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독: 불안에서 자유로 (양장본 Hardcover)

고독: 불안에서 자유로 (양장본 Hardcover)

$21.52
Description
이 책은 철학과 문학의 주요 주제로 다루어지는 ‘고독’에 대한 연구서이다. 한계상황에 처한 불안한 인간이 깊은 고독을 거쳐 자유와 평화에 이르기까지 경험하는 심리적 과정과 생각의 흐름을 동서양의 철학, 종교, 예술 등 다방면의 지식을 배경으로 설명하고 있다. 특히 철학자, 시인, 종교인 등 실재하는 인물의 생애와 작품 및 사상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줌으로써 독자들의 이해가 책 속의 관념에 그치지 않고 체화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나아가 고독을 벗하고 자신을 성찰함으로써 얻게 되는 진정한 자유의 길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

정지욱

저자:정지욱
서강대학교철학과및동대학원을졸업하고,일본규슈(九州)대학교에서중국철학전공으로박사학위를취득했다.서경대학교에서동양학을강의했으며,저서로『부의철학―동양전통사상의눈으로바라본부와행복』,『호모메디타티오―명상하는인간』,역서로『일본양명학』,『나뛰어넘을것인가깨어있을것인가―좌선과정좌』,『양명선생유언록』외다수가있다.

목차


서언_고독을사랑하다
들어가는말
Ⅰ.고독단상(斷想)
1.잊혀가는고독
2.‘고독’에대하여
(1)사전적의미
(2)번역어로서의‘고독’
(3)‘solitude’의어원적측면에서본‘고독’
(4)‘고독’과‘외로움’
(5)‘고독’이란?
3.마음의구조
(1)표층의식
(2)심층의식
4.왜고독인가?
(1)한계상황의극복
(2)고독의효용

Ⅱ.고독에서다
1.고독을사색하다―니체
2.고독을신앙하다―토머스머튼
3.고독을노래하다
(1)릴케
(2)윤동주
4.고독을노닐다―동양의고독
(1)장자
(2)붓다
나가는말
후기_다시,고독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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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고독하면외로울까
흔히‘고독’하면쓸쓸함,외로움등을떠올리곤한다.그렇다면고독과외로움은같은의미일까.고독을‘홀로’라는데주목하여외로움과동일시하고부정적인의미로사용하는경향이있으나,둘에는엄연한차이가있다.고독은영어solitude,외로움은loneliness의번역어인데,《옥스퍼드영어사전》을보면‘loneliness’를“친구또는대화를나눌사람이없어서느끼는불행한감정(afeelingofbeingunhappybecauseyouhavenofriendsorpeopletotalkto)”으로,‘solitude’는“혼자있으면서이를즐겁게여기는상태(thestateofbeingalone,especiallywhenyoufindthispleasant)”로기술하고있다.‘loneliness’가홀로남겨짐에서오는불유쾌한감정이라면,‘solitude’는혼자인상태이기는하지만그상태가즐거울때사용한다는것이다.독일의한나아렌트(HannahArendt)는‘홀로’일때의감정을고립(isolation),외로움(loneliness),고독(solitude)의세가지관점에서분석하였다.‘고립’은세상의질서와공적영역에서소외되어있다고느끼는감정이며,‘외로움’은타자와의관계속에서느끼는감정이나,‘고독’은자발적이고능동적으로혼자가되어,자기자신과대화하고사유하는실존적삶의다른이름이라는것이다.
이렇게볼때‘홀로’일때의감정을통칭하는고독은크게‘관계의부재에서오는고독’과‘한계상황에대면하여실존의자신을찾기위한정신적고독’으로나눌수있다.전자는‘외롭고쓸쓸함’이라는의미가포함될수도있다.후자는문제를회피하지않고그중심으로돌진하여,‘비움’과‘내맡김’을통한자기본성과의대면을가능하게함으로써긍정적해결의길로나아가게한다.즉‘고독’은단순히혼자있는것이아니라,무엇인가를깊이사념하거나참된자기와만나기위해홀로내면에몰입해있는상태를말한다.

고독의터널을지나서
외로움과다른의미의고독에천착한것은실존주의철학자들이었다.그들에의하면,인간은매순간자신의선택과결단에의해스스로삶을만들어가는존재다.사르트르(JeanPaulSartre)의“실존은본질에앞선다”는말이나하이데거(MartinHeidegger)가말하는“피투성(被投性)”은이러한실존적상황을명백히보여준다.즉이세상에내던져진인간은자신의삶을스스로만들어가는창조적존재라는것이다.“신은죽었다”고외친니체(FriedrichNietzsche)는‘외줄타는광대’이야기를통해실존의불안과기존가치관의속박을뛰어넘고자했다.그는궁극적인간‘초인’을기존틀에속박되지않고늘새롭게출발하는어린아이에비유했는데,이미어른이된인간이어린아이와같이되려면고독의터널을지나자기내면과만나야한다고주장했다.종교인들중침묵의수도자라불리는토머스머튼(ThomasMerton)은세속을끊고봉쇄수도원에들어가자신의온삶을하느님께봉헌하였다.그는침묵의고독속에서‘참자아’를일깨우면내면에깃든하느님의형상이깨어나사랑을체현하게되는데,고독은명상안에뿌리내려야한다고여겼다.
서양의실존주의와기독교수도자토머스머튼은동양전통사상,특히불교와노장사상의영향을강하게받았다.다만이들은불안을극복해내려하지만,불교와노장사상은불안한마음자체가없다고본다.따라서명상을통해‘있는그대로’를직시하여본래의마음자리를찾을것을강조한다.장자(莊子)가말하는침묵속에서나를잊는‘좌망(坐忘)’,도를맞아들이기위해인위적으로쌓아온주관적틀을떼어내마음을가볍고정갈하게하는‘심재(心齋)’는고독,명상과다르지않다.붓다(Buddha)는평생고독과명상의삶을살며존재의속성을탐구하여깨달음으로써대자유를얻었다.붓다는모든현상과사물은허상이며인연생기(因緣生起)하는것이므로집착할것이없고,이를깨달으면고통도없다고한다.
고독에들어가깊은사색으로사상(思想)을체계화하여철학과종교로까지발전시킨인물이있는가하면,사유의고통속에서처절한아픔을노래로풀어낸시인들도있다.대표적시인으로릴케와윤동주를들수있다.릴케(RainerMariaRilke)는수많은시와편지,수필에서고독을예찬하였다.그는영혼의깊이는고독에의해드러나며,그것이삶과문학의가치를좌우한다고보았다.일제강점기에살며독립을갈망한저항시인으로알려진윤동주(尹東柱)의많은시에는실존적불안이담겨있다.18세어린나이에쓴<삶과죽음>에서“삶은오늘도죽음의서곡(序曲)을노래하였다”고고백할정도였다.연희전문학교시절에쓴<돌아와보는밤>에서는‘세상에서좁은방으로돌아와불을끄고’고독에들어내면과의만남을향하고는마침내‘가만히눈을감고마음속으로흐르는소리’를들으며‘사상(思想)이능금처럼저절로익어가는’자신을지켜보는모습의시인이그려진다.실존적갈등과불안을안고고독의터널을지나온윤동주는마지막작품<쉽게씌어진시>에서작은‘육첩방’(고독의체험장소)에서‘무얼바라홀로침전하는가’갈등하며성찰한끝에‘나는나에게손을내밀어눈물과위안으로잡는최초의악수’를한다.윤동주는학창시절에실존주의철학자키르케고르의저서를탐독했으며릴케를매우흠모했다고알려져있다.

불안에서자유로
이책에서고독으로대표되는인물들을보면공통적으로매순간한계상황적불안에직면하고이를해결해나가려한다.그래서그들은필연적으로홀로깊은사색을통하여자신을찾고자한다.방법은조금씩달라혹자는인내와기도를통해,혹자는명상과관조를통해고독에침잠하였지만,끝내자신의내면과진정한만남을이루어내고자유를얻게되었다.‘고독’은외롭고쓸쓸함이아닌독립된성장의시간이었던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