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어사전 : 죽어버린 시간 속 단어들을 찾아 떠나는 하루의 여행

사어사전 : 죽어버린 시간 속 단어들을 찾아 떠나는 하루의 여행

$17.80
Description
작가, 언론인이자 편집인, 그리고 언어 고고학자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우리의 ‘수다쟁이’ 마크 포사이스가 이번에는 죽은 말이 가득한 사전 더미 속으로 시간여행을 떠난다. 빅토리아 시대 농부들, 제2차세계대전 영국 해병들, 앤 여왕 시대 노상강도들, 옛 잉글랜드 수도사들의 점잖고 저속하고 망측하고 위대한 세계가 언제 저물었냐는 듯 화려하게 펼쳐진다. 그래서 이 책을 어디에 쓰냐고? 옮긴이의 말을 빌자면 이 책의 쓸모란 이러하다.

저자

마크포사이스

저자:마크포사이스

작가,언론인이자편집인이다.1977년런던에서태어났다.언어에대한무한한열정과방대한지식,그리고무엇보다누군가에게털어놓지않고는못배기는‘수다쟁이’가이번에는죽은말이가득한사전더미속으로시간여행을떠난다.침대에서눈을뜨는시간부터눈을감는시간까지,하루의궤적을쫓아가며먼지쌓인단어들을닦아내놓는다.한때는분명쓸모있었고어쩌면아직도쓸모있을지도모르는단어들의목록이끝없이펼쳐진다.시간속으로사라져버린단어들,그리고단어들과함께잠들어있던세계속으로뛰어들준비가되셨는지?

『콜린스영어사전』의편집자로서문을썼으며,사람을홀려온위대한문장들의비밀을본격적으로파헤친『문장의맛』,누구나한번쯤은궁금했을크리스마스를추적한『크리스마스는왜?』와『걸어다니는어원사전』등을썼다.



역자:김태권

서울대학교미학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서양고전학협동과정에서그리스와라틴고전문학을공부했다.본업은만화가이지만,여러매체에서다양한글을쓰고있다.현재글로벌사이버대학교미디어콘텐츠창작학과특임교수로있다.지은책으로『코인묵시록』,『김태권의십자군이야기』,『김태권의한나라이야기』등이있다.

목차

프롤로그_사전답사

1장오전6시-새벽녘
자명종시계/다시잠들려고노력한다/꾀병을부린다

2장오전7시-일어나씻는다
끌신을신고/거울보고/스스로질색하고/씻고/샤워하고/머리다듬고/면도하고/이닦는다

3장오전8시-옷입고아침먹고
옷입고/단장하고/아침먹고/떠날채비를한다

4장오전9시-출근한다
날씨/교통/자동차/버스/열차/지각이다

5장오전10시-오전회의
안졸고버틴다/경청한다/입씨름한다/예,아니요,알게뭐람/머그웜프/입을다문다

6장오전11시-휴식
커피/가십/믿지않는다/담배

7장정오-일하는시늉
노력하지않는척/영업과마케팅/이메일/파산이다가온다/급여를올려주세요

8장오후1시-점심
어디서먹나/누가사주나/공짜점심/먹는다/거북을먹는다/소화불량

9장오후2시-일터로돌아오다
낮잠/가족에게전화한다

10장오후3시-다른사람을일시키려고애쓴다
다른사람을찾는다/다른사람에게호통친다

11장오후4시-차

12장오후5시-조금이나마진짜일을해보자
패닉에빠진다/마감시간/다그만둔다/월급도둑질/퇴근한다

13장오후6시-일을마치고
어슬렁어슬렁/저녁을맞는다

14장오후7시-쇼핑한다
방향감각을잃는다/슈퍼마켓의법열

15장오후8시-저녁식사
음식의요건/좌석배치/대화를나눈다/대화를피한다/와인을독차지한다/저녁식사를마무리한다/계산서를피한다

16장오후9시-음주
술먹으러가자고설득한다/술집을고른다/문을연다/술집에들어간다/주문한다/술마신다/음주의결과/공허함/술취함의형태

17장오후10시-구애
어슬렁거린다/타깃을관찰한다/대화한다/춤춘다/입맞춘다/성급하게청혼한다/팬프렐러칭/퇴짜맞는다

18장오후11시-비틀거리며집으로
길떠난다/길잃는다/넘어진다/야영시도

19장자정-노스토스
돌아오자마자소움을낸다/일해볼까시도한다/옷을벗는다/배우자와티격태격/잠이든다

에필로그_폐관시간
역자후기_옮긴이의쓸모없는말

부록
파랄리포메논-취객의사전
찾아보기
옮긴이의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재담꾼마크포사이스,
먼지틈으로숨어버린보석같은단어들과
‘하팍스레고메나’를찾아서

“언제나똑같은책상,언제나똑같은의자들,똑같은침대,똑같은사진이야.그리고나는책상을책상이라부르고,사진을사진이라부르고,침대를침대라고부르지.또,의자는의자라고부른단말이야.도대체왜그렇게불러야하는거지?”
-페터빅셀,「책상은책상이다」중에서

많은사람에게익숙한이야기일것이다.중학교국어시간,‘언어의사회성’을배우며한번쯤은읽었을대목일테니.페터빅셀이본래하고싶었던말같은건제쳐놓자.교과서에서가르치려는내용은간단하다.‘언어는사회구성원간에그뜻이합의가되어있어야한다.’
그런의미에서,이책이소개하는단어들은어쩌면제대로된단어가아닐수도있다.오늘날에는거의쓰이지않기때문이다.우트키어러며웜블크롭트며빙고모트따위의낱말들을살면서한번이라도들어보았는지?이책에서소개하는단어들의시간과우리의시간은이미예전에단절되어어긋났다.한때어떤곳에서는제소임을다하며아낌을받았지만,이제는먼지쌓인사전틈으로영영숨어버렸다.누군가나타나위에쌓인먼지를훅불기전까지는말이다.
작가,언론인이자편집인,그리고언어고고학자라불러도손색이없을우리의‘수다쟁이’마크포사이스가이번에는죽은말이가득한사전더미속으로시간여행을떠난다.빅토리아시대농부들,제2차세계대전영국해병들,앤여왕시대노상강도들,옛잉글랜드수도사들의점잖고저속하고망측하고위대한세계가언제저물었냐는듯화려하게펼쳐진다.그래서이책을어디에쓰냐고?옮긴이의말을빌자면이책의쓸모란이러하다.

“이책의쓸모없음이야말로낱말하나하나에목숨을거는인문취미를갖춘사람에게안성맞춤이다.(…)이책의유일한쓸모인지식의즐거움이모쪼록독자님과함께하기를바란다.”
-‘역자후기’중에서

※하팍스레고메나(hapaxlegomena)는하팍스레고메논의복수형이다.하팍스레고메논이란그리스어로‘여태껏단한번문헌에나타난표현’을뜻한다.

잊힌낱말들을쫓아떠나는
재미있고‘쓸모있는’시간여행

신실한중세사람들은『성무일도서』,즉‘시간의책’을옆에끼고살았다.이들은매일정해진시간에이책을펼쳐그시간에알맞은성인을찾아기도를올렸다.얼마나유용한지!저자는‘프롤로그’에서알파벳순으로정렬된사전의쓸모없음을한탄하며이렇게말한다.

“알파벳의문제는그순서가세상사물과관계가없다는점이다.알파벳순서로늘어놓으면낱말끼리멀리떨어져쓸모가없다.(…)‘이런상황에맞는단어가있긴있을까’중얼거리며사전을찾아봤자다.어떤양반이최근에『옥스퍼드영어사전』을통째로읽었는데한해가걸렸단다.여러분이필요할때마다딱맞을낱말을찾더라도,화제가지나간다음에돌아오게생겼다.”
-‘프롤로그’중에서

앞서이책의쓸모가곧쓸모없음이며,오직즐거움만이유일한쓸모라고말했다.하지만이는다소가혹한평일지도모른다.적어도저자의목표는쓸모있는참고서적을쓰는것이었으니.이책은독자가제때제단어를찾아쓸수있도록시간순으로구성되어있다.이른아침부터자정까지,하루의각시간에맞춰쓸만한낱말들을나열한다.이책의원제가『TheHorologicon』,즉‘시간의책’인이유이다.저자의의도가이렇다면어떻게든쓸모를찾아내는것이독자의도리겠다.몇가지사용법을제안한다.

*원치않게이른새벽눈을뜬순간의심란한기분,이불을몸에돌돌말고아늑하게누워있는상태,구정물을밟아기껏차려입은옷을망치는현상,의미없는말을하며회의를질질끄는사람등을일컫는적확하고경제적인단어를찾고있었다면이책이유용할것이다.옛사람들이훌륭한표현을여럿마련해놓았다.

*아무도모르는낱말을현란하게사용해적을혼란에빠뜨릴수있다.끔찍하게출근하기힘든아침이라면,회사에전화를걸어‘험더전’에걸렸다고호소해보자.상대가낯선병명에말문이막힌사이,‘우트키어러’상태라아무래도험더전을떨치기어렵겠다고진지한목소리로치명타를날릴수있다.이단어들의진정한뜻은1장에서확인할수있다.

*시간여행을계획중인사람에게도추천할만하다.1944년영국,기세등등한캡캘러웨이의시대로나들이를할생각이라면여러상황에서써먹을유용한표현들을익힐수있다.앤여왕시대,밤마다거리를점령했던노상강도패거리틈에끼고싶다면두말할것없이필수품이다.

‘인문덕후’김태권의번역과그림으로만나는
특별한한국어판『사어사전』

『김태권의십자권이야기』,『김태권의한나라이야기』등의작품으로교양만화의신기원을열었던김태권작가가이책의번역과표지화를맡았다.김태권은만화가이자작가,미학과그리스어와라틴어고전문학을전공한‘인문덕후’이기도하다.영어사용자에게도낯선그리스어,라틴어어원들을놓치지않고살려우리말로옮겼다.본문에서밝히기어려운어원은옮긴이주로부연하고,안쓰는우리말을골라안쓰는영어낱말에대치하여한국어판독자가가능한위화감없이원문을즐길수있도록번역에공을들였다.‘끼우뚱’,‘발록구니’,‘개름뱅이’같은생소한우리말과의만남은오직한국어판독자만이즐길수있는재미다.본문에쓰인낯선우리말들은부록‘옮긴이의찾아보기’로따로정리해한눈에살펴볼수있도록했다.
표지에도힘을보탰다.본문에등장하는재미난단어들몇가지를골라그렸다.특유의유쾌하고개성있는그림이더해지며독특한매력의한국어판『사어사전』이완성됐다.

사라진세계와사람들의삶을
낱말들을통해들여다보다

“나는빅토리아시대의시골말사전을본다.어느쓸쓸한성직자가모아놓은재치있는낱말들이다.작은숲이며덤불이며길이며말이걸리는병이며장어의종류를가리키는셀수없이많은표현이있다.그들은삶의물건에이름을주었고,그네들삶은사전에담겼다.시시콜콜한인생사며농담이며믿음이말이다.그네들세계를나는탁자위에얹는다.”
-‘에필로그’중에서

언어에는세계가담긴다.어떤현상을언어화하여이름을붙이느냐에따라언어구사자의세계가구축되고,저자는그규칙에따라탄생한사소한농담과표현들을지팡이삼아낯선세계로걸어들어간다.앤여왕시절을살았던도둑들의세계에는칼과여인과교수형에관한표현이백가지나됐다.빅토리아시대의농부들은다른건몰라도말이걸리는병에관한단어라면셀수없이많이갖고있었다.영국공군비행사들은북해를주스라고부르고대서양을연못이라고부르고영국해협은술이라고불렀단다.저자가돌리는시곗바늘을따라,한때의미있던단어들이다시한번살아나춤춘다.익숙하던세계가겪어보지도,상상하지도못한시공간으로재구성되어펼쳐진다.
하나의단어에는그시대의문화와역사와학문과종교가따라온다.가로등이위세를떨치지못하던시절,술취한행인들을안내하며달빛과밥그릇경쟁을하던‘달빛악담가’를여러분은아시는지?한때발을두고‘벌레부수개’라고불렀다는이야기는?저자는잊힌단어들을통해옛사람들의말투와목소리를재현한다.낯선시대,낯선나라의사람들이쓰던낯선낱말들을킬킬대며읽다보면불현듯그네들의삶과우리의감정이겹쳐지는순간이찾아든다.그때죽은단어들은다시한번살아나고,우리는잃은줄도몰랐던말들을되찾는다.그놀랍고유쾌한앎의세계로여러분을초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