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리와 날개를 가진 동물, 어휘 속에 담긴 역사와 문화 - 경성대학교 한국한자연구소 어휘문화총서 4

부리와 날개를 가진 동물, 어휘 속에 담긴 역사와 문화 - 경성대학교 한국한자연구소 어휘문화총서 4

$20.00
Description
견우와 직녀를 이어준 까치, 하늘과 사람을 이어주는 독수리, 변함없는 부부 금슬의 상징 원앙, 장원급제를 의미하는 오리,
서신을 전해주는 메신저 비둘기, 하늘 최고의 사냥꾼 매……
그저 ‘조류’로 뭉뚱그리기엔 아까운 이야기를 가득 품고 있는 새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도서출판 따비의 『부리와 날개를 가진 동물, 어휘 속에 담긴 역사와 문화』는 한자어의 미묘한 차이와 그 복잡성을 고려한 국가 간 비교 연구를 통해 동아시아 삼국의 문화적 특성을 조명하고, 동서양 어휘 문화의 상호작용과 이에 대한 다양한 통찰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경성대학교 한국한자연구소 ‘어휘문화총서’ 네 번째 책으로, 아홉 종의 조류(鳥類)에 관한 다양한 어휘를 다룬다.

새들과 사람, 어떤 관계를 맺어왔을까

지금 한국에서는 닭과 오리 정도를 제외하고는 식량으로 이용하는 조류가 거의 없지만, 새는 오랫동안 인간에게 가장 가까운 단백질 공급원이었다. 그러나 그저 먹을거리로만 인식하기에는 조류의 종류는 너무 다양하고, 인간과 맺은 관계도 다면적이다. 예를 들어, 늘 우리 주변에 있어 가장 친근하지만 때로는 애써 지은 곡식을 쪼아 먹어 원망을 산 참새가 있는가 하면, 맹금류이지만 인간에게 사냥의 수단으로 부림을 당했던 매가 있다. 지금은 비록 도시의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는 비둘기는 한때 그 귀소본능으로 인해 더없이 소중한 통신수단이었다. 화려한 깃털 색과 사람의 말을 흉내 내는 능력으로 인해 예로부터 귀한 대접을 받은 앵무새도 있다.
이런 새들이 각 문화권에서 받은 대접은 어떻게 같고, 어떻게 다를까? 작은 참새는 한국에서는 귀리를 가리키는 한자어 작맥(雀麥), 어린 찻잎을 따서 만든 작설차(雀舌茶)처럼 작은 것에 붙이는 이름이 되었는데, 일본에서도 쥐꼬리만 한 월급을 참새의 눈물에 빗대 ‘스즈메노 나미다호도노겟큐[雀の涙ほどの月給]’로 표현한다. 동양에서는 견우와 직녀를 이어주는 다리를 놓기도 하고 반가운 손님이 오는 징조이기도 한 길조 까치는, 서양에서는 반짝이는 물건을 훔쳐가는 도둑으로 취급받는다. 그리스 신화에서는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의 새였고 히브리 신화에서는 노아에게 홍수가 끝났음을 알린 비둘기는, 현재 한국에서는 닭둘기, 쥐둘기라고 불리며 수모를 당하고 있다.
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난다는 특징으로 인해 하늘과 땅, 신과 인간을 매개하는 존재로서 신성시되기도 했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티베트족의 조장(鳥葬)이다. 티베트족은 사체(死體)를 독수리 등이 먹음으로써 사자(死者)의 영혼이 하늘로 올라갈 수 있다고 믿어 시신을 매장하지 않았다. 하늘을 날 뿐 아니라 물에 떠다니거나 잠수하기도 하는 오리는 천상계는 물론 지하세계와 교통하는 메신저로 여겨졌다. 영혼을 잘 인도하기를 바라는 부장품이었던 삼국시대의 오리 모양 토기, 한 바이킹의 묘지에서 발견된 오리발 모양 펜던트가 이를 잘 보여준다.
저자

기유미,신아사,이선희,홍유빈

저자:기유미

중국베이징대학교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으며,현재경성대학교한국한자연구소HK+사업단에서HK연구교수로재직하고있다.전공은현대한어이며,최근에는중국70년사표어연구,중국정부공문서의정책공약표제및줄임말연구를비롯해언어현상과사회문화적현상을복합적으로바라보는응용연구를진행하고있으며,대한중국학회학술위원회실무이사로도활동하고있다.



저자:신아사

중국베이징대학교중문과에서박사학위를받은후,경성대학교한국한자연구소의HK+사업단에서HK연구교수로재직중이다.언어,문화,지역,교육,의학등다양한분야에서언어학적요소와학술경향을고증과데이터분석을통해해석하며,동아시아와서양사이의보편성과개별성을규명하는연구를진행하고있다.세계한자학회IJCCS의ManagingEditor와『중국언어연구』의편집이사로도활동중이다.



저자:이선희

중국헤이룽장대학교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으며,현재경성대학교한국한자연구소HK+사업단에서HK연구교수로재직하고있다.언어,문화,인지의상관성에관심을가지고인지언어학적관점에서한중언어의보편적특성및개별적차이를탐구하고있다.



저자:홍유빈

고려대학교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으며,현재경성대학교한국한자연구소HK+사업단에서HK연구교수로재직하고있다.전공은동아시아(韓·中·日)경학연구이며,최근에는시경과논어에대한새로운시각의탐구를진행중이다.재직중인한국한자연구소에서는지역인문학센터에서의활동을통해,한자교육을중심으로인문학의저변을넓히는일에동참하고있다.

목차

발간사|〈어휘문화총서〉를펴내며5
들어가며12

제1장반가운손님을부르는까치
한국인에게친숙한새,까치19
까치는희조(喜鳥)21
까치의비유적의미와속담24
중국에서도까치울음은기쁜소식25
좋은소식을가져다주는까치의전설27
신라와일본그리고까치29
임진왜란과일본그리고까치31
까치,파이,magpie33
거울속자신을인식하는까치의지능35
오페라〈도둑까치〉와영국의‘까치둥지’35

제2장작고연약하지만어느새보다친근한참새
참된새일까,작은새일까42
작고소심한참새44
마췌[麻雀],잔잔한얼룩점이있는작은새48
참새는작위의상징50
참새의눈물만한월급51
혀잘린참새이야기52
sparrow와spadger54
참새같은사람56
저속함과음란함에서신성함까지57

제3장하늘의제왕독수리
대머리를가진,신의사자61
문헌과언어생활에서나타나는독수리의상징과비유64
머리가벗겨져투주[禿鷲]66
영혼의사자(使者)이자신령한새67
와시(わし)와다카(たか)가다투는일본의하늘70
위를보지않는독선적인독수리72
별자리,인간,골프와독수리74
자유,권력,전지전능의상징독수리76

제4장백년해로의상징원앙
수컷은원,암컷은앙,합쳐서원앙81
원앙의비유적의미,부부와사랑그리고쌍85
위안양[鴛鴦]의별명은‘짝을이룬새’피냐오[匹鳥]86
상사수와원앙이전하는한빙부부의애틋한사랑88
서로사랑하는새,오시도리(おしどり)90
오시도리부부는오시도리텐킨으로함께하도록93
중국의오렌지색오리,mandarinduck94
사랑꾼lovebird97

제5장백조가되지못하지만장원급제의상징오리
구원의새,오리101
오리,장원급제의상징107
주안수이야[鑽水鴨]와첸수이야[潛水鴨]109
베이징카오야vs난징반야,중국을대표하는오리요리110



가모메(かもめ)와헷갈리는가모(かも)111
오리이야기와『만요슈』의노래114
물에빠진오리는‘매우수월하다’116
페넬로페와도널드덕119

제6장평화의상징혹은도시의천덕꾸러기비둘기
비두로기,비두리,비닭이,비둘기125
문학작품속비둘기127
매파와비둘기파130
서신을전하는비둘기,신거131
한국에서는닭장집,중국에서는비둘기집133
날개를파닥거리며날아올라하토(はと)134
비둘기를놀라게한콩알탄과비둘기과자137
dove와pigeon139
여성,온건,협상vs순진한바보,끄나풀,마약141
그리스신화및히브리어성경속의비둘기142

제7장딱딱소리를내며나무를쪼는새딱따구리
나무를쪼는새149
옛시에나타난딱따구리151
딱따구리는숲속의의사156
쇼토쿠태자와딱따구리요괴159
woodpecker,나무쪼는새163
딱따구리와로마신화165

제8장하늘최고의사냥꾼매
송골매,해동청,보라매170
준수하고꼿꼿하지만마지못해사냥하는매174
네이멍구의경찰특수부대는하이동칭176
매모양의바위179
무가(武家)의상징,매의문양180
지조의상징,매182
hawk와falcon183
이집트신화와매186

제9장화려한깃털을입고사람의말을하는앵무새
암컷과수컷이어우러져‘앵무’191
속담과신조어속앵무새196
어린아이처럼말을하는새,잉우[鸚鵡]197
녹색옷을입은사자(使者)198
일본앵무새는오우무(おうむ)일까,인코(いんこ)일까201
도쿄의애물단지가된앵무새들203
parrot,parakeet,cockatoo,lory204
국가와민족주의상징이된앵무새207

참고문헌209
그림출처220

출판사 서평

견우와직녀를이어준까치,하늘과사람을이어주는독수리,
변함없는부부금슬의상징원앙,장원급제를의미하는오리,
서신을전해주는메신저비둘기,하늘최고의사냥꾼매……
그저‘조류’로뭉뚱그리기엔아까운이야기를가득품고있는
새들의이야기에귀를기울여보자.

도서출판따비의신간『부리와날개를가진동물,어휘속에담긴역사와문화』는한자어의미묘한차이와그복잡성을고려한국가간비교연구를통해동아시아삼국의문화적특성을조명하고,동서양어휘문화의상호작용과이에대한다양한통찰을제공하는것을목표로하는경성대학교한국한자연구소‘어휘문화총서’네번째책으로,아홉종의조류(鳥類)에관한다양한어휘를다룬다.

새들과사람,어떤관계를맺어왔을까
지금한국에서는닭과오리정도를제외하고는식량으로이용하는조류가거의없지만,새는오랫동안인간에게가장가까운단백질공급원이었다.그러나그저먹을거리로만인식하기에는조류의종류는너무다양하고,인간과맺은관계도다면적이다.예를들어,늘우리주변에있어가장친근하지만때로는애써지은곡식을쪼아먹어원망을산참새가있는가하면,맹금류이지만인간에게사냥의수단으로부림을당했던매가있다.지금은비록도시의천덕꾸러기취급을받는비둘기는한때그귀소본능으로인해더없이소중한통신수단이었다.화려한깃털색과사람의말을흉내내는능력으로인해예로부터귀한대접을받은앵무새도있다.
이런새들이각문화권에서받은대접은어떻게같고,어떻게다를까?작은참새는한국에서는귀리를가리키는한자어작맥(雀麥),어린찻잎을따서만든작설차(雀舌茶)처럼작은것에붙이는이름이되었는데,일본에서도쥐꼬리만한월급을참새의눈물에빗대‘스즈메노나미다호도노겟큐’로표현한다.동양에서는견우와직녀를이어주는다리를놓기도하고반가운손님이오는징조이기도한길조까치는,서양에서는반짝이는물건을훔쳐가는도둑으로취급받는다.그리스신화에서는미의여신아프로디테의새였고히브리신화에서는노아에게홍수가끝났음을알린비둘기는,현재한국에서는닭둘기,쥐둘기라고불리며수모를당하고있다.
새는하늘을자유롭게난다는특징으로인해하늘과땅,신과인간을매개하는존재로서신성시되기도했다.이를잘보여주는것이티베트족의조장(鳥葬)이다.티베트족은사체(死體)를독수리등이먹음으로써사자(死者)의영혼이하늘로올라갈수있다고믿어시신을매장하지않았다.하늘을날뿐아니라물에떠다니거나잠수하기도하는오리는천상계는물론지하세계와교통하는메신저로여겨졌다.영혼을잘인도하기를바라는부장품이었던삼국시대의오리모양토기,한바이킹의묘지에서발견된오리발모양펜던트가이를잘보여준다.

언어를통해새들과친해지기
부부사이가계속화목하기를바라며부부가함께사용하는이불과베개를‘원앙금침’이라고하고,매의뾰족하고휘어진부리와닮은사람의코를‘매부리코’라고한다.골프용어‘이글(eagle)’은골퍼가한홀에서2언더파의좋은샷을가리키며,매의눈이라는뜻의‘호크아이(hawk-eye)’는각종스포츠에서사람의눈으로는볼수없는세밀한판정을위해도입된‘다시보기’용카메라시스템을의미한다.폭넓게쓰이는새의비유로호전적인‘매파’와온건한‘비둘기파’를들수있다.
이처럼다채로운새의비유는우리가새들과얼마나다양한관계를맺어왔는지보여준다.가까이서보고,관찰하고,영향을주고받았기에가능한비유다.그예의하나가딱따구리다.현대의도시인들이딱따구리가나무를쪼는소리를실제로듣기는어렵다.그렇지만조선시대문인들이쓴글에서는딱따구리가내는소리를실제로들은사람만이쓸수있는묘사와비유를많이볼수있다.
글과말속의이런비유와표현을통해,거꾸로현재의우리가새들과얼마나멀어졌는지돌아볼수있지않을까.우리언어속의새들을찬찬히살펴보는것이새들과다시가까워지는계기가될수있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