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의 발견: 상실, 그 이후의 삶을 헤아려본 과학의 응답 (양장)

슬픔의 발견: 상실, 그 이후의 삶을 헤아려본 과학의 응답 (양장)

$19.80
저자

바버라블래츨리

저자:바버라블래츨리(BarbaraBlatchley)
실험심리학·생리심리학·신경과학분야를아우르는심리학자이자신경과학자.인디애나대학교심리학부를졸업하고,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교에서실험심리학및신경과학박사학위를받았다.이후위스콘신대학교에서박사후연구원을거친뒤,아그네스스콧칼리지심리학·신경과학교수로2024년까지재직했다.감각및지각이뇌발달에미치는영향을주된연구분야로삼아인간뇌의발전가능한추가영역을탐구하는데헌신했다.
2018년1월11일,36년을함께한남편을잃은후,자신이마주한슬픔을이해하기위해이책을썼다.삶의공허가남긴의문들에질문을던지고,악착같이답을찾아가기시작했다.상실과슬픔을탐구한과학자의오롯한여정을담은이책은‘위로하지않는위로’의정석을보여주며,깊은이해는위로와다르지않다는걸증명한다.
통계학입문서《맥락별통계StatisticsinContext》(2018),인간의뇌가실제로운과기회를학습한다는사실을설명하며긍정심리학의개념과원리를과학의범주로끌어들인《기회의심리학》(2023)을썼다.

역자:제효영
성균관대학교유전공학과와성균관대학교번역대학원을졸업했다.옮긴책으로『책을쓰는과학자들』,『몸은기억한다』,『버자이너』,『펭귄들의세상은내가사는세상이다』,『가족을끊어내기로했다』등이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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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말

1슬픔의시작
2사랑과애착,그리고사별
3상실의궤적
4슬픔보다더깊은
5고통
6꺾여도살아내는것
7의미라는의미
8헤아려본상실의조각들

부록:인터뷰전문
주석
그림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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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눈물로쓴비탄의기록으로부터
상실,슬픔에관한현대신경과학의방대한연구까지

배우자의죽음만큼인간에게큰고통을주는일은거의없다.홈스-라헤스트레스척도에따르면배우자의죽음은100점,즉최댓값의스트레스점수로책정된다.배우자뿐아니라가족,친구등과의사별도고통이뒤따르는것이보통이다.죽음은예정된일이지만,그렇다고해서덤덤하게맞이할수있는일은결코아니다.마음의준비를할수는있지만,막상맞닥뜨리게되면그모든대비가무용하다는걸저자또한고백한다.인간이맞이할수있는가장갑작스럽고뾰족한대책이없는사태에저자는어떻게반응했을까.

36년을함께한남편의죽음으로부터시작하는이책에서저자가먼저꺼내든단어는위로나공감이아니라이해와탐구였다.저자는“슬픔을과학적으로이해하면삶의통제력을되찾게되고,그리하면다시앞으로나아갈길을찾을수있다”라는신경학자리사슐먼의말에동의하며,반려인의상실그자체를비롯하여감정,감각,기억등자신에게일어난일들을파헤치기시작했다.신경과학자이자“스트레스,혼란,불안을느낄때그일에관한정보를모조리찾아내는사람들”가운데하나로서저자는정공법을택했다.고통스러운상태로부터도피하거나슬픔을억눌러마음속어딘가에묻어두지않고,다시아파하기도하고,가라앉기도하며처참한기억들을길어올려꿋꿋하게써내려간다.이책에는사적인애도의시간들이고스란히담겨있고,그기록에서뻗어나간질문들과그것에대한과학의응답들이정연하게배치되어있다.

우리는왜사랑하는이의죽음을슬퍼할수밖에없는가
이토록괴롭고,끔찍한감정을도대체왜느껴야하는가

우리는으레죽음에가장가까운감정으로슬픔을먼저떠올린다.슬픔의사전적정의는“원통한일을겪거나불쌍한일을보고마음이아프고괴롭다”이다.원통한일의범주에죽음을포함한다면질문은이어진다.죽음은왜원통한일인가.죽음에대해서우리는왜마음이아프고괴로움을느끼는것일까.저자는이근본적인질문을던지고존아처,존볼비,랜돌프네스등의이론을소개하며진화적관점에서이질문에답을정리해나간다.분리반응에따른일련의행동(큰소리로울고,애착관계가형성된사람을찾아사방을돌아다니고,신경을곤두세우거나불안을느끼는등)이어린아이의생존에유리하게작용했고,성인이되어서도그러한반응이불가피하게남은것이라고설명한다.사랑하는이의죽음을분리로인식하고,그에따른반응으로서슬픔을나타낸다는것이다.한편으로는죽은이와자신을분리하고,그와의관계를정리하면서죽음이초래한변화를극복하기위해슬픔을느낀다고도한다.요컨대살아가는데,살아남는데유리했기때문에슬퍼하고,그로인해고통스러워한다는것이다.

이고통스러운경험과감정의기능적인측면에대해서도저자는설명한다.“특정한사람이나사물로부터멀어지게만들고,다른사람들에게도움이나지원이필요하다고알리고”,“마음이가라앉고내면에집중하게되면서생각을재정비하는데도움이되며”,“생각하는방식자체에변화를일으켜상향식사고능력을키워준다”.그렇다면상실이초래한슬픔이우리의몸과마음에어떤변화를일으켜서이런기능들을하게되는것인가?상실을겪으면뇌에서는어떤일이일어나는가?이고통은언제까지지속되는가?저자는이러한문제를파고들며과학자로서의면모를여지없이드러낸다.

영원히새겨지는상실의궤적,
사랑이없으면슬픔도없다

사별은해결이불가능한‘비상상황’이라는점에서독특한스트레스요인이라는점을저자는강조한다.그만큼적응하는데많은시간이걸리며,기본적으로장기간지속된다.(혼잡한쇼핑몰에서사랑하는자녀를잃어버렸고,그상태가계속된다고생각해보라.)교감신경과부교감신경의균형으로유지되는인체의항상성이스트레스로인해오랫동안회복되지못하면여러변화가생긴다.물리적요인이없음에도군데군데쑤시거나통증을느끼게되고,수면패턴과입맛이바뀌며,집중력과주의력이떨어지고,일상생활에필요한에너지가감소한다.이런비상상황이더길게지속되면급격한피로와우울,불안을경험하고,면역기능저하에따른각종질환에취약해진다.

또한뇌에서사랑을어떻게처리하는지알면,애정을느끼는대상이사라졌을때뇌에서일어나는일을이해할수있다고저자는말한다.사랑하는이에게주의를집중하게하는전측대상회피질,그사람에대한기대를조정하고그사람과함께하려는의지를형성하는섬엽,보상감과기쁨을느끼게하는피질하부의영역등은그사람의상실로인해슬퍼하고애도할때도활성화된다.사랑을관장하고,사랑하는이를중심축으로하는일종의예측모델을구축하는뇌의영역들이슬픔에빠졌을때도활성화되는것이다.저자는“그만큼우리뇌가삶의기둥과도같았던존재를계속찾으려고하는것”이라고도말한다.요컨대“사랑이없으면슬픔도없는것”이다.

상실은신체통증,심리적고통을모두동반하지만후자가압도적이라는데이견은없을것이다.저자는둘을구분한다.신체통증은조직이손상되어통각수용기에서뇌로신호가전달될때발생하지만,심리적고통은그렇지않다.전자는회상할수는있어도그때의고통까지되살리는건불가능하지만,후자는그렇지않다.이점이결정적인차이라고저자는말한다.“심리적고통은신체통증보다더쉽게상기할수있고,기억에서끄집어내마치지금일어난일처럼되살릴수있다.”상실의슬픔은시간이지나면잦아들지만영원하다.결국상실이후의삶이란부재의그늘아래새로운세계를그려나가는과정이된다.잊히지도,사라지지도않는사랑과고통의기억을품은채로.

상실의이해가우리에게건네는선물,
삶에서변치않는건변한다는사실뿐이다

우리의뇌,중추신경계는크고작은변화에적응할수있도록진화했다.물론그런적응은더디거나괴로움이따르기도하지만,새로운경험에따라뇌기능은유연하게조정된다.‘신경가소성’이라는특성을가진우리의뇌는달라진삶의토대에서도살아나가기위해부단히새단장을할것이다.그러니사별과같은엄청난삶의변화를겪고도이전과똑같은사람으로남는건불가능하다.“경험은까다로운스승이다.시험부터치르게한다음에가르침을준다.”저자의연구실에걸려있었던문구다.모든경험은우리를수많은방식으로변화시킨다.사랑,상실,슬픔,애도,그리고적응하고회복하는모든순간에우리는달라진다.변화그자체가가르침이되기도하지만,‘슬픔과사랑은한쌍이다’와같은구체적인교훈도예외없이얻게된다.변하지않는것은없다.같은강물에두번발을들여놓지못한다는고대의금언을떠올려보자.

또한“사랑이단단해지는데시간이걸리듯이,애도의과정에도시간이필요하다”는말을기억하자.누군가를사랑하고함께애정을쌓는시간을생각하면,그사람이없는삶을다시일으켜세우는데오랜시간이걸릴수밖에없다.저자는“절뚝거리며다시춤추는법”이라는표현을빌려와서상실이후의삶을정의한다.이것이야말로슬픔과애도의과학이우리에게건네는가장인간적인가르침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