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다녀오느냐고 아무도 묻지 않는다- 파란시선 189

어디 다녀오느냐고 아무도 묻지 않는다- 파란시선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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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변영희

저자:변영희
전라남도장성에서태어났다.동국대학교영어영문학과를수료했다.
2010년[시에]를통해시인으로등단했다.
시집[y의진술][코르크물고기][어디다녀오느냐고아무도묻지않는다]를썼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
점괘에앉았다날아가는새는발자국을남기지않는다11
개미12
모리국수14
건포도를먹으며16
남향집17
철물점18
핫피플20
트록슬러21
리사이클22
그겨울23
병실아라리이24
낫질26
거울―보경사에서28

제2부
못31
독32
풀의한살이33
도미노처럼34
신신미용실36
금릉38
국수먹고40
302번시내버스42
197344
278a-1A45
당신은그런사람46
1976,안드로메다는아니고48
싱어게인―스물셋49
부드럽게,어서50

제3부
추희자두55
공갈젖꼭지물고잠든아이처럼56
네잎클로버57
친구58
박대와미나리60
기립62
여긴어디죠64
아랫장,웃장66
할로윈―202268
쇠소깍칠층석탑70
아침72
나의꽃말은게으름뱅이73
목련실74
신나무이파리가기침을한다75

제4부
자화상79
다앤;뜰80
오월82
소주부은주전자에오이채썰어넣고83
안녕하십니까84
틈86
기도87
싸움88
추수90
점,점,점,점점91
래퍼,해파리92
2분94
당신의서랍96
언제부터흑미입니까98

해설이병국빛을짓는언어의집99

출판사 서평

추천사

양균원(시인문학평론가)
변영희의사유는“순간이억겁이고찰나인나날들”에서해묵은씨앗을발아하는반추의방식에서진실에맞서는힘을키운다(「못」).그녀의화법이범상한듯비범한이유는정주하는시간안에서시간이숙성되는탓이리라.잠깐타오르는것일지라도그불씨에의지하여시인은오늘그리고내일을살아갈것이다.변영희는감각에조응하여투망을걷어올리듯비선형적의식의흐름을낚아내는재주가있다.「여긴어디죠?」에서찰나의파동이극화되는형식을보라.파밭을스치면서시인은올리브그린색채에즉각적으로반응한다.그감미로운발흥은곧장밭가장자리호박들이“검은심장을끌어안”고“서로기대어무너”지는역설과부딪힌다.삶의고단함을가리는담장에“물고기와잠수부”를그리자삶의거처는“깊은바다”가된다.여기서시인은현실과상상이긴장속에유지하는어느균형을무의식적으로성취한다.파밭에“열렬한고요”가쏟아진다.“귓전에파고드는벌레들의노래”가울린다.고통은직접발화되지않고다만그흔적으로정제되어일렁인다.바라면서기다리는것,이것이힘든삶에서우리가택할수있는유일한길일수있다.결핍의감정을물결처럼흘려보내는무심한어투에귀를기울여보라.감각과의식의춤이직조하는풍경은저물녘갈대밭처럼구체적이면서추상적이다.변영희는생의굽이마다시간의흔적을“염탐”하고(「개미」)그버거운그림자를헹궈냄으로써뭔가를새롭게발색하는재치에서뛰어나다.견인주의적자의식과휘발성상상을거쳐다시마주하는현실은어느덧참을만하다,때로아름답기까지하다.이렇듯발랄한호흡그리고“부드러운말맛”을벗삼아변영희는필생의현주소를시적체온으로육화하려분투하고있다(「부드럽게,어서」).

시인의말

닿을수없는
사금처럼
번지는얼룩을늘어놓고
이름을닦는다
잃은것을잊은

심장이뛴다

책속에서

<철물점>

반발하는건쉽지
망치질을하며중얼거린다

텅비어서더강하게오는반향
새가분수처럼솟구쳐오른다
j가바느질하던창가
먼호수의메아리가들려온다
날갯짓하며울음질노래질한다

불확실한불이있어뜨거운쇳물이출렁거려무덤이라도두드리고싶은망치우울한떠돌이에겐아득한잠의지평선홑이불을덮고맛보는불안유년의뱀이천정에서내려온다편두통이달라붙는다

시멘트,몰탈,방수페인트,둘둘말린호스,버릇없는천사처럼봉긋한무덤을만든백리향까지아무짝에도쓸모없는것은없다올리브나무를통과한바람이타일의몽상을깨웠다깨진타일조각에눌린망치,정말이지……까딱도앉는다

손에쥔자루만만찮다

반발을연주하여부숴버릴세계
너무많은내안의나
낯설고낯선세계,거울속거울

<여긴어디죠?>

막,파밭을지나왔어요
파를그리려면올리브그린을써야겠어요
밭가호박들이서로기대어무너져요

검은심장을끌어안으며

코발트빛페인트를칠했어요
낡은담장에은희가물고기와잠수부를그리자
깊은바다가되었지요

파밭에쏟아지는
열렬한고요
귓전에파고드는벌레들의노래

천천히이동하는방식

까치집이많은동네로이사가면좋겠다
여섯살혁이가말해요
무슨,생각이,있는걸까요

응봉동아득한비탈에서
넌출거리는개나리때문에
어지럼증이돋아요

강변북로는갑자기더시끄럽구요

<2분>

303번온다버스를보며석은힘차게뛴다

바퀴가춤춘다
기사깜박잠들어2분늦었대
킥킥……석이문자를보낸다

키작은꽃들은다정스럽다말벌을피해달아나다꾸지뽕나무아래선다태양과농부가어깨동무하는들판이비어간다큰손지우개나타나슥슥……누구십니까?

향기로커피를완성하는조이의감각은씨앗이다은유의층이달라진다결이살아난다꽃이예쁘면향기도좋을까청화쑥부쟁이를바라보며하는생각

밤이슬,반딧불이,달의자장가낮게내려온날카시오페이아가빛난다석은막차를타고돌아왔다유홍초하늘거리는다리를건너날개를접으며아,나무가되고싶어

오고가는꽃
쉼없이오르내리는개미
2분졸음에올라탄석

어디다녀오느냐고아무도묻지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