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시집 : 오르페우스 행렬 (양장)

동물시집 : 오르페우스 행렬 (양장)

$13.00
Description
짧으면 4행, 길면 6행
이 작은 시 안에 담긴 ‘인간사’의 모든 것!
1911년 3월 시인 기욤 아폴리네르와 화가 라울 뒤피의 협업으로 탄생한 『동물시집』이 불문학자 황현산의 번역으로 한국 독자를 만난다. 총 30편의 시와 30점의 판화를 수록한 이 시집에서 서로 쌍을 이루는 각각의 시와 판화는 하나의 동물을 중심으로 삶의 이치를 절묘하게 드러낸다. 중세 동물우화집에 정통했던 아폴리네르는 짧으면 4행, 길면 6행인 각 시에 문학과 예술에 대한 정통한 지식을 바탕으로 동물들의 특징을 비유하여 교훈적이고도 오락적인 이미지를 가득 담았다. 라울 뒤피 역시 그 작은 판화 안에 각각의 동물의 모습을 시의 내용과 상응하는 방식으로 담으며 문학과 미술의 절묘한 궁합을 보여준다.
또한 ‘오르페우스 행렬’이라는 부제에서 드러나듯 시집 전체는 뛰어난 시인이자 음악가였던 오르페우스가 이끄는 동물들의 행렬의 모습을 띠고 있다(신화에 따르면 오르페우스가 리라를 연주하고 노래하자 이를 들은 사람들뿐 아니라 모든 동물까지 그를 따랐다고 한다). 즉, 독자는 시집 전체가 형성하는 서사를 ‘오르페우스 행렬’이라는 구조를 통해서 읽어내려갈 수 있다. 아폴리네르는 오르페우스를 학문과 기예의 창안자일 뿐만 아니라 미래를 내다본 자, 구세주의 강림을 예견한 자로 보았다. 이러한 오르페우스가 이끄는 행렬은 결국 일종의 죽음을 향한 행렬로도 읽힌다. 다만 이 죽음을 통해 이 세상은 다른 세상과 연결됨으로써 농담이 지혜로운 예언이 되고, 시는 깊이를 얻는다.
저자

기욤아폴리네르

1880년이탈리아로마에서미혼모의아들로태어났으며,모나코에서어린시절을보내고생애의대부분을프랑스에서지내다가죽기2년전에야비로소프랑스에완전히귀화하였다.1918년그는전쟁에서입은상처와스페인독감으로제1차세계대전종전을3일앞두고38세의나이로짧은생애를마감하였다.

1898년부터여러잡지에시를발표하기시작,한편으로는전위예술에매혹되고,한편으로는새로운예술을적극적으로주도하면서피카소,브라크,막스자콥등과도교류하였던그는불문학사에서상징주의의황혼기이며초현실주의의문이열리기시작한시기인20세기초에당대의시대정신을가장충실하게구현한시인으로평가받는다.

『알코올』은아폴리네르의첫시집으로,1913년메르퀴르드프랑스출판사에서발간되었다.부제인「시집1898-1913」이말하듯이『알코올』은아폴리네르가시인으로서처음이름을알린이후15년간의결산이라고할수있다.형태와주제,음조와길이가다른50편의시를혼란스럽게늘어놓고있지만이시집전체가지니고있는특이한분위기는거기에어떤'숨겨진건축','초현실적상상력으로만이해할수있...는건축'이있을것이라는가정을떨쳐버리기어렵게한다.

아폴리네르의다른작품으로는『썩어가는마술사L'enchanteurpourrissant』,『상형시집Calligrammes』,『학살당한시인Lepoeteassassine』,『앉아있는여인Lafemmeassise』,『우울한파수병LeGuetteurmelancolique』,『추억처럼부드러운Tendrecommelesouvenir』,『소년돈주앙의회고록LesExploitsd'unjeuneDonJuan』,『미라보다리LepontMirabeau』,『이교시조회사L'HeresiarqueetCie』,『입체파화가들Lespeintrescubistes』등이있다.

목차

Orphee오르페우스…8
Latortue거북이…10
Lecheval말…12
LachevreduThibet티베트의산양…14
Leserpent뱀…16
Lechat고양이…18
Lelion사자…20
Lelievre산토끼…22
Lelapin토끼…24
Ledromadaire낙타…26
Lasouris생쥐…28
L’elephant코끼리…30
Orphee오르페우스…32
Lachenille애벌레…34
Lamouche파리…36
Lapuce벼룩…38
Lasauterelle메뚜기…40
Orphee오르페우스…42
Ladauphin돌고래…44
Lapoulpe낙지…46
Lameduse해파리…48
L’ecrevisse가재…50
Lacarpe잉어…52
Orphee오르페우스…54
Lessirenes세이렌들…56
Lacolombe비둘기…58
Lepaon공작…60
Lahibou부엉이…62
Ibis이비스…64
Lebœuf황소…66

┃주석…69
┃번역자의보충주석…77
┃맺음시?사랑에목숨을걸다…89

출판사 서평

1911년처음시도된두아티스트의협업이
황현산의정교한번역과해설로또하나의깊이를얻다

짧은분량의시집이지만재차읽을때마다새로운의미를발산하는독특하고신비스러운이시집의독서를더욱풍요롭게만들어주는것은번역자황현산의보충주석이다.각각의시속에담긴비유나상징,숨겨진의미를섬세하게짚어주는그의해설은오르페우스가이끄는행렬을묵묵히비추며독자에게그행렬에함께하기를권유한다.

거북이,말,산양,뱀,고양이,사자,산토끼,낙타,생쥐,코끼리,애벌레,파리,벼룩,메뚜기,돌고래,낙지,해파리,가재,잉어,세이렌들,비둘기,공작,부엉이,이비스,황소,그리고오르페우스……이들에대한재해석의재미가집중력있는관찰과사유에서나온다할때이시집을통해우리가배울수있는건아마도제3의눈이아닐까한다.세상사의숨은비밀같은것을보게하는눈.인생사의부질없음을,다시말해죽음의공포를그럼에도견디게해주는건강한정신의눈.죽음을통해이세상은다른세상으로연결되고,농담이지혜로운예언이되고,시는또하나의깊이를얻는다할때삶의비밀을알기위해서는어떻게해야할까.아폴리네르는이시집을통해우리에게그답을말해주고있는듯하다.“나는경탄한다”라고말한그의좌우명처럼.

벼룩

벼룩도,친구도,애인마저도,
우릴사랑하는것들은어찌그리잔인한가!
우리네모든피는그들을위해흐르지.
사랑받는다는인간은불행하지.

아폴리네르는자신을늘‘사랑받지못한사내mal-aime’라고생각했다.그러나이시를보면‘사랑많이받는사내bien-aime’와‘사랑받지못한사내’의차이는별로없다.사랑받지못한사람은한꺼번에고통을받고사랑받는사람은오랜시간을두고그고통을나눠받는다.(번역자의보충주석중에서)

가재

확실한것이없구나,오나의희열들아
너희와나,우리는함께간다만
가재들이걸어가듯,
뒷걸음으로,뒷걸음으로.

뒷걸음질치는가재는전통적으로노력에도불구하고자신의욕망에서점점멀어지는나쁜상황을우의한다.아폴리네르는젊었을때자신의처지가그렇다고늘생각했으며,뒷걸음으로물러서는자신의모습을「사랑받지못한사내의노래」를비롯한여러편의시에서그렸다.(번역자의보충주석중에서)

돌고래

돌고래들아,너희는바다에서놀건만,
날이면날마다파도는쓰고짜지.
어쩌다,내기쁨이터져나올날도있을까?
인생은여전히잔혹하구나.

서양의문화적전통에서돌고래는일반적으로경쾌하고기민한지성을상징한다.돌고래들은바다의짠물결을두려움도없이놀이터로사용한다.그러나영감이고갈된시인은깊은바다에들지못하고늘해변에좌초한다.(번역자의보충주석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