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와 겸손의 목자 교황 프란치스코 ("예술은 보이는 기도, 기도는 예술의 빛" | 김경상 사진집)

자비와 겸손의 목자 교황 프란치스코 ("예술은 보이는 기도, 기도는 예술의 빛" | 김경상 사진집)

$28.47
Description
하늘나라, 빛이 거처하는 그곳에서
교황 프란치스코께서 2013년, 사도좌에 오르자마자 교회가 “상처 입은 자들의 병원”이 되어야함을 선언하며, 통치보다 봉사, 권위보다 자비를 앞세운 새로운 사목의 시대를 열었다. 그는 교황으로서의 전통적 형식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작은 사람”이라 칭하며, 가장 낮은 이들 곁에 섰다. 그 발걸음은 곧 ‘하느님의 자비’가 이 땅 위에서 어떻게 구체화되는가를 보여주는 순례가 되었다.

그가 가르친 바와 같이, “예술은 폭력을 치유하려는 인간의 깊은 열망이며, 미는 평화를 요구하는 언어”이다. 이 책은 그런 치유의 언어, 즉 예술을 통해 말 걸어오는 교황 프란치스코의 메시지를 따른다. 카메라 렌즈 너머로 포착된 바티칸의 프레스코화와 조각, 광장과 정원은 단순한 시각적 장식이 아니다. 그것은 하늘과 땅, 보이지 않는 진리와 우리 삶의 구체가 만나는 ‘성사의 장(場)’이다.

바티칸은 예술의 보물창고인 동시에, 회화로 쓰인 복음이며, 눈으로 드리는 기도이다. 성 베드로의 무덤 위에 선 대성당에서부터 무염시태의 성모, 피에타에 이르기까지, 그 안에는 세월을 견디며 전해진 구속사의 시학이 숨 쉬고 있다. 이 책은 그러한 예술의 현장을 사진과 묵상으로 따라가며, 교황 프란치스코의 삶과 메시지를 그 안에 새겨진 빛과 함께 읽어낸다.

빛은 어둠 속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고, 기도는 침묵 속에서 가장 깊게 울려 퍼진다. 그렇게 교회는 상처 입었으나 찬미하고, 부서졌으나 다시 태어나는 공동체로서 지금도 ‘하늘나라의 그림자’를 품고 서 있다. 이 여정은 단지 과거의 유산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서 구원이 어떻게 빛으로 드러나고 있는지를 발견하는 기도와 같은 여정이다.

『자비와 겸손의 목자 교황 프란치스코』는 그 빛의 흔적을 따라, 교황의 발걸음과 바티칸 예술의 숨결을 하나로 잇는 이야기이다.

이 책은 바티칸의 예술 속에 깃든 성사의 미학을 조명하며, 우리가 눈으로 보고 마음으로 기도하는 방식의 신앙 여정을 안내한다. 다큐멘터리 사진과 회화 해석을 통해 성경이 전하는 구속의 이야기를 시각적 언어로 다시 풀어내고자 했다. 그 그림들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공동체의 고백이요, 세기를 넘어 이어진 하느님의 말씀의 또 다른 형식이다.
교황 프란치스코께서 보여준 가난과 자비, 겸손과 용서의 영성은 이 책 속에 등장하는 모든 성화와 맞닿아 있다. 성화는 그분이 말한 “자비의 얼굴이신 하느님”을 시각적으로 드러내며, 우리가 잊고 있었던 내면의 빛을 일깨운다. 바티칸의 예술은 바로 그 빛의 언어로, 우리를 하늘나라의 찬미 속으로 이끌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단지 미술사의 해설서가 아니다. 이것은 ‘빛으로 드러나는 교회’-즉, 상처 입었으나 찬미하고, 침묵 속에서도 노래하는 신앙 공동체의 얼굴을 다시금 마주하는 여정이다. 그리고 그 여정은 지금 이 순간, 우리 안에서 다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