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파국적인 전쟁에 대한 냉담한 고백
보편적 휴머니즘 이후, 임권택 영화의 분기점
보편적 휴머니즘 이후, 임권택 영화의 분기점
한국영화사의 대표작 한 편을 아카이브와 역사의 관점하에 비평적 해석으로 집중 탐문하는 KOFA 영화비평총서의 일곱 번째 영화는 〈길소뜸〉(1985)이다. “기억은 때로 윤리가 된다.”
〈길소뜸〉은 전쟁과 이산을 다룬 대표작으로 호명되지만, 이 영화에는 우리가 상봉의 순간에 기대하는 회복의 서사가 존재하지 않는다. 가족은 복원되지 않으며, 상처는 봉합되지 않은 채 남는다. 재회의 순간은 또 다른 결핍이 시작되는 계기일 뿐이다. 상처는 해결 불가능할뿐더러 고통이 끝났다는 착각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임권택은 해답을 섣불리 제시하기보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현재의 삶을 잠식하고 있는 상처와 고통을 정직하게 기록할 뿐이다. 재회한 가족이 서로의 남루한 현실 앞에서 머뭇거리는 풍경을 응시하는 이 영화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역사를 다루는 새로운 태도이다. 이 영화를 기점으로 임권택은 외부의 강제나 보편적 휴머니즘이라는 거대 서사의 관성을 깨고, 자기 자신의 목소리로 ‘진짜 발화’를 시작한다. 임권택의 독보적 위상은 역사가 결코 개인의 진실을 앞지를 수 없다는 사실을 자신의 영화적 언어로 입증했다는 데 있다. 개인적인 상처가 가장 보편적인 역사의 얼굴이 될 수 있음을, 특히 〈길소뜸〉은 기억이 하나의 윤리가 될 수 있음을 가장 치열하게 탐문한다.
〈길소뜸〉은 전쟁과 이산을 다룬 대표작으로 호명되지만, 이 영화에는 우리가 상봉의 순간에 기대하는 회복의 서사가 존재하지 않는다. 가족은 복원되지 않으며, 상처는 봉합되지 않은 채 남는다. 재회의 순간은 또 다른 결핍이 시작되는 계기일 뿐이다. 상처는 해결 불가능할뿐더러 고통이 끝났다는 착각조차 허락하지 않는다. 임권택은 해답을 섣불리 제시하기보다, 전쟁이 끝난 뒤에도 현재의 삶을 잠식하고 있는 상처와 고통을 정직하게 기록할 뿐이다. 재회한 가족이 서로의 남루한 현실 앞에서 머뭇거리는 풍경을 응시하는 이 영화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역사를 다루는 새로운 태도이다. 이 영화를 기점으로 임권택은 외부의 강제나 보편적 휴머니즘이라는 거대 서사의 관성을 깨고, 자기 자신의 목소리로 ‘진짜 발화’를 시작한다. 임권택의 독보적 위상은 역사가 결코 개인의 진실을 앞지를 수 없다는 사실을 자신의 영화적 언어로 입증했다는 데 있다. 개인적인 상처가 가장 보편적인 역사의 얼굴이 될 수 있음을, 특히 〈길소뜸〉은 기억이 하나의 윤리가 될 수 있음을 가장 치열하게 탐문한다.
길소뜸 (역사 너머의 기억들)
$1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