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반복되는무기력,우울,불안의원인은‘몸의대사’에있다”
혈당,콜레스테롤,내장지방…대사정신의학이제시하는새로운마음회복법
“왜정신과에서혈액검사수치를보나요?”서울대병원정신건강의학과윤대현교수가진료실에서가장많이듣는질문이다.저자는내과외래와건강증진센터가연계된멘탈클리닉에서20년넘게진료하며환자들의마음상태와혈액검사수치를함께살펴왔다.이과정에서확인한사실은몸과마음은결코따로움직이지않는다는점이다.우울,불안,공황등겉으로는심리문제처럼보이는증상뒤에혈당불안정,고지혈증,내장지방,염증반응같은몸의변화가숨어있었다.
이러한변화는최근의학계에서도중요한흐름으로떠오르고있다.마음의문제를혈당,염증,호르몬,장건강,대사상태등몸전체의변화와함께이해하려는‘대사정신의학(MetabolicPsychiatry)’이주목받고있는것이다.스탠퍼드의대와하버드의대부속맥린병원등세계주요의학기관에서도관련임상·연구프로그램을운영하는등전세계적으로몸과마음을통합적으로이해하려는움직임이본격화되고있다.
윤대현교수의신간『몸이마음을만든다』는이러한흐름을기반으로마음관리에번번이실패하는이들을위해‘몸-마음통합시스템’이라는새로운관점을제시한다.무기력,불안,우울이반복된다면이제마음만들여다볼것이아니라몸이보내는신호에귀기울일때다.
ㆍ“에너지고갈시대,더이상의지만으로버틸수없다”
마음을다잡는노력보다따뜻한‘미역국한그릇’이인생을바꿀수있다
많은이들이무기력과번아웃속에서명상,마음챙김등다양한방법을시도한다.하지만마음을다잡으려애쓸수록오히려무너지는경우가있다.불안한상황에서불안을느끼는것은자연스러운일인데,억지로긍정적인생각을밀어붙이면현실의감정과이상적감정사이의간극이커지며‘인지부조화’가생길수있기때문이다.
AI로인해일자리와삶의방식까지빠르게흔들리는시대,극심한변화가일상이된지금우리는마음의힘만으로견디기어려운환경에놓여있다.‘긍정적으로생각하자’,‘나를사랑하자’는식의마음관리법만으로는한계가있다.이런시기에저자는뜻밖의처방을내린다.따뜻한미역국한그릇을먹자는것이다.마음이무너질것같은데억지로의지를다지는대신영양가있는식단으로속을편안하게해주는일이더현실적인마음관리일수있다는의미다.마음이어수선할때숲이나공원에서20분걷기를하며코르티솔을감소시키고,무기력한날에는곰탕한그릇으로단백질을보충하는등즉각적인‘신체개입’이도움이된다고저자는강조한다.
뇌는몸에서가장많은에너지를쓰는기관이다.혈당이불안정하고염증수치가높아지며미토콘드리아기능이떨어지면,뇌는필요한에너지를충분히공급받지못한다.그결과피로,집중력저하,무기력,감정기복같은증상이나타난다.그렇기때문에‘멘탈이약해졌다’고느낄때오히려에너지대사를회복하는일이가장근본적인해결법이된다.이책은마음이힘들때무엇을먹고,어떤신호를살피며,어떤행동부터시작해야하는지구체적으로알려주며몸과마음의대사시스템을다시세우는방법을전한다.
“여전히생각을바꾸고마음을다잡는과거의방식에만의존하려한다면,그로인한간극때문에부담이더욱커질수밖에없다.이제는질문을바꿔야한다.‘어떻게하면더긍정적으로생각할수있을까’가아니라‘지금이상태에서회복을가능하게하는실질적방법은무엇인가’라고물어야한다.”(40쪽)
마음이어수선하고진정이안될때
→숲이나공원에서20분걷기
(숲의평화로움과자연광자극은코르티솔을낮추고전두엽회복을돕는다)
오후회의때멍하고집중이안될때
→햇빛받으며5분산책하기
(야외빛자극과신체활동이결합되면전두엽의집중기능이회복되는데도움이된다)
별일없는데불안이커질때
→일주일평균수면시간점검하기
(평균수면시간이7시간미만이라면불안의원인은수면부족일가능성이있다)
가슴이두근거릴때
→1분간4-2-6호흡하기
(4초간숨을들이마시고,2초간멈추고,6초간내쉬면미주신경이활성화되어심박안정에도움이된다)
ㆍ“감정독소가당신의노화를가속화한다”
반추가몸에남기는생물학적흔적과그악순환을끊는법
우울과불안,분노,걱정같은부정적감정은누구에게나찾아온다.문제는이런감정이오래반복되고만성화될때다.몸은반복되는부정적감정을지속적인스트레스로받아들이고,이는호르몬변화와염증반응,대사이상을거쳐몸전체의시스템에영향을미친다.마음의고통은기분에만머물지않는다.혈당과혈압,콜레스테롤같은혈액수치에흔적을남기고,세포의노화에도영향을미친다.
저자는이처럼몸에축적되어시스템을흔드는부정적감정을‘감정독소’라고부른다.그중에서도가장끈질긴감정독소가바로‘반추(rumination)’다.반추란과거의경험과생각을계속되짚으며그안에머무르는사고패턴이다.‘나는왜이럴까’,‘왜또이렇게됐을까’처럼답이없는질문을반복하는동안,몸은지나간일을현재의스트레스로받아들인다.그결과스트레스호르몬인코르티솔분비와염증반응이이어지고,혈당조절과혈관건강,대사시스템에도부담이쌓인다.마음속에서반복되는부정적생각이결국몸의노화속도에까지영향을미치는것이다.
히지만반추는“이제그만생각해야지”라고마음먹는다고쉽게멈출수있는것이아니다.뇌가위협과불안을처리하는과정에서반복적으로만들어내는사고패턴에가깝기때문이다.그래서이책은추상적인생각을구체적인행동으로바꾸고,내가다시선택할수있다는감각을회복하며,언제어떤몸상태에서어떤생각이반복되는지패턴을파악하는방법을제시한다.반추를막연한감정이아니라중간에끊어낼수있는과정으로이해할때,그고리에서벗어날가능성도커진다.
반추하나만제대로다루어도마음은물론혈당,혈관,염증,대사시스템까지흔드는악순환을줄일수있다.결국마음을회복한다는것은좋은생각을더많이하는일이아니라,몸을병들게하고나이들게하는반복의고리를끊어내는일이다.
ㆍ“마음관리의목표는평온이아니라시스템회복에있다”
AI시대,‘브레인프라이’에시달리는현대인을위한마음회복법
사람은좋은일이생겨도스트레스를받는다.변화는기쁜일이든힘든일이든몸과마음에부담을주기때문이다.그렇기에극심한변화가일상이된지금,‘힘들다’고느끼는것은어쩌면자연스러운반응이다.저자는지금필요한마음관리의목표가‘완벽한평온’이아니라,변화에흔들려도다시돌아올수있는‘몸과마음의시스템회복’이라고말한다.
특히AI가일과삶의방식을빠르게바꾸면서우리의뇌는더많은정보와판단,선택을처리해야하는과부하상태에놓이고있다.실제로AI를많이사용하는직장인들이‘머릿속이윙윙거린다’,‘집중이안된다’,‘판단이느려진다’고호소하는현상에‘브레인프라이(brainfry)’라는이름이붙기도했다.말그대로뇌가튀겨지는듯한피로감이다.AI는피로를느끼지않지만,인간은여전히몸이있는존재다.아무리많은일을기계가대신해도우리의마음은몸의에너지,회복력위에서움직인다.
그래서AI시대일수록중요한것은마음을억지로다잡는기술이아니라,마음이무너지지않도록몸의기반을회복하는일이다.몸과마음이서로를살리는방향으로다시연결될때,우리는비로소다시움직일수있다.그시작은거창한결심이나특별한처방이아닐수있다.어쩌면따뜻한미역국한그릇을천천히먹는일처럼,내몸을다시안심시키는아주작은선택에서시작될지도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