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백년식당에서 배운 것들 : 세월과 내공이 빚은 오리진의 힘

내가 백년식당에서 배운 것들 : 세월과 내공이 빚은 오리진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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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이 비효율을 무엇으로 설명할 것인가”

대를 이어 탕이 끓고 국자질을 멈추지 않는 집,
위대한 노포에서 시대를 초월한 장사 철학을 만나다
셰프 박찬일이 살아 있음을 넘어 전설이 된 위대한 노포(老鋪)들을 찾아 취재한 지 어언 10년! 기나긴 여정을 갈무리하는 노작(勞作),《내가 백년식당에서 배운 것들》이 출간됐다.
서울 중구의 전설적 평양냉면집 우래옥부터 3대째 대를 이어 탕이 끓는 해장국집 청진옥, 완벽하지 못할 바에 겨울에 문 닫는 전통을 지켜온 대구 상주식당, 어제의 맛과 오늘의 맛을 매일같이 점검하는 제주 광명식당까지 이름만 들어도 “아, 그곳!”이라 할 만한 노포들의 위대한 장사 철학을 한 권에 담았다.
이들의 경영법을 살펴보자면 비용, 이론, 효율로는 그 위대한 역사를 설명할 수 없다. 한 번 고용한 직원과 끝까지 가는 우직함, 웬만해선 거래처를 바꾸지 않고 값도 깎지 않는다는 소신, 재료 손질부터 내장을 바락바락 씻어내는 방식까지 수십 년째 그대로 지키는 원칙들은 당장 눈앞의 이익에 휘둘리지 않는 배포와 내공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노포는 결국 이런 비효율을 기꺼이 감수하며 세월을 이긴 곳이다. 평균 업력(業歷) 64년, 화려한 장사 기술이나 빠른 손익계산 없이 자신들만의 ‘오리진’을 무기로 점점 더 번성하는 노포의 위대한 성공 비결을 지금 만나 보자.

★ 관록의 요리사 박찬일, ‘노포 탐사 프로젝트’ 10년의 결정판
★ “어떤 마케팅 기술과도 비교할 수 없는, 더없이 좋은 마케팅 교과서!” _브랜딩 전문가 노희영 대표
★ “노포 열풍! 우리는 박찬일에게 빚지고 있다” _〈ARENA〉 前 편집장 박지호(대림문화재단 이사)
★ 〈한겨레〉 기자 박미향, 마케터 이승희(두낫띵클럽) 강력 추천!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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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박찬일

서울에서났다.1970년대동네화교중국집의요리냄새밴나무탁자와주문외치는중국인들의권설음을생생하게기억한다.그장면이식당에스스로를옭아맬징조였음을이제야깨닫는다.이탈리아요리를전공했으며,국밥에도적당히미쳐있다.이탈리아요리는하면할수록알수없고,한식은점점더무섭다.『노포의장사법』같은책을내면서한국의노포식당붐을주도했다.제일좋아하는술안주는그냥김...

목차

다시펴내며
프롤로그_우리는왜노포를찾아나섰나

1부단순한원칙을변함없이지킨다
:오래된식당에서배우는업의본질

욕심은버리고변함없는맛을내다-부산할매국밥
부산의돼지국밥,서울의순댓국밥|예민한한국인입맛에맞춘메뉴|극장전성시대를함께한할매국밥|백년식당을지키는뚝심,옛날맛과‘똑같이’|주인의인건비는계산에넣지않는다

58년근속,가게의살아있는전설이되다―서울우래옥
1962년입사,우래옥의산증인|단순할수록깊어지는맛의비결|냉면‘오리지널’에대한오해|때마다부지런히반죽해야하는메밀|창업주의말에따라2만여그릇의냉면을먹다|서울식냉면의표준이되기까지

겨울에문닫는집,뚝심의장사법―대구상주식당
겨울에닫고봄에여는전통을고수하다|정갈한음식,좋은재료와오직정성|완벽하지않으면성에차지않는다|최상의재료를쓴다는신념|시원하고담백한경상도식‘하얀추어탕’

주인이끝까지주방을지킨다는원칙―서울잼배옥
잼배옥,서민들의허기를책임지다|씨육수,맛의비결|위기를딛고80년명맥이유지되다|3대째주방을잇다

근면함은장사꾼제일의덕목이다―서울이북만두
이북식만두와김치말이국수|김치말이밥으로문전성시를이뤘던사건|일관된하루를지속하는주인장의저력

최고의레시피는몸으로체득하는것―서울연남서서갈비
옛날그대로,진짜서서먹는갈비|주인의굳은살이증명하는최고의갈비맛|천막목롯집,갈비를팔기까지|불씨하나지키는게전부였던시절|각고의세월,노포를지킨다는것

고단한노동을정신력하나로버티다―제주광명식당
제주아낙들의음식,순대|토렴의예술이만들어낸명품순댓국|하루에50마리분,장인의솜씨로만들다|순대,배속을기름지게채우던추억의음식

2부결국사람의일,신뢰가기본이다
:오래된식당을지탱하는관계의힘

대를이어탕이끓는집,가게의의미를넘어서다―서울청진옥
청진옥,피맛골재개발의쓰라린흔적|일꾼들이먼저찾던음식,해장국|한국에만존재하는토렴의역사|얕은수는손님이먼저안다|해장국의도시,서울과인천|자물쇠가없는집|정년이없다,주인보다오래된직원들

주인은그음식을가장많이먹어본사람이어야한다―서울부원면옥
부원면옥,무수한세월앞에겸손해지다|‘곱빼기’가여전히유효한곳|하루삼천그릇판매신화|업력60년가게의소박한원칙|가게마다‘기계냉면’을내건까닭

50년전시작된고객중심영업―부산마라톤집
손님의언어가이름이되다|굶주렸던이들의배를채워준‘찌짐’|‘마라톤’하나,‘재건’하나주세요|오로지맛에만집중하는경지|세대초월사랑받는마라톤집의비결

주인의성품이고스란히업력으로이어지다―서울문경등심
간판따위대수랴,깊은내공에서나오는여유|사람좋은가게가잘되는이유

손님들의기억과유대로이어지다―서울용금옥
‘용금옥시대’가시작되다|까다로운언론인들의입맛을사로잡은집|탕문화권,가을에추어를끓이다|전설적인물들이사랑한용금옥|오랜역사가보증하는추탕의맛

위치가바뀌어도손님이끊이지않는비결―서울열차집
광화문의상전벽해를모두지켜보다|손님들이알아서찾아오는집|서민을위로한따뜻한음식,빈대떡|단순함이최고의맛을낸다|위치는변했어도불판은그대로

3부맛에대한집념이최고를만든다
:오래된식당을만드는궁극의솜씨

수만번의국자질에주방장의명예를걸다―서울무교동북어국집
유흥의중심가,성지가된무교동북어국집|북엇국한그릇에담긴놀라운디테일|25년째,오래도록지켜온집념

소명처럼지킨부뚜막,칠순노장의사명감―대구옛집식당
반질반질정갈하게닦은50년의세월|개장국의이미테이션,육개장|예민하게변화를좇은야무진장사꾼

주방을책임지려면배달부터―속초함흥냉면옥
실향민들의도시속초,냉면의메카가되다|알싸하고뜨끈하게속을채우는속초식냉면|이북의음식에서속초의음식으로

좋은음식은가장본질적인맛을낸다―제주삼수정
노포의조건을모두갖춘집|제주관광시대와함께시작된전성기|육고기의진가를보여주다

40년넘은육수가내는궁극의맛―서울평안도족발집
유명농구인들의단골집|원조의원조,평안도족발집|인덕이깃든동업의역사|선입견을깨는쫄깃한족발의비결|각국에서즐기는족발요리|사람구실먼저가르친장사꾼의배포

명장의손길과해풍이빚어낸국수의품격―포항제일국수공장
해풍건조의전통그대로|근현대의산물,면문화|구룡포유일의국숫집을지키는노익장

타국에서도명맥을잃지않은우리식냉면―고베원조평양냉면옥
‘냉면오타쿠’를만나다|평양사투리가왁자하던냉면집|냉면을여전히메인으로내다

에필로그_노포는역사와추억을엿듣는곳이다
추천의글

출판사 서평

■“노포는어떻게‘오리진’이되었는가”
─끝없는변화와위기의파도속에서도흔들리지않는백년식당의비결을듣다

서너해전부터MZ세대사이에서‘뉴트로(New+Retro)트렌드’가퍼지며‘노포열풍’이불었다.을지면옥,우래옥등의‘노포순례’가유행하고,유명유튜버나인플루언서들도노포탐사에나서기시작했다.불과몇년전까지중장년층의전유물이었던노포가세대를뛰어넘어2030세대에게하나의‘힙한’문화코드로자리잡은것이다.
《내가백년식당에서배운것들》의저자인박찬일은‘노포’라는단어가생소하던시절부터노포에각별한애정을가져왔다.비통한우리역사로인해밥집이30년만되어도노포축에드는대한민국에서도시곁에자리했던노포들이쓸쓸히사라져가는것을보고만있을수없었다.작가노중훈과함께더늦기전에‘노포탐사프로젝트’를시작한것이2012년이었다.이후노포를둘러싼생생한증언과그들의장사철학을기록해그동안《백년식당》,《노포의장사법》두권의책으로펴냈다.이노력덕분에서울시의‘오래가게’사업이시작되는성과도있었다.최근우리사회문화적으로노포의가치가재조명된이유에는이런노력들이뒷받침되었을것이다.
《내가백년식당에서배운것들》은2014년출간된《백년식당》에서지금의기준에어울리지않는4곳을제하고,이시대에필요한장사철학이돋보인6곳을새롭게추가하여재단장했다.서울의문경등심,무교동북어국집,이북만두,속초의함흥냉면옥,제주의삼수정,일본의원조평양냉면옥이그것이다.

■“기본을지키는곳은하루아침에무너지지않는다”
─대를이어탕이끓는청진옥,60년째한겨울에문닫는상주식당까지

저자는《내가백년식당에서배운것들》을통해음식점의절반이상이3년이내문을닫는작금의상황에더욱큰울림을주는경영의진수를뽑아설명한다.무엇보다노포는‘단순한원칙을오래도록지킨곳’이다.세월의흐름에도느슨해지는일없이늘기본을중시한다.재료준비부터요리법까지전래의기법대로일품의맛을내고,운영방식도철저히지킨다.
1937년창업한종로의해장국집청진옥은대를이어80년넘게고수한원칙이있다.장국집은‘늘탕이끓어야한다’는것이다.현재가게를운영중인3대주인은“불을끄지말고,계속영업하라”는아버지의유언에따라아버지상(喪)을모시면서도솥을계속끓였다.창업주인할아버지역시6·25전쟁때피란간상황에서도마치소명처럼탕끓이는불을끄지않았다.저자는“청진옥정도되면,그것은영업행위를하는일개가게의의미를넘어선다”라고말할정도다.이집맛의비결역시‘기본을지키는것’을제일로꼽는다.하다못해소뼈씻고피빼는일도항상똑같이한다.이역시‘얕은수는손님이먼저알게된다’는선대의전언을그대로지키는것이다.
한편대구의추어탕집상주식당(1957년창업)역시일관되게지켜온원칙이있다.한겨울에문을닫고,봄에다시연다.겨울고랭지배추와미꾸라지를구하기어렵던시절에생긴전통을60년째유지하고있다.열어만두면손님이오겠지만‘완벽하지못할바에열지않는게낫다’는주인의완고한철학이반영된결과다.일할때일하고쉴때쉬어야한다는원칙을지키면서도일할때는뼈가부서져라일한다.한번시작한일은다부지게끝을보는주인의경영법과열명가량직원들의동선과손길이버릴것없이압축적으로일하는모습은그야말로‘마케팅의교과서’다.

■가게의의미를넘어서다,노포에서발견하는사람의힘
─58년근속신화우래옥부터50년단골이찾는열차집까지

노포가무엇으로완성되느냐고묻는다면단연코‘사람’이다.1946년에문을연서울중구의평양냉면전문점우래옥은일할능력이되면‘갈데까지간다’는창업주의원칙아래,직원들의정년이없는것으로유명하다.이른바‘노사관계’의슬기롭고도드라지는한단면을이곳에서확인할수있다.2020년퇴역한김지억전무는무려58년간근속했다.그는“냉면을팔려면늘먹어봐라”고말한창업주의금언에따라지금까지2만여그릇의냉면을먹었다.우래옥의맛이오래도록지켜지는이유이자,비효율로보이는사실상의‘종신고용’을하면서도식당이더번성하는이유다.이번에새롭게취재한을지로의삼겹살집문경등심(1986년창업)역시근속기간이15년~20년기본인직원들이많다.손님들이“여기이모들은안바뀌어서아주진력이나”라고농담을할정도다.사람을효율로보지않는이들의진심이깃든경영철학은오늘날에시사하는바가크다.
식당이장수한다는건직원들과거래처와손님들과좋은관계를유지했다는뜻이다.40~60년을넘나드는직원들의근속연수,거래처는여간해선바꾸지않고값도깎지않는다는것이거의모든노포들의공통점이었다.주인과손님사이의끈끈한연대감을바탕으로,세월이흐르고위치가바뀌어도여전히단골들에게사랑받는집이있다.바로종로의빈대떡집열차집(1950년창업)이다.광화문의상전벽해를모두지켜보며피맛골에서지금의자리로옮겨온이후에도손님으로가득하다.변함없는맛을기대하는손님들을위해아무리바빠도절대빈대떡을미리부치지않고,온도유지를위해수십년전부터쓰던불판을그대로달군다.양평에서부터찾아오는50년단골을비롯해오랜식객들에게반가운집일수밖에없다.손님들의자발성과애정이곧가게의생명이라는사실,장사하는사람들이라면반드시기억해야할대목이다.

■최고만을대접하는집념과세월이만든궁극의솜씨
─국자질이멈추지않는무교동북어국집,굳은살이증명하는최고의맛연남서서갈비까지

노포에는‘최고의레시피는몸으로체득한다’는사실을증명하는전설같은요리사들이있다.이번책에새롭게들어간무교동북어국집(1968년창업)의주인은창업주의막내아들이자25년차주방장으로,“국자질에의해맛이바뀐다”고강조한다.그는하루세끼북엇국만먹으며지금의요리법을익혔다.지금도하루한끼는무조건북엇국이다.뚝배기를직화로끓여내는것이아니라,국자질에의한섬세한맛의변화를잡아내야한다.이집은북엇국한그릇만드는정성이탑하나를쌓아올리는과정과비슷하다.세명의직원이하루종일북어의머리,등뼈,가슴뼈를분리하고살을바르는데각각끓이는시간과방법이다르다.북어도한번에너무많이끓이면맛이없고,대가리는살짝끓였다가뺀다.놀라운디테일의연속이무교동‘해장의성지’를지탱하는비밀이다.
1953년에문을연서울연남서서갈비의주인장은팔순을바라보는나이에도새벽같이갈비를손질하고연탄에불을붙인다.연탄집게때문에생긴그의굳은살을보고저자는“같은요리사로서경외감이든다.한가지일에오직장인처럼오래일한사람들만이통하는어떤표시이자자랑스러운옹이다”라고존경을표했다.주인의손바닥에박인굳은살이최고의갈비맛을증명하는집이다.노포를지켜온주방장들은평생을바쳐음식에헌신한사람들이다.맛이없으면식당은유지될수없다는단순한진리를,업의본질을누구보다잘알고있다.남는것을계산하기보다손님의입에전해질맛의순도를높이기위해아낌없이투자하고단련하는이들에게서저자는숭고한장인정신을느낀다.

■“노포,어떤마케팅기술과도비교할수없는세월의내공이만든브랜딩의정점!”
―대한민국의오래된브랜드노포,폭넓게사랑받았다는‘시간의증명’을보여주다

저자는노포탐사프로젝트를진행하는동안노포의대중적위상이높아진덕분에주인들의인식이바뀐것을가장다행으로여긴다.취재초기만해도식당일이자식에게는물려주고싶지않은괴로운일이라했다.그러나이제는2세,3세들이자발적으로가게에나와대를잇는모습도보인다.이책에서소개한서울중구의잼배옥(1933년창업)역시3대계승자는아버지의만류에도불구하고직접부엌에들어가탕기물을옮기며‘테니스엘보’에걸리는고통을감내하면서도기술을전수받아가게를이어가고있다.1990년문을연무교동의이북만두와제주광명식당역시아들이선대의맛을재현하는중이다.광명식당은제주시에서대물림인가도받았다.
이책에등장하는백년식당들은언뜻보기에마케팅,브랜딩,트렌드와는무관한것같다.그러나브랜딩전문가노희영대표는“노포는어떤마케팅기술과도비교할수없는세월의내공이만든브랜딩의정점”이라언급한다.각각의가게가지닌개성과오리진을보자면,‘자기다움’을구현해압도적인차별화를보여주고있기때문이다.
모두가버티기어려운시기,세월을이기고전설이된노포에서배우는안목과통찰은지금우리에게더없이좋은교재가되어준다.“요즘MZ세대를중심으로폭발적인관심을불러일으키고있는노포에대한관심도박찬일셰프의선구적인연구와관심에크게빚지고있다”는박지호前편집장의말처럼노포의살아있는이야기를가까이서들을수있다는것은지금우리에게큰행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