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걷다 : 고통에 대해서 어떻게 말할 것인가

마음을 걷다 : 고통에 대해서 어떻게 말할 것인가

$15.00
Description
우울증, 조울증, 조현병 등 정신의 질병에 관한
당사자, 가족, 전문의, 종교인 등 21명의 인터뷰
- 치유와 회복의 가능성을 발견해나가는 당사자들의 생생한 목소리
몇 년 전부터 우울증이나 조현병 수기, 정신과 치료 경험 등 정신장애 당사자들의 삶과 치유의 기록이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정신질환 당사자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로 세상과 소통하려는 의지의 반영이자, 자신을 표현할 언어를 찾고 의료권력의 진단명에 의존해야 했던 수동적 존재로서의 한계를 스스로 탈피하려는 시도일 것이다.

이 책 《마음을 걷다》는 정신장애인의 인권 옹호를 위한 대안언론 〈마인드포스트〉에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정신장애와 관련하여 저자가 만난 100여 명 가운데 21명과의 인터뷰를 선별했다. 정신장애 당사자와 그들의 곁을 지키는 가족, 정신장애 치료의 최일선에서 활동하는 전문의, 그리고 아픔의 서사에 동반하는 교수와 목회자, 시설 담당자와의 대담은 정신장애인을 둘러싼 날것 그대로의 현실을 예리하고도 감동적으로 포착한다. 정신장애인이 공동체에서 인간의 존엄을 갖고 살아가기 위해서 어떤 제도와 시선, 담론이 필요한지, 부모와 가족의 돌봄은 어떠해야 하는지, 정신병원과 정신요양시설의 억압과 부조리는 무엇인지, 그들의 자기결정권과 존엄한 삶의 방식을 위해 국가와 사회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묻는다.

저자

박종언

현재[마인드포스트]편집국장으로일하고있다.젊은시절남미로유학을갔다가정신적어려움을겪은후실패한뒷모습으로돌아왔다.이후병과싸웠다.그리고싸움만으로는고통을치유할수없다는걸알고난후,병에좀더겸손해지기로했다.클로자핀을먹고있으며오래정신의윗목에방치해두었던글을쓰고있다.한때생이적멸의길에떨어지는처연한탐미의꽃이라생각했다.하지만삶은시장바닥의쇠파리를쫓아내며걸어가야하는먼길이라는것을후련하게깨닫게된다.그래서꽃처럼흔들렸다.광기로번역되는정신질환이부정되고타자화되어야할금기의용어가아니라누구나경험할수있는하나의의미이며치유과정을통해인간은성숙해진다는것을꼭말하고싶었다.

목차

책을펴내며

1부우린구름뒤의별,구름이걷히면반짝이는존재들
1.아무리악한사람의마음속에도사랑이라는마음의고향이
_박목우(작가)
2.고통도영원하지않고아름다움도영원하지않아
_정안식(코리안매니아카페대표)
3.나는이렇게세상을바라보는데당신은어떻습니까
_권기호(시인,사진작가)
4.신은무능하지만위대해요.우리고통을경청하잖아요
_남문영(감리교신학대학종교철학과)
5.삶이란어느정도의굴욕과고통을지불하고건너는세계,열애의실패가예술로이끌어
_윤종현(갤러리유진목공소대표,화가)
6.나의인생4기는정신장애인과세상을연결해주는징검다리의시기
_이주현(한겨레신문기자)
7.우린구름뒤의별,구름이걷히면반짝이는존재들
_정현석(당사자)

2부사랑하고일할수있는능력의숭고함
1.부모와가족이힘을쏟은만큼치료의결과는반드시나타나
_윤문강(심지회아버지모임대표)
2.우연히좋은의사만날가능성은없어,보호자의헌신과노력이중요
_삼각산취생(아름다운동행카페지기)
3.주어진삶의풍경을아름답게느끼는찰나의감사함,그것이회복은아닐까
_서정필·오승애(광주영농법인)
4.내가몸을움직여서돈을벌었다?그럼눈빛자체가달라져요
_김성모(가족경영기업미성테크대표)

3부행복은추구하는게아니라,느끼는것
1.6개월시한부인생이라고생각하면삶에중요한게뭔지나타나
_이명수(경기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장)
2.삶의아주심기는자기만의숲을찾았을때가능해
_이영문(국립정신건강센터장)
3.조현병을한방으로만치료하는게합리적이냐?그건좀어려워요
_이정국(성모마음정신과의원원장)
4.삶의어둠속에는한가닥숨은빛이있어
_이근후(이화여대의과대학정신과명예교수)
5.자유가치유다,이탈리아가정신병원없이도잘굴러가는이유
_백재중(내과의원,인권의학연구소이사)

4부이사람들을위한목소리는누가내줄수있나
1.당사자스스로병의주인이되는실천모형,사회적약자로서협동해야
_이용표(가톨릭대사회복지학과교수)
2.가족없고병식없는분이‘엄마한테가고싶어’할때마음이아파요
_백윤미(서울정신요양원사무국장)
3.정신질환은실존적아픔,위로하고안아줘야
_오영석(목회자)
4.이렇게살아가는사람도한명쯤은있어야하지않겠는가
_고직한(사단법인좋은의자상임이사)

출판사 서평

문화인류학자아서클라인먼(ArthurKleinman)은병의생리적인증상이면에그사람이살아온역사,살아가는삶의터전,인간관계,생각,사회와의연결,생활습관등삶의서사가있음에주목했다.병이하나의이야기라는발상이다.그런의미에서정신질환은아픈것이상으로그사람이살아온이야기자체다.각자의삶이라는텍스트는그사람만의독특한질병서사를담고있기에그것이이야기로회자하고인간관계속에서받아들여질때비로소치유와회복이시작될수있다.그럼으로써이책에실린당사자들의목소리는그들의생생한아픔외에그들이치유와회복의가능성을어떻게발견해나가는지를생생하게보여준다.

조울증이나조현병등정신장애를겪고있는이들의이야기를들으면서우리는인간개인의약한모습,개인과사회를잇는느슨하고약한연결고리들,나아가인간누구나경계에선외로운존재일수있다는사실에눈을뜨고공감한다.그들은비정상의범주에있는타자들이아니다.단지정상의범주에속한이들의다른모습일뿐이다.인터뷰라는형식은객관성과전문가주의를벗고그들과얼굴을맞대고대화하는효과를자아낸다.이책의인터뷰내용이깊은울림을자아내는이유다.

“인간은살아가면서많은오해를한다.그게한개인이든,자신을둘러싸고있는이세계에대한오해이든,오해를통해타자에대한편견을가진다는건인간존재의한형식일것이다.따라서그세계에대한왜곡된사유를바로잡기위해서인간은‘대화’의형식으로타자에접근한다.대화란인간만이가질수있는능력이며인간만이취할수있는존재의방식이다.그래서대화를통해우리는타자의모습을새롭게보게되고오해했던세계의문제들을해결해나간다.…대화하고싶었다.대화는계급적,사회적처지가다른이들이서로의존재를상호인정하고더나은세계를향해편견과오해의부분을줄여가는가치를담고있다.나의위치에서당신의위치를바라보는것.그의위치로옮겨가보고그가나의위치로와보는것.그리고그에게손을내밀어주는것.그것은인간만이할수있는존재론적미덕이다.”-‘본문’에서

책의저자이자〈마인드포스트〉편집국장인박종언기자는2019년정신질환자의사회참여와통합에헌신하고정신건강발전에기여한공로로보건복지부장관표창장을받았다.2014년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에서시로우수상을,이듬해2015년에는소설로최우수상을수상한작가이기도하다.지난2022년서울대법학전문대학원이주최하는제7회학봉상언론보도부문에서“일본정신장애인공동체‘베델의집’철학분석”으로대상을수상한바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