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발탄 (치통과 권총의 모던 시네마)

오발탄 (치통과 권총의 모던 시네마)

$15.00
Description
오발탄이라는 한국영화의 무의식
왜 오발탄이냐는 물음에 답하는 본격 비평
한국영화사의 대표작 한 편을 아카이브와 역사의 관점하에 비평적 해석으로 집중 탐문하는 KOFA 영화비평총서의 다섯 번째 영화는 〈오발탄〉(1961)이다. “왜 우리라고 좀더 넓은 테두리, 법률선까지 못 나가란 법이 어디 있어요.”
‘한국영화의 무의식’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한국영화의 위대한 리얼리즘 걸작으로 평가받는 영화이지만, “왜 우리라고” 외침은 누가, 어떤 순간에 던지는 대사인지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누구나 알지만 누구나 보지는 않은 “한국영화사상 최고의 작품”이 갖는 슬픔이다. 영화 내내 ‘치통’으로 고통받는 장남 철호(김진규)는 알아봐도, 마침내 ‘권총’을 빼들고 세상에 몸을 던지는 차남 영호(최무룡)의 이 대사를 기억하지 못한다면 〈오발탄〉을 진짜로 본 것이 아니다. “한국 고전영화는 눈으로 감상할 때와 글로 마주할 때 전혀 다른 차원으로 다가온다”는 저자의 말이 이 맥락에서도 설득력을 발휘한다. 〈오발탄〉이 왜 걸작인가? ‘한국영화 100선’을 꼽을 때마다 왜 늘 최상위권에 놓이는가? 〈오발탄〉 텍스트를 미학적/사회문화적 맥락에서 읽어내는 비평적 시도를 끝까지 밀어붙인 이 책이 그 답이 될 것이다.

치통과 권총의 극단적 콜라보레이션
영화 〈오발탄〉을 이끌어 가는 두 인물은 장남과 차남, 철호와 영호이다. 장남 철호의 어깨를 짓누르는 가족과 가난, 그리고 잊을 만하면 밀려오는 치통은 당시 한국사회의 암울한 현실과 무기력을 은유한다. 의사의 만류에도, 철호가 하루 사이에 연이어 앓던 어금니 두 개를 뽑아내고 입가에 피를 흘리며 택시 안에서 갈 곳을 정하지 못하고 빈사 상태에 빠져드는 엔딩 신이야말로 이 영화의 메시지를 함축했다고들 한다. 그러나 저자는 철호만큼이나 영호에 집중한다. 석고상처럼 앉아 고뇌하는 사람(철호)보다는 결심하고 행동하며 실천하는 사람(영호)이 더 중요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영화를 ‘실제로’ 보면, 철호파와 영호파로 갈리게 된다. 과연, 저자의 주장대로 비명횡사한 연인의 권총을 손에 쥐고 은행을 침탈한 영호는 철호의 또 다른 자아일까? 영화제작 스토리를 이야기 속에 끌어들인 유현목 감독의 이 ‘자기반영적 영화’는 영화라는 매체의 본질을 사유하고 실험한 것일까? 영호와 철호, 설희, 철호 아내 등 영화 속 인물들은 살아 있으되 생과 사/현실과 비현실의 경계에서 이미 죽은 자가 아니었을까? 저자는 비평적으로 끝까지 밀고 나간다.

추신: 오마주, 오발탄의 현재적 생명력
저자는 이 책의 원고를 다 쓸 무렵, 한 편의 한국영화를 보고 새삼 〈오발탄〉의 현재적 생명력을 실감했다고 밝힌다.
“때마침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가 개봉했다. 그가 밝힌 것 이상으로, 영화 곳곳에서 〈오발탄〉에 대한 오마주를 발견할 수 있었다. 가장인 만수의 치통, 그의 아내 미리의 이름, 만수의 또 다른 자아처럼 보이는 제지업계의 중년 남성, 그리고 엔딩의 위압적인 공장 내부의 이미지까지-그가 모든 것을 의도했기보다는, 역시 영화란 무의식적 감수성의 총합체임을 새삼 느꼈다.”
그럼에도 아직도 다루지 못한 디테일, 맞추지 못한 퍼즐 조각이 있는 남았다는 영화. 저자의 바람대로, 이 책이 다 알지만 다는 모르는 한국영화의 무의식 〈오발탄〉을 새롭게 읽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까.
저자

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선임연구원.한국영화사의아카이브구축과비평적연구를병행하고있다.역사와텍스트,사회와미학의균형속에서한국고전영화를새롭게읽고쓴다.《표절
과번안의영화사:1960년대한국영화계와일본영화》,《조선영화라는근대:식민지와제국의영화교섭史》등을펴냈다.

목차

발간사
서문

0장-유현목,〈오발탄〉,생사의경계에서살아남기

1장-예술과산업의경계에서:유현목의영화세계

청소년시절,예술가를꿈꾸다영화를만나다
해방기의‘한국’영화현장에서
전쟁에서살아남아영화작업을이어가다
영화청년의감독데뷔,기교에서주제의식으로
〈오발탄〉의성과,그이후
문예영화,혹은번안영화를관통하며
〈춘몽〉의고초,그이후
예술영화감독으로각인되다

2장-불온한걸작의여정:〈오발탄〉의제작과검열
영화의시작
시나리오버전‘들’
검열서류가말해주는것들

3장-현실과환상의교차:〈오발탄〉의영화적구조
‘생각하는사람’-哲浩-유현목
Bar:상이군인영호의현실/환상
철호의환상,영호/철호의현실,철호
영호의영화가시작되는,다방
까마귀만한용기와엉뚱한생각
또한명의죽은목숨,설희
밤거리의여인,명숙
미리의영화를거부하면서시작되는영호의영화
죽은‐죽을사람,영호와설희
허수아비같은법률선과억설사이
영호의범죄‐영화
유령의배회
조물주의오발탄,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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