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제17회 노작문학상 수상작품집 (수상자 홍신선 합덕장 길에서 외 4편)

2017 제17회 노작문학상 수상작품집 (수상자 홍신선 합덕장 길에서 외 4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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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일제강점기 동인지 [백조]를 창간하는 등 낭만주의 문학을 선도한 대표적인 시인이자 연극인이었던 노작 홍사용 선생의 문학정신을 기리기 위하여 매년 그 해 가장 주목할만한 작품활동을 펼친 시인에게 수여하는 노작문학상. 올해는 홍신선 시인의 [합덕장 길에서] 외 4편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어 책으로 출간되었다.

2017 제17회 노작문학상 수상작품집. 올해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작품집의 디자인과 편집을 새롭게 바꾸는 등 변화하는 환경에서 시를 찾는 독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고 그 눈높이에 맞추고자 노력했다. 홍신선 시인 외에도 공광규, 김승희, 김중일, 맹문재, 박성우, 우대식, 이채민, 이현승, 최문자, 함민복 시인의 작품이 추천우수작으로 함께 수록되었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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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홍신선

1944년경기도화성에서태어났다.1965년[시문학]추천을통해시인으로등단했다.시집[서벽당집][겨울섬][삶,거듭살아도](선집)[우리이웃사람들][다시고향에서][황사바람속에서][자화상을위하여][우연을점찍다][홍신선시전집][마음經](연작시집)[삶의옹이][사람이사람에게](선집)[직박구리의봄노래][가을근방가재골],산문집[실과바늘의악장](공저)[품안으로날아드는새는잡지않는다][사랑이란이름의느티나무][말의결삶의결][장광설과후박나무가족],저서[현실과언어][우리문학의논쟁사][상상력과현실][한국근대문학이론의연구][한국시의논리][한국시와불교적상상력]을썼다.서울예술대학,안동대학교,수원대학교,동국대학교교수를역임했다.녹원문학상,현대문학상,한국시협상,현대불교문학상,김달진문학상,김삿갓문학상,노작문학상,문덕수문학상등을수상했다.

목차

홍신선
[수상작]
합덕장길에서
직박구리의봄노래
폭염
가을비
봄꽃적막

[수상시인대표작]
오래된미래
자화상을위하여
황사바람속에서
첫겨울비
수원지방
늦여름오후에
어떤가야산
마음經13
마음經45
마음經59

공광규
고독사에대한보고서
그러거나말거나
평사리에서
편종
나무

김승희
꽃들의제사
오른편심장하나주세요
전망
노숙의일가친척
작년의달력

김중일
매일무너지려는세상
어깨로부터봄까지
창문에서죽다
가슴에서사슴까지
평일의대공원1
-우리의키차이가지구를굴린다.

맹문재
우수무렵
곡우무렵
밥그릇을노래하다
유토피아론-루딘에게
촛불전야제-2017년3월4일

박성우
아름다운무단침입
옥수수비

토란
염소

우대식
꿈의잔도棧道
어린순례자
장진주將進酒
허무의주루酒樓
안빈낙도를폐하며

이채민
기억하는봄-고려산진달래
석모도편지1
크라코프,폴란드
광주
태양의연인

이현승
바닥이라는말
슬리퍼
스무살-최승자를위하여
BirdView2
BirdView

최문자
트랙
우기
물의기분
어떤수족
별빛의시작

함민복
검은개
반달
있음에대하여
달력
한밤의화살표-화살표외전3

[심사평]
자연과깊은현실_문효치외

[해설]
사람살이의구체에서써가는
시간예술로서의서정시_유성호

수상소감
수상자연보

홍사용작가연보
홍사용작품연보

출판사 서평

“이번노작문학상본심진출작들에한해주제의식과표현형식을간추리면,한마디로서정의귀환이라요약할수있을듯하다.이것이현재시단의흐름과추세를두루비추고있다고보기는어렵겠지만,재래서정이노정해온정체또는답보상태에어떤진전이있는지가늠해볼만한기회인듯해흥미로웠다.”-심사평중에서

눈물의왕,홍사용
나는왕이로소이다.나는왕이로소이다.어머니의가장어여쁜아들,나는왕이로소이다.가장가난한농군의아들로서……/그러나십왕전(十王殿)에서도쫓기어난눈물의왕이로소이다.
-홍사용[나는왕이로소이다]중에서

홍사용시인의삶은화려하지않을지도모르나그가이루고자했던문학정신은치열했다.그의이름이여전히지워지지않고후대에까지기억될수있는것은,자신이처한시대적현실을외면하지않고능동적으로극복해나가고자했던그의정신이그만큼숭고한경험으로한국문학사에기록되고있기때문일것이다.
홍사용시인은1900년에출생하여1947년작고했다.[나는왕이로소이다]라는시로여전히독자들에게기억되고있는홍사용시인은당대의낭만주의문학을대표하는작가로꼽힌다.그‘낭만’이라고하는것은단순한센티멘털한감정이아닌,낭만적열정과풍부한감성,개성의해방과자유,초월적세계에대한이상과동경등을나타내는것이다.문학사조로서‘낭만주의’는“고전적규범이나관습을부정하고상상력과감성을바탕으로하는예술의창조에무한한가치를부여하는장르”로정의되는데,1920년대초워즈워드,바이런,셸리등의시작품이소개되며한국근대시형성에큰영향을미치게되었다.낭만주의적이상을실현하고자했던시인들은이상화,나도향,박종화,박영희,홍사용등주로[백조]동인들이었다고한다.[백조]는3.1운동이실패한뒤인당시의절망적상황을극복하고자하는노력으로홍사용시인이창간한순수문예동인지다.홍사용시인은[백조]의창간과함께시창작을본격화하였고,‘토월회’를통하여연극인으로도활동했다.
홍사용시인의이렇듯치열한문학정신의의미를기리고계승하기위하여2001년부터노작문학상을제정했고,그동안안도현,이면우,문인수,문태준,김경미,김신용,이문재,이영광,김행숙,김소연,심보선,이수명,손택수,장옥관,신용목,신동옥시인등시대별최고의시인들이상을수상했다.

*수상소감*
막상수상소식을접했을때저는한동안당혹스러웠습니다.여러해상운영에참여했던사람인데……그런입장에서덥석상을받는다는게왠지기뻐할노릇만은아니다싶었던것입니다.그러나다시생각해보니상운영에참여한게언젠데싶었습니다.벌써강산이변한다는십년저쪽일이었기때문입니다.또그동안노작문학상은해를거듭하며엄정하고권위있는상으로우리문학동네에우뚝자리잡고있지않습니까.
흔히말합니다.문학상에는순일한문학성만뿐만아니라세속적인운도일정부분개입된다고말입니다.그세속적운이배제되면배제될수록문학상은더욱공정성과권위를자랑할터입니다.저는지금까지노작문학상의문학적순일성을,그리고수상작품의높은작품적완결성을굳게믿어왔습니다.이번저의수상결정도역시그러할것으로믿고있습니다.대략이렇게생각을추스르자비로소수상의기쁨이왔고지금도이기쁨에저는젖어있습니다.
산골마을로얼마전저는귀촌을했습니다.고향인동탄(東灘)이신도시개발로더는머물수없는공간이됐기때문입니다.거기서저는제임스조이스도헤르만헷세도또마루야마겐지도두루만나고있습니다.지난문청시절그토록저의가슴을뛰게했던시인작가들을다시만나고있는것입니다.특히자신의문학을위해서는가족도고향도세간의뭇인연들도모두버린제임스조이스에게는적극동조합니다.또저처럼산골에서작품에몰입한일본작가에게는한결더친근함을느낍니다.돈,명예,권력과는무관하게이들은오로지자기문학을위해,자유로운영혼을위해모든것을걸〔賭〕었지않습니까.따지고보면이는일제강점기궁핍한시대에외홀로문학과1대1맞서살았던노작선생의고매한문학정신과도크게다르지않다는생각을합니다.
저는몇해전시랍(詩臘)50년을보냈습니다.이즘도저는작품활동에있어서만은현역이고자노력합니다.또현역소리를듣고싶습니다.아마그렇게마지막까지저는시와함께할것입니다.지금까지와같이자유로운영혼을가꾸며제길을걸어갈것입니다.그것만이제나름으로노작문학상수상의과분한영예에보답하는길이라고생각합니다.
다시한번이상을제정운영하는화성시관계자모든분들에게그리고수상의영예를저에게안겨주신심사위원여러분들에게깊이고개숙여감사드립니다.고맙습니다.
-홍신선(2017노작문학상수상시인)

*심사평*
자연과깊은현실
여섯사람의심사위원들이추천한열세분시인들의작품을심의하여,제17회[노작문학상]의수상자를가리는것이본심에주어진소임이었다.숙의를거듭한끝에,홍신선시인의작품「합덕장길에서」를수상작으로선정하였다.그과정의대강을밝혀적는다.
심사는조심스런토론에여러차례의투표를더하는방식으로진행되었으니,결정에이르는과정은다소험난했다고해야겠다.더적은투표와더많은토론이필요하지않았나생각된다.결과를놓고볼때최선을선택했다는건분명하나,어떤방식의합의였는가도중요하다.문학상심사에서투표란,전문성을총동원하고도저울의평형을무너뜨리지못할때선용해야할마지막방편이다.
이번[노작문학상]본심진출작들에한해주제의식과표현형식을간추리면,한마디로서정의귀환이라요약할수있을듯하다.이것이현재시단의흐름과추세를두루비추고있다고보기는어렵겠지만,재래서정이노정해온정체또는답보상태에어떤진전이있는지가늠해볼만한기회인듯해흥미로웠다.물론,그결과를여기에다보고하기는어렵다.
공광규,우대식,김승희시인의노작들에심사진의호평이있었음을밝혀둔다.논의와투표가더진행되면서이분들은아쉽게물려지고,홍신선시인과박성우시인의자연친화적서정시편들에다수의눈길이모였다.요즘한국시에는어쩌면자연과농경적삶의정서가부족한지도모른다.상처입은자연의상상적향유도어딘가미심쩍지만,있는자연을외면하는것도어떤게으름이아닐까.“나의방의옆방은자연”(「이사」)이라고김수영은적은바있다.
박성우시인의시편들은이‘잊혀진’세계에대한예사롭지않은탐구를보여준다.겸허하고조심스런화자가,이제더는시가나올것같지않은농촌의일상을정성으로매만진자취가행간에그윽하다.이경험의세목들은이웃간의인정이나콩순을잘라먹은고라니나옥수수에듣는비,또는유쾌하기도아프기도한비근한사람살이지만,이를처리하는방식과솜씨가감탄을자아냈다.어렵지않은말속에스민기지와유머,그리고날카로운아이러니를보면,삶에대한성의자체가곧시의방법론이아닐까싶어진다.
홍신선시인의근작들에는도저한심미취향과정신주의의기품이어른거렸다.고전의갈피들에서매력적인인유의길을내고,상상과현실,자연과인간을연결하여생의깊이를저울질하는비범한응시가있다.자연물의생태나노경의심회를적는필치는유연하고도기민하여,노익장老益壯이란말이빈말이아님을알게한다.여기에어린은은한“허기”가곧이분근작시편들의힘일것이다.
수상작「합덕장길에서」는,시인에게앞세대일한불우한인생의굴곡진초상을소묘하고,그죽음을길에서조문하는만가輓歌다.그의주름투성이삶을다소원거리에서찍던이시는,결구에서시선을푸른하늘의구름들너머로옮김으로써,생사의허전한간격을유난히남다른깊이로성찰한다.시의자연이곧깊은현실의다른이름이었음을흔연히수용하게되는대목이다.심사장의다양한견해들이결국이한장면에수렴되었다할것이다.수상을축하드린다.
-제17회노작문학상시부문심사위원회
문효치,박대진,신대철,김용범,이영광,유지선

*추천글(유성호)*
사람살이의구체에서써가는
시간예술로서의서정시

[홍신선의근작들]
1
서정시는시인자신의실존적고투를내용으로삼는자기고백양식이다.거기에는한시대의주류적힘과대항하면서개성적사유와감각을통해새로운상상적질서를구축하려는시인자신의깊은열망이담겨있기마련이다.물론이때의상상적질서란,미학적전위들이보여주는파격적실험과는거리가먼것이다.오히려그것은잃어버린서정시의위의威儀를세우려는고전적열망과깊이닿아있는어떤것일터이다.또한서정시가시간의흐름에의해완성되어간다는측면에서시간예술로서의서정시의속성은더없이분명해보인다.그것은서정시가‘시간자체’를대상으로하는예술이라는뜻에서도온당한규정일것이다.서정시를삶의순간적파악에기초한언어예술로정의한다고해도사정은마찬가지다.그‘순간’이란오랜시간의흐름이온축되어있는‘충만한현재형’일테니까말이다.그래서그안에는인간들이인위적으로정해놓은경계나표지標識들이지워졌을때의자유로움이그려지고,그자유로움이바로우리로하여금세상에서잃어버린서정시의속성과원리를탈환하게끔유도하게되는것이다.
이번에제17회노작문학상수상자로결정된홍신선洪申善시인은폐허의세계를견뎌오면서자기인식과초월의방법을탐색하는데공을들여온우리시단의대표중진이다.두루알려져있듯이,그의시편에등장하는사람이나사물은비교적역사적구체성보다는존재론적원형성을강하게띠어왔고,그는어떤구심적주제나원리에의해시세계를구성하기보다는그때그때의경험과기억을언표할때가많았다고할수있다.이처럼구체적기억에충실한시편들을통해존재론적비극성과그원형적사유에매진해온홍신선시편은,실감있는시간의깊이를응시하는데서발원하여사물의존재형식에대한섬세한형상화에서완성되어왔다고할수있을것이다.

2
그런가하면홍신선시편은소멸해가는사물들뒤편에숨어있는이미지들을찾아내어,언어가가닿을수있는어둑한실존을투시하고표현하는일관된특장을지니고있다.불우하고어두운생애를지탱하고견디는주체와,그주체의경험과기억속에긴장과균형으로존재하는소멸해가는시간들,그것들이갈등하고화창和唱하는풍경이말하자면홍신선의시세계이다.이번노작문학상대표수상작인다음시편역시그러한속성을충실하게보여주는사례일것이다.

아침나절읍내버스에어김없이장짐을올려주곤했다
차안으로하루같이그가올려준짐들은
보따리보따리어떤세월들이었나
저자에내다팔채소와곡식등속의낡은보퉁이들을
외팔로거뿐거뿐들어올리는
그의또다른팔없는빈소매는헐렁한6.25였다
그시절이앞이안보이던것은뒤에선절량絶糧탓일까
버스가출발하면
뒤에남은그의숱듬성한뒷머리가희끗거렸다

그사내가얼마전부터보이지않는다
깨박치듯생활밑바닥을통째뒤집어엎었는지
아니면생활이앞니빠지듯불쑥뽑혀나갔는지
늙은아낙과대처로간자식들올려놓기를
그만이제내려놓았는지
아침녘버스가그냥지나친휑한정류장엔
차에올리지못한
보따리처럼그가없는세상이멍하니버려져있다

읍내쪽그동안그는거기가올려놓았나
극지방유빙流氷들처럼드문드문깨진구름장들틈새에
웬장짐들로
푸른하늘이무진장얹혀있다
-「합덕장길에서」전문

시인이걷고있는곳은‘합덕장’과얽힌기억의길이다.아침나절이면읍내버스에어김없이장짐을올려주던한사람에대한기억으로시작되는이시편은,그가올려주었던오랜세월을천천히투과해간다.낡은보퉁이들을들어올리던그는“헐렁한6.25”라는비유에서보이듯상이傷痍의모습을하고있다.양식이떨어지는일이많았던그시절은그렇게앞이안보이던시대이기도했다.그의희끗한“숱듬성한뒷머리”가언제부터인가보이지않자,시인은“생활밑바닥”이나“늙은아낙과대처로간자식들”의표현을통해그가이제세월의짐을내려놓았는지모를일이라는암시를던진다.시인은“차에올리지못한/보따리처럼그가없는세상”에서“극지방유빙流氷들처럼드문드문깨진구름장들틈새”를바라본다.막막하고드넓은“푸른하늘이무진장얹혀”있는‘합덕장길’에서우리가보고읽은것은,오랜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