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위를 뚫고 자란 나무는 흔들려서 좋았다 - 문학들 시인선 33

바위를 뚫고 자란 나무는 흔들려서 좋았다 - 문학들 시인선 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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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존재와 관계의 영역을 탐구하는 시적 변모
시집 『바위를 뚫고 자란 나무는 흔들려서 좋았다』
이지담 시인이 시집 『바위를 뚫고 자란 나무는 흔들려서 좋았다』(문학들)를 출간했다. 이번 시집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죽음의 이미지다. 죽음은 한순간 “푸드덕 몸을 털고 날아가는 새 한 마리”(「먼 길」)와 같다.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처럼 한몸이지만 인생이라는 그 사잇길은 참으로 ‘먼 길’이며, 또한 가까운 길이기도 하다.
“살아온 날보다 적은 살날에 대해 손가락을 오므렸다 펴며 말하는 너의 손에서 시간이 빠져나”(「손가락을 오므렸다 펴며」)가거나, “오늘이 내일인지 내일이 오늘인지조차 모르”(「마지막 이사」)는 노인들의 시간 속에서 삶과 죽음은 한몸이다. 그럼에도 인생은 또한 “어린아이에서부터 시작된 혼자만이 건너야 할 길”(「출렁다리」)이기도 하다.
첫 시집 『고전적인 저녁』에서부터 일상의 경험을 구체적인 언어로 노래하면서 존재론적 탐구를 지속해온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관계의 문제로 시적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바람은 한 방향으로만 오지 않고/왼쪽과 오른쪽 빈구석을 찾다가”(「관계」), “밀어주고 끌어주는 바퀴 소리”(「거울의 이면」)
이와 같은 관계에 대한 시선은 특히 제3부에서 제주4·3, 여순사건, 광주5·18민주화운동, 최근의 이태원 사건에 이르기까지 부조리한 역사와 사회의 문제로 확대된다. “죽은 책의 목차만 읽고 가는 당신/나는 살아 숨 쉬는 책을 읽으러 변두리 곳곳 행간을 뒤진다”(「책을 읽으러 제주에 간다」), “단단한 활주로는 입을 틀어막았다//부모 형제를 앗아간 일을 밀봉해버리고”(「활주로 무덤」)
이번 시집에서 죽음과 노년의 시간 그리고 삶의 다양한 모습을 노래하고 있는 시인의 변모에 대해 고재종 시인은 “마음속 ‘바위’를 깨뜨렸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언젠가는 깨부숴야 하는 이 단단한 생각들” 곧 굳어 있는 아집이 사라진 자리에서야 비로소 “바위를 뚫고 자란 나무는 흔들려서 좋았다”는 고백이 가능해진다. “뿌리와 바위를 하나로 묶는” 것이 다름 아닌 “부드러운 흙이었다” (「바위」)는 깨달음까지. 이번 시집에서 ‘존재와 관계’의 영역을 탐구하는 시인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시라 할 수 있다.
이지담 시인은 나주 출생으로 광주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2003년 『시와사람』, 2010년 『서정시학』 신인상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광주전남작가회의 창립 이후 34여 년 만에 첫 여성 회장을 역임했다.
저자

이지담

저자:이지담
전남나주에서태어나광주대학교대학원문예창작과졸업했다.2003년『시와사람』,2010년『서정시학』신인상수상으로문단활동을시작했다.시집으로『고전적인저녁』,『자물통속의눈』,『너에게잠을부어주다』등이있으며,동시집으로『낙타가족』,『고민에빠진개』가있다.2014년제22회<대교눈높이아동문학대전>아동문학상동시부문최고상,2019년미래서정문학상을수상했으며,2017년세종도서문학나눔(『자물통속의눈』),2023년아르코문학창작기금발표지원과발간지원에선정됐다.

목차


5시인의말

제1부
11먼길
12먼일
13초원과보라꽃사이
14어떤웃음
16배경
18숨
19소라의저녁
20기억파티
22구겨진종이
24손가락을오므렸다펴며
26먼기억
28여행자2
29외발로서서
30출렁다리
32침묵의꽃

제2부
35실레네스테노필라
36한여름,백야
38바위
40괄호를열다
41소리무덤
42관계
44처서이후
45갈매기가찾아온후
46마지막이사
48순간이영원으로
50중독
51슬픈눈의아이
52얼굴없는얼굴
54이상한전시회
56땀의무게

제3부
59느티나무를심다
60동백꽃배지
62감자북을쌓다
64다랑쉬굴입구에서-74주년에축문을올리며
66들리지않는목소리
67거울의이면
68마지막승객
70먼산바라기
72딱하루만
74발을놓치다
75비오려거든
76정방폭포의눈
78책을읽으러제주에간다
80풀의시간
82활주로무덤

제4부
87먼나무
88만찬
90두개의얼굴
91경칩
92면앙정에올라
93등으로듣는연주회
94라플레시아,안녕
96면과면이만나는지점
98미암일기
100바그다드카페
102보내지못한시집
103뿌리와열매
104장다리꽃의초대장
105호미
106플래카드혁명

107해설시간의강물과삶의파란_고재종

출판사 서평


존재와관계의영역을탐구하는시적변모
시집『바위를뚫고자란나무는흔들려서좋았다』

이지담시인이시집『바위를뚫고자란나무는흔들려서좋았다』(문학들)를출간했다.이번시집에서두드러지는것은죽음의이미지다.죽음은한순간“푸드덕몸을털고날아가는새한마리”(「먼길」)와같다.삶과죽음은동전의양면처럼한몸이지만인생이라는그사잇길은참으로‘먼길’이며,또한가까운길이기도하다.
“살아온날보다적은살날에대해손가락을오므렸다펴며말하는너의손에서시간이빠져나”(「손가락을오므렸다펴며」)가거나,“오늘이내일인지내일이오늘인지조차모르”(「마지막이사」)는노인들의시간속에서삶과죽음은한몸이다.그럼에도인생은또한“어린아이에서부터시작된혼자만이건너야할길”(「출렁다리」)이기도하다.
첫시집『고전적인저녁』에서부터일상의경험을구체적인언어로노래하면서존재론적탐구를지속해온시인은이번시집에서관계의문제로시적영역을확대하고있다.“바람은한방향으로만오지않고/왼쪽과오른쪽빈구석을찾다가”(「관계」),“밀어주고끌어주는바퀴소리”(「거울의이면」)
이와같은관계에대한시선은특히제3부에서제주4·3,여순사건,광주5·18민주화운동,최근의이태원사건에이르기까지부조리한역사와사회의문제로확대된다.“죽은책의목차만읽고가는당신/나는살아숨쉬는책을읽으러변두리곳곳행간을뒤진다”(「책을읽으러제주에간다」),“단단한활주로는입을틀어막았다//부모형제를앗아간일을밀봉해버리고”(「활주로무덤」)
이번시집에서죽음과노년의시간그리고삶의다양한모습을노래하고있는시인의변모에대해고재종시인은“마음속‘바위’를깨뜨렸기때문이라고”설명한다.“언젠가는깨부숴야하는이단단한생각들”곧굳어있는아집이사라진자리에서야비로소“바위를뚫고자란나무는흔들려서좋았다”는고백이가능해진다.“뿌리와바위를하나로묶는”것이다름아닌“부드러운흙이었다”(「바위」)는깨달음까지.이번시집에서‘존재와관계’의영역을탐구하는시인의위상을상징적으로보여주는시라할수있다.
이지담시인은나주출생으로광주대학교대학원문예창작과를졸업했다.2003년『시와사람』,2010년『서정시학』신인상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으며,광주전남작가회의창립이후34여년만에첫여성회장을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