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과 글의 풍경 (거리의 언어들, 생활어의 풍경들. 국어학자와 함께 살펴보는 언어 경관)

말과 글의 풍경 (거리의 언어들, 생활어의 풍경들. 국어학자와 함께 살펴보는 언어 경관)

$18.00
Description
방언학자 한성우는 『말과 글의 풍경』에서 ‘언어 경관(Linguistic Landscape)’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말이 시간과 공간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생생한 풍경임을 말한다. 언어학의 연구 분야 중 최근 ‘언어 경관’이 주목받고 있다. 어떤 공간이든 그 지역과 장소의 특성을 드러내는 말과 글이 있는데 그것이 보여주는 경관에 대해 연구하는 분야이다. 거리의 표지판, 상점의 간판, 낯선 이를 위한 안내문, 그리고 귀를 통해 들어오는 낯선 말들이 연구 대상이다. 한성우의 『말과 글의 풍경』은 한국인의 언어 경관을 다각도로 그려내려 한 첫 시도이자, 이러한 대상을 연구논문이나 책이 아닌 말랑말랑한 글로 함께 나누고자 쓴 교양서이다.

북 트레일러

  • 출판사의 사정에 따라 서비스가 변경 또는 중지될 수 있습니다.
  • Window7의 경우 사운드 연결이 없을 시, 동영상 재생에 오류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어폰, 스피커 등이 연결되어 있는지 확인 하시고 재생하시기 바랍니다.
저자

한성우

한국어의방언과말소리를연구하는국어학자이다.삶속의말과글을쉽게이해하고깊게생각하도록돕는다.첼로를사랑하는목수로서또하나의삶을살고있다.
충청남도아산에서태어나성장하다가열한살되던해부터30여년간서울에서살았다.서울대학교국어국문학과에서학사·석사·박사과정을마치고,인하대학교에재직하게된이후20년가까이인천에서살고있다.충청방언으로석사논문을,평안방언으로박사논문을쓴후인하대학교한국어문학과에서한국어의방언과말소리를연구하고가르치고있다.한국방언학회전수석부회장을역임했으며,문화방송(MBC)우리말위원회위원을지냈다.현재국어규범정비위원회위원이다.
방언과말소리에대한연구서외에『방언정담』『우리음식의언어』『노래의언어』『문화어수업』『말의주인이되는시간』『첼로를사랑하는목수』『말씨말투말매무새』『서울의말들』등말을주제로한인문교양서를써왔다.
2019년부터《문화일보》에매주‘맛의말,말의맛’을연재하고있다.2024년에는《경향신문》에격주로‘말과글의풍경’을연재했다.

목차

0프롤로그
말과글의풍경을찾아떠나는여행

1이땅의모든말과글

01제주의말:이땅의모든말과함께하는제주말의블루스
02전북‘징게맹겡’들판의말:징허고짠헌,그래서솔찬히거시기한말의향기
03서울역의말:사람도,문화도,말도어서타세요,‘세계행’열차출발합니다
04백령도의말:통일을기다리며,최북단섬에선‘한국어융합실험’진행중
05북녘의말:규범이남북의말을갈라도,통하다보면통일도온다

2삶의향기가스민말과글

01소래포구어시장에가다:시끌벅적팔도언어‘모듬’,‘싯가’따라크고작은행복한접시
02옛날다방에가다:가슴설렌‘약속’지금어디에,옛날식다방에선‘추억’을판다
03당구장에가다:공뿐아니라말들이부딪치는공간,청산대상된‘쫑’‘삑사리’는억울하다
04부산사직야구장에가다:사라진“아주라”구호,미래세대의말을향한기대와애정이되길
05종합병원에가다:아픈환자에게필요한건약뿐아니라따뜻한‘소통의말’
06음악회장에가다:음표라는작곡가의말을자신의말로표현하는연주는‘첨언’이다

3세계를품은말과글

01중국옌볜의경관:‘오우바’와‘친구’손잡고경계를넘어‘꽃길’로가자
02뉴욕에가다:간판속한국어‘짬뽕’이면어때,K문화가세계로뻗어나가잖아
03도쿄에가다:도쿄,혹은동경에서점쳐보는한자와한자어의미래
04중국집의짬뽕어:깐풍기·마라탕·경장육슬,알면알수록‘짬뽕’인중국집메뉴판
05한국학국제학술회의에가다:산넘고물건너는한국어

4시간의흐름이담긴말과글

01사극의말투:“성은이망극하옵니다”에식상?그말투로과거와현재,남과북이통한다
02신세대의어휘력논쟁:중요한것은소통,‘금일’을모른다면‘오늘’을쓰면된다
03한글박물관:뻐카충·댕댕이·띵작,‘자유분방한글’또한세종대왕의정신
04‘오빠’의성장기:가정울타리넘어간‘호칭’은무죄,그대상이합당한행동만한다면
05시위현장의말글변화:처절함대신친근함,지금시위구호는‘질서있는교체중’

5말과글의최전선

01노랫말:노랫말·제목영어물결,시대흐름맞춘유행일까,몰입방해일까
02현장전문가의말:‘노가다용어’라며시비걸기보다‘건설전문가의말’로존중해야
03띄어쓰기의역사:알면알수록어렵게느껴지는‘띄어쓰기’,규정보다소통이먼저다
04서울말:전국각지사람이모여사는서울,서울말은융합과포용의말


6에필로그

한글날:외국어·신조어판쳐도한국어는여전히건강,자학하지말지어다·294

출판사 서평

방언연구자/사투리전문가한성우교수가안내하는‘말과글의현장’
한국인의언어경관에관한종합안내서

방언학자한성우는『말과글의풍경』에서‘언어경관(LinguisticLandscape)’이라는개념을중심으로,말이시간과공간속에서살아움직이는생생한풍경임을말한다.언어학의연구분야중최근‘언어경관’이주목받고있다.어떤공간이든그지역과장소의특성을드러내는말과글이있는데그것이보여주는경관에대해연구하는분야이다.거리의표지판,상점의간판,낯선이를위한안내문,그리고귀를통해들어오는낯선말들이연구대상이다.한성우의『말과글의풍경』은한국인의언어경관을다각도로그려내려한첫시도이자,이러한대상을연구논문이나책이아닌말랑말랑한글로함께나누고자쓴교양서이다.
언어는고정된규범이나박물관의유물이아니다.저자는이러한시각을비판하며,변화하고융합하는언어의본질을긍정하고소통의도구로서그가치를존중하자고한다.사투리,신조어,전문용어등우리사회의다양한말과글을애정어린시선으로관찰하며,그속에담긴삶의흔적과시대의변화를깊이있게탐색한다.

말과글을찾아떠나는여행

한국어중에서도방언(사투리)을주로연구하는한성우교수는30년넘게국내외여러곳에방언조사를다녀왔다.그리고20년전에문득,서울의세종대로에서목포역까지1,660리에이르는국도1호선의풍경을글로그려보면어떨까생각했다.이책의시작이었다.그리고지난해1년동안실제로그풍경을탐사하면서글을썼다.한라에서백두까지,남녘의제주에서북녘의두만강너머옌볜까지각지역의풍경을담아보았고,생선비린내가진동하는인천의소래포구어시장부터새로운시대를향한외침이넘쳐나는시위현장까지다양한장소의모습을그려보았다.공사현장의‘노가다’의말부터접두사‘K’가붙는한국어연구자의말까지꼼꼼하게살펴보았고,문해력이부족하다놀림을받는젊은세대의말부터수천년의우리역사를다룬사극의말까지시대를오가며말과글을들여다보았다.

시간과공간속에서살아움직이는말이란무엇을의미하는가

이책을통해저자는지금여기한국어의언어경관을그려내면서,몇가지통찰을전해준다.
먼저,언어는살아있는풍경이란점이다.말과글은단순히문법과어휘의집합이아니라,거리의간판,시장의소음,병원의대화등구체적인삶의현장에서보고들을수있는‘경관’이다.이경관은그곳에사는사람들의정체성과문화를반영하는살아있는유기체다.
둘째,모든말은고유한가치를지닌다.표준어중심의위계적언어관을탈피하여제주방언,건설현장의‘노가다’용어,청년세대의신조어등모든형태의말이그자체로소중하고가치있음을강조한다.언어의오염이나파괴가아닌,자연스러운변화와융합의과정으로이해해야한다.
규범보다소통이먼저다.언어의궁극적인목적은소통에있다.‘금일’을모르는세대에게는‘오늘’을쓰는것이맞으며,복잡한띄어쓰기규정에얽매이기보다의미전달에집중해야한다고주장한다.언어정책과교육역시현실사용자의눈높이에맞춰야한다.
언어는사회문화적맥락의산물이다.야구장의응원구호,시위현장의피켓문구,노래가사의변천등다양한사회문화적현상을통해언어가어떻게시대를반영하고공동체의정서를담아내는지를분석한다.
글로벌시대의한국어는융합의언어다.K-문화의확산과함께세계로뻗어나가는한국어의위상을조명하며,외국어와의혼용을부정적으로만볼것이아니라새로운가치를창출하는역동적인과정으로파악한다.


1997년중국옌볜의새벽부터,2024년서울여의도의촛불행진까지
시간과공간을가로지르며,우리가살아가는삶의현장에서태어나는
말과글의풍경다섯마당.

언어경관(말과글의풍경)을그려내기위해,저자는명확한구도를세운다.그구도의두축은시간과공간이다.세월의흐름에따라말과글이달라지며,같은시대를살더라도다른공간에서는다른말과글이쓰인다.가정에서,일터에서,모임에서각기다른말을쓴다.언어를연구하는이들은이러한다양한말을차례로시간방언,지역방언,사회방언이라한다.저자는이런것들이말과글을그린풍경화의기본적인구도가된다고설명한다.

1부에서는이땅의모든말과글을찾아떠나본다.남쪽끝제주도에서북쪽끝백령도까지,그사이에도수없이많은지역의서로다른말들이있다.전국각지로연결되는서울역에서기차를타고가다보면산은보이지않고오로지하늘과맞닿은땅만보이는김제와만경의들에서쓰이는말과글도살펴본다.그리고어느순간부터우리의머릿속에서잊힌북녘땅의말도들여다보면서통일이후의말과글에대한생각도펼쳐본다.
1부의첫풍경은제주의말을그려냈다.살아있는언어로서의제주어를다루면서,저자는제주어가‘오염’되거나‘소멸’하고있다는우려에반대한다.‘ᄆᆞᆯ(馬)’이‘몰’로변하는것은제주어만의고유한변화이며,언어를박물관에가두려는시도는오히려언어의생명력을해친다고비판한다.또,제주도민은제주어와표준어를모두구사하는이중언어화자로서소통준비가되어있음을강조한다.문제는제주어를이해하려는노력없이방문하는‘뭍엣것’에게있다고신랄히지적한다.드라마「우리들의블루스」,「웰컴투삼달리」등이완벽한제주어를구사하지는않더라도,제주어가특별하고알아들을수없는말이아니라는인식을확산시켜소통의가능성을열었다는점에서대중문화의역할을긍정적으로평가한다.

2부에서는삶의향기가스며있는곳을찾아발품을팔아본다.삶은곧‘먹고사는것’이니수많은먹거리들이오가는어시장(소래포구)이가장먼저이다.누군가를기다리며향기로운커피를마시던추억을되살리기위해‘그야말로옛날식다방’에도오랜시간앉아있어본다.과거에는건달들의놀이터로인식되던당구장,남녀노소를불문하고응원의목소리를높이는야구장을찾아,오고가는말과글도담아본다.가지않는것이좋지만건강하게오래살기위해서가야하는병원,그리고마음의위로를얻기위해서귀를호강시키는음악회장의말과글도그려본다.
소래포구어시장은팔도언어의‘모듬’이자,말과글의황금어장이다.어시장의간판(‘○○수산’),메뉴(‘모듬회’),호객행위는교과서에서는배울수없는살아있는언어의현장이다.‘스키다시’,‘세꼬시’등일본어에서유래한용어들을살펴보면서,이를단순히청산의대상으로볼것이아니라,현장에서살아움직이는전문가(‘칼잡이’)들의언어로존중할필요가있다고주장한다.삶의현장에서쓰이는‘싯가’라는말,즉어시장의‘싯가’는단순히가격을의미하는것이아니라,수요와공급,노동의가치가집약된경제활동의축소판이다.

3부에서는세계로뻗어나가는우리의말과글을담아본다.나라가달라지면말도달라지지만,중국의옌볜과미국의뉴욕에서듣고보게되는말과글을통해우리의말이세계속에어떻게자리를잡고있는가를알아본다.한자를공유하고있는일본의도쿄,한자와중국어에바탕을두고있는중국음식점의메뉴판을살펴보며한중일세나라를회유하는말의흐름도정리해본다.그리고최근에부쩍관심이높아진접두어‘K’가중심을이루고있는한국학국제학술회의장에서의자랑스러운한국어도들어본다.
저자는중국옌볜에가서,한자와한글이공존하는독특한언어경관을볼수있었다.저자는최초의표준한국어는함경도에뿌리를둔옌볜의말이었다고해석한다.K-문화의영향으로‘오빠’,‘친구’,‘꽃길’등이중국어로유입되는현상도있다.
뉴욕의한인타운에서저자는세계도시속한국어의위상을간판을통해분석해보았다.더큰집(THEKUNJIP),치맥(CHIMAEK),그리운missKOREA……이렇게‘짬뽕’처럼여러언어가섞이는현상은자연스러운것인데,한글의우수성을내세우기보다세계인으로서외국어능력을갖추는것이중요하다는점을강조한다.

4부에서는시간의흐름속에서달라져온말들의자취를밟아본다.오늘을살며과거를돌아보는사극에서의말투를통해같으면서도다른말의흐름을살펴본다.젊은이의말은늘다르기마련이고그다른말들이언어의변화를일으키는것인데도불구하고문해력이부족하다고비난을받는젊은세대의마음이되어보았다.자랑스러운한글을기리는한글박물관은말과글의변화를어떻게전시하는지,‘오빠’라는호칭은어떠한시대적변화를담고있는지,그리고오늘을사는이들의정치적인구호는어떠한지도세세하게그려본다.
사극의말투는만들어진말투이다.“전하,통촉하여주시옵소서”와같은사극말투는실제그시대의말이아니라,과거의분위기를내기위해만들어진고정된양식이다.한편,영화「황산벌」은고구려,백제,신라가각각현대의평안도,전라도/충청도,경상도사투리를쓰는설정을통해,시간적배경에공간적차이를더한새로운시도를보여주었다.또흥미로운점은,북한의사극역시남한의사극과유사한옛말투를사용하기때문에,현대물보다남한시청자들이더쉽게이해할수있다.사극에서남과북의언어장벽은더없어진셈이다.
저자는신세대의어휘력논쟁을들여다본다.‘사흘’,‘금일’등을둘러싼논란은본질적으로‘문해력’의문제가아니라,세대간에주로사용하는‘어휘’가달라발생하는소통의문제라는점이다.자주쓰지않는단어를모르는것은당연하다.이를두고특정세대를조롱하기보다,듣는사람을기준으로쉬운말을사용하려는노력이필요하다.언어약자에대한배려가필요한것이다.바늘을방망이로만들지말고,과잉진단과엉터리처방을남발해서는안된다.언어의사막화를막고함께살아가기위해서는더많은소통과이해가필요하다.

5부에서는무심하게겪고보내는일상에서나타나는치열한말과글의변화를살펴본다.우리의노래는시대의변화를어떻게반영하고있는지,삶의현장에서땀을흘리는이들은어떤말로소통하면서시대의한단면을어떻게장식하는지돌아본다.띄어쓰기는어떠한역사적흐름을담고있는지,표준말의바탕이된서울말은어떤특징이있는지도살펴본다.그리고마지막,우리의자부심이응축된한글을우리는어떤태도로대해야하는지의견을보태본다.
현장전문가의말을어떻게존중해야할까.‘데파(taper)’,‘아루(radius)’,‘공구리(concrete)’등건설현장용어는무식한말이아니라,일본을통해기술이도입되는과정에서형성된‘전문가들의언어’다.이러한‘노가다용어’는충분히재평가할수있다.의사들의전문용어(주로영어)는용인하면서,건설노동자들의용어를비난하는것은‘무식은죄’라는사회적편견이깔려있기때문이다.유식무죄,무식유죄의편견이다.하지만,모든분야의전문가언어는존중받아야한다.
변화는자연스럽게이루어진다.‘공구리’가‘콘크리트’로바뀌듯,현장의용어는세대교체와함께자연스럽게변화한다.이는인위적인순화가아닌,말의주인이스스로선택하는과정이다.

이렇게그려낸다섯묶음의풍경화가우리의말과글모든것을다보여줄수는없다.지금이순간을사는모든이들은자신들이사는지역과장소에서그들의말을하며새로운역사를만들어내고있다.이들이곧말의주인이고,이들의말이곧한국어이다.따라서이책에그려놓은것은말과글에대한풍경중일부일뿐이고우리가매일겪는삶속에서의말과글이진정한풍경이다.그리고그속에우리모두가풍경화의주인공이다.
주인공인우리모두가매일그려내는말과글의풍경을스스로돌아보며더아름답게그려나가기를바라는것이이책의궁극적인목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