랭보 일류미네이션

랭보 일류미네이션

$22.00
Description
세상 끝 존재의 시, 랭보의 〈일류미네이션〉
짧은 기간 시를 쓰고 더없이 깊은 발자국을 남긴 프랑스의 천재 시인 랭보. 랭보는 시 그 자체다. 그의 작품은 신비의 결정체다. 문학과 유럽을 떠나며 그가 남긴 마지막 작품 〈일류미네이션〉은 우리에게 던져진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다. 시집의 탄생에서부터 제작 시기와 과정, 순서와 형체, 제목에 이르기까지 온통 베일에 싸인 〈일류미네이션〉. 이 책에서는 랭보가 창조해 놓은 ‘상징들의 숲’을 헤매다 독자들이 길을 잃지 않도록 랭보 연구로 학위를 받은 뒤 대학에서 문학을 강의해 온 김종호 교수의 해설과 함께 오랜 세월 공들인 영어 번역도 프랑스어 원문과 함께 실었다.

저자

아르튀르랭보

저자:아르튀르랭보
1854년10월프랑스북부의작은도시샤를르빌에서태어났다.아버지는직업군인으로집에머무는때가드물었고,랭보가여섯살되던해완전히가족을떠났다.어머니는극도로독실하고엄격했다.불우한가정,정치적혼란,그리고전쟁은어린시인의마음에종교와사회제도에대한반항을심었고,좌절과분노는잦은가출과방랑으로표출되었다.반항심은“절대적자유”를향한폭발적인글쓰기로도나타났다.베를렌과의교류와방황은랭보의시에급격한변화를가져오는계기가되었다.
10대후반약5년동안그가쓴시의진화는시의역사전체를요약한다.예리한감각과거침없는상상력이나타나는<초기운문시>,표현의한계를넘어서는<후기운문시>,전복적이고극단적인가치관을불같은문체로노래한<지옥에서보낸한철>,그리고헤아리기어려운초월적세계를보여주는<일류미네이션>등그의작품은세계문학사에서유례를찾을수없다.특히“불가해한시집”인<일류미네이션>은“모든문학을넘어선”궁극의시로평가된다.
<일류미네이션>의원고를베를렌에게넘긴뒤랭보는문학과문명을버리고유럽을벗어나세상을떠돌다아랍아프리카사막으로사라진다.아라비아반도와에티오피아등지에서무역상을하던그는병으로걸을수없는지경에이르러서야프랑스마르세유로송환된다.1891년37세가되던해,다리절단수술을받고죽음이임박했음을느끼며쓴그의편지에는여전히해소되지않은반항과자유의갈구가담겨있다.“결국,우리의삶은불행,끝없는불행이다!도대체왜살아가는것일까?”

역자:김종호
한국외국어대학교불어과와서울대학교대학원불문과를졸업하고파리소르본대학교에서문학박사학위를받았다.숭실대명예교수이며랭보,보들레르와상징주의,초현실주의,현대시,세계문학과예술문화를연구하고있다.

목차

역자서문

대홍수이후ApresleDeluge/AftertheDeluge.........
유년기Enfance/Childhood.........
이야기Conte/Tale
퍼레이드Parade/Parade
앤티크Antique/Antique
아름다운존재BeingBeauteous/BeingBeauteous
삶들Vies/Lives
출발Depart/Departure
왕권Royaute/Royalty
이성에게AuneRaison/ToaReason
도취의아침Matineed’ivresse/MorningofDrunkenness
단장들Phrases/Phrases
[단장들][Phrases]/[Phrases]
노동자들Ouvriers/Laborers
다리들LesPonts/TheBridges
도시Ville/City
바퀴자국들Ornieres/Ruts
도시들[II]Villes[II]/Cities[II]
방랑자들Vagabonds/Vagabonds
도시들[I]Villes[I]/Cities[I]
철야Veillees/Vigils
신비Mystique/Mystic
새벽Aube/Dawn
꽃들Fleurs/Flowers
속된야상곡Nocturnevulgaire/VulgarNocturne
바다그림Marine/Seascape
겨울축제Feted’hiver/WinterFestival
고뇌Angoisse/Anguish
메트로폴리탄Metropolitain/Metropolitan
야만Barbare/Barbaric
바겐세일Solde/Sale
요정Fairy/Fairy
전쟁Guerre/War
청년기Jeunesse/Youth
곶Promontoire/Promontory
무대장면들Scenes/Scenes
역사적인저녁Soirhistorique/HistoricEvening
보톰Bottom/Bottom
HH/H
움직임Mouvement/Movement
기도Devotion/Devotion
민주주의Democratie/Democracy
정령Genie/Genie

참고판본
작가연보

출판사 서평

궁극의시‘일류미네이션’
“궁극”이라는말은표현가능성의한계지점에있다는뜻이다.<일류미네이션>은언어와소통,담론과유희,말과침묵이구분되지않는곳에위치한다.“표현할수없는것을표현”하려했던그의시는해석이거의불가능하다.출판된지백수십년이지났지만그의시는여전히미지의영역이다.<일류미네이션>은시간과공간의굴레에서벗어난꿈의기록이다.현실의삶과인식의관습을바탕으로읽을때작품의의미는혼란그자체다.실재와환상,의식과무의식,사물과허상의여러차원이하나의화면에혼재하기때문이다.<일류미네이션>은인간에게던져진커다란물음표다.그시들속에는존재의의미와세상의모순에대한성찰이다양한의문의형태로,온갖방향으로제시되어있다.세상의본질을가장간결하고강렬한방식으로표현한시집<일류미네이션>.<일류미네이션>을알면세상의모든시를이해할수있다.

“문자그대로,모든의미로”
난해한랭보의시를대하는관점은두가지가있다.하나는그속에서천재의메시지를읽어내려는진지한시선,다른하나는그것을결국성마른아이의글놀이로치부하는태도다.랭보를오래연구한비평가들도둘사이를오간다.진지한담론이든악동의유희든랭보의텍스트는해독하기어려운암호문같다.합리적으로헤아릴수없는대목이이해할수있는부분보다더많다.논리적이해의결핍은그러나독자의폭넓은상상력을촉구하는요인이다.<지옥에서보낸한철>의모호한표현들에대해의미를묻는어머니에게“문자그대로,모든의미로(방향으로)”읽으라고했다는랭보의대답은시사적이다.
복합적인언어의의미파악에집착하면“상징들의숲”속에서길을잃기쉽다.랭보의상징은일반적문학의범위를벗어난다.극히개인적인상징에서간단한알레고리에이르기까지편차가크다.상징하나하나를풀이하는것보다상상의움직임을주시하는것이낫다.환상적인이미지들을쫓다보면이해의폭은차츰넓어진다.그것이랭보가찾았던“영혼에서영혼으로향하는”“보편적언어”(lelangageuniversel)의소통방식이아닐까.

시의본질이함축이라면<일류미네이션>은그궁극
아르튀르랭보연구로학위를받은뒤대학에서문학을강의해온저자는“미지”의글쓰기를추구한결과인<일류미네이션>을우리말로옮기면서굳이자연스럽게풀려고하지않았다.대신한계가뚜렷한번역을반추하도록프랑스어원문을함께실었고프랑스어를모르는독자를위해영어번역을부가했다.또한독자들이미지의영역,상징들의숲을헤매다영영길을잃지않도록각시마다조심스럽게해설을실었다.시의본질이함축이라면<일류미네이션>은그궁극이다.무한한침묵의빈공간을메우는것은독자의몫이다.

무구하고무한한세상과진정한삶의구현
랭보의문학적실존은짧지만그가남긴작품의울림은여전하다.문학의본질과가능성에대한깊은의문을담고있기때문이다.문학이무엇을할수있는지,글로“삶을변화시키기”가가능한지,내면의“여러다른삶”과꿈의기록이새로운세상을제시할수있는지에대한탐색이그의글쓰기를이끈다.삶의결은거칠었지만그의작품은“흠없는영혼”을추구했다.무구하고무한한세상과“진정한삶”의구현이그의지향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