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존재론

언어존재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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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노마히데키

저자:노마히데키
언어학자,미술가.한국과일본양쪽의피를이어받았다.도쿄외국어대학대학원교수,서울대학교한국문화연구소특별연구원,일본국제교양대학객원교수,메이지가쿠인대학객원교수·특명교수등을역임했다.미술가로서도쿄등지에서여러차례개인전을열고《류블라냐국제판화비엔날레》,《브래드포드국제판화비엔날레》를비롯하여프라하,바르샤바,서울,대구등에서각종단체전에참가했다.제13회《일본현대미술전》가작을수상했다.언어학자로서2005년대한민국문화포장을수장하고2010년『한글의탄생』으로마이니치신문사와아시아조사회가주관하는제22회아시아태평양상대상,2012년한글학회주관주시경학술상,2014년일본파피루스상을수상했다.
지은책으로『한글의탄생:인간에게문자란무엇인가』(헤이본샤/돌베개),『K-POP원론』(하자/연립서가),『언어,이희망에찬것』(홋카이도대학출판회),『그림으로이해하는한글과한국어:역사부터문화까지한눈에알아보기』(헤이본샤),『한국어어휘와문법의상관구조』(태학사,대한민국학술원2003년도우수학술도서),『한국어를어떻게배울것인가』(헤이본샤),『사상최강의한국어연습장초입문편』(나쓰메샤),『신新지복至福의한국어』(아사히출판사)등이,엮은책으로『한국어교육론강좌』(1~4권,구로시오출판사),『한국의지知를읽다』(쿠온/위즈덤하우스),『한국의미美를읽다』(쿠온/연립서가),『한국의마음心을읽다』(쿠온/독개비)등이있다.

역자:김경원
서울대학교인문대학국문과를졸업하고동대학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일본홋카이도대학객원연구원을지냈으며,인하대한국학연구소와한양대비교역사연구소에서전임연구원을역임했다.동서문학상평론부문신인상을수상하고문학평론가로도활동했으며,현재는한겨레교육문화센터에서강의하고있다.저서로는『국어실력이밥먹여준다』(공저)가있고,역서로는『가난뱅이의역습』,『문학가라는병』,『어떤글이살아남는가』,『정정가능성의철학』,『언어의본질』,『도련님』등이있다.

목차


한국어판서문
머리말

1장언어존재론이란무엇인가-언어장으로
1.언어존재론과언어의학문
2.언어장론
3.일본어는존재하는가?-‘○○어’의내실과윤곽
4.언어장과‘문맥’

2장언어의존재양식과표현양식
1.소리와빛
-언어의존재양식으로서‘말해진언어’와‘쓰여진언어’
2.언어의존재양식과표현양식
3.‘말해진언어’에서‘쓰여진언어’로
4.‘쓰여진언어’는어떻게탄생하는가
-정음에크리튀르혁명

3장소리가의미가‘될’때,빛이의미가‘될’때
1.언어에관여하는의미
2.‘쓰여진언어’가의미가될때
3.‘말해진언어’가의미가될때
4.언어는의미가되기도하고,되지않기도한다
5.‘의미가통하는’것에서출발하는허구의형이상학
6.발화자와수화자의‘의미’는왜다를까
7.‘의미하는것’과‘의미되는것’의통일이라는의제

4장‘말해진언어’와‘쓰여진언어’
1.‘말해진언어’와‘쓰여진언어’라는장치
2.소리=언어음으로서존재하고,빛=문자로서존재한다
3.‘말해진언어’와‘쓰여진언어’의‘시간’
4.‘형·음·의삼각형’이라는장치
5.인용론
6.‘말해진언어’의복수화자와복수청자
7.‘쓰여진언어’에서텍스트의고쳐쓰기와중층적산출
8.IT혁명과언어의존재양식,표현양식의변용
-새로운언어장
9.언어의존재양식과표현양식의구별이언어교육앞에내미는것

5장발화론·문장론-언어장에서
1.언어존재론이라는물음을통해언어의안을보다
2.담화와텍스트,그리고발화
3.문장이란어떠한단위인가
4.단어(word)의질곡,문장(sentence)의질곡
5.언어를말하는‘문장’의병

6장주술론·생략론-언어화한다는것
1.‘주어-술어문’중심주의의질곡
2.언어사실에서‘주어문’과‘비주어문’,
‘술어문’과‘비술어문’
3.‘생략’론-언어화된다는것
4.말이화자의‘의도’나‘목적’의결과라는목적론적언어관

7장진위론·시제론·명명론-언어적대상세계의실천적산출
1.언어외현실-진위론의함정
2.‘비문’과진위값,‘비문’과자연스러움
3.‘보통문장’과‘보통이아닌문장’은완만하게펼쳐진광야에존재한다
4.‘부자연스러움’을배태하는언어
-의미의이항대립이풀어지다
5.공상도거짓도모순도이야기하는언어
-언어가그려낸것
6.스스로어긋나는언어
-언어는자신안에이질적인것을품고있다:
언어의자기배리성
7.언어존재론이묻는시제론
8.명명론
-이름붙이기에서언어적대상세계의실천적산출로

8장동태로서의언어·동태로서의의미
1.‘언어정태관’의질곡
2.간언어적번민-언어의사이에서움직이는것
3.동태로서의의미,‘의미동일성’이라는물신화
4.‘가르치고=배우는’언어-언어의본원적공생성
지은이후기
해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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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항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말해진언어’와‘쓰여진언어’는어떻게구분되는가
언어가실제로오가는자리인‘언어장’에서논의를시작하는저자는언어의두가지존재양식,즉‘말해진언어’와‘쓰여진언어’를엄격히구별한다.사람의목소리가빚어내는소리의성김과빽빽함은소리의세계에서‘언어음’이라는형태(게슈탈트)가되고,한참뒤에출현한문자는그말을빛의세계로풀어놓아‘쓰여진언어’로하여금시간의속박마저넘어서게한다.저자는‘쓰여진언어’가‘말해진언어’의단순한반영이나이차적산물이아니라,서로의신체에파고들어상대를바꾸어놓는독자적존재양식임을거듭강조한다.

기존언어학의기본도식에대한문제제기
이책의사고에서핵심을이루는것은‘의미’의문제다.기존의언어학과인문사상역시흔히언어가의미를‘가진다’고보고,인코드된기호를디코드한다는도식으로언어를설명해왔다.요컨대보내는이가기호에의미를넣고,받는이가그것을꺼낸다고말이다.『언어존재론』은이도식을철저히부정한다.언어는의미를가지지않으며,언어장속에서비로소의미가‘되는’것이고,때로는의미가되지못하기도한다.같은언어장에서발화된같은말이어떤이에게는‘사고’로,다른이에게는‘혼돈’으로성립하는까닭이여기에있다.

목적론적언어관의위험성
저자의시선은언어의안쪽으로도깊이파고든다.저자는언어학과언어철학이의심없이사용해온‘문장’과‘발화’같은기본개념을다시검증하고,언어장에서분리되어표본처럼다루어져온‘문장’과‘의미’의허구를드러낸다.주어와술어를중심에두는‘주어-술어문중심주의’의굴레를비판하고,‘생략’이란무엇인가를되물으며,말이화자의‘의도’나‘목적’의결과라고보는목적론적언어관의위험성을경계한다.나아가‘비문(非文)’과‘진위값’,시제,그리고‘이름붙이기’에서출발하는명명론을거쳐,언어가언어외현실을실천적으로산출해내는양상까지논의를확장한다.

‘정음에크리튀르혁명’으로서의훈민정음창제
이책의백미는문자론이다.저자는한자와한문이천년동안한반도에드리운‘자기장’속에서모어가‘앎’을구성하지못했던사정을짚고,15세기훈민정음의창제를‘정음에크리튀르혁명’으로규정한다.한자·한문이지배하던‘쓰여진언어’의세계에정음이일으킨훈민정음혁명은‘쓰여진언어’의존재양식이통째로바꿔놓은일대사건이었다.또한저자는인터넷과IT혁명이불러온‘쓰여진언어’의격변,‘말해진언어’와‘쓰여진언어’의상호침투,그리고저자의조어인‘LAVnet자본’과AI에이르기까지,동시대의가장첨예한언어현상에도시선을거두지않는다.

가르치고배우는언어의세계로
책의끝머리에서저자는‘가르침=배움’이라는빛을언어에투사한다.언어는본원적으로‘가르치고배우는’것이며,그점에서인간이라는개체와인류라는종에언어가어떻게존재하는가하는‘동태(動態)’의이미지가떠오른다.저자는이책을,오랜세월갇혀있던‘언어의형이상학’이라는고성(古城)의문을활짝열어젖혀‘언어존재론’이라는광야를향해내달리려는시도라고표현한다.
그럼각장은어떤내용을다루고있을지간략히살펴보자.

1장언어존재론이란무엇인가
출발점은현대언어학의아버지소쉬르에대한정면비판이다.언어는무엇보다도우선화자의두뇌속에습관이나버릇으로존재한다는,현대언어학자대다수가암묵적으로공유해온전제를저자는“논리의비약”이라고잘라말한다.말하지않으면언어인지아닌지도알수없다.언어는두뇌속이아니라,말이실제로실현되는시공간인‘언어장’에존재한다.나아가“일본어는존재하는가?”라는도발적인물음을통해‘○○어’라는이름의내실과윤곽이얼마나흐릿한지를드러내고,언어학이애용해온‘문맥’개념을언어로실현된것에한정해다시정의한다.

2장언어의존재양식과표현양식
언어는소리의세계에서언어음으로존재하거나(‘말해진언어’),빛의세계에서문자로존재한다(‘쓰여진언어’).이‘존재양식’과,입말체·글말체라는‘표현양식’은전혀다른평면이다.헌법조문을소리내어읽으면문체는글말체이되존재양식은‘말해진언어’다.이구분위에서문자의탄생사가펼쳐진다.발음기관의모양을본떠자모를만들고획을더한훈민정음이‘정음에크리튀르혁명’으로서조명되고,만들어지고도살아남지못한문자들의이야기를통해문자란만들어지는것만으로는부족하며활용되고전해져야한다는통찰로이어진다.석비와사본에서전란과좀벌레까지,‘문자의신체’를둘러싼서술은이책에서가장문학적인대목이라할수있다.

3장소리가의미가‘될’때,빛이의미가‘될’때
언어는의미를‘가지고’있지않다.언어는의미가‘되기도하고,되지않기도한다’.의미는발화자가실어보내는화물이아니라수화자한사람한사람안에서그때마다실현되는사건이다.같은말을듣고도발화자와수화자의‘의미’가어긋나는일상의경험이여기서원리적으로해명된다.‘의미가통한다’는것을자명한전제로삼아온기존의미론의형이상학,‘의미하는것’과‘의미되는것’의통일이라는의제(擬制)가차례로해체된다.언어가의미를이루지못하는사태를직시하지못하면언어론은“공상의주관주의적낙관주의”에빠진다는경고는,소통이늘성공한다고가정해온모든언어이론을향한다.

4장‘말해진언어’와‘쓰여진언어’
‘말해진언어’는지금·여기에서울리고사라지지만‘쓰여진언어’는시간을건너다른언어장에서몇번이고되살아난다.두존재양식의‘시간’이갈라지는지점에서형(形)·음(音)·의(義)의삼각형,인용론,복수의쓰는이에의해산출되는텍스트,옛사본의‘보이며지우기(見せ消ち)’에서디지털문서의버전관리까지이어지는‘고쳐쓰기’의계보가다뤄진다.압권은IT혁명론이다.보컬로이드,SNS,전자책,그리고대규모언어모델(LLM)까지,미디어의격변이언어의존재양식자체를어떻게바꾸고있는지를언어교육의미래와함께논한다.

5장발화론·문장론
언어연구가아무런의심없이언어의기본단위로삼아온‘문장’이란과연무엇인가.살아있는담화와텍스트에서출발해보면,정연한‘문장’이란언어장에서떼어낸표본에가깝다는사실이드러난다.단어(word)라는단위의질곡,문장(sentence)이라는단위의질곡.저자는‘문장의질곡’이야말로“언어를이야기하는모든학문에아직도퍼져있는병”이라고진단하며,발화를언어장속에서다시보는발화론을세운다.두사람의대화에는발화의띠,즉트랙이원래두줄존재한다는지적,발화와침묵을함께보는시선등,대화분석과담화연구에관심이있는독자라면곳곳에서걸음을멈추게될것이다.

6장주술론·생략론
주어와술어를갖춘문장이온전한문장이라는‘주어-술어문’중심주의를실제언어사실로반박한다.조사만으로이루어진발화,술어없는발화가담화조사(調査)를통해무수히확인된다.“갈래?”,“이거,네가?”같은말은무언가를‘생략’한형태가아니다.언어장속에서충분히알수있기에처음부터언어화할필요가없었을뿐이다.말을화자의‘의도’나‘목적’의산물로설명하는목적론적언어관,연구자가애용해온‘화자의의도’라는“가장위험한개념”이도마위에오른다.

7장진위론·시제론·명명론
언어는참(眞)을말하기위한장치가아니다.공상도,거짓도,모순도언어는태연히이야기한다.문법적‘비문’조차해당언어의문장일수있다.시제론에서는SF가등장한다.‘서기2201년’의우주선,필립K.딕의소설속“January3,1992”.언어가그려내는세계의시간은언어밖현실의시간에서한없이자유롭다는것,언어는세계를비추는거울이아니라‘언어적대상세계’를실천적으로산출하는장치라는사실을밝힌다.콰인의명제에서이상(李箱)의시까지,철학과문학을넘나드는예증이이장의묘미라할수있다.

8장동태로서의언어·동태로서의의미
언어를완성된정지체계로보는‘언어정태관’을넘어,언어를언제나움직이고있는동태로본다.번역과언어사이에서일어나는‘간언어적번민’,언어가달라도의미는같다고믿는‘의미동일성’의물신화가비판의도마에오르고,마지막에이르러책은뜻밖의따뜻한명제에도달한다.언어는본원적으로‘가르치고=배우는’것,즉타자와함께살아가는공생의장치라는것.“언어는소통의도구다”라는낡은도그마에대한응답이라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