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가 묻고 화학이 답하다 - 지혜와 교양 20

역사가 묻고 화학이 답하다 - 지혜와 교양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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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화학은 세상을 어떻게 바꿨을까?
인간은 화학을 어떻게 사용해야 할까?
역사의 뒷이야기에 숨은 물질의 비밀을 파다 보면
화학이 역사만큼이나 좋아지는 순간을 만난다!

- 렘브란트의 그림에 숨어 있던 스케치는 어떻게 발견됐을까?
- 한니발의 군대는 정말 바위를 부수기 위해 식초를 이용했을까?
-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죽음과 관련이 있는 원소는?
- 스테인드글라스의 색깔을 금속 나노입자가 결정한다?
- 거울을 통해 뒤집힌 세계로 들어간 앨리스의 몸은 어떻게 변할까?
- 문학 작품,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에서 그토록 연금술에 주목한 이유는?

화학은 우리 가까이에 있다. 약, 화장품, 세제 등 이미 생활 속에 깊숙이 들어와 있는 화학 용품은 물론이고 화학 첨가물이 든 음식이나 플라스틱 제품처럼 아무리 피하거나 줄이려고 해도 늘 주변에서 발견하게 되는 화학 발전의 결과물도 한두 가지가 아니다. 무엇인가 먹고 바르고 씻고 쓰고 버리는 순간순간, 화학 물질은 이미 우리 곁에서 혹은 우리 몸속에서 부지런히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역사가 묻고 화학이 답하다》는 세상 구석구석에서 화학의 흔적을 발견하는 화학자가 역사와 화학이 교차하는 순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광운대학교 화학과 교수로 연구 활동과 저술을 활발히 병행해오고 있는 저자는 《역사가 묻고 화학이 답하다》라는 제목과 어울리는 인문학적 시선으로 독특한 ‘하이브리드 과학서’를 완성했다. 고대 카르타고의 한니발이 펼쳤던 전술을 서술하며 산과 식초에 대한 상식을 풀어내는가 하면, 모차르트와 베토벤의 죽음을 납, 수은 등의 독성과 함께 심층적으로 다룬다. 연금술의 발달 과정, 성당 건물의 스테인드글라스와 유리의 특성, 화학무기 발전사 등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화학 속의 세상, 세상 속의 화학을 들여다보길 권하기도 한다.
인문학과 화학의 경계를 종횡무진 넘나드는 화학자의 흥미로운 잡담에 동참하고 나면 독자들은 아마 텔레비전 사극을 보다가도, 명화를 감상하다가도, 음악을 듣다가도, 책이나 영화를 보다가도 곳곳에서 화학의 자취를 더 쉽게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화학도 역사도 조금은 더 만만하고 흥미로워져 있을 것이다.

저자

장홍제

실험속에낭만이살아숨쉰다고믿는과학자.그리고10억분의1미터나노세계에숨은과학의무한한가능성을찾는나노화학자.화학의재미와아름다움에빠져물질의비밀을공부하다더없이작은세계를탐구하는나노화학에매료되었다.누구도생각하지못한특성을지닌나노물질을만들어우리의일상을획기적으로뒤바꾸는나노화학은현대과학이도달한가장실용적인분야라할수있다.이토록재미있고실용적인화학을독자에게전하고함께이야기하고싶어이책을집필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화학과를졸업하고같은대학원화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광운대학교화학과교수로재직중이다.지은책으로《역사가묻고화학이답하다》,《화학연대기》,《신소재쫌아는10대》,《원소쫌아는10대》등이있으며,《ACSNano》,《AngewandteChemie》등국제학술지에나노화학에관한논문70여편을게재했다.화학대중화를위해유튜브채널‘화학하악’을운영중이다.

목차

시작하며
역사와화학이교차하는순간에대한이야기

1부.역사에는화학이있었다
사약이무엇인지정확하게설명하지못하는이유-죽음에이르게하는약의정체
·약으로처형하다
·역사와전통의독,비상
·많이넣으면독
<종횡무진화학잡담>같은족,비슷한특성

화학으로음악의비밀을풀수있을까?-모차르트의죽음부터원소의음높이까지
·누가모차르트를죽였나
·베토벤의몸에쌓인독성
·음악을화학으로,화학에서음악으로
<종횡무진화학잡담>원소는어떻게구분될까?

산으로산을넘을수있을까?-한니발과제2차포에니전쟁
·화학반응을횡단전략으로
·《리비우스로마사》속식초
·아세트산이암석을녹이기위해서는
·열화학적해석
<종횡무진화학잡담>전자와핵은왜달라붙지않을까?

2부.화학은세상을어떻게바꿨나
반짝인다고모두금은아니라서-증식금지법과화학의발전
·우리도금을만들수있을까?
·쉽게이루어질수없는꿈
·금을만드는마법
<종횡무진화학잡담>11족에속해있는원소들에게는특별한것이있다?

색깔과화학이관계를맺는다면-X선과물감에얽힌비밀
·그그림속에는무엇이있었을까?
·물감은무엇으로만들어지는가
·물감색을결정하는것들
<종횡무진화학잡담>수만년의나이를측정한다는것

화약은어떻게세계의패러다임을전환한것일까?-콘스탄티노플공성전에서현대까지
·콘스탄티노플성벽을무너뜨린대포
·화약은언제어떻게만들어졌을까?
·실전흑색화약제조
·매우현대적인화약제조법
<종횡무진화학잡담>잘녹는다는것의기준은?

유리에색은어떻게입힐까?-스테인드글라스에서발견한화학
·장미창이있는성당
·투명한유리가색을입으려면
·스테인드글라스는새로운모습으로
<종횡무진화학잡담>유리를녹이려면

3부.인간은화학을어떻게사용해야할까
불을무기로사용하면서도윤리적으로옳을수있을까?-플라타이아이공성전에서네이팜탄까지
·전쟁속의불
·물을부어도꺼지지않는불
·연소를더잘이용할수는없을까?
<종횡무진화학잡담>산화와환원이라는한쌍

위험하고치명적인화학무기의존재이유는무엇일까?-유포르비아레시니페라부터DDT까지
·눈물을쏙빼게해주마
·최루성화학무기의시작
·독가스가우리몸에들어온다면
·어떻게사용하는지가문제다
<종횡무진화학잡담>그맛은어떻게느낄수있을까?

반전있는이야기-거울상이성질체와대칭에대하여
·나와똑같이생긴사람을만난다면
·거울속세계에서앨리스의몸은어떻게변할까?
·선악의경계에서거울을보다
<종횡무진화학잡담>무기화합물과유기화합물의차이는?

참고문헌및주석

출판사 서평

우리가화학을인문학적으로이해하는방법
-미술,음악,문학,건축등다양한분야를넘나드는종횡무진화학잡담

서양미술사에서빼놓을수없는화가렘브란트의여러작품중<야경>은특별한일화를지닌것으로유명하다.바로이작품에X선형광분석을시도한결과,어둡게만보이던공간에빼곡히그려져있던밑그림이나타났던것이다.렘브란트는스케치를할때골탄(boneblack)을사용하곤했는데,동물의뼈를산소가없는상태에서고온으로가열해탄화시켜만드는골탄에는인산칼슘(CaPO4)이함유되어있었다.그래서렘브란트의<야경>을대상으로칼슘(calcium,Ca)과인(phosphorus,P)에대해X선형광분석을행했을때,비로소숨어있던밑그림이드러날수있었던것이다.강한에너지의X선으로특정한전자를떼어내면빈공간이생기고,다른전자가이공간을차지하며형광의형태로빛이발생하는원리에대한기술을이책은렘브란트의작품에서시작한다.

화학을음악과함께생각해본경험을누구나갖고있지는않겠지만화학자는음악사속에서도화학의자취를찾아낸다.저자는모차르트와베토벤의죽음에서는공통적으로중금속중독이라는원인이발견된다는점을지적하면서당시흔히약으로쓰였던독성물질에대해알려준다.모차르트가안티모니에중독되어사망했을것이라고추측하게된이유,싱크로트론입자가속기의분석을통해밝혀진베토벤의납중독등을이야기하며,역사가품었던비밀이풀리는과정에서화학이의미있는역할을한예를흥미롭게제시하는것이다.

화학이문학이나건축과만나지말라는법도없다.금을만들어내기위한노력,그리고연금술을법적으로금지하기까지의과정을다룬장에서저자는연금술에대한관심과애정이수많은문학작품과게임속에드러나있는예를함께소개한다.그런가하면아름다운색깔과문양의스테인드글라스와건축에대해살펴보다가광학적현상이나고체의결정성,냉각,유리제조기술등에대한설명으로자연스레넘어가기도한다.

장미창에장식된스테인드글라스를건물외부에서바라보면사뭇다릅니다.전체적으로짙은회색이나어두운무채색으로만보일뿐내부에서보이는색상은보이지않습니다.태양에서쏟아져내려오는백색광의흡수와반사,투과에의해나타나는광학적현상이차이를보이는것입니다.이러한특징은이색성(dichroism)이라는방식으로빨간색과노란색유리에서더확실히관찰됩니다.
─179p.‘투명한유리가색을입으려면’중에서

이처럼다양한분야의경계를넘나드는화학자의지극히인문학적이면서도과학적인글쓰기방식은이제껏화학을어렵게만여겨왔던이들에게도신선하게어필한다.역사에대해알아가다가화학에대한흥미가생기는새로운경험이이책을통해가능해진다.

세상의변화에서화학을발견하고,화학사를통해세상을읽다
-전쟁,무기,처형,암살,그리고연금술에관한새로운관점

물론책에서저자가펼쳐놓는‘화학잡담’은그리단순하지않다.역사의뒷이야기와화학의발전에대해여기저기단편적으로훑는것이아니라,세상의변화에서화학을발견하고또화학사를통해세상을읽어보기를권하고있는말들이기때문이다.《역사가묻고화학이답하다》에는예술사나문화사뿐만아니라전쟁의역사와관련된글도풍부하게실려있다.특히전술이나무기의변화를화학의발전상과함께살펴보는저자의관점은과학과사회,그리고과학과윤리의관계에대해보다깊이생각해볼기회를제공한다.

화약은산업분야에서높은잠재성을갖습니다.하지만노벨의다이너마이트가그러했듯전쟁과폭력,테러에사용되는등의부정적인측면을간과할수없습니다.(중략)수많은발명품이문명과역사를바꿔왔지만,그중에서도화약은역사상큰전환점을만들어왔고앞으로도그럴것입니다.전쟁에서마을을파괴하고사람의목숨을빼앗는화약은막힌길을열고불꽃으로하늘을수놓으며새로운창조를위한파괴에사용됩니다.화약은인간이다룰수있는가장강력한에너지의한형태로서추진체,연료,폭발물,도구가되어심해로,지구속으로,우주로나아가고있습니다.
─161p.‘매우현대적인화약제조법’중에서

저자는‘폭탄마장홍제’라는채널을개설해사제폭발물을만드는방법을보여주고싶었지만위법을행하는대신폭발물,최루탄,화약에대한글을남겨봤다고머리말에서슬쩍고백하기도한다.덕분에독자들은어찌보면‘쓸데없이고퀄리티’인흑색화약제조법을책으로안전하게접할수있고,나아가오늘날의화약사용에대해서까지고찰해볼기회를가지게된셈이다.

처형이나암살에이용되었던독을다룬글역시다른시대,다른사회에관한호기심을자극한다.사극을보다보면심심찮게등장하는사약이과연어떤성분으로만들어진약이었을지한번쯤궁금해해본독자라면부자와비상의독성을상세히알려주는저자의분석적이고도유머러스한글에서특별한만족을경험할것이다.한편비상의핵심구성요소인원소를칭하는비소는현대사회에서반도체제조에사용되기도하는데,유럽에서17세기에는남편을죽이고싶어했던여성들에의해이용되었는가하면19세기에는보험금상속을노린이들에의해쓰이기도했다.이와같이역사속에서독성물질의쓰인사례를들여다보는저자의시선을따라가다보면독성물질이다른시대,다른사회에서는어떤식으로이용되었는지도들여다보게된다.

저자는증식금지법((TheActAgainstMultipliers)과연금술의쇠락에대해서술하는데에도상당한지면을할애한다.1404년영국의회에서통과된증식금지법은연금술사들이금이나은을만드는행위를금지하는법령이었다.그당시흑사병,수차례의전쟁등으로인해금의가치는더욱높아졌고금이나은의증식을법을동원해서라도막으려했던분위기는더욱강해졌다.탄압과제약을거치며연금술사혹은초기화학자들은금이아닌의약품의화학과물질의반응에관심을가지게되었고그러한그들의관심이화학시대의개막으로이어졌다.이처럼연금술의쇠락및화학의발전을매끄럽게이어설명하는저자의글은인간이물질과원리를이성적으로들여다보게된또하나의과정을압축적으로전달해준다.

조금어렵지만사실은흥미로운
전방위화학이야기
-화학을더깊이알고싶은독자들도충족시키는구성

《역사가묻고화학이답하다》는뼛속까지문과체질임을자처하는이들의흥미도자극하지만,그렇다고해서과학이어렵다는독자만을위한책은아니다.역사,문학,음악,게임등에잡학다식한저자는결국화학자라는‘본캐’의특성또한책에서충실하게드러낸다.그래서렘브란트,르누아르,고갱에대해이야기하다가도어느새물감안료의성분에대해잡담을펼치고베토벤의사인을다룬장에서는수소원자의선스펙트럼이갖는음높이에대한과학적설명도자세하게풀어놓는다.

물감의경우에도원리는같습니다.물감마다흡수하는특유의빛파장(wavelength)이있을것이고,흡수되지못해반사된보색의빛은우리에게색채로인식됩니다.가시광선의반사와직진을통한기본적인물리적규칙이형태와색을보이게만든다면,물감마다다른색상은구성하는화학물질의특징에따라결정됩니다.공액계(conjugatedsystem)와결정장이론(crystalfieldtheory)이라는화학이론으로물감색의모든것이설명됩니다.공액계는동식물에게서추출되는천연안료나석유를원료로만들어지는합성안료의색상원리와관계가있습니다.이들모두는탄소원자들의연결로만들어지는유기화합물이라는공통점을갖습니다.
─128p.‘물감색을결정하는것들’중에서

역사보다화학이더궁금한독자들은특히각장의마무리부분에구성한‘종횡무진화학잡담’이라는별면을통해더깊이있는화학지식을접할수있을것이다.연금술에대한챕터에서저자는주기율표에서금과같은족에있는금속을금으로바꾸는것에대해생각해보길권하며11족에속한금,은,구리에대해언급한다.그리고이후‘종횡무진화학잡담’코너에서이원소들을다시소환해11족원소금속들의색상,전도성등에대해더욱상세하게정리한다.또한한니발의알프스산맥행군에서식초가쓰였을가능성을다루는본문에서는아세트산의구성요소와옥텟규칙에대해다루고넘어간후다시‘종횡무진화학잡담’을통해최외각전자와양이온,음이온의탄생을심층적으로살펴본다.

이책은과학이세상을어떻게바꾸었는지,인간은과학을어떻게이용해왔고어떻게이용해나가야할지에대한이야기를부지런히건넨다.그래서과학적인관점과논리적인사고력을갖추고싶어하는청소년독자들,화학으로둘러싸인세상을조금은새로운방식으로이해해보고싶다는성인독자들모두에게유용한길잡이역할을해줄만하다.물론그다지뚜렷한목적이없이이책을펼쳐도좋다.매운맛을즐기는것에그치지않고캡사이신이입안에들어가면왜타는듯한느낌을받는지알고싶다는이들,루이스캐럴의앨리스시리즈속세계에서앨리스의체내에서는어떤변화가일어날지그냥궁금하다는이들이야말로,어쩌면《역사가묻고화학이답하다》에가득한화학적이고인문학적인잡담을더흥미롭게받아들일독자들일지도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