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말
시는인간의감정을가장아름다운언어로,그것도짧고간결하게표현한문장입니다.문장가운데문장이라할수있을것입니다.시는산문문장으로는도저히대신할수없는특별한점을지닌문장입니다.말할것도없이시가우리의감정을다스려주는글이기때문입니다.
(중략)
감정적으로불안정한청소년들이도움을받을수있는가장좋은방법은시를읽는것입니다.의도없이무심코라도시를읽다보면시의내용이마음에스며들것이고들쑥날쑥한감정이조금씩가지런해지는걸느낄것입니다.그것은내가청소년시절그랬고지금까지도자주경험하는일입니다.
청소년들이여.마음이어지럽거나답답하거나우울하거나불안하거든시를찾아읽으십시오.꼭이시집을읽지않아도좋습니다.시를읽는동안그대들마음이바뀔것입니다.시를읽고나면그대들삶이바뀔것입니다.그것은참으로놀라운일입니다.믿기지않는다면시험삼아서라도한번해보십시오.
분명히시가그대들을도와줄것입니다.시집속의시인이그대들옆자리로옮겨앉으며많은이야기를들려줄것입니다.시집을들고있는그대들손이그어떤사람의손보다도귀하고아름답습니다.
(중략)
2023년한여름에
나태주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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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은이의말
(중략)
저는학생들을만나며상황에맞는시를적어주는일을하고있습니다.자기가하고싶은이야기를대신해주거나,새로운세계를보여주는시가좋은시라고생각합니다.그런점에서나태주시인은훌륭한시인입니다.
청소년시집이라엮었지만이책은청소년과교사,학부모가공감할수있는시집입니다.교사로서,부모로서,청소년기를보내본인간으로서,땅에발을디딘지구인으로서살아온이력이시에반영되었기때문입니다.
쉬운말로큰공감을이루어낸작품을한권의책으로엮어여러분께드립니다.
하상만(시인·국어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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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속에서
우연히내안에
들어온너,처음엔
탁구공만하더니
점점자라서
나보다더커지고
지구만큼자라버렸네
너를안아본다
지구를안아본다.
-「사랑1」전문
너는비둘기를사랑하고
초롱꽃을사랑하고
너는애기를사랑하고
또시냇물소리와산들바람과
흰구름까지를사랑한다
그러한너를내가사랑하므로
나는저절로
비둘기를사랑하고
초롱꽃,애기,시냇물소리,
산들바람,흰구름까지를또
사랑하는사람이된다.
-「그러므로」전문
너는커서무엇이될래?
무엇하는사람이될거니?
어른들은나만보면
귀찮게물어요
(중략)
나는혼자서생각해봐요
내가되고싶은사람은
어떤사람일까?
나는그냥사람같은사람이
되고싶어요
그냥내가되고싶어요
-「되고싶은사람」부분
북해도여행갔다가보았다
홋카이도대학교교정에세워진동상
동상앞에쓰여진문장
보이스비엠비셔쓰
백년도훨씬전일본젊은이들가르치려고
미국에서왔던클리크란사람이
제나라로돌아가면서남겼다는문장
소년이여대망을가져라
물론나도그말을알고있다
뜻을제대로알지도못하면서
가슴에오랜세월새기며살았다
과연그런가?
나는이제그문장을고쳐서말하고싶다
소년이여조그만꿈을지녀라
조그만꿈을가지고끝내그꿈을이루어라
그것이진정으로그대의성공이다
-「소년이여조그만꿈울지녀라」전문
남을따라서살일이아니다
네가슴에별하나
숨기고서살아라
끝내그별놓치지마라
네가별이되어라.
-「너는별이다」전문
누군가의아들
누군가의형제
누군가의친구
누군가의이웃으로살면서
직장인,사회인,
가장많이마음을주고산것은
시인
그러다보니작아질대로
작아진마음
최소한의아버지
초라한남편
-「최소한의아버지」부분
한밤중에
까닭없이
잠이깨었다
우연히방안의
화분에눈길이갔다
바짝말라있는화분
어,너였구나
네가목이말라나를
깨웠구나.
-「한밤중에」전문
맑은날
강가에나아가
바가지로
강물에비친
하늘한자락
떠올렸습니다
물고기몇마리
흰구름한송이
새소리도몇움큼
건져올렸습니다
(중략)
이것들을
기르다가공연스레
죽이기라도하면
어떻게하나
나는걸음을돌려
다시강가로나아가
그것들을강물에
풀어넣었습니다
물고기와흰구름과
새소리모두
강물에게
돌려주었습니다
그날부터
강물과나는
친구가되었습니다.
-「강물과나는」부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