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머릿속이 간지러워)

첫사랑 (머릿속이 간지러워)

$15.00
Description
“천사는 온몸이 눈이라고. 그래서 모든 것을 볼 수 있다고.”
90년대 대표적인 ‘저주 받은 걸작’
한국영화사의 대표작 한 편을 아카이브와 역사의 관점하에 비평적 해석으로 집중 탐문하는 KOFA 영화비평총서의 여섯 번째 권. 이명세 감독은 왜 모자를 고집하는가!
등단한 지 벌써 10년이 된, 영화평론가 김소희의 사실상 첫 번째 책. 저자는 영상도서관 흐릿한 화면으로 마치 텔레비전 보듯이 〈첫사랑〉(1993)을 감상할 당시, “잡히지 않는 형식이 주는 기분 좋은 혼란”을 느꼈다고 밝힌다. 〈첫사랑〉을 찍을 당시 이명세 감독은 엄청난 스트레스로 흰머리가 생기고 머리가 빠졌다고 하니, 이명세에게 〈첫사랑〉은 머리카락과 맞바꾼 영화인 셈이다. 이 책의 주제 중 하나도 머리카락이다. 1장에서는 무성영화와의 친연성을 중심으로 감독의 영화 세계를 훑고, 2장에서는 시간을 중심으로 〈첫사랑〉을 돌아보고, 3장에서는 ‘머리의 영화’라는 키워드로 영화에 잠재된 머리를 둘러싼 이야기를 모았다. 감독의 모자와 관련된 이야기는 장에 포함될 뻔했으나 생략된 이야기로 〈서문〉에 남았다. 1993년 1월 개봉 당시 감독은 매일 극장 건너편 다방에서 애타게 관객을 기다리고, “대학생이던 김혜수가 친구들을 데리고 영화를 자주 보러 왔”음에도, 서울 총 관객 수 5천 명 미만으로 흥행에 참패했던 영화가 왜 오늘날 다시 ‘저주 받은 걸작’으로 회자되는가?
저자

김소희

영화평론가.2015년《씨네21》영화평론상을받았다.독립영화와다큐멘터리관련비평을주로썼다.참여한책으로는《이것은카메라입니다》《한국퀴어영화사》《한국나쁜영화100년》《짧은영화긴이야기2》등이있다.

목차

발간사

서문-머리를위한변명

프롤로그-멜로와일기,이명세와사소함의시대
멜로의시대와이명세
일기체와사적영화

1장-이명세는무성영화를꿈꾸는가
종이로된스크린
종이이후
모든것은매개다
역설의스타일리스트
대사의슬랩스틱
말못하는사람들
액션과사랑
기계화된배우
표현의리얼리즘

2장-〈첫사랑〉은SF를꿈꾸는가
세트의시대
왜1970년대인가
70퍼센트의세트
시대에서시간으로:시간을위한기법들
시선의주인이된다는것
문밖에서
투명인간
골목길
천사의시선

3장-머리의사랑
이발소
숏컷을한배우
머리카락팔아요
잘린사진
흥행에실패한감독의자리
부감숏
머릿속이이상해
꿈과깨어나기
가벼운것과무거운것

에필로그


참고문헌
크레디트

출판사 서평

너무일찍도착한‘시네다이어리’
우리나라70년대를배경으로한이‘소박한’영화는1990년대를빛낸‘저주받은걸작’으로,한국영상자료원의디지털복원작업을거쳐2024년블루레이로도출시되었다.그러나개봉당시평가는가차없었다.“양식주의와빛바랜회고취향이어떻게어긋나버렸는지를진지하게고민해보아야할것이다.”‘한국영화최고의스타일리스트’라는수식어는초기연출작부터때론부정적인뉘앙스로따라다녔다.게다가애니메이션기법,말풍선,정교한세트활용등〈첫사랑〉의인공적이고동화적인영화분위기는당시대세였던리얼리즘과거리가멀었다.그러나〈첫사랑〉을만들당시이명세는‘세상에서가장사소한’영화를만들겠다는야심을품었다고하니그뜻을이룬셈이다.실제로이작품을기점으로이명세감독고유의미학적스타일이완성되었다는평을받는다.

다큐멘터리를작동시키는멜로영화
저자에따르면,〈첫사랑〉은영화관람의장소가분화되고,관객의집중력과싸워야하는산만한영화관람의시대에그보다앞서관객의몰입에관해질문한영화다.그리고몰입을강화하는방식으로나아가는대신에그산발성을자신의정체성으로활용하려했다는점,그리고그시도가상업영화의틀안에서존재했다는사실은여전히놀랍다고저자는평한다.
“〈첫사랑〉을경험하는일은엇갈린시간을경험하는일이다.영화가도착했을당시관객인나는없었고,지금의나는너무늦게도착했다.”
영화의이야기가‘나’의이야기를상기시키는,다큐멘터리영화처럼삶에맞닿은,영화바깥에한편의다큐멘터리를작동시키는영화.그래서과거의향수에젖게만드는만큼이나부당하게외면당하고있을지모를오늘날의영화를향해조바심을내도록만드는영화.그렇게이명세가던진‘사소함’이란화두는30여년의세월을훌쩍뛰어넘어기어이사람들의마음을움직이는데성공했고,저자는그‘사소함’에깃든우주를읽어내는대신사소한대로내버려두는가운데길을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