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조용히 무너져 있었다 : 의사 엄마가 기록한 정신질환자의 가족으로 살아가는 법

딸이 조용히 무너져 있었다 : 의사 엄마가 기록한 정신질환자의 가족으로 살아가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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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당신의 가족이 정신질환을 앓게 된다면

눈부시게 빛나는 딸에게 어느날 찾아온 양극성 장애
분쉬의학상 수상 의학자가 전하는 경험 어린 위로와 생생한 조언
어느날 당신의 가족이 자해를 시도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대학병원 의사이자 『죽음을 배우는 시간』 등의 저서를 출간하며 활발한 연구 및 저술 활동을 이어온 저자(김현아 한림대학교성심병원 류마티스내과의)는 화목한 가정에서 명랑하게 자라는 줄로만 알았던 딸이 남몰래 자해를 해왔고, 양극성 장애를 앓고 있었다는 청천벽력 같은 사실을 마주하게 된다.

『딸이 조용히 무너져 있었다』는 엄마이자 의사인 저자가 정신질환을 앓는 딸을 보살피고, 가족으로서 삶을 함께 살아내고자 겪어온 숨 가쁜 여정의 기록이다. 한치 앞이 보이지 않는 밤바다를 헤엄치는 심정으로 딸과 함께해왔던 지난 7년간의 투병 과정을 담담하게 회고하며 정신질환자와 그 가족, 그리고 마음의 문제로 고생하는 모든 이들에게 공감과 위안을 전한다. 더불어 딸의 아픔을 헤아리기 위해 섭렵한 수많은 연구와 기록을 소개하며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과학적 이해를 넓히고, 정신질환을 앓는 가족과 대화하는 법, 자해·자살 시도를 마주했을 때 대처하는 자세, 병원을 선택할 때의 유의사항 등 환자 가족으로서 실제 겪은 바에서 우러나온 생생한 조언을 담았다. 정서적으로 불안한 가족을 둔 이는 물론,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싶은 독자에게 두루 권한다.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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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현아

서울대학교의과대학을졸업하고같은대학교병원내과에서전문의·전임의를수료했다.현재한림대학교성심병원류마티스내과교수로있으며,관절염분야에서여러논문을발표하고영향력있는연구업적을쌓았다.이를바탕으로대한의학회분쉬의학상,일본류마티스학회젊은의학자상등다수의국내·국제학회에서수상했고,다양한강연을해왔다.10년간대한류마티스학회보험이사,대한내과학회정책단업무를수행하면서의료정책에관한논문도다수출판했다.현대의료가다루는죽음에강한의문을가지고집필한『죽음을배우는시간』이2021년세종도서교양부문에선정되었다.이외저서로『의료비즈니스의시대』『의사외전』(공저)등이있다.

7년전,둘째딸이양극성장애를진단받으며이전의삶과는완전히다른인생의궤도에들어섰다.정신질환을앓는가족을이해하는것은전문적인의학지식을갖춘부모에게도쉽지않은일임을느끼고환자들에대한편견과낙인을조금이나마덜기위해이책을썼다.정신질환환자와가족모두가삶의질곡에서괴로움을떨치고서로의손을놓지않기를바라며,세상을한걸음더나은방향으로바꾸는것은보통사람들의작은목소리와용기임을말하고자한다.

목차

책을시작하며세상이무너지다

첫째해부인과낙관
빈센트/아무도몰랐다/우리아이를살려주세요/정신병원/보호병동에들어가보니/어떤병이지?/우리애만이런가?

둘째해먹구름
절규와총성/뭘잘못해서이런병에걸렸나요?/이러고도미치지않을수있을까?/90년대생여성학살사건/황새가물어왔나요?/슬기로운퇴원생활

셋째해삶의증발
여신들의질병/신비하고도신비한뇌이야기/뇌를이해하는한가지방법:지리학/뇌를이해하는또다른방법:마음을만드는화학물질/왜우리는정신질환을잘모르는가?/아픈사람들이가르쳐준뇌의기능/다시병동으로

넷째해폭풍치는밤바다
천재들/폭풍치는밤바다/일어날수있는가장나쁜일:자살에대해말해봅시다/세상과작별하는때를선택할수있는권리/죽고싶지는않은데자해는하고싶어/중독인가,치료인가?

다섯째해있는힘껏병을끌어안아보기
상처입은위대한영혼들/다시나의지붕아래에/가족이해줄수있는일/가족에게일어날수있는가장나쁜일들/병원찾아3만리/어떻게말을해야할까?/그약이맞는건가?/경계인/조금이라도삶을살아내기쉽게하려면:수많은증상들의이해/전기충격치료를해주세요

여섯째해다시삶으로
위인은병을가지고있었는가?/다시독립만세!/아이가아팠기에얻은것/부모서바이벌가이드

우리는모두정신질환자이다신경다양성으로바라보는세상
도와주지는못할망정/격리의역사,잔혹의역사/정신과가기가막혀/당신에게줄돈은없어―당신은그냥죽어/살고싶어요,일하고싶어요/크리스록은왜뺨을맞으며웃고있었나?/우리는모두정신질환자이다/파렴치한,너무나파렴치한:정신질환을양산하는사회

맺음말

출판사 서평

의사엄마에게도혼란스럽기만했던딸의정신질환
7년의풍파와노하우가담긴정신질환자의가족으로살아가는법

세상이무너졌다.온가족의사랑을듬뿍받으며자랐다고믿어왔던딸의팔목에수없이그어진칼자국을목격하게된순간,저자는지금껏살아왔던세계가완전히전복되는경험을한다.부랴부랴정신건강의학과에딸을데려가상담및진찰을받은뒤내려진진단은흔히‘조울증’이라알려진양극성장애.감정이지나치게들뜨고고양되면서과민·망상·충동·흥분등의증세가나타나는조증과우울한기분이들면서불안·무기력·절망·비관등의정서가동반되는울증이교차하며반복되는병으로,환자의25퍼센트이상이생애한번이상자살을시도하고치료받지않은환자의경우자살률이비질환자보다최대30배나높은중증정신질환이다.
저자는딸에게가장잘맞는병원을찾아다니고,보호병동에딸을입원시키고,약물및전기충격치료등다양한치료법을시도하고,공공부조를받을수있도록장애인등록을신청하는등딸을살리기위해백방으로노력한다.각종연구및통계자료와문헌을직접뒤져가며공부하고,정신질환의발생기관인뇌의기능과작동방식을알아가고,환자들이복용하는약의성분을일일이확인하여효과를시험해보며정신질환과관련된지식과경험을하루하루체득해갔다.
딸의머릿속에서일어나는일을이해하고자애써온지어느덧햇수로7년,저자가본인가족의사적이고고통스러운경험을공개적으로나누기로한것은의학전문지식에접근하기비교적쉬운자신에게도가족의정신질환에대처하는일이이토록힘겨운데다른정신질환자가족들은얼마나막막하고까마득한상황에처해있을지새삼가슴저렸기때문이다.정신질환을겪고있는가족과대화하는방법,환자의자해나자살시도를목격했을때대처하는자세,잘맞는병원과의사를만나기위해고려할사항,특정증상에효과를보였던약제및치료법,환자의치료와함께생계를이어가야하는가족으로서명심해야할생활계명,정신질환을이해하는데도움되는도서목록등직접몸과머리로부딪혀가며얻은풍부한노하우를공유한다.

10~20대사이에서폭증하는자해·자살시도
사회적낙인에여전히은폐되는정신질환

정신질환은초기에진단하고치료하지않으면자살및자해시도로이어질가능성이매우높은소인으로꼽힌다.저자는정신질환에특별히취약한고리의연령대로청소년과20대여성계층을지목한다.코로나19팬데믹과함께20대여성의우울증이급증했던2020년상반기,20대여성자살사망자수는전년보다43퍼센트늘었다.자살및자해시도로인한청소년의응급실내원또한2016년에비해2020년에두배이상증가했다.이처럼환자들이생사를넘나드는괴로움에시달리는현실에도유난히우리나라에서는정신질환문제가제대로가시화되지못한다.일례로미국에서보고된바에따르면양극성장애의유병률은평균1~2퍼센트,진단범위를넓혔을경우6.4퍼센트에이른다.그러나우리나라에서는양극성장애의유병률이2017년기준0.2퍼센트에불과하다.미국의유병률과비교해매우낮게보고되는것인데,그만큼진단이이루어지지않은채숨어있는환자들이많다는것으로해석된다.
이는정신질환문제에여전히무지와낙인,은폐로만대응하는우리사회의미성숙한태도에서비롯한다.정신질환자에의한사건이발생하면‘중증정신질환자중범죄자비율(1.2퍼센트)이전체인구중범죄자비율(3.1퍼센트)보다훨씬낮다’는객관적사실은내팽개쳐진채‘정신질환환자들을당장격리조치해야한다’는정치인들의망언이연일이어진다.성과만을중시하는경쟁주의적질서,정신질환자와그가족을고립시키는사회적낙인과편견,일선의료현실을따라가지못하는제도등근본과제는건드릴시도조차않은채눈앞에문제가보이지않으면문제가존재하지않는것이라는전근대적사고만을되풀이하고있다.
저자는딸이앓고있는병을이해하고자손수수집한동서고금의사례와전문연구,통계자료들을통해정신질환이늘우리곁에동반해온범상한것이면서도골든타임을놓치면언제든환자의생명과그가족의평안을해칠수있는치명적존재임을정연하게증명한다.나아가우리사회가더이상정신질환을숨기거나감추기에만급급해할것이아니라잠재된문제를직시하고사회적주요의제로삼아시급히논의에나서야함을촉구한다.

정신질환을양산하는사회
사실우리모두가정신질환자이다

저자는애초에정신질환과‘정상성’은칼로무자르듯구분할수없으며,되레정신의학계에서는질환명에‘스펙트럼(spectrum)’이라는표현을부여하면서질환이지닌다양한층위와양상을포섭하는쪽으로논의를확장하고있음을강조한다.정신질환은같은환자임에도의사에따라진단이다르게내려지고시간이지나면서진단이바뀌기도하며,여러질환이동시에발현되었다가일부만잠재되는등현대의학으로도설명되지않는미지의영역이상당부분존재한다.증상이경미해일상생활에문제가없거나오히려더기능적인면모를보일때도있다.최근에는특정한사고·학습·행동방식만이옳다고여기고그외의것은장애로규정하는시각에반대하는신경다양성운동이대두되기도한다.
저자는정신질환을사회적으로감춤으로써환자들을고립과부적응,사지로내모는처사는당면한문제를악화시키기만할것이라고지적한다.누구나언제든정신적문제를겪을수있다는사실을인정하고,정신질환문제를본격적으로가시화해환자들이낙인과편견의굴레에서벗어나질환초기부터적극적으로병세를이야기하고상담받으며자연스러운삶의일면으로받아들이도록해야한다고역설한다.저자는변화의첫걸음으로‘정신질환’이라는인식자체를‘뇌질환’으로재편할것을제안한다.실제로정신질환은뇌속신경세포간의연결회로에이상이생겨발생한다.뇌도엄연히신체의일부인만큼여타신체질환과는달리의지나마음먹기의문제라는편견을조장하는것은지양하자는취지이다.‘미쳤다’는말대신‘아프다’는말을사용하고,‘성격/인격장애’라는모호하고부정적인병명들도진단목록에서대체할것을건의한다.물론뿌리깊은낙인이곧장사라지지는않겠지만환자를이해하는데는분명도움이된다.큰변화는언제나어렵다.하지만물방울이모여바위를뚫고강줄기를이루듯작은변화들이모이면불가능해보이는일도이루어지는법이다.정신적으로고통을겪는사람과그가족들모두삶을긍정하고사랑할수있는세상으로향하는물길의시작점에이책이분명한이정표가되어줄것이다.

추천사

왜정신질환을겪는사람들과그의가족들은고통을숨어서감내해야만하는가?우리는도대체언제까지정신질환을앓는사람들을격리하고그들과공존하지않으려하는가?이책은정신질환을앓고있는자녀를둔의사엄마의가슴아픈이야기에그치지않는다.정신적으로서로다른사람들과공존하는능력이아직도무참하게부족하기만한한국의민낯을꼬집어주는이야기이다.한국에서삶을영위해야하는우리모두에게가하는매우준엄한채찍이자통렬한반성문이다.
-인지심리학자김경일

기분을날씨로비유하면,양극성장애는맑은하늘에해가쨍쨍내리쬐다가갑자기폭풍우가몰아치는것과같다.맑은날이계속되면보기엔좋지만땅은사막이되어버리고,폭풍우가지나가고나면그밑의나무는뿌리째뽑힌다.조울증,반복적자해와공황증상으로몇년동안반복적입원을거듭한딸의어머니이자의사인저자의마음속도그랬을듯하다.병을공부해딸을이해하려애쓰고,애정으로버텨내며무너지지않고나아가는과정은마치험준한자갈길을걸어가는긴여행같다.우리는쉽사리부서지지않는강한존재다.기분장애를앓고있는환자와가족모두위로와용기를얻을책이다.
-정신건강의학과전문의하지현