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런 말은 쓰지 않습니다 :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새로고침이 필요한 말들

이제 그런 말은 쓰지 않습니다 :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새로고침이 필요한 말들

$13.57
저자

유달리

“너는좋겠다.동생이장애인이라서자기소개서에쓸수있는이야기가많잖아.”취업준비생시절친구가했던이말이비수로꽂혀잊히지않는다.말마따나나는부산에서태어나발달장애가있는동생과같은학교에다녔다.‘장애’를우스운농담처럼쓰는이들사이에서억지로웃으며버티다가도망치듯이서울에있는대학을갔다.서울에가니이제는사람들이대체사투리는언제고칠거냐고농담처럼물어댔다.‘표준’어를쓰는이들의은은한권위의식에질려평생사투리를고칠생각이사라졌다.졸업후부산으로돌아가학생들을가르쳤다.성적이낮다고꼴통이라불리고,부모가없다고차별받는아이들을보며,적어도낡은편견으로상처주는어른은되지않겠다고다짐했다.

자라온환경덕분인지,그간당해온차별덕분인지,타고난성정덕분인지몰라도,평범하게흘러가는하루,일상처럼주고받는대화속에서숨어있는차별과불편함을콕짚어되새김질하는습관이있다.사람들에게차별단어를발라내어잘손질된문장만대접하고싶다.브런치에서글을연재중이며,출간한책으로『나다운건내가정한다』가있다.

목차


들어가는글.완벽하지않아도서로의흠을보듬으며

1장.이제는유행이된차별의말들

헬린이를특가에모십니다
저런급식충이커서틀딱되는거야
대학못가면인간도아니지
할거없으면노가다나뛰려고요
아,진짜분노조절장애온다
이카페완전소녀감성이다
짠!놀랐지?몰래카메라야

2장·이제는바꿔야할낡은말들

정상가족이만들어낸결손가족
‘부모’라는단어가꼭필요한가요?
장애우가아니라장애인입니다
‘처녀’는왜‘처음’의수식어가되었을까?
대한민국은정말단일민족일까?
저출산시대라는말에숨어있는음모
강릉인데‘서울에올라간다’고?
성적수치심을느꼈냐고물으신다면

3장·이제는불편하고불쾌한칭찬들

지잡대생치고좋은데가셨네요
남자답지않게참섬세하시네요
사투리쓰는거정말귀엽지않아요?
사회복지사요?좋은일하시네요
이제한국사람다되었네요
얼굴은동양적인데몸매는서구적이네요

4장·이제는바꿔야할생각들

노키즈존카페를찾고있다면
성평등은좋고,페미니즘은싫고
흑인인어공주는왜낯설까?
장애인시위를왜아침에하냐고?
온라인수업이미래교육일까?

나가는글.아직은모르는게힘이다

출판사 서평


“그말은이제새로고침이필요합니다”
말의품격은‘얼마나많은어휘를아느냐’가아니라
‘어떤어휘를쓰지않느냐’에달려있다

‘언어감수성’은성숙해진현대사회에서반드시갖춰야할필수덕목이되었다.공식적인자리에서는물론,SNS상과사적인자리에서도자신이하는말이어떤뜻을품고있는지,타인에게어떻게들리는지알고‘책임감’있게발화하는능력이그어느때보다중요해졌다.성숙한어른이라면응당함부로누군가를차별하거나혐오하지않아야한다.그러나안다고해서곧바로실천하기란쉽지가않다.그이유는이미우리에게익숙해진수많은일상언어속에이미차별적인식과편견이스며든경우가많기때문이다.
올바른언어습관과언어감수성을기르고싶다면지적인어휘를늘리기보다,일상언어속‘쓰면안되는말’을거르는것부터시작해보자.『이제그런말은쓰지않습니다』는우리사회에만연한40여개의차별언어를한뼛골때리는만화와저자가직접경험한생생한일화를바탕으로소개하는책으로,이제막언어습관을재점검하기시작한이들에게아주좋은입문서가될것이다.네개의장으로이루어진이책은1장에서는그저유행어인줄알고만연하게쓰는신조어에서차별과혐오를파헤치고,2장에서는‘결손가정’,‘처녀작’등구시대적사고방식을그대로품고있는낡은언어를새로바꾸자고제안한다.그리고3장에서는“한국사람다됐네”,“남자답지않게섬세하네”등악의는없었다고하지만잘못된편견을품고있는칭찬들을짚어준다.그리고마지막4장에서는‘지하철시위’,‘노키즈존’등최근화제가된이슈를중심으로우리가가져야할태도를점검하고함께고민해본다.이책을다읽고나면장난삼아,악의없이,그냥습관적으로쓰는평범한표현이정말괜찮을지스스로답을내려볼수있을것이다.

“누군가를상처주면서까지꼭해야하는말은없다”
이것도차별,저것도차별?도대체무슨말을못하겠네!
만연한차별언어에피로한마음이불쑥튀어나온다면

무의식적으로쓰던말을의식적으로점검하고‘새로고침’하지않으면,나도모르게종일차별과혐오발언을내뱉고있을지모른다.그러므로무례한말들의범람에휩쓸리지않으려면끊임없이질문을던져야만한다.“이런말,정말괜찮을까?”하지만책을읽다보면이런생각이들수도있다.“이것도,저것도차별?도대체무슨말을못하겠네!”그러나생각해보면차별언어를세심하게거르는일은결국누군가를위한일이아니라,나를위한일이기도하다.
지난8월,손흥민이경기장에서인종차별을당했다는소식이전해졌다.코너킥을차러가던손흥민에게한관중이손흥민을향해눈을찢는행동을취한것이다.국내팬들은요즘에도저런시대착오적인차별을하느냐며분노했다.그팬은무기한경기장출입금지라는조치를당했다.만약이관중이“도대체무슨손짓도못하겠네”라고생각한다면,우리는어떤기분일까?그와중에국내예능에서는외국인출연자의어눌한발음을희화화하며‘외쿡사람’이한국인패치가덜되었다며웃음거리로삼는장면이흔히나온다.둘다명백한차별이지만,우리는전자의경우에서차별을선명하게느낀다.즉나도당했었던,혹은나도당할지모르는차별만와닿는것이다.
그러나우리가언제나차별의바깥에있을거라는보장은없다.장애,인종,학벌,성별부터세세하게는나이와신체조건까지우열을가르는세상에서는누구도안전할수없다.그러니우리모두조금불편하더라도조금씩만더서로를존중하며말함으로써,모두함께더편하고안전한세상을만들자는것이다.차별과혐오로인한불쾌함보다는배려와존중을위한불편함이더낫지않을까.만일“이런것까지차별언어라고?”라고느낀다면,다시한번생각해보자.“누군가를상처주면서까지이말을꼭해야할까?”

“이해와존중은말에서시작된다”
너와나사이의벽을허물고모두를위한언어를찾아서

“너는동생이장애인이라서자기소개서에쓸말이많겠다”라는말에큰상처를받았던저자는,정작일상에서는‘선택장애’라는말을재치있는표현인줄알고아무렇지않게써왔다고한다.나름대로차별을민감하게인지하며살아왔다고생각했지만,편하고익숙하다는이유로차별과편견에편승했었다고고백한다.그런의미에서이책은저자스스로되새기는‘다짐’이자,이책을읽게될독자에게건네는하나의‘제안’이다.‘장애인’의가족으로서,‘타지에서온이방인’으로서,‘여성’으로서,대한민국에서살면서들었던불편한말들을“이제는쓰지말아달라”고제안하고,학생들과함께하는‘교사’로서,성숙한‘어른’으로서누구도함부로차별하거나배제하는말을“이제는쓰지않겠다”라고다짐하는책이다.

자신의무례를인지하는사람은남의마음에대형사고를치지않는다.차별단어를애용하는모난습관을버리기만해도,안전한대화가가능하다.나도잘해야하겠지만,남도함께잘해야언어의사고를큰폭으로줄일수있다.많은이들이함께할수록좋다.차별단어에불편한사람이늘어날수록,차별에불편한사람은줄어드니까.그리하여모두가불편해할수록단한명도불편하지않을수있는,불편이만드는편안을다함께느낄수있길바라며._들어가는글중에서

언어의한계는세계의한계라는말이있다.내가아는‘언어’만큼,내가표현할수있는‘세계’도넓어진다는뜻이다.차별언어를이해하는것도마찬가지이다.우리말속에숨어있는지금시대에서언어능력은단순히더많은어휘를아는것보다,그언어를얼마나‘잘’이해하며사용하느냐에달려있다.차별하고,혐오하고,배제하는말이무엇인지인지하고걸러내어사용할수있을때,내가이해하고공감하고함께할수있는세계역시더욱넓어질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