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쳐도 괜찮아, 내가 먹을 프렌치 요리

망쳐도 괜찮아, 내가 먹을 프렌치 요리

$18.00
Description
망쳐도 괜찮다? 마음 편히 읽어 보는 프렌치 요리 이야기.
친구 집에만 놀러 가도 밥맛이 다르다. 기분 좋은 긴장감과 설렘을 느끼게 된다. 새로운 반찬 때문일까? 접시 무늬, 식탁 모양도 다르다. 그 집만의 고유한 밥상 문화가 있을 때도 있다. 우리 집은 조용히 먹어야 하는데 시끌벅적하다든지.
낯선 세계로의 넘나듦은 우리 삶의 탄성을 늘려 준다. 멀리 가지 않아도, 혹은 멀리 갈 것에 대비해 외국풍에 익숙해져 보자. 일찍이 앞선 예술인들은 영감의 원천으로 이국취향을 가졌다. K-문화를 찾아 물밀듯 밀려오는 외국인 관광객들에 대한 호혜의 차원이기도 하다.
막상 가보니 실망스럽다는 풍문이 사실인지 에펠탑과 루브르, 마카롱의 나라 프랑스를 조금 탐구해 보면 어떨까? 가지가지 포도주와 치즈를 생산하는 나라라니 온갖 김치와 젓갈, 장맛을 아는 우리의 섬세한 미뢰로 살짝 간이라도 봐주자는 거다. 존중해 주고 싶은 다름, 뜻밖의 유사성에 놀라게 될 것이다.
김치가 소울푸드이자 소화제인 작가가, 평생을 알아 가는 중인 먼 나라 프랑스를 소개하고자 한다. 요리를 소통의 출발점으로 삼은 것은 어디 내놔도 빠지지 않을 ‘잡식가’인 개인적 사정이 크다. 비싼 프렌치 레스토랑을 덜컥 예약했다면 적금을 부어 가는 지루한 시간 동안 약간의 예습을 해보자. ‘알면’ 더 많이 보인다고 하니 ‘알고 나면’ 더 달고 진하게 느껴질 테다.
작가는 염치없이 펼쳐놓은 부실한 지식에 독자들이 앞다투어 후속 연구에 돌입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다행히도 글을 앞서는 성실한 삽화들이 요긴한 ‘완독 도우미’가 되어 줄 것이다. ‘내겐 너무 예쁘지만 낯선’ 프렌치 요리와 통성명은 한 기분이라면 이 책은 충분히 소임을 다한 것이리라.
저자

박클레어

저자:박클레어
생애첫꿈은‘척척박사’였다.말하기애매해서누가물어보면선생님…이라고말끝을흐렸다.척척박사는커녕석사도수료에머무르고말았다.불어불문학을전공하였고약간의번역일과학원강사를해본경력이있다.단막극을써서단한번무대에올린적이있으나하필결혼식날과겹쳐끝끝내보지못했다.
어릴때부터동화책과더불어요리책을즐겨보았다.결혼이후프랑스와홍콩에서한동안거주한적이있다.전업주부로살며평상시에는생존요리를하다가손님초대같은특별한이벤트가있을때잠시요리열정을환하게불사른다.친구들의권유로시작한요리계정@tulliskitchen에글과사진들을짬짬이올리고있다.지은책으로『부엌에서궁리하기』(2024)가있다.

목차

들어가는글

1장첫걸음떼기
핫!뜨겁고달큼한양파수프
프로피트롤
신기한아는맛프렌치수프,포토픠
스텍타르타르
프랑스메밀전,갈레트
잘나가는성탄절음식은무엇?
자정의유혹,수뻬를아시나요?
채우는맛!토마토,양파팍시
더잘될거야,홍합요리!
프랑스식가자미구이,솔뫼니에르

2장레벨업
살찌게해서미안해,오리콩피
로시니식안심스테이크
아쉬파르망티에
슈크루트가르니
홈메이드샤퀴테리
쿠스쿠스
라클레트
카라멜소스등갈비구이
뵈프부르기뇽수육(feat.채소가니쉬)

3장마침내중급입성
꿩대신닭,상추장봉!
후추스테이크
뿔레바스케즈
펜넬을넣은솔모르네
바람에날아오르다,볼오방
양대파비네그레트
치킨프리카세와대파수프
광어파피요트
디바를위한멜바소스
피티비에,이걸내손으로?

4장이제는알아서척척
고등어타르티나드
절실함을숨겨놓은,우아한건강브런치3종
빨간맛호박,가지돌돌말이구이
내식탁위에서는갑오징어가갑
K-전기구이통닭과스페인파에야의떳떳한만남
베트남3일천하
동글동글완자의변신
사이쿵이여다시한번!
장난의재미
개발자의보람

출판사 서평

프렌치라는수식어는공연히고급을상기시킨다.프렌치요리를맛보기위해서는큰맘먹고고급레스토랑을예약해야할것같고,음식보다더비싼포도주를곁들여야할것같아솔직히부담스럽기도하다.하지만가성비의시대엔프렌치요리를내가직접만들어먹어도되지않을까?누가그랬던가프랑스에서중산층의기준에외국어하나정도하는것도포함된다고.그렇다면프렌치요리하나쯤은직접해먹는것을제2외국어로프랑스어한번배우는셈치고도전해보자.망치면어떠냐고?저자박클레어가우리를격려해준다.“망쳐도괜찮아.”프랑스어를유창하게하지못해도‘메르시’와‘봉주르’,‘실부플레’만이라도여유있는표정으로말하면폼나듯이,내가만든프렌치요리내가폼나게먹으면된다.

음식은음식이면서문화이다.음식을둘러싼문화적배경을함께소화해보자.베샤멜,벨루테,에스파뇰,토마토,홀렌다이즈소스를내손으로만들어음식에뿌리는것은우리삶에약간의프렌치바닐라향을뿌려주는것과같다.

39개의요리만드는법을읽는과정은39개의프랑스요리를음미하는과정이며39개의프랑스를소화하는과정이며39명의프랑스인과이야기하는과정이다.이모든과정을끝내면이제자신있게브라스리에가서오만해보이는프랑스웨이터를향해여유있는친구의미소로그를부를수있을것이다.“씰부쁠레므슈!”

책속에서

‘낯선음식먹기’도일종의모험이라고친다면,역사적배경에관심을두고,간단한요리법까지익혀보자는것은너무나간것일까?우리가밟는땅이넓어지고일용할우물도더깊어질것이라고우기고싶다.스마트한세상에서‘제2외국어배우기’와비슷하다는생각도든다.구태여낯선언어에발을담그려는‘가성비떨어지는행보’라니…기본문법들을익히고발음을흉내내는사이,멀었던그나라가조금씩,어느날은성큼가까워질수있지않을까?아득해서허우적거릴것만같은프렌치(요리)의세계,찰방대며신나게나아갈수있을만큼만함께가보자.나도딱그만큼까지만가보았으니.(들어가는글,5쪽)

누군가가입문용프렌치요리를하나추천해달라고한다면?내생각엔‘양파수프’다.달큼하면서도시원한감칠맛이끝내주는데다뜨거운국물요리다.해장의효과도있을것만같다.본식에앞서먹는전채요리쯤되지만바게트에치즈까지얹으면가벼운한끼도될만하다.만드는방법도그리어렵지않다,적어도이론상으론.(핫!뜨겁고달큼한양파수프,13쪽)

이질감제로프랑스국물요리로‘포토픠’라는것이있다.덩어리고기,당근,파,양파,양배추,순무,감자,셀러리등등을함께푹끓인것이다.춥고으슬으슬할때,국물요리가당길때안성맞춤이다.파리시댁아파트건물1층에포토픠전문식당이있었다.특별하진않아도,익숙해서그게또신기한,푸짐한프랑스시골풍요리였다.(신기한아는맛프렌치수프,포토픠,25쪽)

스텍타르타르는서양식육회다.생고기를양념하여달걀노른자를얹는것까지유사하다.우리육회와는양념맛과,채를치는대신굵게다지는것이다른정도?어릴적헤어져다른환경에서자란일란성쌍둥이를보는느낌이다.(스텍타르타르,31쪽)

가난하고인구가많았던브르타뉴에서는파리몽파르나스가종착역이되는기차노선이완성되자자식들을파리로보냈다고한다.그덕에몽파르나스역근처에는브르타뉴출신들이문을연크레프식당이많이생겨났다.크레프(갈레트)애호가라면프랑스의호시절,예술가들이활보했던몽파르나스의맛집거리에서1끼,2크레프를먹는호사를누려볼만하다.전에배부르고시드르에취하면명사들의아지트였던유서깊은카페들을방문하여에스프레소로나른함을씻어낼수도있다.탕약처럼쓴맛에잠이확달아난다.(프랑스메밀전,갈레트,38쪽)

투르느도는무려6가지로까지분류한다는안심의일종이다.그위에눅진한푸아그라,진미의상징트러플(송로버섯)까지얹는‘비싼애위에비싼애’스타일의럭셔리스테이크가바로투르느도로시니다.달콤한품종의포도주로진한소스를만들어끼얹기도한다고.당장먹고싶다가도배가묵직해지는예감에몸서리가쳐지기도한다.버터에흥건히젖은빵을바닥에깔고극강의부드러움,피맛,눅진함,고소함등의풍미를차곡차곡쌓아올리면그야말로맛의‘금자탑’,혹은아찔한미각의바벨탑일수도있을것이다.(로시니식안심스테이크,82쪽)

아쉬(hachis)는다진것을의미하고파르망티에(parmentier)는감자보급에앞장섰던학자의이름에서따온것이다.못난이감자의입지전적사연은꽤나눈물겹다.기구한‘강제이주자’의성공스토리같다.‘대항해시대’의정복자들에의해안데스산맥고지대에서구대륙으로‘강제진출’,갖은오해,배척,멸시를받더니끝내는세계4대작물의하나로우뚝서,든든한구황작물그이상이되었다.(아쉬파르망티에,87쪽)

‘살’이라는뜻의chair와‘익힌’의뜻을가진cuit에서유래했다는charcuterie.당연히시작은육류의보관을위한것이었겠지만‘남의살’을탐하는우리의입맛에딱맞게발전을거듭해왔을것이다.선연한핏빛으로우리의동물적먹성을도발하는,낯선듯낯설지않은샤퀴테리한접시는큰호응과함께식탁을빛내줄‘요물’임을확신한다.(홈메이드샤퀴테리,102쪽)

프랑스요리의뒤를살금살금밟아가다보니5가지모체소스mothersauce라는큰산을만나게된다.어느덧이름이낯설지않은프랑스요리계의전설,마리앙투안카렘,조르주오귀스트에스코피에등이시중의다양한소스들을분류해가계도처럼체계화,정립한기본소스들이다.기초가되는것은엄마소스,변용되는것은딸소스라부르는것이재미있다.베샤멜,벨루테,에스파뇰,토마토,홀렌다이즈.소스가온갖재주를다부린다는프랑스요리의비법아닌비법들의바탕이되는것들이다.(후추스테이크,138쪽)

직업셰프가아닌,소비가전문인입장이라도자기만의레시피,혹은먹는방식을가진이들은많을것이다.이것은당연한흐름이기도하다.자유롭게응용하고나아가개발하는것은내가좋아하는방식이다.부엌은난장판이고시간은나만두고훌쩍달아나,아찔한현타가오기는하지만말이다.(개발자의보람,25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