‘도’가아니라오늘‘은’
여름의끝에서알게된것들


4장.지켜가는×비워내는,가을
“그렇게잎의수를세며행복해하는사람이되었다”

사라지는것들이음악이된다
이젠믿을수있는이야기
스노우도사파이어도있었어!
잎의수를세는마음
인생그래프는마치무늬아이비잎처럼
비워지면,비로소드러나는풍경
남겨진사람에서남은사람으로
겨울을기다리는이유

에필로그1도만큼의여행

출판사 서평

변하지않는마음과달라지는시간을동시에가꾸는매일
삶에두계절을들였습니다

“우리집엔두개의계절이머물고있습니다.
하나는늘푸른초록의계절이고,하나는꽃이피고지고잎이피고지는나무의계절입니다.”

저자는집안에들인초록과마당에심은나무들을가꾸며변하지않는계절과늘새로워지는계절,매일두계절을오가는생활을합니다.계절에따라깊어지다봄이면눈부시게시작하는나무,한결같은모습으로이겨내며조금씩성장하는초록,그렇게초록과나무의계절을동시에바라보며다정한위로를얻고,실패를거듭하더라도계속해보는용기를갖게됩니다.그렇게조바심내지않고나만의속도로피고지는법을배워나갑니다.
또나무를가꾸는게자신만의세상을일구는데그치지않고나무가주는모든환희의순간을주변사람들과나누는큰마음에서시작되는거라는걸깨닫고,소국화의잎에생긴진드기를손으로하나하나훑으며우리가알고있는국화꽃향기가잎에서도난다는것을발견하지요.직접손을물들이며알게되면,편견이나두려움이사라지고,결국좋아하는마음으로이어진다는사실도요.
저자가나무와초록을가꾸며자신의삶을다정하게가꿔나가는이야기를듣다보면,그저한번씩물줄때만잠깐눈길이머물렀던집안초록이,흐드러지게꽃을피워낼때만관심을주었던길위의나무가,우리에게말을건네는,그반짝이는순간들을놓치지않고잡게될겁니다.



뜻밖의존재들이건넨다정한위로
그렇게,잎의수를세며행복해하는사람이되었습니다

“초록들에게자리를찾아주는일은사실어렵지않다.해가잘들고바람이통하는곳이면되니까.
그러고보면우리자리를찾는일도그리어려운일은아닌지도모른다.
마음이따뜻하고생각이밝아지는곳.적당히바람이불어숨쉬기가조금도힘들지않은곳.
어느것도애쓸필요가없는곳.그저자연스럽고당연하게나로서존재할수있는곳.
그런곳이면되지않을까.”

작가는식물을가꾸며혼자인순간에도,뜻밖의존재들에위로받고용기를찾았음을발견합니다.또계절이변함에따라초록들에게어울리는자리를찾아주며내가있어야할자리가어디인지를생각해봅니다.자연스럽고그저나로서존재할수있는곳,마음과생각이따뜻하고밝아지는곳,숨쉬기가조금도힘들지않고,전혀애쓸필요가없는곳.다알면서도어쩌면마음을먹기가,마음을따르기가쉽지않아머물지못했던진짜우리의자리가어디인지를돌아보지요.
무늬아이비의잎의무늬를보며,우리의인생그래프도이와같을거라고그려보고,남천나무에서떨어진열매가싹을틔워또하나의나무가되어가는경이로움을지켜보며자신이알지못했던세상의존재를새삼깨닫기도하지요.
이다정한식물반려인의고요하고도단단한일상을따라가다보면,우리역시미처돌아보지못했던곳에서위로를받고용기를얻었음을발견하게됩니다.식물처럼나만의색을지키고더해가는평범한순간들이얼마나소중한지알아차리게됩니다.밥을먹고,산책을하고,커피를마시고,식물을가꾸는,그따뜻한일상이나를나로서존재하게한다는사실을말이죠.
부디,잊지마세요.기회는언제나,계절처럼다시돌아온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