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트라우마와공동체트라우마는둘이아닌하나-
공동체트라우마로점철된한국역사와한국사회를
온전히치유하고진정해방하기위한디딤돌
『공동체트라우마치유하기(HealingCollectiveTrauma)』의저자토마스휴블은의학도로서그의경력을시작하였습니다.하지만자신의친근했던할아버지와고국오스트리아에드리운제2차세계대전의그림자를인식하게되면서삶의방향을바꾸게됩니다.공동체트라우마가자신의삶의공간을무겁게짓누르고있음을발견하게된휴블은개인의트라우마와공동체의트라우마가둘이아니라하나임을깨달았습니다.그는내적탐색과수행을위해휴학하고있었던의과대학으로복귀하지않고그러한그림자를치유하는일을자신의사명으로받아들이게되었습니다.
휴블이공동체그림자를치유하기위하여개발한「공동체트라우마통합과정(CTIP)」프로그램은지난이십여년동안전세계에걸쳐시행되면서많은성과를이루어왔습니다.이는그가의학도로서훈련받았던현대의과학지식과함께명상등영적수행을통해그가얻은직관적앎을융합해냄으로써가능했던것으로보입니다.
이제본서의내용을간략히살펴보겠니다.
『공동체트라우마치유하기』의개요
의학을훈련받은과학도이자신비가이기도한휴블은제1장「치유의신비원리」에서세계적인신화학자인조지프캠벨의영웅의여정과수많은종교적·영적전통들의심층에내재하는신비적지혜와보편적인신성,그리고현대최첨단과학적지식을통해우리가어떻게과거를치유하고미래를향해나아갈수있는지묘사하고있습니다.그러면서그는과학적측면에서‘역인과성’이라는흥미로우면서도중요한논문(영국왕립학회출판,2017)을소개하고있습니다.그리고우리모두가‘신성한인간망(divinehumanmatrix)’의일원으로서공동체트라우마의치유를위해함께나서야함을강조합니다.
“인류역사의현시점에새로운부름,어떤강력한초대가깊숙한공동체적열망에서솟아오르고있습니다.그부름은우리에게공동탐사를요청합니다.즉,실천적이면서도영적인행동과함께탐사할것을요청합니다.그러한부름의중심에는공동체의치유로가는여정이있습니다.성공적인치유를위하여우리는과학의세계와영의세계사이의균열을메우는일,그리고우리삶에필수적이지만이전에는모순적이었던영역들사이의신성한결혼을성사시키는일을시작해야합니다.이러한과업의성취를통해우리는분열이있던곳에합일을,분리가있던곳에통합을가져옵니다.모든위대한영웅적인여정이그러하듯우리의생존은바로그러한성취에달려있습니다.”(p.41.)
현대의유물론적과학의입장에서살펴본「트라우마,물질과학의관점」(제2장)에서는정신의학과심리학을통해밝혀진트라우마의영향과그대안을모색해봅니다.복합트라우마,외상후스트레스,발달트라우마,유해한아동기경험(ACEs)등을통해개인과관계에미치는영향들을자세히살펴보고나서,트라우마전문가인존스홉킨스대학의크리스티나베델교수의특별기고‘트라우마외면사회에서트라우마이해사회로전환해가기’를소개하고있습니다.
제3장「트라우마,그내면의과학」에서는발달심리학과신경과학,물리학등의과학적지식들과함께신비주의의관점,즉영적통찰력을융합하여인간생명의탄생과발달과정을절묘하게설명하고있습니다.공간-시간-율동,개별화고리,생성의과정등과함께조율,내면위생,상호주관적알아차림과공동조절등의지식을공유합니다.
“우리는성장하면서공간space,시간time,율동rhythm(공-시-율*S-T-R)에대한감각이발달합니다.엄마의품에서기어나올때마다우리는외부공간과위치한방향에대한감각들이발달하게됩니다.이과정이계속되면서지속기간이나시간에대한우리의감각이발달하게되고자신의몸의정서와생각들에대해서도적응하게됩니다.우리는밖으로움직일때호기심과자유의충동을따라가게됩니다.또한다시돌아오길반복할때우리는두려움이나불확실함을느끼면서안전한엄마의품으로귀환합니다.이렇게들고나는움직임들을반복하는매순간마다우리는생명그자체가지닌고리형성의율동loopingrhythm-밖으로는자율성을추구하고안으로는연결감을추구하는율동-을따르고있습니다.사실공간,시간,율동은지각perception의기본적인구성요소들이며,우리가물리적세계에대해,우리자신에대해,그리고타인들에대해적응할수있도록해줍니다.”(pp.99-100.)
그리고열정적인활동가이자헌신적인평화구축자로서노벨평화상후보자로도세차례나지명되었던실라엘워디박사와의인터뷰에서우리가‘조율’을통해어떻게핵무기시대에도평화를구축해갈수있는지를생생하게보여줍니다.아울러조율역량의강화를위하여관조·명상수행의중요성도강조합니다.
공동체트라우마가어떻게역사적으로발생하는지,어떻게세대간대물림되는지,그리고어떠한영향을구조적으로미치게되는지에대해「공동체트라우마의구조」(제4장)에서살펴봅니다.“개인이든집단이든트라우마는파편화와분열을초래합니다.트라우마는문제를인정하지않고침묵하게만듭니다.트라우마는부인하고망각하게만듭니다.우리는트라우마에서회복되도록돕기위하여실제로일어난일들을-비록그일들이우리가차라리눈을감고싶을정도로가장끔찍하고세세한내용들일지라도-함께인정하고목격하며느끼는일을선택해야합니다.왜냐하면외면하는것,즉무시하거나부정하거나최소화하거나의도적으로잊어버리는것은곧그러한일들을만들어낸불평등하고비인간적인제도들을옹호하는일이기때문입니다.”(p.138.)아울러국내에도잘알려진가보르(가보)마테의특별기고‘공동체트라우마와영성’을통해희망의근거를모색해봅니다.
제5장「공동체트라우마의지혜」에서는인터넷을비롯한과학기술의발달에의해공동체차원에서발생하는트라우마의장을깊이살펴봅니다.트라우마를입은공동체들이어떠한경향성과증상들을보이는지,아울러개인들에게는어떠햔영향을미치는지도함께검토합니다.여기에는공동체가의식적·무의식적으로맺는합의들,트라우마충성심,무의식적인기등이있고,이러한문제들에대한대안도함께모색해봅니다:경향성발현전탐지하기,사회적조절기능등.그리고극적인감동을주는패트릭도어티의인터뷰‘공동체트라우마는공동체의응답을요구합니다’가뒤를잇습니다.
“우리는지금까지강력한사회문화적합의를고수해왔습니다.첫번째는우리가서로분리되어있고완전히구별되며,따라서자연과도분리되어떨어져있다는생각입니다.이는인간이자연을정복하게되어있다는믿음,지구와그위에서살아가는모든생명들이인간보다열등하다는믿음,신성하게임명된권력계층이인종,민족,젠더를나눈다는믿음을존속시켰습니다.…우리가투사한것들이아무리무섭게보이더라도,그것들은언제나우리의일부일뿐입니다.이는우리의공동체그림자를보다깊이이해할필요가있음을,그리하여낯선사람,‘타자’,이방인의얼굴에서우리자신을보고우리가하나임을알게되어야한다고말해주는것입니다.”(pp.219-220.)
제6장「통합의집단과정」에서는휴블이개발한「공동체트라우마통합과정(CTIP)」프로그램을집중적으로소개합니다.CTIP에서는먼저참여자집단을결속시키고,공동체파동을이끌어내며(4단계파동:집단부인에대한작업→집단분출→공동체목소리분별하기→집단정화와통합),이어서메타성찰을하는시간을가진다음집단을마무리하게됩니다.“…그과정은내게처음으로드러났을때그대로오늘날공동체트라우마통합과정(CTIP)에서도계속해서나타나고있습니다.이러한과정이얼마나강렬한-심지어무의식적인과거속깊이숨겨져있는-공동체자료collectivematerial가조심스럽게수면위로드러나게할수있고해당집단이의식적으로참여하는맥락속으로통합될수있음을보여준다고생각합니다.우리는독일과이스라엘에서홀로코스트,과거의전쟁,그리고동서독분단과정에서발생한트라우마에대해많은CTIP작업을진행했습니다.미국에서는식민주의및인종트라우마관련경험들을중심으로CTIP작업이이루어졌습니다.그내용은지역마다다르지만,동일하게설계된과정이성공적으로활용되었습니다.”(pp.236-237.)
제7장에서는공동체트라우마를치유하고통합하는집단과정에참여하는치료자·치유자·촉진자를위한지침을소개하고있습니다.돕고자하는동기를점검하기,봉사로서의촉진,‘빛을끌어오는’촉진자의역할,돌봄을위한표준권장사항(헌신,정화작업,동료통찰,감독,사후돌봄),그리고촉진자를위한내면의자원들을기르는방안들을제시하고있습니다.아울러잠재하는위험들에대해서도언급하면서대안을모색합니다.“세상의모든구석구석에있는어둠의호수들은제각기다른분위기와다른유산들,그리고다양한수준의강렬함을지니고있습니다.하지만어둠의호수는인간이존재하는곳이라면어디에나존재합니다.우리는공동체트라우마통합의촉진자들로서,우리와함께작업하는특정한집단과문화와사회에적합한도구를선택해야만합니다.오직알맞은열쇠만이올바른문을열수있습니다.어떤도구를사용할지그리고어떻게가장잘활용할지를알기위해서는다수의역량과많은헌신이요구됩니다.보다높은수준의탐구들이그렇듯이,우리의헌신은순수해야합니다.그리고실제적인위험들이존재합니다.이작업의영향은기하급수적입니다.따라서신중하게제대로실행되어야만합니다.우리의책임은대단히큽니다.”(p.272.)
제8장「트라우마를입은세계」에서는공동체트라우마가기후위기,혁신과사회,환경과생태,상업과무역,부의분배등여러차원에서전지구적으로미치고있는영향들을구조적(체계적)으로살펴보면서대안을모색하고있습니다.그일환으로현존연구소의설립자이자MIT슬론경영대학원의수석강사인오토샤머박사의특별기고‘현존,부재,그리고트라우마를품는공간의창출’을싣고있습니다.
마지막장인「통합된세계의비전」에서는공동체가트라우마에서치유되고통합되면서어떠한새로운비전들을꿈꿀수있는지를보여줍니다.교육과배움,사회와과학기술,희망찬진화의방향을제시합니다.이번장에서는국내에대부분의저서가번역소개되어있는사상가켄윌버의특별기고‘통합이론으로본개인트라우마와공동체트라우마’가실려있습니다.아서쾨슬러가제안한‘홀론’이라는개념을차용하여개인과공동체가발달해가는과정에서트라우마가생기는과정과치유의필요성을그가창시한통합이론의차원에서설득력있게설명하고있습니다.“집단지성그리고함께공유하는용기는우리가개인별로기울이는주의에의해증폭되며,이는바로우리의DNA안에있던진화적잠재력들을회복할수있게해줍니다.우리는각자의새로운강점과민감성을통해트라우마의해방을가속화하고우리공동체의신경계를자극하여활성화합니다.우리는서로결속하는가운데어떤차원의관문을만듭니다.이관문을통해시간은더이상선형적이거나파편화하지않게되고,유동적이고역동적이며의식적인게됩니다.분열된우리세계의파편들이근원적으로새로운미래의사인곡선적파동들속에서보다완전한전체로결속하게됩니다.실로그아름답고새로운세계는이미존재하며언제나이용가능한상태에있습니다-즉,우리공동의나라,우리의진정한고향입니다.”(p.375.)
부록으로제공된「명상실습안내문」에서는독자들이공동체트라우마를치유하는집단과정에서활용되는명상기법들을체험해볼수있도록몇가지실습(빛명상,현존명상,정화명상,조상과현존하기명상)을소개하고있습니다.
우리공동체에주는의미
우리공동체에서트라우마에대해본격적인관심을기울인계기가되었던세월호참사,그리고최근의이태원참사,90년대의성수대교참사,대구지하철참사,그리고노동현장의열악성을적나라하게보여주었던몇년전의김용균노동자참사,아리셀리튬전지화재참사등우리가알게모르게감당해야하는트라우마사건들이매일매시간계속해서일어나고있습니다.한국은OECD선진국중산재사망률1위국가입니다.매년수천명이직장에서목숨을잃고,매일수십명의노동자가집으로돌아가못하고있습니다.어느자살관련트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