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의색채와니체의문장을손끝으로만나다
전두엽과해마를자극하는정교한소근육운동
1.신경과학이증명한최고의두뇌훈련
디지털기기가일상을장악한시대,우리는손을점점덜쓰게되었다.스마트폰화면을두드리는것이글씨쓰기를대체하고,키보드가만년필의자리를빼앗은지오래다.그러나신경과학은분명하게말한다.손으로직접색을칠하고글씨를쓰는행위는단순한동작이아니다.뇌의여러영역을동시에활성화시키는복합적자극이며,노화로인해느려진뇌의정보처리속도를다시깨우는가장즐거운방법이다.
컬러링을할때,색채를인식하는시각피질,손의정교한움직임을조율하는운동피질,집중력과의사결정을담당하는전두엽이동시에작동한다.이과정에서스트레스호르몬코르티솔은줄어들고,행복호르몬인세로토닌과도파민이분비된다.미국신경과학저널의연구에따르면,복합적인손운동과시각집중활동을함께수행하는사람들은그렇지않은그룹에비해인지기능저하속도가현저히느린것으로나타났다.
필사의효과는더욱강력하다.노르웨이스타방에르대학교연구팀은손으로글씨를쓸때기억형성과학습에핵심적인역할을하는해마가훨씬강하게자극된다는사실을밝혔다.눈으로읽고,손으로쓰고,입으로중얼거리는과정은뇌의언어처리능력을총동원하며,문장의의미가피부깊숙이스며들어장기기억으로단단히자리잡는다.규칙적인필사훈련은알츠하이머예방에효과적인비약물적방법으로도주목받고있다.
2.컬러링은'움직이는명상'이다
컬러링활동은종종'움직이는명상'이라불린다.색연필이종이위를스치는그순간,우리의주의는과거의후회나미래의걱정에서벗어나오직'지금이선,지금이색'에만집중하게된다.이집중상태는뇌파측면에서알파파상태와유사하다.알파파는뇌가이완되면서도집중력이높아지는최적의학습상태로,창의력과기억력을동시에향상시킨다.
미국의미술치료전문가들은컬러링이마음챙김명상과동일한뇌상태를유도한다는연구결과를발표한바있다.특히시니어에게흔한수면장애,만성불안,집중력저하등의문제에대해하루15~20분의컬러링활동이꾸준한개선효과를보인다는임상결과도있다.색을채우는단순하고반복적인동작이과부하된신경계를리셋시키는안정신호를뇌에전달하는것이다.
이책에담긴고흐의그림들소용돌이치는별빛,타오르는해바라기,조용히피어난아몬드꽃은그자체로이미강렬한감정을품고있다.그감정과공명하며색을골라칠하는시간은,단순히그림을완성하는행위를훌쩍넘어선다.그것은자신의감정과마주하고,지나온삶을색채로표현하는고요하고깊은자기대화의시간이다.
3.소근육운동은뇌가가장행복한순간
뇌의운동피질에서손가락움직임을담당하는영역은전체의상당부분을차지할만큼넓고정교하다.나이가들수록팔다리의대근육운동못지않게중요한것이손가락을세밀하게사용하는소근육운동이다.일본의뇌과학자가와시마류타박사는손가락을사용하는정교한작업이판단력,실행기능,사회성등고차원적인인지기능을관장하는전두엽을강하게활성화시킨다는연구결과를꾸준히발표해왔다.
색연필을쥐고선안쪽을촘촘하게칠하는행위,볼펜으로작은글씨를또박또박써내려가는행위,이것들은그자체로훌륭한소근육훈련이다.그리고그훈련의결과로한페이지가완성되는순간,뇌에서는도파민이분비된다.강렬한성취감과긍정적인자기효능감이밀려온다.은퇴후또는자녀들의독립이후찾아오는'나는쓸모없어졌다'는공허함에이책이조용하지만강력한해답이될수있는것은바로이때문이다.
완성된페이지들이하나씩쌓여갈수록,그것은눈에보이는나의노력과창조의기록이된다.반복적인성취경험은자존감을높이고우울증을예방하며,더많은활동에도전하고싶은긍정적인뇌회로를만들어낸다.
4.고흐의명화46편과니체의아포리즘46편
이책에수록된고흐의46편은그의예술세계를폭넓게아우른다.『별이빛나는밤』의소용돌이치는우주적에너지,『해바라기』시리즈의뜨거운생명력,『꽃피는아몬드』의섬세한봄의떨림,『아를의침실』의아늑하고도쓸쓸한정취,『자화상』시리즈가담은고독한자기탐구까지,각도안은고흐의원본이지닌에너지를최대한살리면서도채색하기편안한형태로설계되었다.
니체의46편아포리즘은삶의가장깊은곳을건드리는문장들로엄선되었다.'자신을극복하는것이야말로최고의예술이다.','우리를죽이지못하는것은우리를더강하게만든다.','춤추는별을낳으려면자신안에혼돈을품어야한다.'평생의고통과사색끝에건져올린이문장들은단순한격언이아니다.손으로한글자씩써내려가는동안어느문장앞에서는가슴이먹먹해질것이고,어느문장앞에서는오래된상처가아물것이며,또어느문장앞에서는지금살아있음에감사하게될것이다.
5.컬러링과필사로완성하는감성두뇌트레이닝
'시니어컬러링필사북고흐와니체'를기획하고엮으면서이책이단순한취미활동의도구로만머물지않기를바랐다.고흐의그림앞에서색을고르는잠깐의망설임속에서,니체의문장을옮겨적으며저도모르게고개를끄덕이는그순간속에서,독자여러분이살아온삶을새롭게바라보는시선을얻길바랐다.
수십년을살아오면서쌓아온한사람의이야기는고흐의그림만큼강렬하고,니체의문장만큼깊다.그이야기를색과문자로표현해내는것,그것이이책이독자에게건네고싶은가장진심어린초대다.하루한장,지금당장펜하나를집어드는것으로충분하다.그선하나가잠자고있던뇌를깨우고,오늘하루를빛나게하고,살아있음을온몸으로느끼게해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