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글자책] 말씨, 말투, 말매무새 : 어디서 무엇이 되어 어떻게 말할까

[큰글자책] 말씨, 말투, 말매무새 : 어디서 무엇이 되어 어떻게 말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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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한성우

저자:한성우
한국어의방언과말소리를연구하는국어학자이다.삶속의말과글을쉽게이해하고깊게생각하도록돕는다.첼로를사랑하는목수로서또하나의삶을살고있다.
충청남도아산에서태어나성장하다가열한살되던해부터30여년간서울에서살았다.서울대학교국어국문학과에서학사·석사·박사과정을마치고,인하대학교에재직하게된이후20년가까이인천에서살고있다.충청방언으로석사논문을,평안방언으로박사논문을쓴후인하대학교한국어문학과에서한국어의방언과말소리를연구하고가르치고있다.한국방언학회전수석부회장을역임했으며,문화방송(MBC)우리말위원회위원을지냈다.현재국어규범정비위원회위원이다.
방언과말소리에대한연구서외에『방언정담』『우리음식의언어』『노래의언어』『문화어수업』『말의주인이되는시간』『첼로를사랑하는목수』『말씨말투말매무새』『서울의말들』등말을주제로한인문교양서를써왔다.
2019년부터《문화일보》에매주‘맛의말,말의맛’을연재하고있다.2024년에는《경향신문》에격주로‘말과글의풍경’을연재했다.

목차


머리말
프롤로그

1부말씨-이땅의모든말

표준어와사투리-서울사투리와제주표준어
서울과표준어표준어의역사두루통하는말

말소리-10곱하기19와2더하기3
‘아’다르고‘어’다르다정확한말소리를찾아떠나는여행여괴전이야개요?

호칭-가족에서이웃까지
돌하르방과아바이순대가족의확대이웃의발견

화법-말하는법과말듣는법
말하는법과듣는법말문을트고잇는방법터는화법과접는화법

어휘와표현-찾아쓰고살려써야할말
말한마디와천냥빚상남자의츤데레의표현법솜털같은부드러운표현법마카항꾼에도르라

2부말투―말의주인

연령과세대의말투-‘옥떨메’아재의생명력
시간과세대의변증법어린이의‘귄’과‘클아반’의위엄,그리고‘자란이’의품격옥떨메의아재와틀딱의라떼

남성과여성의말투-‘다나까’와‘요’의전쟁
목소리큰남자와말많은여자‘상냥’과‘무뚝뚝’의사이사람이사람에게하는말

직업과계층의말투-‘노가다’와‘지에스(GS)’
직업과계층배움과말투사농공상의말투

3부말짜임―말을이루는재료

호칭과지칭-부르고가리키는말
호칭과지칭의고차방정식티안나게끌어안는,그리고함께끌어올리는내가들으마,너의마음을이름과님의마법

높임말낮춤말-나를낮추어너를높인다
높임과낮춤의비례식반말과‘요’의전성시대높임법의끝

관계와상황,그리고태도-말을둘러싼모든것
참여자와관찰자주변의공기‘너’에대한‘나’의마음가짐

서사?말로엮는이야기
정면돌파와측면돌파듣고싶은말과함께나눌이야기탕후루와당의정

4부말매무새―어디서무엇이되어어떻게말할까

가족과친척-가깝고도먼
가족,가까워서어려운친족,멀어질수록어려운결혼,새로운가족

친구-친한,그래서오래가야할
친구,사회관계의시작사회친구,친구관계의종언○친과○사친,‘야!’와‘자기야~’의사이

일터-함께땀흘리며부대끼는
프로의세계없애고높여라사장님과여사님은무죄

정치-모두를아우르는
막말과정치사투리‘할많하않’과접는화법토론의기술과포용의미학

문서-눈으로소통하는
글,참을수없는쓰기의어려움왜,누구를위해쓰는가?공적인,때로는사적인

가상공간-보이지않는,그러나영원한
내가낸데!반올림?아니무조건올림!님의재발견순간이동의전술

에필로그-말의주인이하는이땅의모든말

출판사 서평

우리말의씨줄과날줄을따라가는
슬기로운한국말생활

말씨는흔히사투리라고말하는지역방언이고,말투는연령,성별,계층등에따라다른사회방언이다.이두가지가말의씨줄과날줄이되고,서로엮여서말짜임과말매무새로드러난다.저자는이책에서현실에서쓰이는모든말들을두루탐색하며바람직한말매무새란어떤것인지같이고민해보자고제안한다.바른말,맞는말이란규범이나언어예절에따라정해지는게아니며,강요,당위,의무로들이밀어서도안된다.바람직한말매무새는이땅의모든말을하는말의주인들이스스로만들어나가는것이기때문이다.

말씨,이땅의모든말은아름답다

표준어는품격있는좋은말이고,사투리는부끄럽고창피한말인가?은연중에그런인식도있지만,표준어는말씨가다른이들끼리보다원활히소통하기위해만들어놓은규범상의언어일뿐그것이우월하거나뛰어난말이아니다.또한세상에완벽한표준어를쓰는사람은없으며,서울사람들도사실은표준어가아니라서울사투리를쓰고있다.누구나자기가자란땅에서비롯된저마다의사투리를쓴다.
사투리를빼놓고서는한국어의전체모습을볼수없으며,한국어의가능성도크게위축된다.경상도말씨는‘어’와‘으’를구별하지못한다고놀림의대상이되지만,성조를세가지로구별해서말할수있다.표준어발음에서는구별이힘들어진‘개’와‘게’도전라북도서해안에서는뚜렷이구별해서발음한다.
어휘와표현에서도다양한사투리에서가져올좋은말들이많다.제주도말의‘삼촌’은남녀를가리지않고부모와비슷한세대의모든이웃들을부르는말이다.남자어른을아저씨로,여자어른을아줌마로나누어부르는걸피하고싶다면참고할수있는호칭이다.예전에서울경기지역에서는남자나여자나같은성별의손위상대를‘언니’라고불렀는데,이말도정감있으면서차별없이들린다.
사투리를잘활용하면부정적인의미를누그러뜨리면서표현할수있다.충남서해안지역에서는‘시절’혹은‘시저리’라는말을흔히쓰는데좀어리숙해보이는사람을가리키는말이다.그렇다고아주바보,멍청이라고비하하는것과는다르게한구석에는관심과애정을담은표현이다.“에구이시절아”라고사용한다.‘거시기하다’또한느낌은표현하되직접적인언급은하지않음으로써부정적인느낌을부드럽게표현할수있는방법으로쓰일수있다.
이처럼사투리에대한편견을덜어내면각지역의말에서살려쓰면좋을호칭,화법,어휘와표현이보인다.이땅의모든말에는말매무새를정하는데도움이될요소가가득하다,

말투,말의주인이쓰는모든말은소중하다

“‘지에스(일반외과의사)’가또한‘치프’의‘오더’에따라‘소우업(sewup)’을한다”고말하는건유식한말이고,“‘노가다’가‘오야지’의명령에따라‘공구리치기’를한다”고하는건상스러운말일까?그렇지않다.둘다일하는현장에쓰는전문가들의말이다.성별,직업,지위등에따라말투가달라지는건자연스러운일이며,옳고그름과높고낮음으로판단할문제가아니다.말투가어떻게다른지,왜다른건지살피고,각기다른말투에서본받을만한요소들을찾는게중요하다.
과거에어미에‘요’를붙이는것은‘계집애들말투’로취급되며군대를비롯해공식적인자리에서남성이쓰지말아야할말로여겨지기도했다.그러나지금은‘요’가거의모든상황에서쓰이고있다.‘다,나,까’로대표되는남성어가무뚝뚝하고거칠게느껴진다면,부드럽고상냥하게느껴지는여성어가듣는이들에게더선호된다면,남자든여자든여성어를쓰는것이의사소통에더도움이될것이다.남자는남자답게,여자는여자답게말해야한다는고집은말매무새에도움이되지않는다.
“고개살짝들어보실게요.샴푸하고드라이하실게요.펌이참예쁘게나오셨어요”라는미용실직원의말투가불편하게들리는가.어법으로따지자면틀린표현일수있다.그러나손님의마음에들기위한표현이라면틀리지않는다.어법에맞게“고개드세요.머리감기고말려드리겠습니다.머리가잘지져졌네요”라고말한다면,불쾌하게느낄손님들도있을것이기때문이다.손님들을만족시키기위한방법중하나가과하게상냥한말투라면그역시존중해야할선택이다.바람직한말매무새란결국다른사람의마음에들어그마음을움직이는말이기에,각계각층의이들이각자의자리에서만들어낸말투는모두중요한참고가된다.

말짜임,말을엮는방식

말은상대와의의사소통을위한것.말하기는상대를어떻게부를지정하는것부터시작된다.친구라면‘야’라고불러도되지만,모르는사람이라면그랬다가는싸움이나고,부모님에게그랬다가는된통혼이난다.나와상대의나이,성별,관계를고려해‘형,누나,오빠,언니’부터‘삼촌,이모,고모,어머님,아버님’혹은‘선생님,사장님,사모님,여사님’등을쓸것인가말것인가고민해야한다.그러고나면높임말을할지,반말을할지도선택해야한다.높임말을쓴다면,어느정도로높일지도나와의관계와상황에따라달라진다.돌직구로정면으로말할지,부드럽게돌려서말할지서사의방식도상황에따라달라진다.이처럼매끄러운말매무새를위해서는관계,상황,태도,내용에따라말을알맞게짤수있어야한다.

말매무새,시와때가맞는품격있고정다운말

말짜임의방식을살펴본뒤저자는마지막으로우리가주로겪는상황에서의말매무새를제안한다.가족,친구,일터,정치,문서,가상공간이이책이다루는상황이다.물론무수히많은상황이존재하고,모든상황에맞는답은없다.하지만이책에서제시하는말매무새를통해자신만의말매무새를가다듬는데도움을얻을수있다.
예를들어복잡한가족안에서의호칭은단순화하는것이필요할수있다.시가와처가를구별하는표지가점차사라지는것이그런단순화의한모습이다.예전에는시아버지/시어머니와장인/장모가뚜렷이구별되었지만요즘젊은세대는양가부모에게모두에게‘아버지/어머니’를쓰거나‘아빠/엄마’를쓰기도한다.호칭에서도차별을줄이려는모습이말에서나타나고있다.
일터에서는‘없애고높이는’모습이나타난다.직급이나나이등의변수를없애고모두를서로높이는것이다.서로를‘○○○씨,○○○님’으로부르고,지위와나이에상관없이모두에게높임말을쓰는것이다.서로를존중하고일에서의효율을높이기위한선택이다.
모든말매무새의목적은결국원활한의사소통이다.듣는사람이흔쾌히받아들이고쉽게이해할수있게이야기해야한다.그렇기에정치인의유체이탈화법이나막말화법,의미없는말을늘어놓는아무말대잔치는바람직한말매무새가될수없다.‘심심한사과’를‘재미없는사과’로오해하게한것도,그런면에서실패한표현이다.한자어나오래된표현에약할수있는젊은이들이그글을읽을것을예상했다면다른표현을쓰는게더적절했을것이다.
잘못쓰인말은오해를부르고다툼을일으키지만시와때에맞게쓰인말은정답고서로를어울리게한다.이책을통해말의씨줄과날줄을잘짜서말매무새를갖춘말에대한답을모두가찾을수있기를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