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을치료해서‘건강한사람’과‘죽는사람’은무엇이다를까?
아버지에이어2대째의사가된저자곤도마코토는원래방사선을통한암치료를전문으로해왔는데,이제껏치료한환자가운데여러명이방사선유발암으로사망하자반성하는마음을담아현대의학의폐해에대한경고를계속하고있다.저자는‘눈앞에있는환자가어떻게하면가장고통받지않고오래살수있을까’에관해깊이연구해왔다.이것이그가주장하는‘유사암,진짜암’이론의대전제다.
저자는20년이상“암은둘중하나”라고주장해왔다.하나는다른장기에전이해서언젠가죽음에이르는‘진짜암’,또하나는무해한‘유사암’이다.‘진짜암’은발생한순간부터혈액을따라여기저기전이하고,우리가조기발견했을때에는이미온몸에퍼진상태다.그래서수술로잘라내고항암치료를받아도재발하는것이다.반면에‘유사암’은전이하는능력이없으므로방치해도생명에지장을주지않는다.
암을치료해서‘건강한사람’과‘죽는사람’은무엇이다를까?아무리생각해도이상하지않은가?암을선고받고똑같이치료를받았는데어떤사람은건강하게살고또어떤사람은전이로사망한다.겉으로는똑같은암인데왜운명이갈릴까.또조기발견과조기치료가암을낫게할텐데,왜죽는사람은늘어나기만할까.저자는이같은의문의해답이바로‘유사암,진짜암’이론에있다고말한다.
저자는‘유사암’으로일찍죽지않고,‘진짜암’이어도오래살기위해일부암을제외한90퍼센트의암은방치해야한다는파격적인주장을펼치는데,이를위해‘암에걸리지않는다,발견하지않는다,치료하지않는다’는세가지방법론을제시하고있다.그는“암치료를하지않는것,중단하는것은절대삶을포기하는것이아니다.더오래잘살기위한현명한선택이다”라고힘주어말한다.
과잉진료로이어지는암진단,이대로괜찮은가?
의료보험체계가우리나라만큼이나발달된일본에서는사람들이편의점가듯병원에가고닥치는대로검사를받아암이발견되면‘바로수술해야한다’‘방치하면죽는다’‘항암제로조기에없애자’하고순식간에입원이결정된다.그러나‘진짜암’이면처음부터전신에전이해잠복해있으므로초기에발견한다해도결국사망을막을수없다.그래서환자의상태를보고‘통증이점점심해진다’‘음식을먹을수없다’‘숨쉬기가곤란하다’등의증상이나타났을때만그것을완화하는치료를하는것이좋다는게저자의주장이다.
많은암환자들의경우수술이기술적으로성공해도환자는수술의부담에서신체적으로회복되기쉽지않다.세컨드오피니언을원해저자의외래센터를찾는환자들에게저자는“암절제수술은후유증이크고,몸에메스를대면오히려암이날뛴다.그만두는게좋다”“항암제는몸만축내고정작암세포에는듣지않는다”고말한다.
그러나이런내용을일반병원에서도그대로전한다면치료를바라는환자가크게줄어서병원을유지할수없게될것이다.그래서대다수의사는‘이수술을해도환자는여전히고통받을뿐’이고‘이렇게항암제를사용하면금방죽을지도모른다’고생각해도아무말도하지않을뿐더러할수도없다.
의대에서는치료를‘한다’는것만가르친다.‘할수있는것은무엇이든한다’는것이의사의정의(正義)다.‘치료하지않는다’‘되돌린다’‘그만둔다’는것은의사에게곧‘패배’를의미한다.의료도비즈니스라서치료해야이익이라“상황을두고봅시다”라는말은내뱉어서는안된다.그결과많은환자가수술후유증과항암제독성으로고통받아암이아니라‘암의표준치료’때문에목숨을잃는다.
그러나저자에의하면이미미국에서도50만명이상의의사가함께하는‘불필요한의료추방’운동이일어나고있다.의료에대한새로운인식이퍼져서“목숨에관계되지않는종양을‘암’이라고부르지말자.하지않아도되는검사나치료가몸을아프게하고,암이라는단어가주는이미지가환자를공포로내몰기때문이다”라는내용의논의가널리확산하는중이다.이제의료진뿐아니라환자의인식도바뀌어야한다.암과현대의학의진실에대해눈뜰때환자도더욱자유로워질수있다.
무의미한치료만하다죽고싶지않다
최근들어‘죽음을맞는방법’에대한일본인의생각이크게바뀌고있다고저자는말한다.이전에는집에서든노인요양시설에서든‘마지막은병원에서’맞기를바라는고령자와가족이다수파였다.그런데최근10년사이‘힘든치료로누워지내는시간을늘리기보다가능한한좋아하는일을하며자연스럽게죽고싶다’‘마지막까지있던곳(집,노인요양시설)에서지내고싶다’라고바라는사람이크게늘었다고한다.여러설문조사에서도‘연명치료를바라지않는다’는사람이90퍼센트전후인경우가많다.그래서일본에서는‘참배하면오래앓지않고한번에죽는다는절’이사시사철붐비기도한다.
사람은모두‘죽음’이라는목적지를향해나아가는연약한존재다.그최종목적지는멀리있지않다.어느날갑자기바로눈앞에다가올지도모른다.누가먼저갈지도알수없다.예일대학교의과대학교수였던셔윈눌랜드는자신의책『사람은어떻게죽음을맞이하는가』에서이렇게한탄한바있다.“우리전세대까지는자연이결국이기게되어있다는사실을누구나예상하고받아들였다.의사들은패배의징후를훨씬더기꺼이인정하려했고,그것을부정하는데있어서는훨씬덜오만하게굴었다.”이제현대의학의오만에서벗어나두렵지만꼭알아야할이야기들을공론화할때다.‘의사들을긴장시키는의사’곤도마코토박사의이야기에귀기울이고,나는인생의마지막순간을어떤모습으로맞을것인지진지하게고민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