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의우물을솔직하게응시하는김민제의
이토록차가운위로
희망과교훈의메시지가난무하는세상에염증을느끼고‘긍정좀비’가되고싶지않다고일축하는김민제의글은그선언처럼차갑고뾰족하다.다잘될거라는응원도,내일은더나아질거라는격려도없다.온통우울하고회의적이기만한이목소리에자꾸귀를기울이고싶은이유는무조건적인긍정과응원의무용함을알고있기때문이다.이렇게하면행복해질수있다,이렇게보면세상은아름답다는자기최면이기만이었음을깨달을때,마음껏분노하고마음껏우울해하며자신에대한실망과관계에대한회의감마저감추지않는이솔직함은분명위로가된다.
갈등,욕망,모순을직시하고인정하는
당당함이주는유쾌한안도감
김민제의글은보기좋게,듣기편하게포장된말을하지않는다는점에서못된글이다.적당히착한말을해서친절한세계에서살아남기보다갈등을선택하고자신에게솔직해지겠다는고집스러운태도가때로는당황스럽고때로는사랑스럽다.
“힘든순간이닥치면성장하는시간이라고합리화했을뿐일지도모른다”는문장은고통이곧성장의과정이라는환상을배반하며,“주말아침마다놀러가자고깨울거고밤마다집에안간다고떼쓸거야”,“나그냥내방식대로널사랑할거야”라는귀여운선언은사랑이상대를배려하는것이라는통념을당당하게뒤집는다.“무언가를하지않아도,누군가가곁에없어도,아무것도갖지않아도괜찮은”바로그때가행복이라고말하면서도“잘생기고근사한남자친구와줄지않는통장잔고는가지고싶다”는솔직한욕망도숨기지않는김민제는내면의두진실사이를아무렇지않게오간다.모순이투명하게드러나는마음의겹겹을읽다보면내심생각해오던것들이다들킨것같아유쾌한안도감을준다.
‘무엇보다나다울것’
SNS에서도김민제만의세계를만들어간다
직설적인화법과셀럽의일상을연상시키는SNS의화려한이미지속김민제에게누구나강렬한인상을받을것이다.김민제를공격하는사람은김민제를지지하는사람만큼이나많아보는이들을노심초사하게만든다.그러나자신을둘러싼시선과공격에위축되기보다유쾌하고익살스럽게받아치길선택하는김민제는더없이시원스러우며,‘무엇보다나다울것’이제1원칙인사람처럼느껴진다.그녀를오래지켜보고싶은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