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한 마리 나뭇가지에 앉았다 (시에 대한 생각 한 뼘)

새 한 마리 나뭇가지에 앉았다 (시에 대한 생각 한 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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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곁을 주다
시력을 30년을 넘긴 성선경 시인의 『새 한 마리 나뭇가지에 앉았다』는 그의 후반기 새로운 형태의 시선집이자 시작에세이이다. 부제 그대로 ‘시에 대한 생각 한 뼘’이다. 198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이후 지금도 활발하게 시작 활동을 벌이고 있는 시인은 이번 『새 한 마리 나뭇가지에 앉았다』에서 그의 시에 대해서, 그의 시를 읽는 독자에 대해서 곁을 주고자 한다.

곁을 준다는 것은 마음의 한 자리를 내 준다는 것이다. 어깨를 내어주고 손을 내밀어 주는 것이다. 나뭇가지가 새에게 자신의 가지 한 팔을 내어주듯이 장다리꽃이 배추흰나비에게 꽃가지를 내어주듯이 자신의 마음 한 자락을 내어주는 것이다.
때로는 시의 소재에 대한 사전적 의미를 통찰하면서, 때로는 시를 쓰게 된 동기를 진술하면서 혹은 시의 소재에 대한 풍경을 그리면서 자신의 마음 한 자락을 내어주고 있다. 때로는 고사에서 인용해오기도 하고, 때로는 독자들의 댓글에서 빌려오기도 하면서 자신이 이 시를 어떻게 읽어주었으면 하는 마음 한 자락을 열어 보이고 있다. 이를 통해 시인은 자신의 시가 지향하는 세계가 어디인지를 추정케 한다.
저자

성선경

ㆍ1960년 경남 창녕 출생
ㆍ1988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시부문 「바둑론」 당선
ㆍ시집 『네가 청둥오리였을 때 나는 무엇이었을까』 『아이야! 저기 솜사탕 하나 집어줄까?』 『까마중이 머루 알처럼 까맣게 익어 갈 때』 『파랑은 어디서 왔나』 『석간신문을 읽는 명태 씨』 『봄, 풋가지 行』 『진경산수』 『모란으로 가는 길』 『몽유도원을 사다』 『서른 살의 박봉 씨』 『옛사랑을 읽다』 『널뛰는 직녀에게』
ㆍ시선집 『돌아갈 수 없는 숲』
ㆍ시조집 『장수하늘소』
ㆍ시작에세이 『뿔 달린 낙타를 타고』
ㆍ산문집 『물칸나를 생각함』
ㆍ동요집 『똥뫼산에 사는 여우』(작곡 서영수)
ㆍ고산문학대상, 경남문학상, 마산시문화상 등 수상

목차

자서(自序)

제1부 낚시를 창가에 드리우니

구구 마당에서 암탉을 부를 때
나는 이제 누워 있는 부처다
낚시를 창가에 드리우니
너도 한때는 등 푸른 물고기였을 터
늘 별 볼일 없는 게 먼저다
마당의 동백이 각혈을 했다
무릉도원
밥은 곧 법이다
봄밤에 시를 쓰다
속앓이 그리고 쏘가리
쑥국 또는 봄나물
열여덟 복사꽃같이
울음 속에 든 그 사람아
즐거운 달걀
하루가 쟁반이라면 나는 국수를 담겠네

제2부 그대는 자꾸 포구 얘기만 하네

개미 두 마리
그대는 자꾸 포구 얘기만 하네
나도 종종 목탁이 된다
남가일몽
너에게서 행운을 찾는다는 게 글쎄
늦은 귀거래사(歸去來辭)
마음 한 자락이 밀린다
물이 넘치면 귀나 씻어라 말해줘야겠어요
배불뚝이 국어 시간
비를 맞았거나 맞지 않았거나
쓸쓸함에 대하여
아직 내 사랑은 한 줄 천원 김밥
오늘 점심 안성탕면
이노무 자슥
지리멸렬

제3부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의 설악

게 섰거라
금상첨화
나도 한가로이 늙어 갈 수 있을 것인가?
내 마음의 그곳
녹우당을 휘둘러 나오며
호박밭에서
마음에 점 하나 찍는다는 말
밀레의 만종처럼
봄 끝물 여름 들머리
사돈은 늘 남의 말을 하고
아 이게 마지막 잎새여
어눌한 확성기
우리가 잘 아는 쇠똥구리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의 설악
천하에 가을이 왔다

제4부 바른손엔 달빛 한 근, 가슴엔 시 한 편

계란 한 판의 누란(累卵)
나는 붕새를 몰라
나의 채마밭은 관상용
내가 그대 생각 난 건 삼십 년 만의 하루
녹피(鹿皮)에 가로 왈
마당에 암탉을 풀어놓고
목욕탕 가는 남자
바른손엔 달빛 한 근, 가슴엔 시 한 편
봄, 풋가지 行
새 한 마리 나뭇가지에 앉았다
아비라는 말에 갑자기 목이 멘다
여기가 원두막 같지요
우리는 얼마나 작은가
저기, 저 닭 잡아라
토끼풀은 너무 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